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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ke 님의 서재입니다.

30대 시간정지헌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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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여적™
작품등록일 :
2024.05.14 02:19
최근연재일 :
2024.06.09 12:1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4,689
추천수 :
284
글자수 :
115,733

작성
24.05.14 02:23
조회
978
추천
18
글자
6쪽

2화

DUMMY



ㆍㆍㆍ


악몽의 내용은 항상 달랐다.

악몽이라고 한 이유는 그도 현실이 뭔지는 알기 때문이었다.

차라리 복권 당첨되는 꿈이라도 꾸던가.

쪽팔려서 말도 못할 지경이다.

한준형은 오늘도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 물 한 컵을 마시기 위해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냈다.

물을 줄줄 따르며 그는 멍한 얼굴로 한달 째 지속되는 고통에 신음을 흘렸다.

언제까지 지랄인 건지.

알게 모르게 정신적 충격이라도 있었던 건지.

한준형은 한숨을 쉬었다.

전 여친이 다른 남자 찾아갈 때도 이 정도는 아닌 것 같았는데.

소꿉친구가 유명한 헌터라던가.

뭐 그런 거 있지 않은가.


‘.....’


한준형은 넘치는 물컵을 잡으려고 했다. 그리고 물컵을 놓쳤다.

공중에 날아가는 물컵.

그는 그걸 잡으려고 했지만 잡을 수 없었다.

이윽고 발을 삐끗해서 넘어졌다.


욕이 절로 올라왔다.

불이라도 켜고 물을 마시는 건데 후회가 뒤늦게 올라왔다.

어제 깔아놓은 걸레가 문제였다.

한준형은 신음을 흘리며 의자를 잡고 일어섰다.

그리고 눈을 부빌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멈췄다.


물컵은 공중에 떠 있었고 물도 그러했다.


‘아직 꿈인가?’


언제나 꿈은 같았다.

한준형은 최상층의 수많은 랭커들과 자웅을 겨루었고 그는 그들을 농락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꿈은 꿔본 적이 없었다.

한준형이 볼을 꼬집었다.

아팠다.

일단 이게 뭘까?

그는 본능적으로 시계를 바라봤다.

전자시계는 정전이라도 난 듯이 한 숫자에서 넘어가질 않았다.

시계가 멈췄다.

스마트폰을 열었다.

스마트폰도 멈춰있었다.

그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어쩌면 정말로 시간을 정지시킨 것일수도 있었다.

컵을 들고 컵을 뺐더니 물만 덩그러니 그림처럼 허공에 남았다.

컵을 이리저리 돌려보다가 다시 허공에 놨더니 허공에 멈췄다.


‘미친.’


한준형은 헐레벌떡 밖을 향해 내다봤다. 그의 3층 자취방은 도로 옆이라 차들이 항상 다녔다.

새벽이라도 지나다니는 운송 차량은 꼭 한둘 있었다.

그리고 확신했다.

차가 멈춰있었고 남자 한 명이 걷는 채로 정지해있었다.


‘정지했다.’


한준형은 제자리로 돌아와서 침을 삼켰다.

어떻게 돌리지?

어떻게 해야 하지?

꿈속에서 어떻게 했더라?


삐이-

시계는 다시 돌아가고 냉장고의 전자기기 소리, 공중에 있던 물이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 온갖 것이 휘감겨서 한준형에게 쏟아졌다.


한준형은 침대에 털썩 앉았다.


갑작스러운 피로감.

긴장감.

심장은 흥분이지 뭔지 쿵쾅거리고.


손이 덜덜 떨렸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열었다.

멈췄던 시간이 다시 흘러가고 있었다.


[각성하셨습니다.]

[한준형]

[시간 정지]

[레벨 1]

[근력 3]

[민첩 3]

ㆍㆍㆍ


낯선 정보가 눈앞에 나타났다.

각성자만 보인다는 각성 정보.

인류에게 탑이란 존재가 등장하고부터 생겼던 이상 현상이 한준형에게 일어난 것이다.

한준형은 각성자가 됐다.


“각...성 했다고?”


오후가 다가도록 한준형은 멍한 상태였다.

일단 한 가지는 알았다.

시간 정지한 후에 피곤함이 장난이 아니었다.

둘째 이게 가지게 되는 부작용이 뭔질 알 수가 없었다.

언제까지 시간을 멈출 수 있는지? 그것도 몰랐다.


“어쨌든 이걸 가지고 뭔가 해보자.”


한준형은 현재 빚쟁이였다.

그의 통장에 찍힌 거액의 마이너스 금액.

이자도 쌔고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루하루가 돈이 밀리는 상황이었다.

마음을 먹자 그는 능력을 시험해보기로 했다.

다시 원점.

그는 공원에 가서 테니스 볼을 던졌다.

높이 하늘로 솟는 테니스 볼.

그리고 테니스 볼이 제자리로 떨어졌다.


‘뭐였지?’


컵과 비슷한 원리인 것 같은데 이번엔 잘 안됐다.

한준형은 다시 볼을 위로 던졌다.

하늘 위로 솟은 볼.

한준형은 그 볼을 정지시키려고 했다.

안됐다.

다시 한번 더.

다시 한번 더.


‘내가 정신이 이상해졌나?’


누가 보면 이상하게 볼만도 했다.

공중위로 던졌다가 다시 볼을 잡아서 다시 공중위로 던지는 사람이라니.

그보다 한준형은 자신이 헛것을 본 게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각성자 한준형]

[시간 정지]

[근력 3]

[민첩 3]

ㆍㆍㆍ


그의 스탯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한준형은 자신이 능력을 가졌다는 것을 확신했다.

혹시 몰라 오후에 조사해본 각성자의 정보. 자신의 정보를 스스로는 볼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번 더 읽었다.


그렇기에 각성자는 자신이 각성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정식으로 허가를 받기 위해선 정부의 공인 시험을 통과해야 했지만.

따로 정확히 각성자의 정보를 조사하는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많은 자들이 탑의 하위층부터 자신의 명성을 올리고, 증언들을 확보하여 정보에 공인하는 시스템이었다.


많은 각성자들이 정보가 공개되어 있는 자도 있지만 비공개로 되어 있는 자도 많은 건 이런 연유였다.


한준형은 침착하게 다시 공을 위로 던졌다.

떨어지기까지는 찰나.

그 찰나에 시간을 멈춰야 한다는 것은.


그리고 공이 멈췄다.


머리 두 마디 위에서 멈춘 공.

그리고 한준형은 다시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한적한 공터에서 뛰어노는 아이들, 그리고 새, 그리고 조깅 하는 할아버지. 지나가는 차량.

모두가 멈춰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힘겹다는 생각이 들었고 한준형은 시간 정지를 풀었다.

공은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숨을 몰아쉬며 한 가지 이유를 깨달았다.


멈춰야 되는 게 많으면 힘이 든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51 magran
    작성일
    24.05.26 19:48
    No. 1

    멈추는 게 본인 인식 범위인 건가? 계산 방식 설정이 너무 안일한듯
    보통 시간 정지는 멈추는 시간의 제한, 혹은 다른 판타지 같은 설정은
    걸어도 공간은 안 건드는 이유가

    그런 식으로 일정 범위만 멈추는 식이면 지구 자전 때문에
    그 지역 자체가 잘려나가고 우주에 빨려들어가는 식으로 대재앙이 벌어질텐데...
    탑, 헌터 장르 잘 나가는 타 유명 소설에서도 그것때문에 시간 능력자는 죄다 잡아족쳐버리는 주인공도 있었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magran
    작성일
    24.05.26 19:52
    No. 2

    사실 시간정지 자체가 저리 되면 공기도 딱딱해져서 못 움직이는 게 정상이라 본질은 다른 능력으로 쳐야하는 경우가 많음 근데 그건 따지면 그냥 장르 자체가 사멸이라 다들 넘어가도
    수많은 작품에서 아무리 어설픈 시간정지여도 그냥 전우주 자체를 멈추는 식으로 나오는 게 아님 일정 공간 정지는 너무 말이 안 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뇌정도
    작성일
    24.05.28 19:37
    No. 3

    대부분 자기 수명 소모로 제약하지 않던가? 체력이라니 복잡하겠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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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자천잠사 24.05.25 419 6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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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1 24.05.18 647 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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