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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man 님의 서재입니다.

슈퍼 재벌맨 해모수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백경락
작품등록일 :
2021.08.09 23:40
최근연재일 :
2021.09.11 20:00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5,087
추천수 :
69
글자수 :
74,377

작성
21.08.2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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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기적의 고기(2)

DUMMY

설하가 고깃집 한돈나라에 오게 된 건 체육교육과 친구 최민지의 적극적 추천 때문이었다.

중학교 때부터 배구를 해왔지만 설하와 비슷하게 결국 재능의 한계를 느끼고 지금은 그저 취미로만 즐기고 있는 최민지는 어제 환상적인 향기에 이끌려 한돈나라를 방문하게 되어 환상적인 고기 맛을 체험하게 되었다.

그리고 더욱 놀라운 일은 바로 다음 날에 벌어졌다.

최민지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처음 경험하는 상쾌하고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하였으며 그녀의 육체는 피로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고 마치 깃털처럼 가벼웠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그녀의 몸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최상의 컨디션으로 힘이 넘쳐 올랐다.

거기다 오전 내내 방방 뛰다시피 전력으로 운동을 즐긴 최민지는 샤워를 할 때 뒤늦게 어떤 사실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건강미 넘치는 특유의 갈색 피부인 탓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누적된 피로로 그녀의 얼굴에 올라온 피부 트러블, 기미, 잡티 등이 대폭 사라진 것이다.

갑작스러운 몸의 변화에 의아해하고 놀라워하던 최민지는 전날 저녁에 먹은 한돈나라의 고기를 떠올렸고 식품영양학과이며 요리를 좋아하는 친구 설하에게 그녀가 겪은 기이한 변화와 설마하니 그 고깃집이 원인이 될 수도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장난으로 넘기기에는 너무나 진지하고 열정적인 친구의 말.

그렇게 설하는 고깃집 한돈나라에 오게 되었다.

그렇게 설하는 그를 만나게 되었다.

본질을 잃고 한낱 인간으로 늙어가다 부활한 위대한 슈퍼히어로 해모수를.


‘보기에는 평범해 보이는데...’


설하는 먼저 숟가락으로 된장찌개를 한 입 떠먹어보았다. 처음 맛볼 때만 해도 전형적인 고깃집 된장찌개의 맛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입안에서 느껴지는 진한 감칠맛이 뒤늦게 전신으로 퍼져 나가는 감각이 그녀를 사로잡았다.


“와...”


설하는 자신도 모르게 작은 탄성을 터뜨렸다.

고급 한정식집에서 비싸게 파는 된장찌개의 맛과 유사하다고 느껴질 만큼 진하고 깊은 감칠맛이 아주 일품이었다.

거기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느낌까지.

물론 설하가 감탄한 된장찌개 맛의 비밀은 히트 비전이었다.

철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돼지고기 맛을 업그레이드해준 히트 비전으로 된장찌개에 살짝 열을 가했고 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설하는 집게로 초벌구이 상태로 접시에 담긴 모듬 구이 세트의 몇 조각을 집어 불판 위에 올렸다. 이미 노릇하게 변해있는 모듬 구이 세트의 고기들은 불판 위에 올려지자 먹음직스러운 냄새를 풍기며 금세 익었다.

철수가 히트 비전의 위력을 조절한 탓에 어제와 같은 온몸에 스며드는 환상적인 향기까지는 아니었지만 어제의 향기를 경험해보지 못한 설하는 최민지의 말대로 정말 좋은 냄새라고 만족해했다.

설하는 이 가게를 알려준 민지에게 감사하며 큰 기대감을 품었다.


‘그렇지만...’


초벌구이는 편하게 빨리 먹을 수 있지만 잘못하면 육질이 거칠고 퍽퍽해질 위험이 있었다. 미리 완전히 구워져서 나오는 이 점심 특선 돼지고기 정식 세트 역시 마찬가지였다.

설하는 이미 먹기 좋게 구워진 상태의 돼지고기 정식 세트의 삼겹살을 한 점 집어서 먹었다. 그 순간 그녀의 눈이 동그래졌다.

분명 미리 구워서 가져왔음에 고기는 갓 구운 것처럼 따끈따끈했고 육즙이 빠져 퍼석하거나 질기지도 않았다.

고기는 부드러우면서도 탄력적인 식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씹으면 씹을수록 입안에서 폭발하듯 배어 나오는 진하고 달콤한 고기 맛.

설하는 믿을 수 없었다.

그녀로서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난생처음 먹어보는 환상적인 맛이었다.

이렇게 맛있는 돼지고기가 세상에 존재할 수 있다니?

예전에 그녀는 홍콩의 유명 레스토랑에서 최고의 진미라고 명성이 자자한 돼지고기 직화구이를 먹어본 적이 있었다. 놀랍게도 이 돼지고기는 특별한 양념을 골고루 발라내고 장작불로 정성들여 구워낸 홍콩의 그 고급 직화구이의 맛을 뛰어넘고 있었다.

설하는 고기 맛에 감동하며 바쁘게 젓가락을 움직였다.

돼지고기 정식의 삼겹살, 목살뿐만 아니라 초벌구이 상태로 나온 모듬 구이 세트의 다른 부위들도 맛이 환상적이었다.

설하는 코를 자극하는 기분 좋은 향기와 입안에서 넘쳐나는 육즙, 진하고 달콤한 감칠맛과 식감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을 지경이었다.

촉촉하게 녹는 듯하면서도 씹으면 씹을수록 느껴지는 깊고 농후한 맛이 감히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일품이었다.


“후우...”


마침내 테이블 위의 고기를 거의 깨끗이 먹어치운 설하는 숨을 길게 내뱉으며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배가 가득 찬 느낌.

그러나 너무 과식해서 불편하거나 속이 안 좋은 느낌은 없었다.

신기하게도 오히려 딱 기분 좋을 만큼 배가 찼을 때 그녀는 정신이 명료해졌고 그만 먹어야 할 때를 알 수가 있었다.

흡사 한계를 넘어 탈이 날 정도로 과식하기 전, 적당한 지점에 도달한 순간 누군가가 막아준 것처럼.

행복한 포만감과 함께 설하는 미소를 지었다.

민지가 그녀에게 극찬한 것처럼 정말로 기적의 고기였다.

몸과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

설하는 직감했다. 이토록 맛있는 고기를 맛본 그녀의 삶은 결코 이전과 같아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오늘 설하는 인생 최고의 맛집을 찾게 되었다고 믿었다.

한돈나라.



“정말 맛있었어요, 사장님. 제 인생 최고의 고기였고 너무 환상적인 맛이었어요.”


설하가 또렷한 목소리로 말했고 카운터에서 계산하던 철수는 그녀에게 멍청하게 보이지 않으려고 애썼다.


“맛있게 드셨다니 저도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카드를 돌려받고 지갑을 주머니에 넣은 설하는 입가에 미소를 띄운 채 고개를 살짝 숙였다.


“또 올게요.”


문밖으로 나선 설하는 얼른 집에 돌아가서 고깃집 한돈나라에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리라 마음먹었다.

설하는 새하얀 손으로 가만히 가슴에 손을 대어보았다.

따스한 열기와 함께 두근거리는 심장.

아직도 몸과 마음이 따뜻했다.

마치 강렬한 햇빛으로 샤워를 한 것처럼.


‘정말 경이롭고 환상적인 맛이었어.’


설하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한돈나라에서 체험한 환상적인 맛, 그리고 감동, 온기를 어떻게 영상으로 생생히 전달할 수 있을까 그녀는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아.’


문득 설하는 잊고 있던 사실 하나를 떠올렸다.

민지가 열정적으로 말한 또 하나의 중요한 사실을.

바로 한돈나라에서 고기를 먹고 난 다음 날 육체 피로가 싹 사라지고 체력이 놀랍도록 향상되었으며 피부까지 좋아지는 등 현격한 건강 증진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처음 그 말을 들었을 때 설하는 당연히 믿지 않았다.

아마 일종의 플라시보 효과로서 우연히 자연적으로 피로가 회복되고 컨디션이 좋아진 날과 맞물려 그렇게 느끼게 된 것이라고 설하는 민지에게 설명했다.

그러나 민지는 절대 그럴 리가 없다며 설하 나름대로 합리적으로 내놓은 설명을 부정했다.

자기 몸은 자기가 더 잘 안다고, 진짜 이상할 정도로 몸이 엄청나게 좋아졌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제 고깃집에서 먹은 고기 외에는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것 같다고 민지는 호들갑을 떨며 신기해했다.

그때만 해도 설하는 그렇게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어릴 때부터 운동을 열심히 해서 몸이 튼튼하고 체력이 좋은 친구를 살짝 부러워하며 웃어넘겼을 뿐이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아무리 맛있는 돼지고기라고 해도 하루 만에 눈에 띄는 건강 증진 효과가 나타날 일은 없었다.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분명 과학적으로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설하는 입술을 살짝 깨물었다.

계속해서 맡고 싶을 정도로 좋은 냄새와 입속에서 폭발하듯 연신 터지던 농축된 고기 맛, 그리고 지금도 몸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온기.

한돈나라에서 놀랍도록 맛있는 돼지고기를 직접 맛본 그녀로서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쉽사리 떨쳐낼 수가 없었다.

이토록 특별한 맛을 선사해준 한돈나라라면 어쩌면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지금껏 설하가 체험해보지 못한 이 돼지고기라면, 혹시나 어쩌면 민지가 열정적으로 말한 것과 같은 기적의 힘을 발휘할 수도 있지 않을까?


“기적의 고기. 무슨 특별한 비밀이 있는 걸까?”


설하는 속삭이듯 나지막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눈동자가 반짝였다.

어둠 속에 피어오른 얼음빛처럼.



설하가 떠난 후 철수는 ‘영업 준비 시간’이라는 팻말을 입구에 내걸고 가게를 닫은 뒤 하늘로 날아올랐다.

철수는 이 세상 최고의 맛을 만들어낸 히트 비전의 위력을, 히트 비전으로 새롭게 재탄생한 돼지고기의 힘을 앞으로는 절대 과소평가하지 않기로 했다.

번뜩이는 황금 광채와 함께 허공에 발을 디디듯 철수가 하늘에 나타났다.

그는 상쾌한 바람의 감촉과 작열하는 태양의 영광을 만끽하며 발아래 펼쳐진 울창한 숲을 내려다보았다.

철수는 초대박의 범위를 너무 단순하고 작게 본 스스로를 반성했다. 그의 두 눈에서 타오르는 붉은 빛이 흘러나왔다.

강원도 태백산맥 지역의 멧돼지들에게 재앙신이 강림한 순간이었다.



부활한 슈퍼히어로 해모수와 더불어 새롭게 태어난 고깃집 한돈나라의 두 번째 저녁 시간.

저녁 시간 시작 1시간 전부터 가게 앞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으며 가게 문이 열리고 난 뒤부터는 손님들이 정말 끊임없이 가게 안으로 밀려들고 있었다.

가게 안에서는 고기를 주문하는 손님들의 목소리가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한 번 고기를 맛본 손님들은 본인의 한계 지점을 정확히 자각해 그만 먹기 전까지 계속해서 추가 주문을 쏟아냈다.

테이블을 꽉 채운 채 고기를 맛보는 손님들의 얼굴은 전날 저녁, 그리고 오늘 점심 때 손님들처럼 황홀하고 행복한 얼굴이었다.

그리고 길고 긴 대기 행렬을 이루는 손님들은 입맛을 다시며 자기 차례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가게 안에서 연신 흘러나오는 탄성과 즐거움으로 가득한 목소리, 무엇보다 사람 미치게 만드는 식욕을 자극하는 향기로운 고기 냄새까지.

너무 긴 줄에 질겁하고 포기하려던 사람들도 쉽사리 포기하지 못하고 잡아두게 할 정도로 그 향기의 마력은 대단했다.

손님들은 계속해서 한돈나라에 모여들고 있었다.

환상적인 고기 맛과 그 고기가 선사한 기적의 효과에 대한 입소문은 이미 빠르게 퍼질 대로 퍼진 덕분이었다.


“진짜 신기한 게 나 어제 이 고기 먹고 건강이 좋아졌다? 효능 좋은 종합영양제 먹었을 때나 수액 맞았을 때보다 몸 상태가 훨씬 더 좋아졌어.”


“나도 힘이 솟구치는 기분이더라. 근데 왠지 몰라도 두뇌 회전도 빨라진 느낌이야. 오늘 회사 일 하는데 서류 작업하고 보고서 작성할 때 진짜 술술 진행되더라.”


“혹시 내가 전에 말한 만성 통증 기억나? 교통사고 당하고 5년 내내 나 괴롭히던 허리랑 다리 통증 있지? 병원에서도 원인을 모르겠다던 그게 어제 이 고기 먹고 씻은 듯이 사라졌어!”


“고기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고! 완전히 기적의 고기네!”


물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긴 했지만 고기의 놀라운 효과에 반신반의하고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역시 당연히 존재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이라 할지라도 일단 히트 비전으로 구워져 전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맛을 내는 환상적인 특제 돼지고기(정확히는 멧돼지 고기지만)를 맛본 순간 헤어날 수 없는 맛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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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고기(2) 21.08.24 258 3 12쪽
8 기적의 고기(1) 21.08.21 278 3 11쪽
7 놀라운 효능(2) 21.08.18 301 5 11쪽
6 놀라운 효능(1) 21.08.16 338 5 11쪽
5 S급 돼지고기 구이(2) 21.08.14 375 4 12쪽
4 S급 돼지고기 구이(1) 21.08.13 445 4 12쪽
3 슈퍼 파워 21.08.12 557 6 12쪽
2 Rebirth 21.08.11 665 7 12쪽
1 태양의 꿈 +1 21.08.10 955 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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