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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일상다반사] 中道而廢.

冉求曰 非不說子之道, 力不足也.

子曰 力不足者, 中道而廢.今女畵.

 

茶山선생께서 이 中道而廢라는 글을 해석하기를, ‘此是至死不已之至言。其言惻怛激烈’이라 했다.

덧붙여 말하기를.

“내가 말한 길은, 걸어가는 데 다른 이유가 없다. 단지 그 길이 좋기 때문이다. 이 길을 걸어가는 것이 인간의 고양된 삶에 대한 충만한 의미를 누리는 것이기 때문일 뿐이다. 내가 이 길을 어디까지 걸어갈 수 있는지는 문제가 아니다. 그저 걷다가 더 이상 걸을 힘이 없으면 쓰러질 뿐이다. 쓰러져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면 힘이 부족한 것도, 힘이 다한 것도 아니다.

 

글을 쓰다보면 가끔 짜증나고 실망하여 때려치우고 싶은 때가 있다. 그럴 때는 물론 며칠 손을 내려놓고 쉬며 열을 식힌다. 그리고 논어의 한 구절, ‘知之者不如好之者 好之者不如樂之者’를 떠올리며 위안삼는다.

정말 즐거운 일이라면.

힘이 없어 쓰러진들, 그 또한 즐겁지 않겠는가.

*마음만 그렇습니다. 현실은…….


댓글 3

  • 001. Personacon 현설

    13.09.14 23:40

    윗 글을 읽자마자 바로 두 종류의 생각이 떠오르더군요.

    하나는, '조선상고사'쓰신 신채호 선생님. 정말 中道而廢에 딱 맞다고 생각되네요. 감옥에서 목숨이 붙어 있을 때까지 쓰셨잖아요. 그래서 미완. 가슴이 먹먹. 지금 중국 사람들이 조작 많이 해서 그때만큼 그나마 정직한 사료찾기 힘들텐데.

    다른 하나는 바이킹과 북유럽신화요.(전적으로 제 주관적인 생각) "전사들은 용감하게 싸우다 죽으면 오딘 옆으로 간다는 말"이 중도이폐보다는 훨씬 즐거워 보여서요.

    글쟁이들이 즐겁게 글 쓰다 다이하면 다음 생에선 돈 많고 꽃 같은 미녀(or 미남)와 함께 알콩달콩 산다~~
    (로그 아웃하고 튈려고 보니 아직 시간이 ...)

  • 002. Lv.1 [탈퇴계정]

    13.10.02 16:39

    다산선생은 '多産'이 호에 더 어울릴 정도로 정말 많은 저서와 글을 남기셔서
    후에 남은 우리들에게 좋은 귀감이 되신 것 같습니다...

  • 003. Lv.89 발로쓴다

    14.04.11 12:46

    좋은글은 다른사람도 읽을수있게 표시좀 ㅋ

    - 아들아 넌 제사지낼때 축문을 운율있게 읽는건 대단하다, 뜻은 알고 있니-

    -모릅니다, 뜻은 몰라도 한자로 읽어니까 폼나지 않습니까-

    -에라이 무식한 자슥아, 뜻을 모른다면 그냥 한글로 뜻풀이 한것을 읽는게 맞구나-

    -네 죄송합니다 아부지-

    -어휴 공부는 죽어라 안하더니 뜻도 모르면서 어떻게 운율있게 읽는지 그것만 신기하다-

    -처음에는 아무리해도 초딩 책읽는것처럼 운율이 폼나게 살아나지 않더니 어느날인가
    조상님을 생각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읽었더니 그때부터 축문운율이 폼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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