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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man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재벌맨 해모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백경락
작품등록일 :
2021.08.09 23:40
최근연재일 :
2021.09.11 20: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5,088
추천수 :
69
글자수 :
74,377

작성
21.08.11 21:00
조회
665
추천
7
글자
12쪽

Rebirth

DUMMY

“이봐요! 그만 하세요!”


철수는 급히 남자와 여자에게 달려가며 소리쳤다.

그러자 이미 이성을 잃고 씩씩대던 남자는 초점이 흐릿한 두 눈으로 철수를 노려보았다.

그 붉게 일그러진 얼굴은 마치 분풀이를 방해받아 더 화가 난 듯한 모습이었다.


“무슨 일인지 몰라도 이게 대체 뭐하는 짓입니까? 이미 경찰 불렀으니까 그만하시고 여자 분에게 떨어...크윽!”


덩치가 크고 몸도 우람한 남자와 작은 체구에 얼굴은 눈물로 범벅인 여자 사이로 끼어든 철수는 순간 머리 위쪽을 강타하는 충격과 고통에 휘청였다.

갑작스러운 주먹질에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었던 철수에게 남자는 무표정한 얼굴로 다시 주먹을 날려왔다.

이번에는 오른쪽 뺨을 때리는 그 무지막지한 힘에 철수는 끝내 균형을 잃고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 개새끼야! 넌 뭐야! 야! 넌 뭐냐고! 야! 시발! 말해봐!”


차가운 보도블럭 바닥에 쓰러진 철수는 머리 한쪽이 축축하다고 느꼈다.

시야가 흐릿해졌고 불에 데인 것 같은 끔찍한 고통이 머리에서 계속 느껴졌다.

고깃집을 운영하면서 술에 취한 손님들의 난동과 싸움에 휘말린 경험이 셀 수도 없이 많았던 철수였다.

이런 망나니한테 얻어맞는 건 그렇게 신기할 일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꽤 상대가 나쁜 것 같다고 철수는 생각했다.

아, 이럴 때 여자분이 무사히 도망치셔야 할 텐데.


“야! 야! 너 뭐냐고! 야!”


남자는 악을 쓰듯 같은 말을 반복하며 대체 뭐에 그렇게 화가 났는지 쓰러진 철수에게 발길질을 해대고 있었다.

철수는 뼈가 부러지는 고통과 함께 꺽꺽대며 비릿한 액체를 토해냈다.

여자의 비명과 남자의 고함이 계속해서 들려왔다.

그리고 희미한 바람 소리와 같은 속삭임도.


-해모수.-


철수는 이러다 정말 죽겠구나 하고 느꼈다.

이미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고 숨은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해모수.-


환청이 점차 커져만 갔다.

이럴 줄 알았으면 건물을 팔고 세계 여행이라도 가보는 건데.

후회막심이었다.

4년 동안 고생하며 고깃집을 하는 대신 1년 동안 건물 판 돈을 펑펑 쓰며 즐겁고 행복한 여행을 하고 무슨 일이든 간에 그냥 아무 일이나 하면서 평범하게 살아갔다면 좋았을 텐데.


-해모수.-


누군가 계속해서 말을 걸고 있었다.

아름다운 여인의 목소리였다.

이 세상에 절대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환상과도 같은 그 목소리.

그녀는 계속해서 자신에게 속삭이고 있었다.


“야! 이 새끼야! 또 까불어봐!”


거친 욕설과 함께 남자의 발끝이 철수의 복부를 강타했다.

내장이 끊어지는 듯한 고통과 함께 철수는 꿈을 떠올렸다.

며칠 동안 반복되던 그 꿈.

자유롭게 창공의 바다를 날아다니던 슈퍼히어로의 꿈.


-해모수.-


계속되는 그 속삭임에 철수는 웅얼거리듯 말했다.


“시끄러워, 시끄럽다고...”


-해모수.-


시공간 연속체를 진동시키는 그녀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다시금 귓가를 어지럽힐 때 철수는 간신히 그 단어를 내뱉었다.


“해모수...”


그 순간 대기를 찢어발기는 거대한 굉음과 함께 눈부신 황금빛 번개가 철수를 집어삼켰다.

그것은 초월적 신의 광휘였다.

폭발하는 태양의 힘과 함께 황금빛으로 타오르는 불꽃의 중심부에서 초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순수한 백색의 망토를 휘날리는 황금빛 육체의 사나이.

위대한 슈퍼히어로 태양신 해모수가!


남자, 장태식은 이해할 수 없었다.

폭발하는 뜨거운 섬광의 중심부에서 장태식은 화끈거리는 열기와 함께 기이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장태식은 스스로를 그저 평범한 대학생이라고 여길 뿐 자신이 폭력적이라고 나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태식은 아무리 사랑하는 여자친구라고 해도 자신을 무시하는 일은 절대 참을 수 없었다.

그랬기에 장태식은 자신의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또 자신에 세운 기준과 명령에 제대로 따르지 않는 여자친구를 종종 엄하게 꾸짖었을 뿐이었다.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성인 남성이라면 마땅히 해야 할 일이었다.

무엇보다 장태식의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그래왔던 것처럼 여자는 남자에게 철저히 복종해야만 했으니까.

기분이 좋지 않을 때 여자친구가 쓸데없은 이야기를 늘어놓은 것, 그리고 자신의 연락에 늦게 대답하는 불성실함에 화를 냈을 뿐이었는데 그녀는 감히 헤어지자고 계속해서 요구하고 있었다.

물론 어림없는 소리였다.

장태식은 자신과 헤어지자는 헛소리를 늘어놓는 여자친구를 처음에는 말로 타이르려고 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힘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의 아버지가 항상 말해왔던 것처럼 여자에게는 매가 약이었기 때문이다.

따지자면 오늘도 잘못은 여자친구가 했다.

간만에 같이 즐겁게 놀려고 불러냈음에도 데이트하는 내내 우울한 얼굴로 자신을 짜증나게 한 것도 모자라 또 헤어지자는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꺼냈음에 장태식은 여자친구를 단단히 정신 차리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느꼈고 곧장 실행했다.

그리고 감히 자신과 여자친구 사이의 일에 끼어든 오지랖 넓은 미친놈이 등장하자 장태식은 그 망할 놈 역시 혼내주었다.

장태식은 자신의 압도적인 힘에 의해 엉망진창으로 두들겨 맞는 그 망할 놈을 내려다보며 언제나 자신은 옳다고 생각했다.

주황빛 불꽃에 휩싸인 장태식은 따뜻하다고 느꼈다.

1초.

천둥소리와 함께 휘몰아치는 거대한 화염이 장태식을 덮쳤을 때 그는 눈이 녹아내리기 직전 황금빛으로 빛나는 어떤 존재를 볼 수 있었다.

망토를 휘날리며 서있는 그 완벽한 근육질의 존재는 예전에 영화에서 봤던, 어떤 유명한 슈퍼히어로 캐릭터와 닮아 있었다.

2초.

어느새 장태식의 의식은 사라지고 타들어가는 앙상한 뼈만이 남았을 때 여자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다행히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생동감 있게 일렁이는 불꽃의 물결은 여자의 주변만을 에워쌀 뿐 그녀를 위협하지는 않았다.

마침내 어리석고 폭력적인 남자의 하찮은 뼈마저 분자 단위로 분해되어 완전히 사라졌을 때 여자는 정신을 잃고 뒤로 쓰러졌다.

불꽃의 중심부에서 조각상처럼 완벽한 육체와 얼굴을 지닌 태양의 사나이는 두 손을 내려다보며 웃음을 터뜨렸다.

기분 좋은 웃음소리가 흡사 천둥과도 같이 공기를 울렸다.


“나는 해모수. 그래, 나는 태양신 해모수!”


태양신 해모수는 황금빛 눈동자를 번뜩이며 두 팔을 하늘 위로 번쩍 치켜들어 올렸다.


“나는 슈퍼히어로 해모수다!”


어느새 잦아드는 불꽃과 함께 공중으로 두둥실 떠오른 해모수는 날카로운 파공성과 함께 황금빛 궤적을 남기며 끝없이 펼쳐진 밤하늘을 향해 날아올랐다.

그리고 정적.

위대한 태양신이 남긴 불꽃마저 완전히 사라지고 차가운 어둠이 찾아왔다.

인적 없는 밤의 길거리에는 기절한 여자와 작은 구덩이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얼어붙은 극한의 동토.

인간의 눈을 멀게 하고 숨결마저 얼어붙게 만드는 순수한 백색의 지옥.

그럼에도 인간은 이토록 가혹하고 끔찍한 남극을 개척해냈다.

그리고 인간이 가장 접근하기 어려운 어느 지점에는 이제는 잊혀진 채 방치되어있는 어떤 비밀 기지가 존재했다.

신을 가두기 위한 감옥.

감옥의 존재를 알고 있는 자들은 모두 늙고 병들었으며 감히 초월적 절대자를 모독한 죄로 광기 속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러나 신은 여전히 감옥에 갇혀 있었다.

거대한 빙벽에 에워싸이고 오래된 무인 감시 시설만이 남아있는 그 공허의 감옥이 기괴한 소음과 함께 이변을 일으켰다.

대지의 울림과 함께 깊은 지하로 이어지는 팔각형의 비밀 기지 입구는 마치 비탄에 찬 누군가의 울부짖음과 같은 소음과 함께 요동을 쳤다.

포효하는 혼돈.

그러나 그러한 이변은 아주 잠깐이었다.

얼음과 눈에 뒤덮인 비밀 기지는 다시금 평상시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미지의 에너지 파동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한 무인 감시 시설은 이러한 이변을 한낱 지진으로 기록할 뿐이었다.

그리고 지하에 파묻힌 청백색의 거대한 빙하 속에서 세로로 길쭉하게 찢어진 동공이 섬뜩한 붉은 빛과 함께 잠시 나타났다가 사라졌다.

생명 그 자체를 집어삼키는 치명적 어둠이 유폐된 신의 붉은 눈동자를 다시금 잠식한 순간 얼음덩어리라기보다는 인공적 결정체에 가까운 빙하의 표면에 거미줄 같은 미세한 잔금이 생겨났다.


-해모수...-


영원한 망각의 바다 아래 깊은 심연 속에 잠들어있던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피어올랐다.


-철수야, 우린 곧 다시 만나게 될 거야. 우린 다시 함께 놀게 될 거야.-


그녀는 다시금 영원의 꿈을 헤매었다.

옛 친구와 재회할 그 날을 고대하며.



해모수는 그 끝을 알 수 없을 정도로 광활한 푸른 창공을 계속 날고 또 날았다.

중력 따위는, 매서운 하늘의 추위 따위는, 희박한 공기 따위는 그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다.

망토를 펄럭이는 해모수의 몸 주변으로 반투명한 황금빛 에너지장이 반짝이는가 싶더니 굉음과 함께 태양신은 하늘을 가르며 더욱 높이 상승했다.


“하하하!”


상승을 거듭하는 와중에 해모수는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는 흡사 천둥과도 같이 주변을 요란히 울렸다.


“내가 돌아왔다!”


마침내 속박에서 풀려난 초인은 자신의 힘을 마음껏 발휘해보기로 마음먹었다.

태양신 해모수의 전신이 찬란한 섬광에 휩싸인 순간 무지막지한 굉음과 함께 번쩍이는 황금빛 빛줄기가 하늘 전체를 물들이며 초고속으로 뻗어 나갔다.

순식간에 대류권과 성층권을 돌파하고 끝자락에 도달한 해모수는 암흑으로 물든 검은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공중의 한가운데 우뚝 올라 서 있는 해모수의 눈앞에 칠흑의 하늘 아래 푸른 빛에 둘러싸인 광대한 반구의 대지가 펼쳐져 있었다.

해모수의 등 뒤로 새하얀 햇살 그 자체와 같은 망토가 물결치듯 휘날리며 빛났다.


“조금만 더...”


사방에서 부드럽게 감싸주는 안온한 감각 속에 고도 50km 상공에 떠올라있던 해모수는 미소와 함께 다시금 상승을 시작했다.

황금빛 광채와 함께 대기를 찢는 날카로운 폭음이 연속적으로 울려 퍼졌다.

중간권, 그리고 열권을 가로지르며 단숨에 대기권을 단독으로 돌파해낸 해모수는 마침내 가혹한 허무와 죽음의 바다에 다다를 수 있었다.

해모수는 기이한 고양감과 압도감으로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끼며 두 주먹을 불끈 쥔 채 우주를 비행했다.

모든 것을 흡수해버리는 듯한 그 절대적인 암흑의 공간 속에서 해모수 주변으로 희미한 황금빛 반짝거림이 불규칙적으로 피어올랐다가 사라졌다.

우주를 자유로이 유영하던 해모수는 힘을 갈무리하며 지구 궤도상의 라그랑주 포인트에 멈춰섰다. 차가운 정적과 함께 해모수의 하얀 망토는 어둠 속에서 뻣뻣하게 굳어져 있었다.

자, 이제 무엇을 해야 할까.

해모수는, 아니 철수는 팔짱을 낀 채 우주 공간의 한가운데에서 고민에 빠졌다.

처음 각성의 순간 맞이한 환희와 신과도 같은 힘을 되찾았을 때의 짜릿한 기쁨은 어느새 가라앉아 있었다.

남은 것이라고는 오직 미래에 대한 불안감, 그리고 우습게도 스스로에 대한 두려움뿐이었다.

철수는 두 손을 내려다보았다.

막강한 힘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신의 육체.

폭발하는 듯한 태양의 힘이 그대로 담긴 초인의 육체.

그 누구도 대적할 수 없는 지구 최강의 슈퍼히어로 태양신 해모수.

그리고 놀랍게도 철수는 이 특별한 힘을 어릴 때 친구에게 선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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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약선 21.09.11 145 5 14쪽
13 실험(3) 21.09.06 159 5 12쪽
12 실험(2) 21.09.01 185 4 12쪽
11 실험(1) 21.08.30 204 3 12쪽
10 기적의 고기(3) 21.08.27 223 6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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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놀라운 효능(2) 21.08.18 301 5 11쪽
6 놀라운 효능(1) 21.08.16 338 5 11쪽
5 S급 돼지고기 구이(2) 21.08.14 375 4 12쪽
4 S급 돼지고기 구이(1) 21.08.13 445 4 12쪽
3 슈퍼 파워 21.08.12 557 6 12쪽
» Rebirth 21.08.11 666 7 12쪽
1 태양의 꿈 +1 21.08.10 95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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