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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련하 님의 서재입니다.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퓨전

완결

설련하
그림/삽화
설련하
작품등록일 :
2021.06.28 08:42
최근연재일 :
2022.10.17 08:20
연재수 :
290 회
조회수 :
379,648
추천수 :
7,321
글자수 :
2,467,752

작성
21.08.27 10:15
조회
1,294
추천
11
글자
18쪽

130화. 요수 소탕작전

삶의 위대함 - 한울 쥬맥




DUMMY

벌써 열두 살과 아홉 살이 된 쥬온과 쥬미는 요즘 무공을 연습하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오늘도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무공 연습에 여념이 없는데······.


매일 쥬맥이 틈나는 대로 가르치니 잘 드러나지 않아서 그렇지, 이미 임독양맥이 타통 되고 대주천을 이룬 일류고수급(高手級)이었다.


만년화리의 내단에 영물이 된 노래기와 개구리 고기로 내공을 키운 데다, 날마다 착실하게 운기조식을 행하고 신공을 수련한 덕분이다.


그러니 당연히 노력만큼 무위가 나날이 일취월장(日就月將)하지 않겠는가?


특히 금령파를 좋아하여 금령천음신공(金鈴天音神功)을 가르쳐 달라고 날마다 졸라 댔다.


그러나 쥬맥은, 음공은 매우 위험하니 좀더 사리분별이 가능한 나이에 가르쳐 주겠다고 하며 뒤로 미뤘다. 다만 각자에게 금령파를 하나씩 만들어 주고 악기로 연주하는 방법만 익히게 했을 뿐.


환시성을 축성하면서도 이렇게 틈틈이 아이들을 수련시키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태을 선인이 급히 들어오라는 연락이 와서 집무실을 찾았다.


“선인님! 저 왔습니다. 무슨 사고라도 발생한 것입니까?”


“사고보다는 다른 문제가 생겼구나. 주작 신수로부터 연락이 왔는데 요천견 수백 마리가 떼를 지어서 탈출을 했다는구나. 이 녀석들은 모습을 바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신통이 대단해서 매우 위험하다. 빨리 처리를 해야 하는데 신수들은 자리를 비울 수 없대.”


“일반 무사들로는 사냥이 어렵다는 건가요?”


“그래, 최소한 내공이 삼 갑자 이상의 제신급이어야 한다는구나. 그래도 위험하니 이제 어느 정도 신수 수행을 쌓은 점박이와 별이를 함께 보낼 테니, 도움을 받아서 함께 퇴치를 하래.”


“선인님이 함께 가시면 좋은데 축성에 문제가 생기니 어렵겠군요. 천령대를 좀 불러서 함께 움직일까요?”


“주작 신수의 말로는 점박이와 별이가 너하고 각별하니, 네가 제신급 무사들 몇십 명을 데리고 도와주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고 하더구나.


그리고 너를 돕는 일이라면 저쪽에서 보, 야 두 대족장이 기를 쓰고 반대할 텐데 그게 어디 쉽겠느냐?”


“그러면 제가 업무를 야수르 참모장에게 전부 위임해 놓고, 백호대 무사들 중에서 제신급으로 30명 정도를 차출해서 다녀오겠습니다.”


“선인들 중에 술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신통이 뛰어난 부루 선인이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내 대신 함께 가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그런데 점박이와 별이는 언제쯤 온다고 하던가요?”


“바로 출발했다니까 내일이나 모레쯤이면 도착하지 않겠느냐?”


“그런데 요천견의 생김새나 지금 이동하고 있는 경로를 알아야 어떻게든 잡을 수 있을 텐데요? 저는 요천견을 잘 몰라서······.”


“요천견(妖天犬)은 개 형상을 한 요수인데 덩치도 커서 꼬리만 해도 일곱 자가 넘고, 몸통이 두께 일곱 자에 길이는 열일곱 자에 가까운 거대 개란다.


그런데 분홍색의 이 요수(妖獸)는 신통을 부려서 변신을 하고, 불이나 여러 가지로 공격을 하니 조심해야 한다.


지금 주작 신수(神獸)가 있는 위쪽의 우르 대협곡을 건너뛰어, 바이칸대호수나 이쪽 환시 축성지 쪽으로 올 것 같다는구나.”


“혹시 저쪽의 본 주거지 쪽으로 가는 것은 아니겠죠?”


“그쪽에도 이미 천사장님과 천령대에 연락을 해 두었으니 너는 이쪽으로 오는 것만 신경을 쓰면 된다.”


“요천견이 변신을 하면 알아보지 못할 텐데 좋은 방법이 없나요?”


“다 변해도 눈은 변하지 않는데, 분홍색 눈자위에 빨간 눈동자를 가졌으니까 알아보기가 어렵지 않을 게다.


요물이라 그놈들의 눈을 보면 환술에 빠지기 쉬우니까 절대 눈동자를 마주 보지 말라고 잘 전달해야 한다.”


“알겠습니다. 점박이와 별이가 도착하는 대로 출발하겠습니다.”


“그래, 조심히 다녀오너라. 여기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말구.”


“예, 그럼 몸조심하십시오.”


돌아서 나오는 쥬맥은 오랜만에 점박이와 별이를 볼 수 있다니 너무 기뻤다. 지금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신통도 많이 익혔을까?


“하하하! 왜 이리 마음이 설레지?”


돌아오자마자 백호대에서 내공 삼 갑자 이상의 제신급으로 절정과 초절정의 경지에 이른 무사들 삼십 명을 선발했다.


그리고 수르에게는 자신이 없는 동안에 해야 할 일들을 모두 알려 주었고.


천령대에도 연락해서 지원을 받고 싶었다. 그러나 지휘를 일사불란하게 하려면, 자신이 훈련시킨 백호대만으로 구성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했다.


태을 선인도 본 주거지의 지원을 받는 것은 쉽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까.


부루 선인도 소탈한지 허름한 농부차림을 하고 다음 날 오전에 도착했다.


“내가 부루여. 잘 부탁함세.”


“어서 오세요. 제가 부탁드려야죠.”


부루 선인이 도착하자 서로 인사도 시킬 겸해서 한곳에 모였다. 모두에게 요천견의 형상이나 판별법, 눈을 보지 말라는 내용 등 여러 가지 주의 사항도 함께 전달했다.


그리고 점박이와 별이가 오기를 기다리는데···, 보고싶은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시간이 무지 더디게 간다.



이튿날 아침.


축성지의 하늘에 태양을 가리며 거대한 흰색 독수리가 한 마리 날아들었다.


“끼이이이요~~~”


하늘을 빙빙 돌면서 배회하니, 혹시나 또 무슨 괴물이 출현하여 공격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두 바짝 긴장하였다.


쥬맥이 반갑게 넓은 들로 달려나가서 ‘휘이익~’ 하고 휘파람을 불더니, 어풍비행(御風飛行)으로 날아올랐다.


바로 별이가 먼저 도착한 것!


하늘에서 서로 나란히 고공을 날다가 땅으로 서서히 날아내리는데······.


그동안 또 자라서 한쪽 날개가 삼십 장(90m)에, 몸통은 두께가 십 장(30m) 길이는 십오 장쯤 되어서 제법 신수의 모습을 갖춰 가고 있었다.


머리 위의 붉은 갈기는 열 자가 넘게 멋지게 자랐다. 두 발의 발톱은 날카로운 기운이, 보기만 해도 한 번 움켜쥐면 두 동강이 날 것 같았고.


갈기를 제외한 하얀 깃털에는 빛이 어려서, 이제는 제법 신수의 무게가 느껴진다.


그래도 쥬맥을 만나니 마치 애기가 엄마를 만난 듯이, 커다란 양날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터트렸다.


[끼이~룩 끼이~룩 내 친구 쥬맥아! 너무 보고 싶었다.]


“별이야! 나도 정말 보고 싶었다. 이제 덩치가 산만 해졌구나.”


[너를 보고 싶은 내 마음도 그리움이 켜켜이 쌓여서 높은 산만 해졌다.]


“하하하하! 이제는 별이가 선어도 아주 능숙하게 잘하는구나.”


[끼이~룩, 네가 보고 싶어서 안 놀고 열심히 배웠다. 주작 신수께서 선어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너를 못 만나게 한다고 협박(脅迫)을 했거든.]


“점박이랑은 가끔 만나니? 점박이도 잘 지내지?”


[그 녀석도 이제 덩치가 산만 해졌다. 가끔 백호 신수님 심부름을 오는데, 신통이 늘었다고 맨날 자랑질이야.]


“그래? 그럼 별이 너도 자랑 좀 하지 그랬어?”


[끼룩~ 실은 내가 더 자랑해서 맨날 약을 잔뜩 올리지 뭐.]


“뭐야? 하하하하!”


“끼요오~ 끼요오~”


한참 수다를 떨고 웃으니 그동안 쌓인 회포가 다 풀린 듯했다. 그래도 별이는 쥬맥이 사라질까 봐서 두 날개로 감싸고 놓지 않았다.


두 눈에는 아직도 물기가 남아 있고 말이다. 얼마나 보고 싶었으면 이럴까?


그때 멀리 산 너머에서 천지를 울리는 듯한 거대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얼핏 들어도 틀림없는 점박이다!


“크허어어어엉~~”


그 소리에 맞추어서 쥬맥이 진기를 실어 휘파람을 부니, 멀리까지 소리가 퍼져 나갔다.


“휘이이이이익!!”


그러자 먼 산 위로 거대한 표범이 한 마리 나타났는데, 하얀 털에는 아직도 여기저기에 알록달록한 무늬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커다란 머리 위에는 빨간 갈기털이 멋지게 자라서, 바람결에 갈대처럼 휘날리고 있었고······.


그 위용이 이제는 짐승이라고 표현할 수 없는 거대함과 그에 어울리는 무게감을 갖추었다. 그저 보기만 해도 신령스러운 기운이 묻어난다.


저게 누구일까? 바로 신수 점박이다!


점박이도 이전보다 덩치가 훨씬 커졌다. 이제는 등 높이가 칠 장(21m)에 몸통 길이가 이십 장(60m)이나 되었고, 꼬리만 해도 팔 장에 가까웠다.


멀리서 쥬맥이 별이와 함께 있는 것을 보더니 비호처럼 달려오는데······.


흰 그림자가 길게 늘어지면서 빛살처럼 움직여 순식간에 눈앞에 이르렀다.


별이가 혼자 차지하려고 날개로 쥬맥을 끌어안고 안 놔주자, 몸통으로 별이를 밀어 냈다. 그리고 두 발과 머리로는 쥬맥을 가만히 끌어안으며 어린애처럼 울먹거린다.


[크허엉~ 크허엉~ 정말 내 친구 쥬맥이구나!]


“그래, 나야 점박아! 그동안 잘 지냈어?”


[뭐? 나더러 잘 지냈냐구? 그동안 그리움에 눈물이 쌓여 바다가 되니, 그 속에서 집채만 한 고래가 뛰어놀고 있다. 이 무정한 놈아! 크허엉!]


“하하하! 네 말솜씨는 누구에게 배워서 그리도 청산유수(靑山流水)냐?”


[청산유수? 그거 먹는 거냐? 맛있는 거 맞지?]


아직도 얼마나 먹는 것을 밝히는지, 잘 모르는 말이 나오면 음식 이름인 줄 알고 눈빛을 반짝거린다.


“그래, 너 정도 덩치면 저 푸른 산도 흐르는 강물도 모두 먹을 수 있겠다. 너는 신수 수행을 하면서 아직도 그렇게 먹을 것을 탐내냐?”


[아니야. 그런데 옛날에 함께 먹던 뱀 같은 물고기가 너~무 먹고 싶다.]


“하하하하! 점박이 너는 백호 신수께 야단을 많이 맞지?”


[네가 안 보고 그걸 어떻게 알았어?]


“너는 옛날부터 긴장하거나 짜증나면 맨날 먹는 것으로 기분을 풀었잖아?”


[내가 그랬냐? 어쨌든 먹는 게 최고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어.]


“뭐? 금강산? 금강산을 네가 어떻게 알아? 아리별에서 제일 멋진 산인데.”


[크러렁~ 크렁, 백호 신수님께 들었지. 거기서 오랫동안 도를 닦으셨대.]


“오우~ 그래? 그건 나도 몰랐네.”


[거봐, 너도 나보다 모르는 것 있지?]


만남의 기쁨을 가라앉히고···, 쥬맥이 별이를 불러서 점박이와 나란히 앉히면서 둘의 의견을 물었다.


“그나저나 내일부터 우리랑 함께 그 요수라는 요천견을 잡으러 갈 텐데, 혹시 너희들에게 좋은 생각이 있으면 한번 말해 봐.”


그러자 점박이가 그런 일은 성가시다는 듯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나는 머리 아프게 이것저것 생각하는 것은 싫으니까 전처럼 생각은 쥬맥 네가 해라. 나하고 별이는 아무런 생각 없이 너랑 놀다가 네가 알려 주면 힘으로 때려잡는 것은 우리가 할게.]


“야! 너희들 그렇게 게을러서야 훌륭한 신수가 될 수 있겠어? 자꾸 머리를 써서 뇌를 키워야지. 생각하는 힘을!”


[그래도 내 머리 많이 커졌다. 이젠 네 몸보다 내 머리가 더 크잖아?]


“알았다. 그럼 작전은 내가 세울 테니까 둘은 확실하게 공격해서 요수들을 놓치지 않고 전부 잡는다. 알았지?”


[알았다 쥬맥, 점박이가 미련해도 덩치가 커서 힘이 세니까 잘할 거야.]


별이가 옆에서 거들면서 자기도 슬쩍 묻어간다. 둘은 덩치가 산만큼 커졌는데도 쥬맥만 만나면 예나 지금이나 쥬맥에게 미루고 놀기에 바쁘다.



다음 날 아침.


마침내 요수 요천견을 소탕하기 위한 인수(人獸) 합동 부대가 축성지를 출발했다. 숫자는 비록 얼마 안 되지만 풍기는 기운이 주변을 압도한다.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이 배웅 겸 점박이와 별이를 구경하러 나왔다. 생전에 이렇게 거대한 독수리와 표범을 본 적이 없으니 두고두고 자랑거리가 생긴 셈이다.


쥬맥의 아내 미루와 아이들도 배웅을 나왔다가, 점박이와 별이를 보고는 깜짝 놀라서 도망을 가려고 했다.


넷째 쥬망은 얼마나 무서웠는지 울음을 터트렸고 말이다.


“으아아아~ 엄마 무서워! 엉엉!”


“망아! 괜찮아. 아빠 친구인 별이와 점박이야. 이거 봐 이거, 친하잖아.”


보란듯이 둘을 쓰다듬으며 가족을 앞으로 부르는데, 무서워서 가까이 안 오려고 자꾸 뒤로 내뺀다. 특히 울고 있는 넷째가······.


그래서 그 앞으로 걸어가 양손에 안고 점박이와 별이 앞으로 데려왔다.


“야, 점박아! 별이야! 내 가족이다 인사해라. 여기는 내 아내 미루, 여기는 큰아들 쥬온······ 막내딸 쥬린이다.”


[안녕하세요. 나는 쥬맥 친구 점박이에요. 애들아 안녕~ 반갑다.]


[반가워요. 별이에요. 얘들아, 너희는 정말 내 친구랑 꼭 닮았구나!]


“어머! 머릿속으로 말도 하네요. 반갑습니다.”


“우와~ 정말 말도 하네. 이제 하나도 안 무섭다. 그치? 안녕하세요?”


얘들이 너도나도 다가가서, 점박이를 만져 보고 별이도 만져 보고 했다. 그러니까 그제야 쥬망도 걸어가서 점박이와 별이의 볼에다 뽀뽀를 해 준다.



축성지를 떠나서 이동을 하는데, 별이는 쥬맥의 부탁대로 하늘 높이 날면서 요천견의 무리를 수색했다.


점박이는 예민한 후각을 이용하여 바람결에 실려 오는 냄새로 탐색을 했고. 그렇게 요수의 예상 경로인 바이칸대호수 쪽으로 향했는데······.


쥬맥과 부루 선인 그리고 백호대 삼십 명은, 경공술(輕功術)을 펼치면서 주변을 훑어보며 빠르게 앞으로 내달렸다.


그리고 그 뒤에는 만약을 위해서 시원마 서른 필을 열 명의 무사가 이끌고 뒤를 따랐다. 환자나 부산물 운반용으로.


부루 선인은 경공술도 아니고 그냥 농부처럼 한가하게 걸었다. 그런데도 한 걸음에 십여 장을 쭉쭉 나아가니, 모두 신기한 듯이 바라보았다.


사람은 겉만 보고는 모른다더니, 평범한 농부 같은 사람에게 이런 신통이 있을 줄 누가 알았겠는가?


쥬맥이 감탄하며 다가가 말을 걸었다.


“부루 선인님! 신통이 대단하십니다. 그래서 태을 선인께서 그렇게 칭찬을 하시면서 추천해 주셨군요?”


“하하하! 내가 술주정뱅이라고 흉보지 않던가?”


“술을 좋아하신다고는 하시더군요.”


“요지경 같은 인생길에 신선이 될 길은 아득히 멀어서 보이지도 않으니, 술을 마시며 시름을 달래는 낙마저 없다면 힘들어서 어찌 살겠나?”


“그렇지요. 술은 저도 좋아합니다.”


“그래? 잘되었군. 언제 술 한잔 사게. 내가 마셔 줌세.”


“이번에 이렇게 모시고 가는데 당연히 제가 술을 사 드려야죠.”


“그런데 자네도 참 대단하이. 이렇게 빨리 달리면서도 편안하게 옆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것을 보니, 이미 경지가 화경(化境)에 이른 모양이군. 내 말이 맞지?”


“어쩌다 보니 그리되었습니다.”


“우와~ 정말이구만. 이러다가 우리 천인족에 무신이 나게 생겼어.”


“아이~ 무신이라니요? 그 경지는 아직도 까마득합니다.”


“자네 나이가 아직 50살도 안 됐는데 설사 100년이 걸린다고 해도 150살밖에 더 되겠어? 내가 살아생전에 봐야 하는데 말이야. 내가 죽기 전에 꼭 무신의 경지를 이루게.”


그때 하늘에서 별이가 돌아와 ‘끼~우욱’ 하고 울더니 뜻을 전해 왔다.


[우측 앞쪽의 십 리 지점에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


“알았다. 그쪽으로 갈게”


“우측 앞쪽의 십 리 지점에 이상한 사람들이 모여 있다니 그쪽으로 갑니다. 모두 따라오세요.”


안내를 하면서 그쪽으로 앞장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한참을 달리자 커다란 나무들이 몇 그루 서 있는데, 그 그늘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어떤 사람은 눕고 누구는 앉아 있고, 일부는 서서 애인처럼 대화를 나누고 있는데···, 그 모습이 자못 희한하다.


‘이놈들이 요천견인가?’


점점 가까이 다가가며 쥬맥이 천안통으로 살피니, 실상이 눈에 자세히 보이기 시작했다.


모두 색색의 아름다운 비단옷을 입고 있었다. 그런데 절반은 잘생긴 미남들이다. 절반은 또 절색의 미녀들이고······.


일부는 대낮에 한쪽 나무 그늘에서 끌어안고 낯뜨거운 사랑을 나누고 있고, 한쪽에서는 술을 마시며 노래를 부르고, 몇몇은 사뿐사뿐 춤을 추었다.


마치 선녀와 신선처럼 춤을 추고 즐기는데, 몇몇은 나무에 기대서서 한가하게 환담(幻談)을 나누고 있었다.


[모두 멈추고 주변에 은신하세요.]


쥬맥이 전음으로 달리는 것을 중지시키고, 근처의 풀숲으로 몸을 숨기게 했다. 그러자 모두 고수들이라 그런지, 은신술이 뛰어나 눈앞에서 바로 사라진다.


점박이는 덩치가 크니 아예 멀리서 둔덕 아래로 몸을 숨겼다.


[앞쪽은 별이가, 뒤쪽은 점박이가 맡는다. 1조는 부루 선인님과 함께 좌측을 맡아라. 2조는 나와 함께 우측에서 공격한다. 우선은 상황을 살펴볼 테니 모두 여기서 대기하도록!]


우선 저들이 찾고 있는 요천견이 맞는지 확실히 알아볼 필요가 있어서, 쥬맥이 홀로 그들에게 접근했다.


요수로 확인되면 휘파람 소리로 공격을 알리고, 모두 사방에서 일시에 공격을 퍼붓는 것으로 정했고.


그렇게 각자 위치를 잡고 잠복하였다.


잠복(潛伏)을 마치자 쥬맥이 홀로 일어나 평범한 사람처럼 걸어서 접근했다. 그러자 그들 중에 몇이 개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어? 이건 인간의 냄새로구나. 어디서 이 구수한 냄새가 나지?”


눈을 희번덕거리며 사방을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쥬맥을 찾았다. 그런데 쥬맥이 긴장한 기색도 없이 태연하게 접근해 오자, 가장 가까운 쪽에 서 있던 여자가 손을 흔들며 불렀다.


“아저씨! 이리 오세요. 내가 행복하게 해 드릴게요.”


그러자 쥬맥이 사정을 전혀 모르는 것처럼 머리를 벅벅 긁으며 다가섰다. 꼭 시골 촌놈 같은 행세를 하며······.


“예? 어떻게 행복하게 해 주는데요?”


그러자 여자가 요사스럽게 눈웃음을 친다.


“내 눈을 보면 행복해져요.”


“정말 아가씨 눈을 보면 행복해져요? 그게 정말이면 어디 한번 봅시다.”


그러면서 눈에 진기를 실어 선녀 같은 여자의 눈을 살피는데······.




감사합니다. - 설련하(偰輦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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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113화. 환시성을 건설하라 21.08.10 1,338 15 18쪽
112 112화. 환시(桓市)를 향하여 21.08.09 1,335 14 17쪽
111 111화. 부족장이 되다 21.08.08 1,320 17 18쪽
110 110화. 영천(靈泉)에 계신 아버지 21.08.07 1,331 17 18쪽
109 109화. 중계(中界) 수행 21.08.06 1,327 18 18쪽
108 108화. 힘이 있어야 평화도 이룬다 21.08.05 1,301 20 19쪽
107 107화. 생사의 기로에서 얻은 기연 21.08.04 1,313 21 18쪽
106 106화. 소리 없이 다가온 음모 21.08.03 1,299 22 18쪽
105 105화. 또 다른 재앙덩어리 천마수 21.08.02 1,327 24 18쪽
104 104화. 결혼 초야(初夜) 21.08.01 1,340 26 19쪽
103 103화. 꿈꾸던 가정을 꾸리다 +1 21.07.31 1,328 25 18쪽
102 102화. 호사다마(好事多魔) +1 21.07.30 1,313 27 18쪽
101 101화. 가정을 꿈꾸다 +1 21.07.29 1,313 28 18쪽
100 100화. 옛 상처를 지우다 +2 21.07.28 1,326 30 17쪽
99 99화. 우군(友軍)을 만들다 +1 21.07.27 1,315 28 18쪽
98 98화. 사랑은 다시 움트고 +1 21.07.26 1,325 30 20쪽
97 97화. 이기어검(以氣馭劍) +1 21.07.25 1,318 31 19쪽
96 96화. 인면(人面)의 오색요접 +1 21.07.24 1,341 31 18쪽
95 95화. 수련에 몰두하다 +1 21.07.23 1,330 33 19쪽
94 94화. 겨울이 가면 봄이 온다 +1 21.07.22 1,330 34 19쪽
93 93화. 천망과 천인족의 혈투(血鬪) +1 21.07.21 1,336 35 18쪽
92 92화. 천망! 그 대재앙의 시작 +1 21.07.20 1,337 35 20쪽
91 91화. 친구 수르의 결혼 +1 21.07.19 1,356 37 18쪽
90 90화. 동명이인(同名異人) +1 21.07.18 1,332 37 19쪽
89 89화. 수르의 애인(愛人) +1 21.07.17 1,332 38 17쪽
88 88화. 대재앙(大災殃)의 잉태 +1 21.07.16 1,342 39 18쪽
87 87화. 노무사들의 분노(忿怒) +1 21.07.15 1,332 42 19쪽
86 86화. 장기전의 묘수 +1 21.07.14 1,348 42 18쪽
85 85화. 혈전 또 혈전 +1 21.07.13 1,318 42 19쪽
84 84화. 운명을 건 전쟁 21.07.12 1,338 42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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