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화자(話者) 님의 서재입니다.

무사, 기사 되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퓨전, 대체역사

완결

화자(話者)
작품등록일 :
2018.04.09 10:01
최근연재일 :
2018.10.11 15:10
연재수 :
210 회
조회수 :
1,085,128
추천수 :
23,051
글자수 :
904,559

작성
18.05.01 22:25
조회
5,813
추천
118
글자
16쪽

< #5. 하주(河州) 12 >

DUMMY

[휘유유]


오소리는 휘파람을 불며 경탄했다. 군더더기 없고 빨랐다. 사내는 검을 허공에 휘둘러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저리 흔드는데도 흰옷에 핏방울 하나 안 묻는다. 붙으면 우린 상대도 안 될 거 같아."


뱀눈의 말에 오소리는 조금 전 모습을 되씹어보고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류는 몸에서 전율이 흐르는 걸 느꼈다. 지금까지 저런 실력을 본 적이 없었다. 형이나, 장걸, 아니면 검을 맞대어봤던 모두 강했다. 그리고 지금처럼 강하지만 저리 아름다운 검술은 처음이다. 막쇠에 처음 검을 배웠을 때 그때의 희열이다. 저 사람은 지금까지 봐온 이들 중에 가장 강자다.


'아···. 호저는 빼자. 그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저승사자였어.'


검을 검집에 넣은 백련이 말에서 내리는 걸 계속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죽은 용병들을 잠시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 두 손을 합장했다. 후회하지는 않으나 자신에게 죄가 있다는 걸 아는 표정이다.


곧이어 그는 손을 들어 누군가에게 신호하듯 머리 위에서 빙글빙글 돌렸다. 그러자, 백련이 나타났던 계곡 입구 그늘 쪽에서 몇 명이 나타났다. 모두 백련처럼 하얀 두건을 썼지만 입은 옷은 모두 농민들의 옷이었다. 아마도 그를 추종하는 마을 사람들인듯했다.


"얘기해봅시다. 어차피 만날 계획이었으니 말입니다."


말이 끝나자마자 계곡 밑으로 말을 몰아 내려가기 시작했다. 뒤에선 뱀눈과 오소리가 소리쳐 류를 멈추려 했지만 쏜살같이 내려가 버리는 류를 멈출 수 없었다.


"젠장! 겁도 없어!"


둘은 이 뒷생각 없는 도련님에게 탈이라도 난다면 앞으로 고단해질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따라 내려갈 수밖에······. 좌승상의 경호 대장이 지그시 한 말이 기억났으니 말이다.


'내 은인이다. 잘 모셔라. 잘못되면······. 그냥···. 어휴···. 아니다. 어쨌든 알아들었지?'


아니 말이 아니라, 핏줄이 곤두선 커다란 주먹이 생각났을 뿐이다. 오소리와 뱀눈의 얼굴을 가릴 정도의 커다란 주먹 말이다.





***




"이봐요! 백련산!"


백련은 계곡 위에서 내려오는 류와 일행을 보고도 그리 놀라지 않는 표정이었다. 다만 짐을 옮기던 다른 백련산들만 놀라 어찌할 줄 몰랐을 뿐. 하지만 셋뿐이라는 걸 안 이후, 그들은 하던 일을 다시 하기 시작했다. 백련은 자신의 말에 다시 올라타 류 일행을 마주보고 섰다.


'기분 나쁘군. 우리 셋은 저 녀석한테 안된다는 거냐?'


류는 백련의 앞에 섰다. 뭐라 말해야 할지 머리에서 엉클어져 만들어지지 않는다. 글쎄다. 싸움은 피해야 하고, 같이 손을 잡을 계기를 만들어야 하는데 뭐라 해야 한단 말인가?

다행히도 백련이 입을 열어 대화를 시작해줬다. 별 시답지 않은 반응이기는 했지만 말이다.


"불렀으면 얘기해라."


"당신이 그 백련산의 수장인 백련이라는 자인가?"


"맞다."


어느새 뱀눈은 류의 오른편 뒤에서 활에 시위를 당기고 있었고, 왼편 뒤에는 오소리가 단검 두 자루를 빼 든 채 자세를 굽히고 있었다. 백련은 그들이 잔뜩 긴장해 있는걸 보며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당신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 이리저리 찾아다녔다. 그러니···."


"어눌한 말투···. 외지···. 아니면 다른 지역? 아니. 다른 나라 사람이군. 그래. 알겠어.“


”뭘 알겠다는 거요?“


마음속을 뚫어보는 듯 깊은 눈동자가 류를 훑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새로 고려인이 방어사로 왔다고 하더군. 넌 그 일족이거나 따라온 수하가 맞겠지. 그래, 방어사의 의중이 뭐더냐? 머리를 조아리고 투항하면 살린다 하더냐?“


벌써 간파한 듯한 말투다. 말을 뱉으며 검 손잡이에 살며시 손가락 끝을 얹는다. 답에 따라 베겠다는 생각이 보인다.


”그동안 잘못된 일이 있으면 바로 잡겠다는 게 방어사의 의중이시다. 그러려면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아시고 싶다는 게 그분의 생각이고, 백련산이라는 존재가 백성들에게 사랑을 받는다면 그 또한 옳은 일을 하신다 생각하시지.“


류도 백련처럼 손잡이에 손가락을 가져다 댔다. 뒤돌아보지 않아도 뱀눈과 오소리도 한껏 긴장한 게 느껴진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곡식을 나르던 백련산 사람들도 잠시 멈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래, 대화하자. 그거군. 하지만 지금 이렇게 길에 서서 얘기하기는 힘들겠어. 고람 녀석이 병사를 보내올 거야.“


백련이 손가락을 뗐다. 그걸 본 오소리가 나직이 한숨을 뱉는 게 들렸다. 그걸 본 백련산 사람들은 다시 곡식을 짊어진다.


”그러면 시간과 장소를 정해주면 자리를 만들지.“


류의 말에 백련은 씨익 웃는다. 함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일 수도 있겠지만 진정을 담아 말했는데 반응이 시큰둥해 부아가 치밀었다.


”아니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말을 해봐. 받아줄게······.“


류의 말에 백련은 안장에 달린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검은 두건을 던져주었다. 날아온 두건을 보니 두건이 아니라 커다란 주머니 같은 모양이었다. 백련은 웃으며 머리에 쓰고 끈을 당겨 조이라는 시늉을 했다. 겁이 나면 관두고 서로 갈 길 가자며 말이다.


”난 안 써요. 절대 안 써요. 대장. 난 어두운 곳을 싫어하기 때문에 절대 싫어요.“


뱀눈이 투덜댄다. 오소리도 미심쩍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류가 먼저 쓰고 가만히 있자, 욕을 하며 쓸 수밖에 없었다.

그들이 탄 말 고삐를 사람들이 다가와 말을 끌자 이들은 천천히 어디론가 이끌려 가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을 끌려가지만, 류는 살며시 말의 갈기를 만지며 말의 목뼈를 만지작거렸다.


‘분명 머리가 이끌리는 대로 방향이 움직이니 조금 전은 오른쪽이다. 말의 발걸음으로 육백 보 와서 돌았으니······.’


류는 이렇게 마음속으로 가는 방향을 어림짐작하고 있었다. 알기만 하면 나중에 병사를 잔뜩 풀어 근거지를 알아낼 방법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과 손을 잡고 잘 풀어가기만 싸울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이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


이리 마음먹을 적에 지금 가늠했던 방법이 터버렸다는 걸 알았다. 말을 세우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스무 바퀴를 돌리더니 다시 끌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렇게 제자리 돌기는 두건이 벗겨질 때까지 다섯 번이나 더 있었다.



***


새들의 지저귐이 사라졌다. 검은 두건 안이었지만 어두워지는 것도 느껴졌다. 몸이 사늘해지며 축축한 느낌이 들었다.


여긴 어딜까?


두건이 벗겨지자, 거대한 동굴 안 평지였다. 천장에는 커다란 구멍이 뚫려있어 햇빛이 들어오니 그리 어둡지도 않았다. 안에는 곳곳에 나무집들이 있었고, 지금 짓고 있는 것도 꽤 많았다. 그리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일하던 이들은 모두 백련을 보고는 손을 흔들었다. 백련은 아까와 달리 푸근한 표정으로 그들을 보고 눈인사를 한다. 말은 하지 않지만, 그는 사랑받고 있었다.


”아저씨!“


꼬마 아이가 하나 달려와 백련에게 안겨버린다. 그는 아이를 들어 빙글빙글 돌리다 내려놓았다.


”오늘은 안 놀아? 아이들 데려올게.“


”이거 어쩌지. 오늘은 이 아저씨가 할 일이 있어서 말이야. 그 대신 내일 에 갑절로 놀자꾸나.“


아이는 백련의 첫마디에 실망하다가 뒷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친구들을 찾아 달려갔다. 멀리서 또래 애들과 이리저리 얘기를 나누며 팔짝 뛰는 걸 보아 내일을 기대하며 좋아하는 게 분명했다.


”두리번대지 말고, 내 집으로 가세. 저기 위에 지어놓은 집이니 말이야.“


뱀눈과 오소리가 따라붙으려 했지만, 류는 기다리라 했다. 혼자 백련의 뒤를 따랐다. 백련의 집은 낡디낡은 초가였다. 사람들이 사는 집들보다 훨씬 조촐했다. 심지어 방도 커다랗기만 할 뿐 하나였다.


가재도구도 하나 없이 흔히 말하는 수도자의 삶을 사는 듯했다.


”앉으시게“


백련은 이제야 얘기를 해보자며 앉으라 권했다. 류는 마주 앉아 이야기를 시작했다.



***



”둘러보니 싸울 사람들이 없습니다. 다들 어디로 내보낸 건가요?“


넌지시 다른 말로 화제를 시작해보려 말을 꺼냈다. 사실 이 동굴 안에 사람들이 적지는 않으나 관병과 싸우기에는 적당한 사내들이 보이지 않았다. 몇 있지만, 그들은 모두 순박해 보였고 얼굴에 살기를 띨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집을 지으며 좋아하는 표정이 그냥 그런 사람들이었다.


”눈썰미가 좋군요. 몇 사람 되지도 않고 다들 사냥에 나갔죠. 가끔 고기라도 먹여야 아이들이 튼튼하게 큰답니다.“


”그래도 아까 같은 습격을 혼자 하는 건 무리 아닌가요?“


”글쎄요. 지금까지는 짐 나를 분들 빼놓고는 언제나 혼자 하던 짓이라서 말입니다.“


백련의 말에 류는 적잖이 당황했다. 수는 적어도 솜씨 있는 무사가 몇에 무기를 든 일꾼도 여럿 있을 텐데 언제나 혼자서 해치웠다고 한다. 덤덤히 얘기하는 백련의 말에 말문이 막혔을 때 그는 화로에 걸쳐놓은 냄비에서 물을 받아 천천히 차를 타기 시작했다.


”별거 아니지만 드시죠. 뭐 고관대작들처럼 좋은 차는 아닙니다. 이리저리 산을 타다 좋은 풀이 있으면 이리 가져다 말려 찻잎을 만들죠.“


백련이 눈으로 가르치자 천장 한구석에 줄로 매달린 풀잎들이 보였다. 무슨 차인지는 모르나 향긋한 냄새가 코를 찔러 한 모금 마셨다. 입안에 향취가 그윽이 차오르더니 이내 입안이 개운해진다.


”이제, 방어사의 얘기를 들어보죠. 아까 하시려는 얘기는 백성들을 위해주겠다 그겁니까? 앞으로는 토호나 관리들의 행패에서 백성들을 지켜주겠다 그겁니까?“


백련은 눈을 감고 향취에 취한 채 흥얼거리듯 말을 한다. 류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듯 무방비한 자세였다. 지금이라면 누구도 이 사람을 벨 수 있을 것이다. 참 이상한 사내다.


”네, 그렇습니다. 방어사는 제 형님입니다. 술도 좋아하고, 예쁜 여자도 좋아하고 머리 아픈 일은 싫어합니다. 그런데······. 남을 괴롭히는 것도 싫어합니다. 아······. 예외는 있군요. 나쁜 사람들 괴롭히는 건 좋다고 하더이다.“


”재미있는 분이군요. 저도 이번 태수가 요상한 분이라는 얘기는 넌지시 들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믿지 못하겠습니다.“


류는 얘기했다. 처음 들어설 때 겪었던 마을의 얘기를······. 그리고 바로잡으려 애쓰던 형제의 노력을 말이다. 고람의 행패를 고발할 사람이 없다는 게 더 나아가지 못하는 이유라는 것을 말이다.


”쉽지 않은 인간이지요.“


백련은 다 마신 찻잔에 다시 차를 부으며 침통한 말투로 얘기를 계속했다.


”고람이라는 자의 가문은 이곳에서 몇 대나 이어지면서 세를 떨쳤습니다. 아마 그의 할아버지 대쯤부터는 대들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입 모아 얘기합니다. 그 고 씨 중 고람이 가장 못됐고, 가장 철저하다고요······. 멋모르는 몇 명이 죄를 고발하려다 실패한 이후에 더욱 어려워졌습니다.“


이 말을 하는 백련의 얼굴에 슬픔이 흐른다. 무언가가 있구나. 류는 그의 표정이 살짝 바뀌는 걸 보고 캐물을 생각을 굳혔다.


”그 멋모르는 몇 명 중에 아는 사람이 있었던가요?“


류의 말에 백련은 당황해하기 시작했다. 류가 모든 걸 알려달라며 두 손을 잡고 애원하자 조심스레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제 아버지가 계셨죠. 아버님의 성함은 마찬영이라는 분이셨습니다. 고람만큼 부자는 아니셨지만 나름 부농이기는 하셨습니다. 저희 마씨 가문이 이곳에 터를 잡은 건 고 씨네와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오래되었답니다.“


천천히 백련은 이야기했다. 고람과의 악연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말이다. 백련의 아버지는 외동아들이 관직에 나갔으면 하는 마음에 어릴 때부터 공부를 시켰다고 한다. 하지만 글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 무과로 출세시키고자 여기저기서 무술 사범을 구해다 무예를 가르쳤다고 했다.


‘겸손한 척하지만 글도 뛰어난 사람이다. 구석에 잘 정리된 서책과 펼쳐진 종이에 쓰인 글자도 모두 명필이니 문에도 어느 정도 수양이 있는 게 분명하다.’


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백련은 자신이 결국 무과에 들어 조그만 벼슬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치안관이라는 벼슬로 태수의 밑에서 죄인들을 잡아 들이는 일을 맡게 되었다고 말이다.


”임지를 배정받을 때 고향으로 배정받게 되었던 게 너무 좋았습니다. 험지이고 오지라 사람이 없었던 것도 있었겠지만 말입니다.“


그럼 백련이라는 이 사내는 관리였단 말인가? 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백련의 말에 계속 귀 기울였다.


”돌아온 고향은 떠날 때와 많이 달라져 있더군요. 이리저리 송사에 시달린 아버지는 몸져누웠고 재산은 거의 다 날아가 있었습니다. 고람의 사주를 받아 나쁜 녀석들이 술수를 부렸더군요. 고람의 고리대에 고생하던 농민들에게 이자 없이 돈이나 쌀을 줬던 게 눈 밖에 났던 이유라 하더군요.“


할 말이 없었다. 금의환향해 성공한 모습에 기뻐할 아비는 누웠고 집안은 가세가 기울었다. 그리고 이어진 백련의 말에 더 할 말을 잃었다.


”그때 방어사는 고람에 완전히 넘어가 있었죠.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정도로 말입니다. 저의 아버지가 방어사의 폭정을 조정에 상소하려 한다고 거짓을 꾸몄는데 그걸 믿더군요. 그리고 저보고 아비를 포박해 관아로 끌어오라 했습니다. 네 놈도 못 믿겠다고요. 하는 걸 봐서 믿을 테니 믿게 해보라면서 말입니다.“


”어찌 그런 일이······.“


”아비는 이 못난 아들의 관직 길이 막히는 게 두려웠나 봅니다. 관아로 가겠다는 아비를 겨우 말렸습니다. 그 날, 전 벼슬을 버리고 제 말에 늙은 아비를 태우고 도망을 쳤지요.“


류는 가슴이 찢어지게 아팠다. 백련이 담담하게 얘기를 하면 할수록 더 마음이 아파졌다.


”그리고 이 동굴 속에 낡은 초가 하나를 지어 아비를 모셨죠······. 얼마 사시지 못했습니다.“




***



”그래, 그러면 어찌 서로 도움이 되겠다고 하더냐?“


”증언할 사람을 구해보겠다고 합니다. 그리고 벼슬을 버리고 도망칠 때 고람과 방어사가 받은 뇌물을 적어놓은 장부를 훔쳤다고 합니다. 그게 큰 증거가 될 거라 하더군요.“


겸이의 물음에 류가 있었던 일을 하나씩 얘기했다. 겸이는 류의 말에 솔깃한 표정이었다. 곁에 있던 야율모가 이전 사건 기록들을 뒤져 마씨가문에 연관된 일들을 찾아왔다.


이리저리 덧칠된 데다가 공정하게 적혀있어야 할 죄명이나 변론들에 터무니없는 내용이 많은 게 분명 문제가 있는 재판이었던 듯했다.


”뭐. 이건 누가 조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요.“


야율모도 그리 말하니 겸이는 눈을 감고 잠시 고민하다가 결정해버렸다.


”그럼 손을 잡자. 그걸 넘기기만 하면 우리가 뒷감당해준다고 말이야. 그렇게 얘기를 하고 받자. 그리고 고람 녀석의 죄상만 잘 정리하면 어떻게든 힘을 써서 복권해준다고 하자. 어때?“


”그···. 그런데, 형···. 백련이 자신은 모든 패를 가보였다며 자신은 아직 우리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더군요.“


”어쩌란 말이야? 그러면?“


”자신의 산채로 와달래. 형과 얘기를 나눠봐야 믿을 사람인지 알겠다며 말이야.


류의 말에 겸이는 대수롭지 않게 고개를 끄덕였지만, 야율모가 말리고 나섰다.


“그 녀석이 감히, 방어사를······. 오라 가라 한답니까? 그건 안됩니다. 정 안되면 어디 중간에 장소를 정해서 만나는 게······.”


“괜찮아. 뭐, 나도 무장을 하고 가지. 그리고 이젠 야초오에도 알려서 청랑대로 몰래 따라와라 할 거야. 아···. 훈련은 어때? 잘 됐지? 게네들 이제는 쓸만한가?”


“뭐, 이제는 일취월장이라고 하지만 그전이 너무 기본 없는 녀석들이라서요.”


야율모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뾰로통해 있지만, 겸이는 너털웃음을 지으며 걱정하지 말라 어깨를 두들겼다.


“얼마나 긴장되겠어? 그럴 땐 좀 받아줘야지. 그래 류야! 어디서 만나기로 했니?”


내일 고람을 잡아 들이고, 백련을 만나기로 했다. 겸이는 내일 조회시간에 불쑥 나타난 자기를 보면 고람이 어떤 표정을 지을까 생각만 해도 좋은 표정이었다.


‘개 썩은 표정이겠지. 크’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사, 기사 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64 < #6. 검귀(劍鬼) 6 > +10 18.05.08 5,403 122 15쪽
63 < #6. 검귀(劍鬼) 5 > +12 18.05.08 5,471 123 12쪽
62 < #6. 검귀(劍鬼) 4 > +19 18.05.07 5,528 127 12쪽
61 < #6. 검귀(劍鬼) 3 > +9 18.05.07 5,527 119 12쪽
60 < #6. 검귀(劍鬼) 2-2 > +10 18.05.06 5,580 117 7쪽
59 < #6. 검귀(劍鬼) 2-1 > +8 18.05.06 5,629 123 8쪽
58 < #6. 검귀(劍鬼) 1-2 > +13 18.05.05 5,812 123 8쪽
57 < #6. 검귀(劍鬼) 1-1 > +8 18.05.05 6,262 117 7쪽
56 < #5. 하주(河州) 15-2 > +13 18.05.04 5,689 118 9쪽
55 < #5. 하주(河州) 15-1 > +16 18.05.04 5,453 117 8쪽
54 < #5. 하주(河州) 14-2 > +14 18.05.03 5,342 127 7쪽
53 < #5. 하주(河州) 14-1 > +16 18.05.03 5,437 121 7쪽
52 < #5. 하주(河州) 13-2 > +10 18.05.02 5,393 116 8쪽
51 < #5. 하주(河州) 13-1 > +4 18.05.02 5,523 111 8쪽
» < #5. 하주(河州) 12 > +7 18.05.01 5,814 118 16쪽
49 < #5. 하주(河州) 11 > +2 18.05.01 5,914 123 14쪽
48 < #5. 하주(河州) 10-2 > +4 18.04.30 5,757 128 8쪽
47 < #5. 하주(河州) 10-1 > +7 18.04.30 5,868 126 8쪽
46 < #5. 하주(河州) 9 > +5 18.04.29 6,202 124 16쪽
45 < #5. 하주(河州) 8 > +6 18.04.29 6,450 132 16쪽
44 < #5. 하주(河州) 7-2 > +11 18.04.28 6,128 129 8쪽
43 < #5. 하주(河州) 7-1 > +4 18.04.28 6,281 135 8쪽
42 < #5. 하주(河州) 6 > +13 18.04.27 6,724 143 13쪽
41 < #5. 하주(河州) 5 > +6 18.04.27 6,542 132 12쪽
40 < #5. 하주(河州) 4 > +5 18.04.26 6,750 145 15쪽
39 < #5. 하주(河州) 3 > +9 18.04.26 6,983 155 12쪽
38 < #5. 하주(河州) 2 > +5 18.04.25 6,928 148 13쪽
37 < #5. 하주(河州) 1 > +13 18.04.25 7,186 165 12쪽
36 < #4. 태평루 9 > +13 18.04.24 6,919 156 13쪽
35 < #4. 태평루 8 > +7 18.04.24 6,998 148 1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