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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마신, 지금 잡으러 갑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Ninese
그림/삽화
문피아
작품등록일 :
2019.08.13 09:52
최근연재일 :
2019.08.26 14:2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91
추천수 :
61
글자수 :
77,118

작성
19.08.14 14:20
조회
523
추천
5
글자
12쪽

마신, 지금 잡으로 갑니다 001화

연재시작합니다




DUMMY

영웅전기_001화




이상한 여자의 총에 맞아 쓰러진 다음 정신을 차린 곳은 외딴 숲속이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기에 나는 기억을 잃기 전 마지막 기억을 되짚으며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여기는 어디지?

잘 모르겠다.

고층건물이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아하니 도심에서는 제법 벗어난 곳 같았다.


나는 왜 여기에 있지?

여자의 총에 맞은 뒤 쓰러진 다음 기억이 없다.

그 여자가 나를 이곳에 버리고 간 건가? 아니 그보다 분명 총에 맞았는데 어떻게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 거지?


혹시 마취총?!

마취총 치고는 너무 아팠는데.

그럼 테이저건 정도이려나? 흠····. 잘 모르겠다.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건 이게 꿈이 아니라 현실이고 내가 살아있다는 것뿐이다.


그럼 그 여자는 누구지?

분명 나에게는 『영웅전기』의 직원이라고 했었다.

게임 내 나의 직업이나 랭킹 같은 것도 알고 있었지. 그런데 게임회사 직원이 나를 총으로 쏘고 이런 곳에 두고 갈 이유가 있나? 역시 의문투성이다. 그 계약서를 제대로 읽어봤다면 좋았을 텐데. 계약서를 읽지도 않고 사인하는 멍청한 짓은 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이곳에서 혼자 알 수 있는 건 없다.

일단은 사람을 찾자. 그렇게 생각한 나는 하염없이 숲속을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몇 시간 정도 걸었을까?

넓은 평원에 목책으로 둘러싸인, 게임 속에서나 볼 법한 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런 마을이 실제로 존재했구나. 연기가 나는 것을 보아하니 사람이 살고 있는 건 분명했다. 나는 반가운 마음에 한걸음에 달려가 마을로 들어갔다.

마을로 들어가자 나무로 만든 집들이 몇 개 존재하고 사람들은 각자의 할 일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머리는 대부분 검은색이라기보다는 약간 밝은 갈색이었고 적어도 한국인처럼 보이지는 않았다.

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 가운데 밭을 갈고 있는 3명에게 다가가서 말을 걸었다.

“he···hello?”

만국 공통어인 영어라면 통하겠지?

하지만 3명은 내 말을 듣지 못했는지 대답은커녕 나를 바라보지도 않았다.

“hello!”

조금 소리를 높여 부르자 이번에는 내 목소리를 확실하게 들었는지 3명은 하던 일을 동시에 멈추고 나를 바라봤다.

“뭐라는 겨?”

응? 완벽한 발음의 한국말이잖아?

설마 한국인···은 아니겠고 한국말을 배운 사람인가?

“엥? 한국말 할 줄 아세요?”

“한국말? 그게 뭐여?”

“네?”

한국말을 모르는 건가? 한국말을 하고 있는데?

“아니. 그보다 누구쇼?”

“아. 제가 길을 잃어서 그런데 혹시 여기가 어딘지 알 수 있을까요?”

“앙? 길을 잃어? 멍청이가 따로 없구만?”

가장 왼쪽에 있는 남자가 멍청하다는 말을 하자 중앙에 있던 남자가 왼쪽의 남자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길 좀 잃을 수도 있지. 자네도 1년 뒤면 치매로 길은 물론 자기 자식도 못 알아볼걸?”

“아니 뭐야?!”

그렇게 말다툼을 하던 두 사람은 말릴 틈도 없이 치고 박고 싸우기 시작했다. 오른쪽에 있던 남자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두 사람을 무시하고 내게 다가왔다.

“허구한 날 저러니깐 신경 쓰지 말어. 그보다 길을 잃었다고?”

“아, 네.”

맨날 저런다고? 사이가 좋다고 볼 수 있는 건가? 아니 그보다 이 사람들 전부 한국말을 능숙하게 사용하잖아? 생긴거랑 다르게 전부 한국인인 건가?

“여기 마을 이름은 타스타 마을이라고 하는데 들어 본적이 있나?”


타스타 마을?

응. 한국은 아니겠지. 한국에 저런 마을 이름이 있을 리가 없다. 그럼 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한국은 아닌데 눈앞에 3명이 전부 한국말을 쓰는 건? 그보다 타스타 마을이라니 뭔가 익숙한 이름인데···

“글쎄요. 들어본 적이 있는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잘 나지는 않네요.”

“그렇겠지. 이 마을은 작은 마을이니깐. 그럼 혹시 그라두스는 알고 있나?”

“그라두스요? 당연히 알죠. 그라두스는···”

그라두스.

분명 『영웅전기』에서 봤던 도시의 이름이다. 동대륙에서도 제법 큰 편에 속하는 도시.

퀘스트 덕분에 몇 번이나 가본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타스타 마을도 게임 속에서 봤던 마을인 것 같은데···.

“엔티아 제국의 그라두스. 맞죠?”

“잘 알고 있네.”

게임 속의 지역이 확실하다.


뭐지?

실제 있는 지역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설마 여기는 게임 속 세계인가? 엄청난 그래픽의 가상현실 게임···일리는 없지. 과학이 그 정도로 발전했을 리는 없으니깐. 무엇보다 눈앞의 사람들이 NPC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그럼 진짜로 게임 속 세계로 들어온 건가?

그 이상한 여자의 총에 맞고 나서 죽은 다음 게임 속 세계로 보내졌다고 생각한다면 뭐든 게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그런 만화 같은 일이 가능할 리가··· 일단은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혹시 지금이 몇 년도인지 알 수 있을까요?”

“어린 나이에 그런 걸 까먹으면 쓰나. 쯧쯧. 778년일세.”

778년.

게임 속에서 마신의 부하인 마왕들이 부활하기 시작한 연도이면서 게임의 시작 부분이기도 하다. 정말 게임 속 세계로 와버린 건가? 그것도 과거로? 아니면 게임을 통해 미래를 경험했다고 봐야 하는 건가? 아니 그게 그건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짐작 가는 게 있다면 분명 그 여자뿐이다. 계약서를 제대로 읽어볼걸. 만약 정말로 그 여자가 나를 마신이 부활하기 전의 게임 속 세계로 보낸 거라면 내가 해야 할 일은 하나뿐이다.

이전에 잡지 못했던 마신을 잡는 것.

여유가 있다면 이 세계에 대해서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강해져야 한다.

“혹시 그라두스로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 마을에서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큰 도시로 가야한다. 이 마을에서는 여기가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게임 속 세계가 맞는지 조사하는 정도만 하면 된다.

“그라두스? 조만간 갈 것 같기는 하다만.”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저도 그때 동행해도 괜찮을까요?”

“방해만 하지 않겠다면 어려울 건 없지.”

“정말요?”

“그래.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보시다시피 워낙 작은 마을이라 일손이 부족하다. 고블린 손이라도 빌리고 싶은 심정이야.”

“그때까지 제가 할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할게요.”

“좋다. 그럼 일단 따라와라. 촌장에게 데려다줄 테니깐.”

이후 촌장의 허락까지 받은 나는 타스타 마을에서 지내며 마을 사람들의 일을 도와주었다. 같이 밭을 갈고 숲에서 약초를 캐고 장작을 줍고. 단순 육체노동이기에 몸은 힘들었지만 어렵거나 하지는 않아서 다행이었다.

마을 사람들도 모두 내게 살갑게 대해주었기 때문에 나는 별다른 어려움 없이 마을에서 지낼 수 있었다.


§


타스타 마을에서 지낸 지 벌써 수일이 지났다. 착한 마을 사람들 덕분에 별 어려움 없이 마을에 적응할 수 있었고 그와 동시에 이 마을에서 모을 수 있는 이 세계의 정보도 수집한 상태다.

마을 사람들을 통해 알아본 바에 의하면 이 세계는 내가 알고 있는 게임 『영웅전기』의 세계가 맞다. 시간은 마왕이 부활하기 직전의 시간대.

하지만 게임과는 사뭇 다른 점이 많았다. 아마도 『영웅전기』는 이 세계를 게임화시킨 거겠지. 일단 스테이터스 창을 비롯한 모든 메뉴창이 존재하지 않았다. 몬스터를 잡으면 몬스터의 마력을 흡수해 강해질 수 있다고 하니 경험치 시스템은 이 세계에도 존재한다고 봐도 무방한 것 같다.

스킬은 존재하지만 게임에서처럼 버튼 하나만 눌러서 발동되는 편리한 건 아닌 모양이다. 마력을 운용해서 어쩌고 하는데 스킬을 배우기 위해서는 꽤나 고생해야 할 것 같았다.

그 밖에도 경매장 같은 게임 내 시스템은 거의 존재하지 않았지만, 전직 같은 시스템은 존재하는 모양이다.

마을에서 사냥꾼이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에 의하면 하나의 직업으로 전직을 하게 되면 특수한 몇몇 경우를 제외하면 다른 직업으로 전직할 수도 없고 그 직업의 스킬도 배울 수 없다고 한다. 이 부분은 게임과 똑같았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전직의 중요성이 높아진다. 『영웅전기』에서 직업은 노말, 레어, 유니크로 나누어진다.

노말은 전사, 마법사 같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전직할 수 있는 직업, 레어는 방법은 알려져 있지만 전직 난이도가 높아서 실력이 없으면 전적할 수 없는 직업.

유니크는 게임 내에서 단 한 명만 전직이 가능하고 그만큼 강력한 직업이다. 유니크 직업을 가진 자들은 거의 모두가 상위 100명 안에 드는 일류였다.

이 세계에 나 이외에도 다른 사람이 왔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많이 오지는 않았을 거다. 그러니 예전에는 가지지 못했던 유니크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뜻이다.

물론 어떤 걸로 전직을 할지는 대충 정해두었다. 문제는 전직 할 수 있는 방법이 쉽지 않다는 건데. 그건 이제부터 차차 생각하면 된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열심히 마을 사람들을 도와주고 있는데 마을 사람 한 명이 내게 다가와서 내일 그라두스로 출발할 거라는 말을 해주었다.

“내일이요?”

슬슬 갈 때가 되었다고는 생각했지만 너무 갑작스럽다.

“그래. 사냥에 쓸 도구들을 다 쓴 모양이다. 없으면 당분간 고기를 못 먹을 수도 있으니깐 갑작스럽게 출발하는 모양이다. 그러니 어서 가서 도시로 갈 준비를 해라.”

“네. 알겠습니다.”

나는 같이 일을 하던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신세를 지고 있는 촌장님의 집으로 향했다. 애초에 가진 게 없기 때문에 딱히 챙길 물건도 없다. 굳이 챙기자면 마을 사람들이 기부해준 옷 몇 벌과 금화 10개뿐이다.

금화 10개는 첫날 입은 바지 주머니에 들어 있었다. 아마도 게임 내에서 말하는 초기자금이 아닌가 싶다.

금화 10개 면 여관에서 200일 정도 잘 수 있는 돈이니깐 제법 큰돈이다. 물론 조금 쓸만한 검은 금화 수백 개를 훌쩍 뛰어넘으니깐 여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물론 내가 알고 있는 게임 내 지식을 이용하면 돈을 마련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보다···.

“도시···인가.”

모니터로만 봤던 도시를 실제로 볼 수 있다니.

거기다가 이 마을은 워낙 작은 마을이고 주변이 평화로운 곳이라서 마법은 물론이고 몬스터도 본 적이 없다. 게임과 책에서만 봤던 마법과 몬스터를 실제로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깐 조금 들뜨기 시작했다.

나는 대충 짐 정리를 마치고 도시에 가서 할 일들을 머릿속으로 그리기 시작했다.

저녁에는 마을 사람들과 마지막 만찬을 즐겼다. 원래 세계에서는 보기 드문 정이 많은 사람과 함께였기에 오랜만에 술을 만취할 정도로 먹었다. 이 사람들도 게임 속에서는 NPC였을 텐데. 그런 생각을 하니깐 묘한 기분이 들었다.

이미 만취한 상태에서 마을 사람들은 계속 내게 술을 권했고, 한 번의 거절 없이 모든 술을 받아먹은 나는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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