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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man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재벌맨 해모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백경락
작품등록일 :
2021.08.09 23:40
최근연재일 :
2021.09.11 20: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5,092
추천수 :
69
글자수 :
74,377

작성
21.08.16 21:00
조회
338
추천
5
글자
11쪽

놀라운 효능(1)

DUMMY

“반갑다!”


언뜻 봐도 사납게 생긴 멧돼지 한 마리가 철수의 존재를 눈치챘을 때는 이미 모든 일이 끝난 뒤였다. 매끄러운 어퍼컷 한 방에 멧돼지는 꽥 소리 한 번 내지르고 그대로 쓰러졌다. 물론 즉사였다.

철수는 흐뭇한 미소와 함께 두개골이 박살 난 채 죽어 나자빠진 멧돼지를 살펴보았다. 대충 눈대중으로 봐도 몸무게 120kg이 넘는 중형 멧돼지였다.


“흐흐, 앞으로 재료비 걱정은 없다.”


오늘 새벽 일찍 잠에서 깨어난 철수는 문득 깨달았다.

슈퍼히어로 해모수의 초능력이라면 일부러 돈 주고 냉동 돼지고기를 사올 필요 없이 직접 멧돼지를 잡아서 팔면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 월세 제로, 돼지고기 재료비 제로, 심지어 인건비도 제로였기에 그야말로 허공에서 돈이 쏟아지는 수준의 순이익을 거둘 수 있었다. 더구나 히트 비전 능력으로 이미 고기의 인기는 보장된 상황.

그 사실을 깨닫자마자 철수는 얼른 인적이 드물면서도 멧돼지들이 많이 있을법한 산림지대를 조사한 뒤 곧바로 멧돼지 사냥에 나섰다.


“최소 120kg이라...”


철수는 멧돼지를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정확하다고 말할 수는 없었지만 보통 100kg대 일반 돼지 1마리에서 나오는 정육량이 약 58kg이었고 이걸 1인분 150g 기준으로 하면 약 370인분, 1인분 200g 기준으로는 약 280인분 정도가 나온다.

그리고 철수는 어차피 재료비는 제로였기에 통 크게, 그리고 계산하기도 편하게 돼지고기 1인분 200g을 1만 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삼겹살, 목살 같은 인기 부위와 그 외의 부위를 섞은 모듬 구이 세트로 해서 팔면 될 것이다. 어차피 히트 비전으로 구우면 엄청 맛있어지니.

철수는 멧돼지가 몇 마리 필요할까 잠시 고민해보았다.

어제 고깃집 저녁 타임에 몰려든 손님들의 수, 그리고 인기리에 팔려나간 끝에 동이 나버린 고기를 생각하면 최소 중형 멧돼지 6마리 정도는 필요하리라.


‘뭐, 고기가 남아도 냉동실에 넣어두면 되니까.’


그저 그런 수입산 냉동 돼지고기가 히트 비전의 초벌구이 처리를 받자 그 질과 맛이 최고급 수준으로 바뀌고 손님들에게 선풍적 인기를 끌었으니 냉동실에 오랫동안 보관한다고 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다.

철수는 강원도 태백산맥 일대를 훑으며 추가로 멧돼지 5마리를 사냥했다.

슈퍼히어로 해모수의 능력이라면 반나절 만에 한국에 서식하는 모든 멧돼지를 몰살할 수가 있었지만 멧돼지들에게는 천만 다행히도 지금 그에게는 오직 6마리만 필요했다.

강력한 스트레이트 펀치 한 방.

손날을 형성해 목뼈를 부러뜨리기.

막판에는 괜히 근접해 주먹다짐할 것 없이 멀리서 히트 비전을 방출해 멧돼지 머리를 꿰뚫어버리면 그만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철수는 아주 간편하게 사냥을 끝낼 수 있었다.

물론 철수가 벌이는 멧돼지 사냥은 원칙적으로는 불법이었다.

지금 그한테는 수렵면허가 없었고 지방자치단체에 유해동물 구제활동 명목으로 포획허가도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철수는 그런 사실을 몰랐다. 오히려 그 수가 너무 불어나서 농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때때로 도시까지 내려와 시민들을 위협하는 유해한 멧돼지를 퇴치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어떻게 보면 슈퍼히어로다운 정의로운 행위를 한다고 뿌듯해할 뿐이었다.



철수의 고깃집 뒤쪽 창고에는 죽은 멧돼지 6마리가 강철 쇠사슬에 단단히 옭매인 채 쌓여있었다.

멧돼지 6마리를 주변의 눈에 띄지 않고 고깃집에 한꺼번에 들여놓기 위해서 필요한 쇠사슬은 적당한 고물상에서 주인 몰래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고물상 주인은 나중에 책상 위에 놓인 돈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제 철수는 본격적으로 멧돼지 해체 작업에 돌입했다.

멧돼지들을 한 덩어리로 묶어 주고 있던 굵은 쇠사슬을 뜯어낸 철수는 30cm 길이의 식칼을 집어 들었다. 동시에 식칼의 칼날이 은은한 황금빛에 휩싸였다.

공기를 찢어발기는 소음과 함께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선들이 흑갈색 멧돼지의 몸통 여기저기를 수놓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거침없이 움직였고 태양 에너지로 강화된 식칼 역시 단단한 가죽과 살, 뼈를 마치 두부처럼 가르며 파고들었다.

단 30초 만에 중형 멧돼지 한 마리가 완벽히 해체되어 큼지막한 고깃덩어리들로 변해있었다. 멧돼지 고기는 일반 돼지고기와 다르게 그 살결이 좀 더 진한 붉은색에 가까웠다.

철수는 손님들에게 멧돼지 고기를 판다는 사실을 밝히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히트 비전으로 손님들이 열광하는 초대박 고기를 만든 상황에서 멧돼지 고기까지 판다는 게 알려지면 너무 큰 주목을 받을 위험이 있었고 거기다 멧돼지 고기들을 어디서 어떻게 공급받는가에 대한 여부에 대해서도 추궁받을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히트 비전 초벌구이로 하면 구분이 안 되겠지.”


나머지 5마리의 멧돼지들도 완벽히 해체한 철수는 해체 과정에서 남겨진 가죽과 뼈, 내장 같이 먹을 수 없는 부위들을 한곳에 모아 히트 비전으로 불태웠다.

한때 생명이 깃들어있던 멧돼지의 가죽과 뼈, 그리고 살점.

그의 눈에서 뿜어져 나온 초열 광선은 그것들을 흔적도 없이 녹여 버렸다.

오직 희미하게 피어오르는 연기만이 남을 뿐이었다.

연기는 죽음의 향기와 더불어 허공을 맴돌다 흩어졌다.

붉은 안광이 점점 옅어지는 철수는 무심히 그 연기를 바라보다가 차곡차곡 쌓여진 선홍빛 고깃덩어리들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이게 전부 다 돈이군.”


철수는 오늘도 어제처럼 많은 손님들이 와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히트 비전의 효능을 믿고는 있었지만 아직은 조금 불안했던 것이다.



여기 대한민국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아파트가 있다.

그리고 그 아파트 안에는 역시나 평범한 한 가족이 있다.

중학생 딸 하나가 있는 부부의 집.

그들은 평범하면서도 소중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었다.

어젯밤 어떤 고깃집에서 외식을 즐기고 행복하게 잠든 그 가족에게 오늘도 평범한 하루가 시작되고 있었다.



평범한 회사원인 박형만은 아침부터 이상하게 기분이 좋다고 느꼈다.

단순히 그렇게 느낀다기보다는 정말로 기분이 좋았고 몸 상태도 최상이었다. 고질적으로 그를 괴롭히던 원인 모를 두통이라던가 허리 통증, 피로감은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상쾌했고 기운마저 넘쳤다.

박형만은 그러한 최고의 컨디션으로 오전 업무를 수행했다. 몸 상태가 좋아서인지 맡은 업무를 물 흐르듯이 수월하게 해냈고 골치 아프던 서류 작업도 척척 끝마칠 수 있었다.

박형만의 그런 모습에 상사와 부하 직원들 모두 놀라워했다.

어제와는 전혀 딴판이었고 회사원이라면 고질적으로 보이는 스트레스와 피로에 찌든 모습은 사라지고 마치 막 입사한 신입사원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

결국 점심 시간에 궁금함을 참지 못한 부하 여직원 하나가 물어보았다.


“과장님, 혹시 보약이라도 드셨나요? 오늘 완전 달라보이세요.”


“하하, 보약은 무슨...그냥 오늘따라 몸 건강 상태가 아주 좋네. 나도 신기할 정도야.”


박형만이 기분 좋게 웃으며 말하자 여직원은 고개를 갸웃거림과 동시에 자신의 상사가 뭔가 비결을 숨긴다고 생각했다. 그건 다른 부하 직원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냥 단순히 영양제나 보약을 먹었다고 이해하기에는 어제와 오늘의 변화가 너무 극적이었던 것이다.

항상 피곤해하고 푸석푸석하던 얼굴이 저렇게 혈색 좋게 극적으로 바뀌다니!

더군다나 마치 20대처럼 활력이 넘치고 눈부신 저 느낌은 너무 부러울 지경이었다.


“너무하세요, 과장님! 저희들한테 비밀을 숨기시려 하고. 어디 용한 한의원에서 보약이라도 사드신건가요? 아니면 영양주사? 어디서 맞으셨어요.”


여직원의 집요한 질문 세례에 박형만은 당황했다.

사실 이해가 안 가는 건 그도 마찬가지였다. 아내와 딸의 잔소리에도 불구하고 헬스 한 번 제대로 안 하고 귀찮다고 종합 영양제도 먹다가 내팽겨친 그였다.

정말로 왜 이렇게 몸이 갑자기 좋아졌는지 모르는 박형만으로서도 당황스럽고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두통 없는 날이, 만성피로가 없는 날이 이렇게 상쾌하고 날아갈 것만 같을 줄은 정말 몰랐다.

그로서도 어제와 같이 만성적 피로와 통증에 짓눌리며 답답하고 짜증스런 나날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았다.


“아니, 진짜로 모른다니까 그러네. 거짓말이 아니라 나도 왜 이렇게 됐는지 알고 싶은 심정이야.”


박형만의 그 말에 부하 직원들 모두 황당해하더니 어색하게 웃으며 식사에 집중했다. 그들 대부분은 속으로 치사하다, 속이 좁다 등등 온갖 불평불만을 터뜨렸다.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한 여직원은 잡티 하나 없이 매끄러운 박형만의 얼굴을 조심스레 살펴보았다.

역시 착각이 아니었다.

분명 어제보다 피부 상태가 확연히 좋아지고 더 하얘진 느낌이었다.

그녀의 눈빛이 반짝였다.


“흠흠! 오늘 설렁탕 맛이 좋네.”


박형만은 헛기침을 하며 숟가락을 움직이면서도 갑자기 건강해진 이유가 뭘까 필사적으로 기억을 더듬었다.


‘아! 설마 어제 저녁에 간 고깃집? 에이, 설마.’



평범한 주부이며 박형만의 아내인 정소영은 팔짱을 낀 채 뿌듯한 얼굴로 집안을 둘러보았다. 이제 막 점심시간이 되었음에도 벌써 밀린 빨래와 설거지, 청소를 다 끝낸 것이다.

그리고 놀랍게도 그 모든 일들을 했음에도 지금 정소영은 조금도 피로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전신에서 활력이 넘치는 느낌에 어딘가를 전력 질주하고 싶은 고양감마저 치솟을 정도였다.


“이상하네. 왜 이렇게 힘이 나는 거지?”


정소영은 아침부터 이렇게 몸 상태가 날아갈 것처럼 좋고 힘이 솟구치는 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설마하니 지금까지 챙겨 먹은 영양제와 홍삼 농축액이 뒤늦게 그 효력을 발휘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지금 그녀의 몸 상태는 분명 정상은 아니었다.

마치 대학생 시절, 아니 정확히는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학교와 학원을 다녔던 무한 체력의 청소년 때로 회춘한 기분이었다. 심지어는 기분 탓인지 몰라도 그때보다 더 건강한 느낌도 들었다.

연말이나 연초도 아닌데 아침부터 혼자 대청소를 하고 집에 있는 옷들을 모두 빨래하고 이불 세탁까지 하는 등 아예 집을 대대적으로 뒤엎고도 전혀 지치지 않았으니 말이다.


“진짜 영문을 모르겠단 말이야.”


더 이상은 하고 싶어도 할 집안일이 없는 정소영은 소파에 앉으며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다. 최근 용돈벌이 삼아 소소하게 하는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그녀는 주식 어플을 켰다.

그러자 스마트폰 화면에서 일전에 친구로부터 추천을 받은 5개 종목들이 관심 그룹에 지정된 채 나타났다.


“뭘 사지...”


정소영은 아주 신중히 고민했다.

지금 현재 그녀가 가지고 있는 돈으로 오늘 투자할 수 있는 종목은 2개까지가 최선이었다.

종목별 관련 뉴스를 읽어봤음에도 여전히 뭘 사야할지 모르겠던 정소영은 순간 발해제약과 블루게임즈에서 알 수 없는 강한 울림을 느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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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실험(2) 21.09.01 185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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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기적의 고기(3) 21.08.27 224 6 12쪽
9 기적의 고기(2) 21.08.24 258 3 12쪽
8 기적의 고기(1) 21.08.21 278 3 11쪽
7 놀라운 효능(2) 21.08.18 302 5 11쪽
» 놀라운 효능(1) 21.08.16 339 5 11쪽
5 S급 돼지고기 구이(2) 21.08.14 375 4 12쪽
4 S급 돼지고기 구이(1) 21.08.13 445 4 12쪽
3 슈퍼 파워 21.08.12 557 6 12쪽
2 Rebirth 21.08.11 666 7 12쪽
1 태양의 꿈 +1 21.08.10 95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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