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글을 쓰면서 유난히 뭔가 생각이 많았습니다.
같은 문장을 몇번이고 고쳐썼죠. 그리고 나서 물끄러미 글을 보면서 내 글에게 잔소리를 합니다.
넌 어디로 갈건데 이렇게 말썽이냐고.
근데 고삐 묶인 글은 별로 쓰는 재미가 덜하죠. 쓰는 제가 끝을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놔두면 어디로 갈지 몰라 쫓아가기 바쁘고 잘 가고 있는 녀석을 보면 이게 아닌데 싶은 마음이 드는 걸 보니 아직은 글쓰는게 여전히 손에 둥둥 떠다니는가 봅니다.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쓰고나면 지치는 것 같고.
미쳐서 글을 써봐야 이게 끝이 날 것 같은데 여전히 저는 곁눈질을 잘 하면서 글을 씁니다.
도서관은 글이 가장 잘 써지는 곳이기도 하고 한 눈팔기 가장 쉬운 장소기도 하죠.
오늘은 책을 세권이나 빌렸습니다. 종이책이라 더 좋긴 하네요.
그리고 역사책 한권과 여행기 두권이라 요즘 제 마음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조금씩 읽고 내일을 또 제 글의 주인공과 함께 길을 떠나야하니 일찍 자야 할 것도 같은데 오늘 쓴 건 또 타이핑을 하면서 고쳐야 하고 책도 좀 읽고 자고 싶고.
눈을 뜨면 누군가가 와서 내 머릿속에 둥둥 떠다니는 이야기를 모두 타이핑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합니다. 아니면 샤프를 잡고 끙끙거릴 때마다 옆에 앉아서 이야기를 불러주거나 말이죠.
난 그냥 쓰기만 하면 돼. 생각은 내가 안 해!
좋네요. 이왕이면 좋은 글로 불러주세요.
근데 이게 연참대전 3일차 참가자의 마음이라니
5월이 끝나갈 무렵에는 어떤 마음이 들까 궁금하긴 하네요. 하하.
참고로 전 연참대전을 다른 필명으로 1등으로 마무리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참 젊었다. 체력도 좋지. ’ 밖에 생각안나요.
어떻게 매일 아무 생각없이 있다가 1만 2천자를 썼을까?
역시 글쓰는 건 체력인가 싶기도 하고....글 이야기를 하다가 운동으로 빠지는 푸념을 하면서
저는 다시 글 쓰러갑니다.
제 서재 오신 분들 중에 연참대전 하시는 분 있으면 분량보단 완주에 의의를 두세요.
1등도 좋은데
어쨌든 이 이벤트의 의미는 닥치는대로 어떻게든 쓰게 만들어 주는 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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