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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님의 서재입니다.

출소 후 거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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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작품등록일 :
2024.02.22 09:04
최근연재일 :
2024.06.06 20:11
연재수 :
78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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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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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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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3.14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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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내부의 미꾸라지

DUMMY

우리는 앞장 선 신태현을 따라 교도소장실에 들어갔다.


“소장님, 242번방 인원 전부 데려왔습니다.”

“그래요. 협소하지만 다들 저기 앉으시죠.”


우리는 소장실 쇼파에 미리 앉아있는 보안과장을 마주 보고 앉았고, 소장은 책상에 엉덩이를 걸터 앉은 채 우리에게 말했다.


“다들, 고생 많았습니다.”

“아닙니다.”

“김강씨. 제가 알려준 저희 직원은 어떻게 하실겁니까?.”

“제가 처리해도 되겠습니까?”

“형님, 무슨 말씀이신지.."

“성수씨. 예전 수훈파 사건 때, 정보를 알려준 범인을 찾았습니다. 정한길이라는 교도관 입니다.”


성수 아저씨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리고, 묵산파가 활개치는걸 막아준 선물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정확히 3개월 후, 새 신분으로 사회에 나가게 될겁니다.”

“네?”




***




242번방 사람들과 얘기를 나눈 후, 교도소장은 보안과장을 호출했다.


“충훈아, 내가 목수한테 얘기했으니, 242번방 3개월 후에 출소 하는걸로 알고 있어. 새신분으로.”

“목수라면..? 아! 네. 근데 새신분으로 살아도 어처피 금방 알아보지 않겠습니까?”

“어떻게 알아볼건데?”

“네?”

“뒤진놈들이라고 얘기할건데, 알아도 어쩔거냐고. 나가서 김강파를 다시 들어가든, 역도를 하든, 뭘 하든 비슷하고 이름이 같은 사람들 아니야?”

“아... 말씀 알겠습니다!”



목수.

병실에 있던 소녀의 직업은 해커였고, 그 아이의 별명이다.

어처피 죽어 마땅한 놈을 대신 처리해주고, 사건을 덮어준 것 뿐인데, 많은 도움을 준다.

자신을 목수로 불러달라고 했던 소녀.

비밀이 많아 보였지만, 차마 교도소장은 물을 수 없었다.




***




며칠 전, 이진수 장례식장.


김강과 교도소장은 장례식장에 도착 후, 빈소에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서 긴 얘기를 나눴다.


“묵산파 녀석들이 선을 세게 넘었네요.”

“···소장님. 교도소에 있는 묵산파 새끼들 다 죽여야겠습니다.


교도소장이 담배를 꺼내 물고 김강에게 담배를 건네줬다.


“음..언제쯤 죽일 예정이십니까? 이미 821번이 묵산파를 죽인다고 했는데?”

“오늘입니다.”

“후, 오늘이라...”


“다 죽이기만 한다면 제가 큰 보상을 드리겠습니다.”


한참 말이 없던 교도소장은 담배를 발로 비벼 끄며 말했다.


“수개 교도소에서 어떤 보상을...?"

“김강씨, 어째 저보다 '수감자 인권의 블랙홀'이라 불리는 수개 교도소를 잘 아시는 것 같습니다? 흐흐.”

“...”

“아, 그리고 예전 수훈파 사건 때, 김성수가 교도소에서 나가는걸 저희 직원이 외부에 알려 줬던 것 같습니다.”

“네?”

“누구랑 통화를 했는지는 정확히 찾기가 어렵지만, 이건 아는 해커를 통해 얻은 저희 직원들의 통화 내역입니다. 거기 펜으로 칠한 정한길. 시간대와 발신 내역이 일치합니다.”

“···”

“저기 다 나오네요. 일단 가시죠.”




***



교도소장실.


“충훈아.”

“네. 형님.”

“난 차마 한길이 죽는거 두 눈으로 볼 자신이 없다. 알아서 처리해.”

“네. 형님. 알겠습니다.”

“괜히 사연이고 뭐고 듣지 말고 편하게 보내주자.”

“네...”


극악의 범죄자가 있는 수개 교도소.

일반인이였으면 바로 도망쳤을 교도소에서 정한길은 묵묵히 버텼다.

화이트해커라는 출신답게 일 처리가 빨랐고, 카메라를 다루는 능력이 뛰어나 교도소장과 보안과장에게 이쁨을 받았던 정한길.


소장실에서 나온 우리는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성수 아저씨는 아크릴 판 사이 대각선 방향에 보이는 보안과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몇 분이 지나자 이주임님이 보안과에서 나왔고, 정한길 교도관도 박스를 들고 복도를 살피며 나왔다.


잠시 후, 보안과장이 방으로 들어왔다,


“편히 보내주길 바란다. 김성수.”

“알겠습니다.”

“다같이 가보죠.”

“···”


우리는 보안과장과 함께 방을 나와 소각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




소각장.

소각장에 박스를 버리는 척 하며 나온 정한길은 시체를 정리하던 교도관들과 마주쳤다.


“야, 빨리 와서 도와야지. 씨발, 왜 이렇게 굼떠?”

“화장실 좀 다녀오느라...지금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리와.”


수레에 끌고 온 묵산파 조직원 시체들을 한 곳에 모아 기름을 뿌려 불을 붙인 교도관들. 능숙하게 시체를 처리했다.


“뭐해? 빨리 와.”


정한길이 소각장 위에서 무언갈 찾는 시늉을 하자, 교도관 한명이 내려오라고 손짓했다.


“나 여기 키를 떨어트려서...먼저 가! 금방 찾고 갈게.”

“너 그러다가 또 뒤지게 욕 먹을텐데... 아휴, 모르겠다. 얼른 와라.”

“오케이.”


정한길은 교도관들이 소각장 문을 열고 나간 걸 재차 확인한 후, 핸드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씨발...이거 잘못된 것 같은데... 어, 여보세요?”

“...”


통화 속 상대방은 말이 없었다.


그 때, 소각장 문이 열리고 보안과장과 우리가 들어왔다.


“어? 과장님?”

“김성수. 빨리 끝내줘라.”

“과장님..그게 무슨..말...씀...뭐야?!”


성수 아저씨는 정한길을 보자마자 칼을 들고 달려가 왼쪽 손목과 오른쪽 손목을 번갈아 가며 그었다.


“으악!!”

“이 씨발놈아, 죽어가는 기분이 어때?”

“으..윽..”

“아직 멀었어. 길어야 10분은 살건데, 그 안에 차라리 죽여달라고 사정을 하게 만들어주지.”


몸을 돌려 교도관의 허벅지를 무식하게 찔러댔다.


“너 때문에. 우리 형님이 씨발ㄴ...”

“성수야.”


김강 아저씨가 교도관 위에 앉아 있는 성수 아저씨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형님.”

“그만 끝내자. 보기 흉하다.”

“안됩니다. 이 개새끼 때문에 형님께서..”


김강 아저씨가 뒤를 돌아 쳐다보니, 보안과장은 체념한 듯 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이만 끝내도 될 것 같다. 과장님께서도 이만하면 됐다고 하시는거 보니.”

“형님... 이 새끼 너무 편하게 가는거 아닙니까?”

“괜찮다. 성수야. 끝내자.”

“네. 형님.”


푹-


푹-


”성수야. 이제 가자.”

“네..”


칼을 들고 서 있는 아저씨의 얼굴은 그럭저럭 평정심을 유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칼을 들고 있는 손은 미약하게 떨리고 있었다.


“후...한길이 머저리 새끼야...”


보안과장이 담배를 꺼내 물어 하늘을 쳐다봤다.




***




교도소장은 직접 언론에 연락해 수개 교도소에서 발생한 사건에 대해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9월 3일 수개 교도소 내에는 묵산파라는 조직원들이 대량 사살되었습니다. 수개 교도소는 50명 밖에 수용이 안되는 시설입니다. 수개 교도소에는 기존 묵산파 조직원이 5명 내외였으나 이들은 몸집을 불려 나가 총 40명이 수감자가 묵산파로 확인되었습니다. 세를 불린 이들은 폭동을 일으켜, 이들에 의해 저뿐만 아니라 교도관들이 위험에 처해지는 상황이 놓여 불가피하게 죽일 수 밖에 없었습니다.”


- 묵산파라면 최묵산이 보스로 있는 조직 맞습니까?


“맞습니다.”


- 대량 사살이라면, 몇명이나 되는 인원을 죽..


“저는 수개 교도소의 규정과 원칙에 입각한 기관운영과 질서와 인권에 조화로운 수용관리를 위해 사살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묵산파에 의해 김강파의 김강과 김성수, 역도선수 출신 박성찬 등 45명이 죽게 되었습니다.

교도소장이 취재진의 말을 끊고 죽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 날 인터넷과 뉴스는 수개 교도소에 관한 이야기가 끊이질 않았다.


[쿠테타를 일으킨 묵산파 처형. 수개 교도소의 위력]


[국대 출신 교도관 등 인재들이 묵산파에 의해 죽을뻔하다.]


ㄴ 조폭들 잘 죽었네. 저건 교도소장이랑 교도관들이 잘한거지

ㄴ 깡패새끼들 죽으니 속이 뻥~

ㄴ 옛날처럼 범죄와의전쟁 선포하고 다 싸그리 잡아넣던가, 죽여야해.

ㄴ 그래도 저런식으로 죽이면 나중에 문제가 분명해질거라 생각함.

ㄴㄴ 너네 가족이 깡패들한테 해코지당해도 그런말이 나올까?




***




242번방.


“너는 나가면 뭐할거냐?”


맞은편에 앉은 민학선에게 물었다.


“너 도와주면 안되냐?”

“날 뭐 도와줘?”

“그냥 네가 하려던거.”

“형님, 이새끼 데려오는거 어떱니까?”

성수 아저씨가 민학선을 발로 밀며 김강 아저씨에게 물었다.


“성수가 추천해주는 인재면 데리고 와야지. 흐흐.”

“너, 눈깔도 없으니 장애인 특별 전형으로 데려와준다. 크크.”

“저 말입니까..?”

“그래, 우리 그 형님, 나이트 청소 맡기는거 어떻습니까?”

“네가 알아서 해라.”

“너는...음, 아니다. 내 시다 50번째로 받아줄테니 내 꼬봉짓이나 해.”

“형님, 마음써주셔서 감사하지만, 저는 박성찬 따라가겠습니다.”

“네가 뭔데 날 따...”

“부탁이다.”


무릎을 꿇고 내 손을 잡은 민학선.

순간 방 안의 분위기가 차가워졌다.


“...애꾸된거 앙갚음 하려고 하는거면 뒤진다.”

“고맙다.”

“현수, 너는?”

“나는 나가서 검정고시부터 볼려고! 진수형이 알려준 거 까먹기전에 빨리 봐야겠어! 형님, 형님도 검정고시 보셔야죠?!”

“크흠..나는 새끼야! 나가면 그간 밀린 일을 해야된다고! 안그렇습니까? 형님?”

“성수야, 진수씨랑 약속했잖냐? 애들이 다 알아서 하니깐 너는 저기 현수랑 같이 검정고시나 보고 와. 학원이랑 방이랑 내가 다 잡아줄테니깐, 현수, 너도 방 잡아줄테니깐 같이 열심히 공부해!”

“네! 형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 저새끼는 왜 검정고시 얘기를 꺼내서..”


어느덧 저녁이 되었다. 아무도 없는 복도는 조명만 위 아래로 왔다갔다했다. 성수 아저씨와 현수, 민학선은 이주임과 따로 얘기를 했던게 있는지 보안과로 갔고, 242번 방 안에는 김강 아저씨와 나 둘만 남아있었다.


“아저씨.”

“응? 성찬 선수.”

“예전부터 궁금한게 있었는데, 아저씨는 왜 매일 화장실 앞에 누워 계셨던거예요?”

“아 저기?”

“네. 실례가 안된다면...”

“내가 감옥에 들어왔지만, 교도소장이랑 보안과장도 편하게 쓰라고 터치를 안하더라고, 그래서 벌을 받기 위해 화장실만 쳐다보고 있었던걸세. 악취가 얼마나 심한지...”

“아, 그런겁니까?”

“그것도 있고...”


아저씨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술을 따라 마셨다.


“내가 처음 사람을 죽였던게 11살이였는데, 그게 우리 아버지일세. 매일 샤워를 씻겨준다는 이유로 화장실에 들어와 개처럼 때렸던걸 못참아서 세숫대야에 숨겨놓은 칼로 목을 찔렀거든. 샤워기 줄로 내 목을 조르던 그 양반이 내 손에 죽었어.”

“⋯⋯”

“저기 화장실을 쳐다보고 있으면, 그 때 맞고 있던 불쌍한 내가 떠올라서 자꾸 쳐다보게 되더라고.”

“그랬군요. 죄송합니다.”

“괜찮네. 흐흐. 그리고 성찬씨.”

“네?”

“아까 하려던게 있다고 학선이한테 들은 것 같은데, 알려줄 수 있나?”

“하하, 별거 아닙니다.”

“그런가?”

“네. 흐흐.”


김강 아저씨는 의심의 눈으로 나를 쳐다봤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


밤이 깊었다.

나는 눈을 감고 문재호가 죽기 전에 했던 말을 되새겼다.

자신들은 지시만 받을뿐이다.

죽기 전까지 누군지 말을 못꺼낸거면 모르는게 맞다.


이제 교도소장이 선물로 준 새 신분으로 나가서 반드시 배후들을 알아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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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부의 미꾸라지 +1 24.03.14 362 9 11쪽
23 복수의 사냥(2) +1 24.03.13 372 7 11쪽
22 복수의 사냥(1) +2 24.03.12 387 8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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