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툭. 툭. 툭.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다. 사람의 머리가, 의자의 팔걸이에 걸쳐졌던 팔과 손이 떨어지며 나는 소리다.
그리고 그 소리는 한 곳이 아니라 수십만의 각기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나는 소리이기도 했다.
이어 개발사에게 짧은 녹음 메시지와 함께 전달된 메시지는 경악을 부르는 것이었다.
- 우리는 이제 이 세상의 수호자가 되었다.
거창한 제목의, 변조된 목소리의 그 녹음을 듣는 순간, 그리고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한 순간, 사람들은 경악해야했다.
수호자를 자처한 그들은 수십만의 사람들을 죽인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들이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물었다.
수십만의 그 사람들은 단지 피와 살로 이루어진 육신에서 벗어났다.
그들은 그들이 즐기던 또 다른 세상에 여전히 존재하며 존재할 것이다.
바로 그 세상이 지워지지 않는 한.
그리고 그는 물었다.
수십만의 사람들은 여전히 이 세계에 있다.
이 세계를 지울 것인가?
그렇다면 그들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과연 누가 살인자들인가?
그래서 사람들은 확인해야 했다. 정말로 그 세계에 사람들이 여전히 존재하는가.
놀랍게도 그들은 존재하고 있었다.
이제 그들은 결정을 해야 했다.
그 세계를 지울 것인가, 유지하고 지켜줄 것인가.
그리고.
그곳에서 숨겨진 금단의 지식을 찾을 것인가.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