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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루이야기] 역근경. 당나라 정관 2년 3월 3일 이정은 서문을 쓰다.

 역근경  서문

 당나라 정관 2년 3월 3일 이정은 서문을 쓰다.  


 

후의 효명제 태화 연간에 달마대사가 양나라로부터 위나라에 가서 숭산의 소림사에서 벽을 마주 대하고 참선하였다.

 하루는 달마대사가 제자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각각 아는 바를 말하여 내가 너희들의 참선 수행 정도를 알 수 있게 하여라."

제자들이 각각 수도 상태를 말하자, 달마대사는,

"아무개는 나의 가죽을 얻었고, 아무개는 나의 살을 얻었고, 아무개는 나의 뼈를 얻었구나."

하였고, 오직 혜가에게만,

"너는 나의 골수를 얻었다......"

라고 깊이 있게 말하였다. 후세 사람들은 이 말을 느긋하게 해석하여, 도를 깨쳐 들어가는 정도의 얕고 깊음을 말한 것으로 여길뿐, 실제로 지적한 바가 있고 한만스럽게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

 달마대사는 9년 만에 참선공부를 마쳤다. 그리고 뒤에 작고하자 웅이산에 장사지냈다. 그런데 달마대사는 신 한 짝만 남겨둔채 어디론가 가버렸다. 뒤에 달마대사가 벽을 마주 대하고 참선하던 곳이 비바람에 무너졌는데, 소림사의 승려들이 그 곳을 보수하다가 쇠로 된 궤 하나를 발견하였다. 그 궤는 굳게 봉함되지 않은 채 뚜껑이 닫힌 언저리가 있었으나 백방으로 열어도 열리지 않았다.

 한 승려가 '이것은 필시 아교를 굳게 발랐기 때문이리라.' 퍼뜩 깨닫고, 곧 불을 쪼이니 궤가 드디어 열렸는데, 녹인 밀을 잔뜩 쏟아 부어서 네 귀가 콱 달라 붙었기 때문이었다. 그 궤 속에 저장된 두 권의 경을 취득하였는데, 하나는 , <세수경>이고, 다른 하나는 <역근경>이었다.

 <세수경>이란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한다.

사람이 태어날 때 애욕에 느끼어 일단 형체를 가진 몸으로 땅에 떨어지면 모두 더러운 것에 물들게 되니, 불교의 진리를 닦으려고 하나 걸핏하면 진여를 가리기 마련이다. 그러니 오장과 육부와 사지와 백해를 반드시 먼저 일일이 다 씻어서 맑고 깨끗함이 완전히 드러나게 해야만 바야흐로 수도하여 불지의 경지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이 <세수경>을 거치지 않으면 수도할 터전이 없게 되니, 이 불지의 경지가 있지 못할 것이다. 여기까지 읽어본 연후에야 아까 이른바, '골수를 얻었다.' 한 것은 비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역근경>이란 것은 다음과 같은 것을 말한다.

수골의 밖, 피육의 안은 힘줄이 전신에 뒤얽혀서 혈기를 통행하게 하지 않는 곳이 없다. 무릇 후천에 속한 것은 모두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이나, 거짓을 빌어 참을 닦는다면 도움이 되는 바가 아니니, 금방 무너짐을 볼 것이다. 범상한 일로 보아버리면 어찌 지극한 경지에 이를 수 있겠는가.  이 <역근경>을 놓아두고 실천하지 않으면 수도할 힘이 없으니, 이 불지의 경지가 있지 못할 것이다. 여기까지 읽어본 후에야 아까 이른바, '가죽이니 살이니 뼈니' 한 것은 비유가 아니고 또한 한만스럽게 한 말도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수경>은 의발과 함께 혜가에게 넘어가 비전이 되었으므로 후세에서 보는 사람이 드물고, 오직 <역근경>만은 소림사에 남아 있어 달마대사의 덕을 길이 전하게 하였다. 다만 이 <역근경>의 글자들이 모두 인도의 글이어서 소림사의 승려들이 해석할 수 없었다. 그 사이 열에 한둘 정도를 해석한 것에도 지인의 구전밀비는 담겨 있지 않았다. 그래서 각각 자신들 생각을 가지고 멋대로 해석하여 익히니, 마침내 지름길로 달리고 지엽으로 떨어져 결국 부처를 이룰 수 있는 진정한 법문을 잃고 말았다. 지금 소림사의 승려들이 겨우 무예를 가지고 전국을 압도하고 있으니, 이것은 바로 이 <역근경>의 일부분을 얻은 것이다.

 여러 승려 중에 한 승려가 월등한 생각을 가지고 '이것은 달마대사가 남겨 둔 성경인데 어찌 작은 기예만 담겨 있을 뿐이겠는가. 지금 번역할 수 없으나 당연히 번역할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고 여긴 끝에 <역근경>을 가지고 멀리 가서 산악지대를 두루 돌아다녔다.

 하루는 촉땅에 닿아 아미산에 올라가서 서축의 성승인 발라밀제를 만났다. 이 <역근경>에 대해 언급하고 아울러 이 곳에 오게 된 이유를 말하였더니, 성승이,

 "불조의 심전은 이 <역근경>에 기초를 둡니다. 그러나 경(불경)의 글은 번역할 수가 없으니, 부처의 말씀이 심오한 때문인지요. 경의 뜻은 번역할 수 있으니, 보통사람이나 성인이나 다 알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하고 이에 일일이 지시하고 진술하여 그 뜻을 자세히 번역하였다. 성승은 또 찾아온 그 승려를 아미산에 붙잡아 앉히고 지도하여 수도를 시켰다. 그러자 그 승려는 백일만에 정신이 집중되고, 그 다음 백일만에 기가 몸에 충만해지고, 그 다음 백일만에 정신과 기가 고도로 단련되어 이른바 금강석 같이 견고한 체력을 얻었고, 계속 수양하여 불지의 경지에 들어갔으니, '<역근경>에 기초를 둔다.'는 말을 믿겠다.

 그 승려는 뜻이 견고하여 속세에 내려오지 않고 곧 성승을 따라 바다와 산악을 돌아다녔는데, 그가 간 곳을 알지 못하였다.  그 뒤에 서홍객이란 사람이 그 승려를 해외에서 만나 그 비법을 얻어서 규염객에게 전수하고 규염객은 다시 나에게 전수하였다.

 내가 그 비법을 받아 시험해 보니 기특하게 맞았다. 그 말이 참되고 헛되지 않음을 비로소

믿었다. 그러나 세수의 비법을 얻어 부처의 경지를 보지 못한 것이 애석하고, 또 뜻이 견고하지 못하여 그 승려가 속세에 내려오지 않은 것처럼 하지 못한 것이 애석하다. 이에 겨우 육화진의 잗다란 기예를 빌어 전공을 세우는 것으로 끝났으니, 부끄럽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이 경의 오묘한 뜻은 세상이 듣지 못할 바이다. 삼가 그 이유를 서문으로 써서 전말을 알게 하니, 학자들은 힘써 부처가 되기를 기하고, 절대 구구한 인간의 사업을 하기를 요망하지 말기를 바란다. 만일 부처를 이룬다면 달마대사가 경을 남겨 둔 뜻을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만일 용맹으로 이름을 내겠다면 옛날 힘으로 알려진 자가 수없이 많았으니, 어찌 족히 기록하랴.

 

 *이정-당나라 사람으로 약사.사서와 병법에 능하였으며 병서인 이위공병법의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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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 001. Personacon 고명윤

    12.11.30 19:26

    정확한 출처를 확인하지 못한 글입니다. 혹시 아시는 분은 가르쳐주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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