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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화수 님의 서재입니다.

오로치마루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팬픽·패러디

연화수
작품등록일 :
2012.11.30 22:05
최근연재일 :
2013.06.09 23:58
연재수 :
86 회
조회수 :
105,091
추천수 :
960
글자수 :
362,981

작성
13.06.01 01:07
조회
822
추천
12
글자
7쪽

오로치마루

DUMMY

비의 마을 중앙광장.

모래마을 간의 전쟁으로 한창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에서, 10살 전후로 보이는 꼬마 아이들이 힘겹게 물지게를 지고 걸어가는 모습이 눈에 보인다.


“크윽. 이걸 마지막으로 오늘의 할당량은 얼추 채울 수 있겠네.”

“하아. 너무 힘들어.”


저벅저벅.


몇 번을 반복해 물지게를 날랐는지, 심신이 지칠대로 지쳐버린 아이들의 모습.

그런 아이들의 이마엔 나뭇잎의 닌자를 상징하는 은빛 서클릿이 반짝인다.


“우리들 금제가 끝날 때까지 이제 며칠이 남았지?”

“음, 아마 일주일 정도? 그 정도면 얼추 한 달이 다 될 거야.”

“에휴. 빨리 끝났으면 좋겠어. 차크라를 쓰지 못하니 답답해 미칠 것 같아.”


물이 가득 들어있어 가히 바위처럼 우거운 물지게를 어깨에 올려놓고, 땅이 꺼져라 한숨을 내쉬는 앙코의 모습에 나머지 아이들도 동의한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보통 때라면 한창 나뭇잎 마을에서 닌자수행을 하며 실력을 닦고 있을 아이들. 하지만 한순간의 치기로 모래마을과 전쟁 중인 전선마을까지 몰래 들어온 것이 알려지며, 스승인 오로치마루에게 다시금 험난한 닌자수행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한 달 동안 차크라의 사용이 금지당한 페널티를 받은 채, 오직 인력(人力)만으로 강가 까지 물을 떠와 마을중앙에 놓여 있는 거대한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기 위해 진땀을 빼고 있던 오로치마루의 제자인 나와키, 앙코, 카에데.


그들에게 있어서 이번 한 달 간의 시간은 그야말로 심신이 고단한 지옥같은 시간이었다.


“이, 이걸로. 오늘의 물지게는 끝으읏!”


촤악!


마지막까지 매고 온 물지게의 물을 항아리에 쏟아 넣은 것으로, 오늘 아이들에게 할당된 물지게 매기는 끝이 났다.


“후아! 지쳐죽겠다.”

“수고했어. 나와키. 이젠 선생님이 남겨주신 술법수식만 풀어내면 되겠네.”

“으으으...또 술법계산인가. 이젠 글자만 봐도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야.”


항아리에 물을 가득 채우고 바닥에 널브러진 나와키를 향해 카에데가 지친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옆에 있던 앙코가 진절머리 난다는 듯 얼굴을 찌푸린다.


“우리 좀 쉬었다가 하면 안 될까? 지금까지 정말 숨 쉴 틈도 없이 움직였단 말이야. 이대론 우리 쓰러지겠어.”

“안 돼. 아까 술법 두루마리의 두께를 봤잖아. 앙코. 꾸물거리다간 이따 술법 계산할 시간이 부족해질 거야. 그럼 또 밤을 지새워야 할지도.”

“흐아아. 지금 이 상태에서 또 밤을 샌다면 난 죽을지도 몰라.”


카에데와 앙코의 문답에 나와키가 죽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마을사람들이 사용할 식수들을 모두 퍼 올리고 광장 한가운데 널브려져진 상태로 쓰러진 아이들. 하지만 이대로 쓰려져 있기엔 아직 오로치마루가 남겨 논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


해가 뜨는 아침부터 해가지는 저녁때까지 쉬지 않고 물동이를 옮기다 보면 숨은 턱까지 밀려오고 피로는 급속도로 쌓인다. 그렇게 몰려오는 피로를 참고 겨우겨우 양동이로 물을 다 퍼 올리게 되면, 이제 오로치마루가 남겨둔 술식숙제들이 반갑게 세 아이들을 맞이해준다.


오로치마루가 남겨준 술식들은 그야말로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맞춰진 술식들의 집합으로 조금만 노력한다면 아이들을 매일매일 새로운 술법의 이론과 구조를 알 수 있게 만들어 주었기에 아이들에게 큰 도움이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걸리는 시간은 아이들에겐 딱 수면시간만을 보장해줄 수 있는 어마어마한 두께를 자랑하였다.


그리 졸린 눈을 부릅뜨고 엄청난 분량의 술식계산들을 다하고 난 뒤에야, 잠을 잘 수 있었던 아이들.


그리고 이러한 생활은 3주가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중이었다.


“아아. 정말 오로치마루 선생님은 대단해. 어떻게 이리 절묘하게 항아리의 물높이랑 술식서의 문제분량을 조절해 놓은 거지?”

“그게 바로 우리 선생님의 대단한 점이지 뭐. 오늘처럼 딱 우리가 할 수 있는 만큼만 과제를 주신 거잖아?”

“맞아. 다만 문제는 그 양이 우리가 하루종일 굴려야만 겨우 달성할 수 있는 양이라는 게 문제라는 거지.”

“으으. 너무해요. 선생님.”


아이들은 자신들의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스승에 대해 새삼 허를 내둘렸다.


“헛헛헛. 이거 수고들 하는구나. 애들아.”

“어? 촌장님이다.”

“안녕하세요. 촌장님.”


바닥에 쓰러진 채 피곤에 절여있는 아이들을 향해 현 비의 마을 촌장이 웃으며 다가왔다.


“이런, 우리마을 항아리에 물을 채우느라 어린 닌자님들이 다들 녹초가 되어 버렸군.”


부스럭.


피곤에 지친 아이들이 모습에 딱해보였는지, 아이들에게 다가온 비의 마을 촌장은 자신이 가지고 온 봉투에서 바닐라 맛 아이스크림 세 개를 꺼냈다.


“자. 이 아이스크림이라도 먹고 힘내거라. 애들아.”

“어? 아이스크림이다!”

“뭐? 아이스크림?”


벌떡!

벌떡!


촌장님 손에 시원달달한 아이스크림이 들어있는 것을 보고 벌떡 일어나는 아이들.

그리고 누구에게 뺏길세라 쏜살같이 아이스크림을 자기 손에 들고는 곧바로 자신들의 입속으로 쏙 집어넣었다.


“으음, 너무 시원해!”

“고맙습니다. 촌장님.”

“잘 먹을게요!”

“허허. 그래. 그래도 차가운 것을 급하게 먹다간 체할 수 있으니 조심하거라.”


비의 마을 촌장은 천진난만한 세 아이들의 모습에 기꺼운 듯,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촌장에게 아이스크림을 받은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까지 좀 더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아이스크림을 들고 마을 광장 근처 벤치에 앉은 아이들은 곧바로 자기들끼리 웃고 떠드며 재잘거리기 시작하였고, 그런 아이들을 바라보며 비의 마을 촌장 또한 흐뭇한 얼굴로 아이들을 바라보았다.


그렇게 벤치에 앉은 네 사람은 서로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종래에 비의 마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촌장님. 여기는 뭐가 유명해요?”

“음, 이곳 말이니?”


카에데의 물음에 촌장이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바라본다.


“네. 실은 여기에 온지 한 달이 다 되어 가는데 저희들은 비에 마을에 대해서 그리 잘 알지 못해서요.”

“허어 그렇군. 그럼 우리 마을에 대해 뭐부터 말을 해줘야 할까?”


촌장은 자신의 턱을 손가락으로 매만지며 곰곰이 아이들에게 말해줄 이야기를 생각해 보았다.


“아, 그렇지. 다른 곳을 잘 모르겠다만 우리 마을엔 대대로 이어지는 전설이 하나있지.”

“전설이요?


전설이라는 말에 귀를 쫑긋거리며 고개를 돌리는 아이들.

한 달 가까이 다람쥐 쳇바퀴마냥 이어지는 반복훈련에 의해 몸도 마음도 지쳐버린 아이들에겐 이리 촌장이 말해주는 전설이야기는 꽤 흥미로운 소재거리였다.



작가의말

다시 왔습니다.

5월은 너무 바빴어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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