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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마신, 지금 잡으러 갑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Ninese
그림/삽화
문피아
작품등록일 :
2019.08.13 09:52
최근연재일 :
2019.08.26 14:2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83
추천수 :
61
글자수 :
77,118

작성
19.08.15 14:20
조회
278
추천
6
글자
11쪽

마신, 지금 잡으로 갑니다 003화

연재시작합니다




DUMMY

기억을 더듬으며 숲으로 들어간 지 한참이 지나 기억과 비슷한 동굴을 하나 발견할 수 있었다. 동굴의 앞은 고블린 두 마리가 지키고 있었다. 분명 퀘스트를 할 때 동굴에 고블린이 있기는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과거. 고블린이 있기는 하지만 그때보다는 숫자가 적으리라. 일단은 입구를 지키고 있는 두 마리를 해치우기로 했다.

나는 주변에 떨어진 적당한 돌을 주워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던졌다. 내가 던진 돌은 풀들과 부딪히면서 소리를 내었고 고블린들은 이를 듣고 반응했다.

“키시?”

“키시시!”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대화를 나눈 고블린 두 마리는 결국 소리가 나는 곳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고 내 검이 닿는 거리에 들어오는 순간 나는 검을 들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갑자기 나타난 나를 보고 고블린 두 마리가 당황한 틈을 노려 고블린A에게 검을 휘둘렀다.

금화 1개짜리의 검은 그 값어치를 하는 듯 고블린 한 마리를 깨끗하게 베었다.

한 번의 공격으로 고블린 한 마리를 쓰러트리고 남아 있는 고블린B가 도망가기 시작했다. 도망가는 방향이 동굴인 것을 보아하니 안쪽에 있는 동료들을 부르려는 속셈인 모양이다. 이대로 동굴 안으로 들어가서 동료들을 데려오면 상당히 귀찮다.

나는 도망가는 고블린을 그대로 따라갔다. 고블린의 다리는 내 다리길이의 절반도 되지 않아서인지 나는 순식간에 고블린을 따라잡을 수 있었고 그대로 고블린의 텅 비어있는 등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등 뒤를 허용한 고블린 역시 더러운 피를 흘리며 바닥에 쓰려졌고 나는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쓰러진 두 마리의 고블린의 머리를 다시 검으로 찍으면서 확실하게 마무리를 했다.

고작 고블린이기는 하지만 태어나서 처음으로 살생을 했다.

하지만 인간이 아닌 몬스터라서 그런 걸까? 아니면 이곳이 게임 속 세상이기 때문일까?

나는 별다른 죄책감이 들지 않았다. 이 세상에서는 이게 보통이겠지. 오히려 그렇게 합리화한 것 같다. 이 세계에서 살생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그렇다면 빠르게 적응하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다. 죽이지 않으면 죽는다. 그 이외의 생각은 사치.

그렇게 생각하자. 그렇지 않으면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깐.

방금 전 고블린의 행동으로 동굴 안에 고블린이 더 있는 것은 거의 확실해졌다.

동굴 안은 어둡다. 밤눈이 좋은 고블린이라면 몰라도 아직 평범한 인간인 나에게는 싸우기 적합한 장소가 아니다. 숫자 또한 고블린 쪽이 많다. 따라서 정공법으로 이 동굴 안에 있는 고블린들과 싸우는 건 어리석은 짓이다.

굳이 편한 길이 있는데, 어려운 길로 가는 건 바보나 하는 짓이다. 그래서 편한 길이란 바로 이거다.

나는 어제 산 저가형 인벤토리에서 약초들을 꺼냈다. 인벤토리는 ‘아공간 창고’라는 마법이 깃들어 있는 물건으로 물건들을 수납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가장 저렴한 것도 금화 1개고 비싼 인벤토리는 수천, 수만 금화에 육박한다.

어제 구입한 물품들의 부피가 제법 있어서 겸사겸사 구입해 두었다. 나중에 돈을 벌면 최고급 인벤토리로 교체할 예정이다.

참고로 지금 꺼낸 약초는 약간의 통증 완화 효과가 있는 약초다. 하지만 불에 태울 때 나오는 연기에는 제법 강력한 수면 효과가 깃들어 있다. 강력한 몬스터에게는 아무런 효과도 볼 수 없지만 고블린 정도는 쉽게 재울 수 있다.

나는 약초를 동굴 입구 안쪽에 쌓아둔 다음 불을 붙였다. 불이 붙은 약초는 금방 많은 양의 연기를 내뿜기 시작했고 순식간에 동굴을 가득 채웠다. 나는 재빨리 인벤토리에서 해독약을 꺼낸 다음 마셨다.

지금의 나는 고블린만큼이나 약한 존재니깐 해독약이 없으면 나 역시 수면 상태에 빠진다.

한 시간 정도 지나고 연기가 동굴을 한 번 가득 채우고 사라졌다. 나는 인벤토리에서 돌을 하나 꺼낸 다음 바닥에 세게 던졌다. 바닥에 부딪힌 돌은 반으로 쪼개졌고 이내 제법 강한 불빛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것은 발광석이라는 돌로 충격을 받으면 한동안 빛을 내는 광석이다. 최고급 발광석은 며칠을 꼬박 빛난다고 하지만 내가 사 온 발광석은 그런 건 아니라서 아마 길어봤자 6시간이 한계일 거다.

나는 빛을 내뿜는 발광석을 들고 동굴 안쪽으로 향했다. 발광석 덕분에 동굴은 제법 밝았고 나아가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었다. 조금 안쪽으로 들어가자 쓰러져 있는 고블린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럽게 쓰러져 있는 고블린들에게 다가간 다음 검으로 고블린들의 목을 베었다. 수면 효과로 잠을 재워뒀을 뿐이니깐 시간이 지나면 다시 일어날 거다. 그러니 빨리 처리하는 게 신상에 이롭다.

그렇게 30분 정도 들어가니 동굴의 끝이 나왔다. 당연하지만 들어오면서 본 고블린들은 전부 처리했다. 나는 적당한 곳에 발광석을 놓고 인벤토리에서 곡괭이를 꺼냈다.

미스릴이 잔뜩 매장된 곳이라고는 하지만 드러나지는 않았다. 만약 드러나 있었다면 고블린들이 이곳에 살지도 않았겠지.

나는 곡괭이를 들고 사정없이 벽을 치기 시작했다.

게임이 아니라 실제 육체노동이라 엄청나게 힘들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알고 있으니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파고 파고 또 파고 손에 물집이 잡히고 곡괭이가 부러지기 직전에 벽에서 희미한 빛이 나오기 시작했다.

“찾았다···!”

조심스럽게 몇 번 더 곡괭이질을 하자 높은 순도의 미스릴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다 얼마야···.”

원래 세계로 따지면 석유를 발견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 미스릴의 가치를 생각하니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고 그동안 쌓아둔 피로가 말끔히 사라졌다. 곡갱이질 한 번의 금화 1개.

그렇게 생각하니 손이 멈추지를 않았다. 꼬박 하루를 곡괭이지만 한 결과 나는 꽤 많은 미스릴을 캘 수 있었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시로 돌아갔다.


§


도시로 돌아간 나는 여관에 도착하고 곧바로 잠에 들었다. 다음 날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해가 중천에 떠 있었다. 제법 무리를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 쉴 생각은 아니다.

나는 여관에서 나와 곧바로 대장간 골목으로 향했다. 이번에 향한 곳은 이전에 갔던 곳이 아니라 골목 중앙에 있는 가장 큰 대장간이었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엄청난 열기가 느껴졌다. 숨이 턱턱 막히고 피부가 자글자글 타오르는 것 같다. 마치 고온의 찜질방 같은 온도에 나는 숨쉬기는 것조차 괴로웠다. 마법적인 보호를 받지 않는 보통 인간이라면 몇 분을 채 버티지 못할 정도로 비이성적인 열기로 가득 차 있는 공간이다.

5명이나 되는 대장장이들도 모두 땀을 뻘뻘 흘리면서 제련을 하고 있었다.

“앙? 뭐냐. 넌.”

다행히 나를 먼저 발견한 한 대장장이가 말을 걸어주었다.

“제련을 부탁하려고 하는데···.”

“제련? 광부였냐? 꺼내 봐라.”

빨리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에 나는 재빨리 인벤토리에서 어제 캐둔 미스를 원석을 꺼냈다. 대장장이는 내가 꺼낸 원석을 보고 눈이 3배 이상 커지고 입을 다물지를 못했다.

“이거 제련 좀 해주세요.”

“너. 뭐야. 이런 고품질의 미스릴을 대체 어디서.”

“저기 그럼 저는 이만.”

더 있으면 정말로 열사병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빠르게 대장간을 나가려고 했지만, 누군가 내 팔을 잡았다. 팔을 뿌리치려고 했지만, 그보다 빠르게 의식이 멀어져갔다.


§


아···시원해.

쓰러지기 전과는 다르게 시원한 바람이 얼굴에 닿는다. 주변 공기도 서늘하다. 이곳이 천국이 아닐까?

“이 녀석 괜찮은 거야? 가서 포션이라도 가져올까?”

“포션은 무슨. 더워서 쓰러진 거니깐 찬물이면 충분해.”

“맞아. 애초에 남자라면 포션 따위에 의존하지 않는 게 참모습이지.”

두꺼운 중저음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뜨니 그곳에는 대장간에서 봤던 대장장이 중 3명이 눈에 들어왔다.

“정신이 들었나?”

“으··· 여기가 어디죠?”

“더위 먹고 쓰러졌길래 시원한 곳으로 데려왔지.”

“대장간 뒤쪽이다. 얼음 마법으로 온도를 낮춰났으니까 시원할 거다.”

얼음 마법? 대장장이 주제에 얼음마법을 쓰는 건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지금은 무척이나 고마운 다름이다.

“죄송합니다. 그보다 다들 용케 그런 곳에서 일하시네요.”

“뭐. 우리야 원래 더위에 강하지.”

“열을 차단하는 아이템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그런가. 대장장이들한테는 필수 아이템인 건가. 미리 조사를 해봤으면 좋았을 텐데. 약간의 실수라고 봐야겠네.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오늘은 감사했습니다. 제가 의뢰한 미스릴은 다음에 찾으러 오도록 하죠.”

그리고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두꺼운 손이 내 팔목을 잡았다. 두꺼운 손의 주인은 대장장이 중 한 명이었다. 내가 의아하게 쳐다보자 자신들의 설명이 부족했음을 눈치 채고 다급하게 손을 놓아 주었다.

“어이쿠. 미안하네. 다름이 아니라 그 자네가 가져온 원석 말인데.”

“네. 설마 제련이 힘든가요?”

“아니 그게 아니고 그런 고품질의 미스릴은 처음 봐서 그런데 어디서 구한 건지 알려줄 수 있나?”

“죄송하지만 그건 좀···”

“그렇겠지. 그렇다면 그 미스릴을 더 구해다 줄 수 있나? 그리고 우리가 좀 구매하고 싶은데.”

구매?

원래 팔 생각이기는 했으니깐 문제는 없다. 어차피 조만간 광산 자체를 팔 테니 이 도시에는 대량의 미스릴이 흘러들어오겠지. 당연히 이 사람들에게도 일이 주어질 거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어제 구한 미스릴이 필요하다.

“죄송하지만, 이 미스릴은 팔수가 없어요. 하지만 조만간, 이곳에도 미스릴이 들어올 거예요.”

‘멀지 않은 곳에서 새로운 광산이 발견됐거든요.’라는 말을 덧붙이자 대장장이들은 그제야 만족한 것 같았다.

“역시! 근처에 이런 미스릴이 있는 광산이 발견된 거군! 이곳은 장사꾼들이 많아서 좋은 광석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는데 아주 잘 됐군.”

···라면서 대장장이들은 모두 기뻐했다. 확실히 주변에 개발된 광산이 없으니깐 광석을 구할 방법이 상인들밖에 없었겠지.

하지만 상인들은 비싸게 물건을 팔려고 할 테고. 그러던 와중에 갑자기 가까운 곳에 엄청 좋은 광산이 나타났다고 한다면 이렇게 기뻐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앞으로 이곳은 미스릴 제품의 성지가 될지도 모르겠다.

‘미스릴은 내일 받으러 와라.’

그런 말을 듣고 나는 대장간을 나왔다. 열기에 쓰러진 덕분인지 몸이 몹시 피곤하다. 어제 몸을 혹사시킨 것도 하나의 이유겠지. 얼른 여관으로 들어가서 쉬자.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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