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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노트 님의 서재입니다.

마신, 지금 잡으러 갑니다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Ninese
그림/삽화
문피아
작품등록일 :
2019.08.13 09:52
최근연재일 :
2019.08.26 14:20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3,980
추천수 :
61
글자수 :
77,118

작성
19.08.19 14:20
조회
217
추천
4
글자
12쪽

마신, 지금 잡으로 갑니다 007화

연재시작합니다




DUMMY

유니크 직업인 투신으로 전직하는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현존하는 투신에게 직업을 이어받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할수록 어려운 것이 현실.

투신에게 인정받고 직업을 이어받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투신의 위치와 투신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자질이다.

투신의 위치는 마왕 리안에게서 알아낼 수 있었다. 투신이 된 나에게 다른 마왕들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분명 알고 있었겠지만, 마왕들끼리의 유대감은 그리 깊지 않기 때문에 리안 역시 자신에게 피해만 없다면 별로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다.

티그리스 숲은 맹수형 몬스터들이 많이 있는 위험한 숲.

그런 곳에서 홀로 사냥을 하고 있으면 그곳에 은거하고 있는 투신은 자연스럽게 나의 존재를 알게 될 거다. 그렇게 묵묵히 사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투신에게 점수를 딴다.

이것이 나의 목적.

물론 투신의 마음에 들기 위해서는 적어도 몇 달은 그곳에서 사냥만 해야 할 거다. 그러기 위해서는 몇 달은 사용할 수 있는 음식, 그리고 무기들. 그리고 그것들을 닮을 커다란 인벤토리가 필요하다.

문제가 있다면 마왕의 부활 때문에 음식들과 무기류의 가격이 엄청나게 상승했다는 점.

다행인 점은 미스릴 광산에서 들어오는 돈 때문에 돈 걱정을 할 필요는 없다는 점. 조금은 비싼 값을 주기는 했지만 나는 별 무리 없이 몇 달은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만약의 경우 투신에게 뇌물로 받칠 좋은 술을 구입할 수 있었다.

무기의 경우는 책과 종이가 특산물인 이 도시에서는 구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그라두스에 있는 대장장이들에게 연락을 해서 좋은 무기를 보내달라고 했다. 그라두스에서 이 도시까지는 왕복 20일은 걸리기 때문에 무기를 받을 때까지 당분간은 이 도시에서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상태에서 책의 도시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딱 하나 뿐이었다. 바로 책을 읽는 것.

내가 다시 도서관에 나타났을 때 리안은 약간은 노골적으로 불쾌해했지만 이내 내 목적이 책이라는 것을 알고는 더는 신경 쓰지 않기 시작했다.

무기가 도착할 때까지 내가 주로 읽은 책들은 게임에서는 얻을 수 없는 정보들에 대해서다.

예를 들자면 이세계의 생필품.

당연하지만 게임에서 내 케릭터는 씻을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아무리 발달하지 않은 세계라도 전혀 씻지 않을 리가 없다. 비누를 대체할 물건은 있는지, 치약은 있는지 같은 거. 물론 여관에서 비슷한 물건들을 봤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는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으니 어떤 재료를 어떻게 이용해서 만드는지 같은 걸 알 수 있었다.

확실히 도움이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지식이었지만, 알아서 손해 볼 것은 없다.

두 번째 역사 관련 책들이었다. 마왕이 부활하고 나서의 일들은 게임을 통해 기억하고 있지만, 그 이전의 역사에 대해서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물론 유명한 사건들은 게임에서도 몇 번 나왔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게임의 스토리는 마신과 마왕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평범한 악당이나 평범한 반란 사건 같은 것들은 다루지 않았다.

이 역시 나중에 쓸모가 있을 수 있고 평소에 역사를 좋아했기 때문에 꽤나 많은 역사책을 읽었다.

간혹 책을 읽다가 이상하거나 의아한 부분이 있을 때는 리안을 찾아가서 물어봤다. 처음에는 리안도 귀찮다는 듯 굴었지만,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았는지 나중에는 별 거부감 없이 내 질문에 대답을 해 주었다.

게임에서는 알지 못했지만 리안은 호기심이 많고 지식욕이 풍부한 사람을 좋아하는 모양이다.

“또 온 거냐.”

“이번에는 단야 공방전이에요.”

단야 공방전이란 약 오십 년 전 드워프와 다크 엘프가 벌인 전투 중의 하나다.

기록에 의하면 해가 지고 나서 어둠이 깔리고 다크 엘프가 야습을 했지만 이를 짐작하고 있던 드워프가 특별한 마법을 이용해 밤을 아침으로 만들고 당황한 다크 엘프들을 격퇴했다는 내용이다.

문제는 드워프가 쓴 특별한 마법이다. 밤을 아침으로 만들다니.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가지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리안을 찾아왔다.

“단야 공방전이라. 분명 드워프가 어떤 마법을 사용한 건지 궁금한 거겠지?”

“네. 밤을 아침으로 만들다니. 전설적인 시간 계열의 대 마법이었나요? 아니면 카라비아처럼 별의 마법을 사용한 건가요?”

“시간 계열 마법을 이용해 밤을 줄이다니. 마왕들 중에서도 그런 짓이 가능한 자는 없다. 그리고 네가 어떻게 카라비아의 마법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그것 또한 아니다. 보아하니 그 책은 드워프들이 쓴 모양이군. 승자의 시선에서 쓰여 지는 책은 대부분 과장되기 마련이지. 다크 엘프가 쓴 책을 보면 좀 더 현실적으로 적혀 있을 거다.”

확실히 지구에서도 전쟁에서 진 왕이 폭군으로 기록되거나 하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이 세계 역시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럼 이 내용은 거짓말이라는 건가요?”

“표현하기 나름이겠지. 당시 드워프들은 야습을 알아차리고 빛을 내는 마도구를 잔뜩 준비했던 모양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주변에 잔뜩 설치해둔 다음에 다크 엘프들이 습격을 해왔을 때 마도구를 작동해 숲을 밝혔겠지. 어두운 숲이 마도구로 인해 아침처럼 밝아졌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아하. 밤이 아침이 된 게 아니라 아침인 것처럼 밝았다는 말인가? 참으로 있어 보이게 적어놨네. 반대로 다크 엘프가 쓴 책에는 어떻게 기록이 되어 있을까? 조금 궁금하다.

“그럼 저는 다크 엘프가 쓴 책을 찾아보러 가겠습니다.”

“그래.”

언젠가는 이 마왕과도 싸울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벌써 그런 일을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 만약 마신이 사라진다면 저 마왕은 언제까지나 이곳에서 책을 읽고 있을까?


§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그라두스에 부탁한 무기들이 도착했다. 도착한 것은 길이가 다른 검 30개. 창과 도끼가 합쳐진 형태로 흔히 폴암이라고 불리는 무기가 5개. 이 무기들은 게임에서 투신의 직업을 가졌던 사람이 가장 애용하던 무기들이다.

투신은 특성상 여러 무기를 가지고 다니는 데 아마도 이 무기들이 가장 효율적이었던 것 같다.

미스릴 같은 고급 소재를 섞은 무기들은 아니었지만 튼튼함에 초점을 맞춘 좋은 무기들이었다. 나는 길이가 가장 긴 검을 하나 허리에 차고 나머지는 미리 구해둔 상급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이렇게 도시를 떠날 준비를 마친 나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도시를 떠났다. 목적지는 투신이 있는 티그리스 숲. 목적은 투신에게 인정받고 투신의 직업을 이어받는 것.


§


도시에서 빌린 마차를 타고 내린 곳은 티그리스 숲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었다. 티그리스 숲의 주변은 제법 넓은 초원인데 이곳에는 다양한 짐승형 몬스터들이 살고 있다. 티그리스 숲에 가까워질수록 몬스터들이 강해지는 구조이기 때문에 초원 끝부분에서 내부로 들어가면서 성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의 나로는 티그리스 숲에 살고 있는 호랑이 형 몬스터들을 잡을 수가 없다. 숲에서 가장 약한 종류인 늑대 형 몬스터도 버거울 것이다. 그러니 조금씩 내부로 들어가면서 실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

초원의 끝부분에 나타난 것은 토끼 형 몬스터 같은 최하급의 몬스터였다. 고블린보다 약한 녀석이기 때문에 길을 막는 녀석들만 대충 잡으면서 안으로 들어갔다.

그다음 나타난 것은 작은 여우 형 몬스터. 토끼보다 크기, 완력, 속도 면에서 모두 높았지만 그래봤자 고블린 수준. 호스티스에서 무기가 올 때까지 나름의 훈련을 했기 때문에 조금의 어려움 없이 잡을 수 있었다.

좀 더 안으로 들어가고 나서야 긴장하고 싸울만한 녀석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조우한 것은 홉고블린 3마리로 이루어진 무리였다.

아무래도 고블린들은 3마리씩 뭉처다니는 습성을 가진 모양이다. 고블린과 그 상위 종족인 홉 고블린의 차이점을 열거하자면 일단은 신장. 고블린이 유치원 생 정도의 신장을 가졌다고 한다면 홉 고블린은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의 신장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차이는 장비의 유무다.

고블린들은 기본적으로 무장을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홉 고블린들은 하나같이 모험가에게서 뺏은 것 같은 방어구와 무기를 장착하고 있었다. 습격을 했을 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모험가를 이겼을 정도의 힘을 가진 홉 고블린들은 앞서 싸운 약한 짐승형 몬스터와는 차원이 다르다.

방심하면 확실하게 죽는다.

하지만 여기서 도망칠 수는 없다. 도망칠 수 있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다. 여기서 도망치면 강해질 수 없다. 나의 목표는 마신을 잡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강해져야 한다. 그런데 이곳에서 약간 위험이 있다고 도망쳐서는 평생 강해질 수 없다.

설령 이곳에서의 죽음이 진짜 죽음을 의미한다고 해도.

나는 인벤토리에서 길이가 짧은 검을 하나 꺼냈다. 상대는 3명이고 아마도 어느 정도 협공이 가능한 수준일 거다. 그러니 빠르기 휘두르고 빠르게 수거할 수 있는 무기가 좋다.

내가 무기를 꺼내자 고블린들 역시 노골적으로 나를 경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바로 덤벼들지 않는다. 어느 정도 생각이라는 걸 할 수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차라리 나를 경계하고 있는 지금이 공격찬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곧바로 홉 고블린들에게 달려들었다.

갑자기 달려오는 나를 보자 양쪽에 있던 두 명은 옆으로 피하고 가운데 있는 한 명 만이 그 자리를 지켰다. 아마도 한 명에게 나를 맞기고 나머지 두 명은 빈틈을 노려 공격을 할 생각인 모양이다.

아무리 똑똑해봤자 고블린. 멍청한 판단이다.

만약 3명이 동시에 덤벼들었다면 나는 피할 수 밖에 없었을 거다. 홉 고블린 3마리를 동시에 벨 수 있는 강함이 나에게는 없으니깐. 만약 그랬다면 내가 약하다는 것을 눈치챈 홉 고블린들은 무척이나 공격적으로 나왔겠지.

하지만 홉 고블린들은 그러지 않았고 오히려 그것이 나에게는 기회가 되었다. 나는 달려가면서 자세를 찌르기로 바꿨다. 그리고 홉 고블린을 심장을 향해 검을 내질렀지만, 홉 고블린의 낡은 검에 막혔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고 그대로 홉 고블린과 부딪혔다.

지금 내 키와 중량은 초등학생 고학년 정도인 홉 고블린보다 위다. 따라서 빠르게 달리던 나와 부딪히면 홉 고블린은 당연히 넘어질 수밖에 없다. 나는 넘어진 홉 고블린의 목에 그대로 검을 꽂았고 목이 관통당한 홉 고블린은 아주 잠깐 발광을 하다가 더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이후 곧바로 달려와 무기를 휘두르는 홉 고블린의 검을 막고 복부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근접 전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만 있었다면 쉽게 피할 수 있었겠지만 그런 게 있을리 없는 홉 고블린은 복부를 맞고 곧바로 쓰러졌고 나는 그대로 고블린의 심장에 검을 찔러 넣었다.

그렇게 두 마리의 홉 고블린을 처리하고 나머지 한 마리를 처리하고자 뒤를 봤지만 이미 한참을 달아난 뒤였다. 나는 그 모습을 보고 역시 고블린은 고블린이다. 라는 생각을 했다.




재미있게 읽으셨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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