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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마신, 지금 잡으러 갑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Ninese
그림/삽화
문피아
작품등록일 :
2019.08.13 09:52
최근연재일 :
2019.08.26 14:2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85
추천수 :
61
글자수 :
77,118

작성
19.08.18 14:20
조회
208
추천
7
글자
11쪽

마신, 지금 잡으로 갑니다 006화

연재시작합니다




DUMMY

프로벤투스 상단과 계약을 맺은 지 벌써 석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석 달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평범한 시간이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일어난 일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일단 프로벤투스 상단은 나와 계약을 마친 이후 영주에게 허락을 받은 다음 곧바로 광산 개발에 들어갔다. 프로벤투스 상단의 주인인 안스는 순식간에 전문가들을 모아왔고 광산은 빠르게 개발되고 지금은 그곳에서 나오는 막대한 미스릴로 엄청난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한다.

물론 그만큼 나의 주머니도 두둑해지고 있다.

평소였다면 다른 상단들이 급속도로 성장을 하는 프로벤투스 상단을 견제하기 위해 힘을 모았겠지만, 그보다 빠르게 일이 터졌다. 다른 거대 상단들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상단을 견재하지도 못할 정도로 큰 일.

그것은 바로 마왕의 부활이었다.

동대륙에 있는 한 도시에 나타난 마왕.

카라비아는 순식간의 어느 한 도시를 점령했다. 해당 도시가 속한 나라에서는 벌써 두 번이나 토벌대를 보냈지만, 마왕 카라비아의 강력한 마법에 희생되었고, 결국 해당 도시를 포기하기로 한 것 같다.

다행스럽게도 카라비아 역시 도시를 점령하고 토벌대를 막기 위해 상당한 마력을 사용했기 때문에 도시에서 나올 일은 없는 것 같으니 당분간은 피해가 더 커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를 알 리가 없는 사람들은 마왕의 부활과 본격적인 행동에 겁을 먹기 시작했다.

식료품과 생필품의 가격이 올랐고 장비류 아이템의 가격이 폭등했다. 도시의 영주들은 뒤늦게 병력을 모으기 시작했고 일부 시민들은 마왕이 나타난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도망가기 시작했다.

아직까지는 괜찮겠지만, 마왕이 몇 명 더 활동을 시작하면 폭동이 일어나는 지역도 생길 거다. 게임에서는 이후에 플레이어들이 마왕군과 싸우며 조금씩 평화를 되찾았지만, 지금은 어떻게 될지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마왕이 활동하기 시작했으니 본격적으로 강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고로 지금은 원래 있던 도시인 그라두스에서 나와 호스티스라고 불리는 도시에 찾아왔다. 호스티스는 동대륙에서 가장 거대한 도서관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도시다. 주요 특산물은 종이와 책이다. 과거에 나타난 한 성녀가 시민들에게 종이를 만드는 법을 알려주고 책의 중요성을 알린 다음부터 이렇게 변했다고 한다.

이 도시에 오는 이유는 대부분 거대한 도서관에 있지만 나는 조금 다르다. 정확히는 지금 이 도시의 도서관에 있는 자와 만나고 그에게서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이 나의 목적이다.

호스티스에 있는 도서관은 대륙 제일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거대하고 웅장했다. 거대한 건물의 내부는 책의 손상을 막기 위해 특별한 마법이 상시 발동 중이었고 책을 관리하는 사람들만 해도 백명이 넘고 그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수백 명에 달했다.

물론 도서관 자체가 거대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다는 느낌을 받을 수는 없었다.

내가 도서관의 안으로 들어가 주변을 둘러보자 책을 정리하던 사서 한 명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이 도서관에는 처음 오신 건가요?”

길게 늘어진 갈색의 옷을 입고 품에 책을 든 모습은 영락없는 사서의 모습이었고 주변을 둘러보는 나를 보고 초심자라는 것을 알아차리고 도움을 주기 위해 온 모양이다.

“네. 정말 거대하고 뭐랄까··· 엄청나네요.”

게임 속에서 퀘스트를 위해 몇 번이나 왔던 곳이지만 실제로 보니 놀랍기 그지없다. 이렇게 거대한 도서관은 지구에서도 본 적이 없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곳은 천국이나 다름이 없겠지. 사서는 나처럼 놀라는 사람을 자주 본다는 듯 말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 도서관의 웅장함을 보고 자주 말을 잊지 못하죠. 저 역시 매일같이 이곳에 오지만 언제나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런가요. 그런데 이렇게 책이 많이 있으면 도둑맞거나 하는 경우는 없나요?”

종이를 만드는 기술이 발달하지 않은 이 세계에서 종이는 상당한 귀중품이다. 그리고 그런 종이로 모아 만든 책 역시 당연히 귀중품이다. 책 한 권만 해도 서민 한 명이 1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인데, 이곳에는 그런 책이 셀 수 없을 만큼이나 많다. 따라서 이곳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산이나 다름이 없다. 오히려 도둑이 없는 게 이상하다.

“물론 가끔 그런 무례한 자들이 있기는 하지만 걱정할 건 없습니다. 이곳의 책은 이 도서관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절대로 밖으로 가지고 나갈 수 없습니다.”

역시나 모종의 조치를 취해둔 모양이다. 역시 게임에서는 얻을 수 없는 내용들을 들으면 무척이나 즐겁다.

“그보다 이곳에 오신 이유가 있을 텐데. 제가 도와드릴까요?”

이곳에 온 이유는 당연히 책을 찾기 위해서다. 라고 사서는 생각했을 거다. 그러니 도와주겠다는 말은 찾는 책을 말하면 자신이 찾아 주겠다. 뭐, 대충 그런 의미일 거다. 하지만 내가 찾는 건 책이 아니다.

“책도 물론 관심이 있지만, 일단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검은색의 긴 옷을 입은 장신의 남자입니다. 무척이나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니깐 분명 이곳에서 책을 읽고 있을 겁니다.”

“검은 옷에 책을 좋아하는 장신의 남자라면···.”

사서는 뭔가 짚이는 구석이 있는 것 같았다.

“며칠 전부터 매일같이 와서 책을 읽으시는 분이 있습니다. 장신의 차갑게 생기신 남성분이셨죠.”

빙고! 나는 찾았다는 생각에 살짝 소리를 지를 뻔했지만 겨우 참은 다음 남자의 위치를 물어봤다.

“아마 맞는 것 같습니다. 혹시 어디에 가면 있을지 알 수 있을까요?”

“제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어제는 제 3관에 계셨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그 주변에 가면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

나는 사서와 헤어진 다음 곧바로 이 도서관에 있는 다섯 개의 관 중에 3번째 관으로 향했다. 다섯 개중 하나의 관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평범한 도서관보다 넓었다. 하지만 운 좋게 3관을 돌아다니기 시작하고 조금 지나고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서 내가 찾던 사람을 찾을 수 있었다.

짙은 초록색 머리에 세련된 검은 로브를 입고 신경질적인 날카로운 눈을 책에서 떼지 못하는 한 남자를. 그 남자의 이름은 리안. 수백 년 전에 봉인 당하고 얼마 전에 깨어난 마왕이다.

마왕이라고 해서 모두가 살육을 즐기고 파괴를 일삼는 것은 아니다. 사람을 싫어하지 않고 살생을 거부하는 마왕도 있다. 그 수만큼이나 다양한 특성을 가지는 것이 마왕이라는 존재다.

그중에서 리안은 비교적 평화로운 편에 속한다. 정확히는 책 이외에 관심이 없는 마왕이다. 마신의 명령은 수행한다. 그렇지 않을 때에는 책을 읽는다. 책을 방해하거나 책을 모욕하면 죽인다. 그런 마왕이다.

게임 속 스토리에서 리안은 카라비아보다 먼저 부활했다. 하지만 마신이 부활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마신이 부활할 때까지 책을 읽으며 기다리기 위해 부활한 동대륙에서 가장 큰 도서관이 있는 이곳으로 와서 책을 읽기로 한다.

마음 한 편으로는 게임과 스토리가 다를 수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다행히도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나는 일단 리안의 눈에 들기 위해 주변에서 적당한 책을 한 권 가지고 왔다. 책의 이름은 ‘희귀종족 모음집’ 세계 곳곳에 있는 희귀한 종족에 대한 내용이 적힌 책인 모양이다.

책에서는 게임에서도 봤던 종족이 있는가 하면 게임에서 들어보지도 못한 완전 미지의 종족도 존재했다. 게임에서는 나온 적이 없는 미지의 종족.

분명 언제가 도움이 될 때가 있을 거다. 그렇게 3시간 정도 지나고 책을 다 읽은 나는 책을 덮은 다음 고개를 들었다. 건너편에 있는 리안은 여전히 책을 읽고 있었다.

“책을 좋아하시는 모양이군요.”

“인간은 싫어하지만, 인간이 만든 책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기록에 관해서는 다른 종족보다 뛰어나지.”

“특히 이 도시는 과거의 성녀 때문에 책의 중요성을 아주 잘 아는 모양이더군요.”

“그래. 과거의 성녀를 봤으면 참으로 좋았을 것을.”

“당신이 가진 책에는 성녀에 대한 내용이 적혀 있지 않나요?”

리안은 언제나 품에 책을 하나 들고 다닌다. 책의 이름은 ‘아카식 레코드’ 세계에서 일어났던 모든 일들이 자동으로 기록이 되는 신기한 아이템이다. 내가 책에 대해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자 리안은 그제야 흥미가 조금 생겼는지 책에서 눈을 떼고 나를 바라봤다.

“보아하니 나에 대해서 알고 있는 모양이군.”

“물론입니다.”

“나는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자 온 것이 아니다. 그저 책을 읽을 뿐이다.”

“알고 있습니다. 당신이 이곳에 피해가 갈 만한 짓을 하지 않을 거라는 것을.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저처럼 생각하는 건 아니죠. 제가 여기서 당신의 정체를 밝히면 이 많은 책을 다 읽기도 전에 이곳에서 쫓겨나겠죠.”

“그건 내가 바라는 게 아니군. 하지만 바로 내 정체를 밝히지 않았다는 것은 내게 원하는 바가 있는 건가?”

리안과 나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걸 알아차린 나는 곧바로 리안에게 원하는 바를 말했다.

“지금의 투신이 있는 위치를 알고 싶습니다.”

내가 원하는 건 유니크 직업인 투신의 위치다.

어떤 책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고 알고 있는 사람도 없다. 하지만 리안의 책에는 기록이 되어 있을 거다. 게임에서 가장 강력한 직업 중 하나였고 내가 가장 얻고 싶었던 직업인 ‘투신’을 얻기 위해서는 반드시 선대 투신과 만나야 한다.

“투신이라. 전직이 목적인 모양이군. 잠시만 기다려라.”

리안은 단번에 나 의도를 알아차린 다음 품에서 이상하게 생긴 책을 꺼낸 다음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다시 책을 품에 넣고 내게 말했다.

“투신은 지금 티그리스 숲에 은거하고 있다.”

티그리스 숲이라면 맹수 형 몬스터들이 살고 있는 숲이었나? 생각보다 멀지 않은 곳이라서 다행이다. 아마도 이곳에서 마차를 타면 한 달 이내에 도착할 수 있을 거다.

“감사합니다.”

“더는 나를 귀찮게 하지 말아라.”

“네.”

난폭한 편은 아니지만 리안 역시 강력한 힘을 가진 마왕. 여기서 더 귀찮게 하면 도시가 위험할 수도 있다. 물론 나도. 그러니 투신의 위치에 만족하고 돌아가도록 하자.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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