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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렌시아 님의 서재입니다.

출소 후 거물이 됐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케렌시아
작품등록일 :
2024.02.22 09:04
최근연재일 :
2024.05.03 10:43
연재수 :
66 회
조회수 :
19,771
추천수 :
529
글자수 :
360,043

작성
24.02.22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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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6
추천
20
글자
12쪽

아시안게임 선발전 우승자

DUMMY

“괴물이 됐구나.”

“경고 했었습니다. 어중간하게 행동하지 말라고.”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거물.

박성찬의 이야기.




***





삑-


와아아아아아!!!!!!!


성공했다는 기계음과 관중의 환호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아, 이게 가능합니까? 이거 신기록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용상 268kg 와! 이거 완전 신기록인데요?”

“놀랍습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박성찬 선수 역도를 배운지 2년도 안 됐다고요?”

“그렇습니다. 박성찬 선수는 역도를 하기 전 다양한 운동을 했다고는 하지만 이거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거든요? 놀랍습니다. 이건 재능이예요. 재능!”

“국민 여러분! 박성찬 선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위대한 선수입니다!”


선발평가전을 보여주는 TV 속에서 남성 아나운서와 캐스터가 흥분한 채 말했다.

역도는 바벨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려 누가 더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는지를 겨루는 종목이다. 전신의 운동능력을 기르기에 가장 기초적이면서도 이상적인 운동.


『제 4회 대한역도연맹회장배

아시안게임 선발평가전

용상 268kg

체급 109kg급

나이 23세

박성찬』



나는 무대 한 가운데에 서 있었다.


바벨을 던지고 관중과 심사위원님께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무대 뒤로 내려갔다. 믿기지 않았다.

‘드디어 아시안게임에 나가다니⋯’


“고생했다. 성찬아”


3년간 호흡을 맞춘 코치님이 다가와 내 이마에 손수건을 가져다 대주었다.


“감사합니다. 코치님.”

“새끼! 축하파티 해야지 오늘 애들이랑 다 같이 네가 좋아하는 불족발이나 먹자.”

“에이, 코치님 거지인 거 다 아는데.”

“야! 오늘 같은 날은 돈 걱정하지마. 형 돈 많다?”

“그럼 소주도 됩니까?”

“당연한 얘기를! 일단 나가자.”


무대 밖으로 나가 기자들이 몰려 있는 기자회견장으로 향했다.


“후..”


문고리를 잡고 한숨을 크게 쉬었다. 바벨을 들어 올리기 전보다 백 배는 더 긴장됐다.


“긴장할 거 없다.”


코치는 내 등을 두드리며 손을 맞잡고 기자회견장 문을 같이 열어줬다.

카메라 셔터음과 플래시가 전쟁터처럼 터졌다.

연예인들은 매번 이런걸 경험한다고..?

죽어도 연에인은 못할 거다.

카메라 셔터음을 들으며 멍하게 있을 때, 기자회견장 앞 중앙에서 누군가가 말을 한다.


“박성찬 선수.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관계자가 안내해준 곳으로 가 인사를 드리고 의자에 앉았다. 책상 위에는 마이크가 가지런히 놓여져 있고 발밑에는 마이크 선들이 이리저리 꼬여 있었다.


“박성찬 선수. 먼저 아시안게임 선발전에서 우승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앞에 있는 마이크에 입을 대 감사 인사로 보답했다. 이제 기자들의 질문이 폭포수같이 쏟아지는 단계다.


“박성찬 선수와 같은 109kg 체급에서 최고 기록은 조지아 라샤탈라카제 선수의 265kg입니다. 3kg나 더 되는 중량은 268kg로 세계 신기록인데 들기 전에 압박감 같은 건 없으셨나요?”

“없었습니다.”


단호한 말투에 기자들의 당황하는 표정이 느껴졌다.


“좀 싸가지 없는데?”

“그러게, 지가 뭐 된 줄 아나?”


앞에 있는 기자들이 서로 귓속말을 하며 숙덕거렸다.


“이대로 계속 가면 아사안게임에서 금메달은 물론 앞으로 상승 곡선을 이어 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가 주목하겠는데요? 혹시 다른 훈련도 병행 하셨나요?”

“다른 훈련은 없었습니다. 모두 저희 코치님이 옆에서 도와주신 덕분에 좋은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었습니다.”


대답을 마치고 옆에 있는 코치를 바라보니 흐뭇하게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과 박성찬 선수의 목표를 말해주실 수 있습니까?”


기자의 마지막 질문에 옆에 놓인 생수를 마시고 대답했다.


“비인기 종목은 여러분의 관심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사랑합니다.”


그렇게 기자회견은 끝이 났다. 기자회견장을 나온 나와 코치님은 선수 대기실로 향했다.

이미 대기실 안에서 샴페인을 들고 축하할 준비를 마친 체육관 관원 성훈이형과 막내 현성이는 문이 열리자 머리 위로 샴페인을 뿌려대기 시작했다.


“성찬이형! 미쳤다.”

“새끼, 축하한다!”

“이새끼들아, 여기 다 흘리잖아!”

“에이, 코치님. 저희가 싸악 다 깨끗하게 닦고 가겠습니다.”

“으휴, 화장실 다녀 올 테니깐 여기 다 치워놓고 있어! 안 그럼 대가리 박을 줄 알어!”


코치는 새어나오는 웃음을 감추고 문을 열고 나갔다.


“너무 고마워 다들 다 같이 고생했는데 나만 이렇게⋯”


나는 샴페인이 묻은 얼굴을 닦으며 말했다.


“야, 닥쳐!”


96kg 체급으로 아쉽게 선발전에서 떨어진 성훈이형이 내 말을 끊고 샴폐인을 뿌려댔다.


“형! 이런 날 삼겹살에 소주 아니야?”


옆에 있던 73kg체급 현성이가 말했다.


“코치님이 불족발에 소주 사준다던데?”

“크으, 그럼 오늘 코치님 지갑 다 터는 각?”

“당연한 거 아니냐? 흐흐. 화장실 가서 바닥 닦을 것 좀 가지고 올테니깐 정리나 하고 있어 봐.”

“아냐, 형! 우리가 할게.”

“됐어, 내가 할게. 그게 맘 편해.”


나는 황급히 문을 열고 나와 비상계단으로 향했다. 비상계단 아래층으로 가 할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사실 할머니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나왔던 것.


“어, 할머니.”

“아이고, 우리 강아지, 괜찮은겨? 몸은 안아파?저 무거운걸 어째 들어...”

“다 보셨어요? 괜찮아요. 할머니 누구 강아진데. 흐흐.”

“강아지, 정말 축하혀, 얼른 뭐 맛있는 거 먹자. 집에는 언제 올겨?”

“아, 할머니. 오늘은 코치님이랑 밥 좀 먹고 들어갈 것 같은데...”

“당연하지! 먹고 얼른 와서 또 먹으면 되겠네!”

“네?”

“우리 강아지! 너무 축하혀. 얼른 끊어 바쁘지? 늦지 않게 오고 끊어.”

“아 할머⋯”


뚝-


할머니는 내 말을 다 듣지도 않고 전화를 끊었다.


우리 할머니, 사실 누군지도 모를 부모한테 버려진 나는 서울역에서 태어나고 지냈다. 바깥은 추워 역 내에 있는 화장실 앞에서 구걸을 하고 있을 때, 할머니를 처음 봤다. 나를 안타깝게 보시고, 중랑구에 있는 허름한 집으로 데리고 가 자식처럼 키우셨던 우리 할머니. 처음에는 ‘나를 납치해서 장기라도 팔려고 하는 건가?’ 라는 의심이 들었다.

하지만, 일주일, 보름, 한 달, 세달, 일 년⋯ 할머니의 호의는 계속됐다. 나에게 있어 할머니이자 어머니다.

전화를 끊고 위로 올라 갈려고 할 때, 문 열리는 소리와 코치의 목소리가 울렸다.


“새끼야, 내가 뭐라 했냐?! 내 제자라니깐! 그래, 성찬이가 기자회견에서 하는 말 들었지? 코.치.님 덕분이라고 하잖냐. 흐흐.”


통화가 길어질 것 같았다. 계단에 앉았다. 코치님은 형수님과 친구들한테 한참 동안 내 자랑을 했다. 윗 층에서 통화를 마친 코치가 문을 닫고 밖으로 나갔다. 닫히는 소리를 듣고 자리에서 일어나 계단을 올라갔다.


대기실로 들어오니 깨끗해진 바닥이 보였다. 역시 다들 체육관 매트청소를 2년 동안 했던 경력은 어디 안간다.


“저 형은 걸레 가져온다더니 농땡이 피우고 왔네!”

“여기 왜 이렇게 길이 복잡해.”

“야! 됐고, 성찬이가 좋아하는 불족발 먹으러 나가자.”

“코치님, 이런 날에는 값비싼 소고기에 와인 한잔 딱인데!”



퍽-



“윽!”

“와인도 못 마셔본 것이 뭔 와인이여? 와인은.”


저럴 줄 알았다. 현성이는 늘 코치님의 장난을 치다가 항상 맞는걸로 마무리가 된다. 하지만, 미워할 수가 없는 우리 체육관의 분위기메이커다.




***




선발전 당일.

저녁 7시 10분


우리가 자주 가는 순이네불족발 가게에 왔다.


“아이고, 이 덩치들, 기어코 사고를 쳤구만?”


문을 열고 가게에 들어가니 사장님이 우리를 반겨 주었다.


“사고는 이렇게 치는 거지 안 그려?”


코치님은 사장님의 인사에 맞장구를 쳤고, 우리는자리에 앉아 족발이 나오기 전에 술로 목을 적셨다.


“어서! 짠!”

“이 새끼들.. 안주 없이 바로 먹는다고?”

“코치님! 술은 원래 안주 나오기 전 워밍업으로 목구멍을 적시는 겁니다. 술 누구한테 배우셨습니까?”


현성이가 코치님의 술잔에 술을 따르며 말했다.


“이 새끼가? 이제 야자 트겠다? 아니지! 벌써 튼거 아니야?”

“그래도 선은 지킬 줄 압니다. 흐흐.”


기분 좋게 마시다 보니 한쪽 옆으로 수북이 쌓여 가는 술병은 어느새 22병이 되어 있었다.


“이 아저씨들! 그만 마셔 그러다 죽어!”

“아우, 됐어! 그러지 말고 더 시원한 거로 줘 봐 뭐 다 미지근한 게 술 맛도 안나네!!”


코치님은 잔뜩 취기가 오른 얼굴로 사장님에게 말했다.


“아유, 내가 미쳐! 기다려 봐!”


사장님은 코치님의 등짝을 때리고 다시 주방으로 가더니 큼지막한 냄비를 양손으로 들고 왔다.


“우리 가게에서 술 마시다가 죽었다는 소문날까봐 준다 내가.”

“안 그러셔도 되는데... 감사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사장님한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그 순간, 식당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이 서 있는 내게 집중됐다. 가게에 들어올 때는 아무도 없었고, 들어온 이후로도 계속 앉아서 술을 마셨기 때문에 아무도 내 덩치나 키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키 197cm 109kg 아니 술을 마셔서 110kg는 됐을려나? 이 덩치가 일어서니 쳐다볼 수밖에.


“저 사람 아니야?”


식당 안 구석 테이블에서 누군가 식당 중앙에 있는 TV 화면을 가르켰다. 화면 속에는 오늘 있었던 아시안게임 선발 평가전에서 우승한 내가 있었다.


“어? 맞네! 저 사람!!”

“오! 미쳤다!!”

“야! 대박 인스타 스토리에 올리자!”

“TV소리 좀 더 켜봐요!”


+++++


“대한민국에서 용상 268kg 와 이거 완전 신기록인데요?”


부끄러워 TV를 쳐다보지 못하고 머리를 긁적거렸다. 앞에 앉은 코치님과 관원들은 TV를 보며 팔짱을 낀 채 흐뭇하게 쳐다보고 있었다.


“와아! 축하드려요!!”

“축하합니다!”


나는 일어선 채 식당 안 사람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했다.


“아, 감사합니다.”

“아주 이뻐. 진짜 우리 성찬이! 고생했다. 고생했어.”


사장님은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던 내 등을 두드렸다.


“다 사장님의 불족발 덕분이죠. 흐흐.”


“아! 기분이다!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우리 성찬이 축하해줬으니깐 제가 오늘 골든벨 울립니다!!!”

“와앙아아앙아!!!!”

“아우, 이양반 또 취했네. 미쳤나 봐!”


사장님이 코치님의 등짝을 있는 힘껏 때렸다.


“코치님 취하셨어요. 그만⋯”

“취하기는 무슨!! 형 돈 많아 새꺄!”

“흐흐. 괜찮겠어요?”

“당연히 괜찮지! 담배나 하나 피고 올 테니 딱 기다려!”

“그러면 저희도 화장실 좀 다녀오겠습니다.”


코치는 담배를 태우러 밖에 나갔고, 나와 관원들은 화장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가 움직이니 또다시 시선이 우리에게 쏟아졌다.


“아..이거 부담스러운데?”

“형! 이거 견뎌야 돼! 이제 이건 연습이라고! 연습!”


나도 한 덩치 하는 편이지만, 우리 관원들도 역도를 오래 해 제법 덩치가 큰 편이다. 그렇게 우리는 사람들의 관심을 받은 채 화장실로 들어갔다.


“내가 유명스타랑 술을 마시다니!”


소변기 앞에서 볼일을 보고 있는 성훈이형이 옆에 있는 나를 보며 말했다.


“형까지 왜 그래? 그만해!”

“새끼! 기특해서 그렇다! 우리가 얼마나 고생했냐 그치? 현성아?”

“아! 됐고 빨리 나와봐요. 지릴 것 같으니깐!!!”


성훈이형 뒤에서 기다리던 현성이는 급한지 빨리 나오라 재촉했다. 볼 일을 다 보고 자리로 돌아왔을 때, 밖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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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걱정할 필요가 없다니깐 박성찬은. 24.04.14 121 2 11쪽
54 배우들끼리 얘기 좀 하자는거지 24.04.13 122 3 11쪽
53 일시적 동맹 24.04.12 125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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