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잡동사니

리치 사냥꾼 박중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잡동사니s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8
최근연재일 :
2023.02.11 21:50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3,891
추천수 :
40
글자수 :
199,962

작성
23.02.07 21:50
조회
38
추천
0
글자
12쪽

32화.

DUMMY

32화.


은화 한 개와 술로 호감을 얻었다 생각했다.

저들의 입에서 예상치 않게 리치와 관련될 수 있는 정보를 얻은 것도 그것 덕분.

그럼에도 정보를 가진 남자는 의심의 눈초리로 박중사를 바라봤다.


“설마 드워프를 사냥이라도 하겠습니까. 그것도 높은 분들이 있는 경매에서.”

“그러니까 더 궁금해지는군.”


농담 섞인 말에도 쌀쌀맞은 태도.

대답해 주지 않으면 정보도 없다는 건가.

쉽게 쉽게 갈 줄 알았는데.


“이거면 되겠습니까.”


박중사가 품에서 은화 두 개를 꺼내 내려놓았다.

입 한번 여는데 은화 두 개.

본인이랑 엮일 일도 없는 사냥꾼이 내놓은 돈.

거절하기 힘들 거라 생각했지만.

남자는 대답을 원하는 듯 노려보기만 할 뿐이었다.

즐거웠던 텐트 안 분위기에는 냉기가 감돌고.


“적적함을 달래러 왔는데 이런 분위기는 좀 그렇네요. 아쉽지만...”

“잠깐 잠깐!”


은화를 챙겨 일어나려 하자 리더가 급히 은화 집은 손목을 붙잡았다.


“아니 이 사람아. 이렇게 급하게 가버리면 어떻게 하나?”

“적적하다고 해서 싸늘하게 대하는 분들이랑 같이 있기도 그렇잖습니까.”

“우리가 얼마나 살갑게 대해줬는데 안 그런가?”


리더의 말에 수긍하듯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들.


“간단한 정보라도 듣기 위한 성의였는데 어쩔 수 없지요.”

“에헤이! 자리에 앉아보게 나도 궁금하긴 해. 왜 사냥꾼이 드워프를 찾는 건가?”

“이번에 열리는 노예 시장 중에 드워프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의뢰인도 이곳으로 올 거라고 해서 알아보고 있었지요. 굳이 검문소에서 시간 날리는 것보다 나으니까요.”

“의뢰인? 그 의뢰인이 드워프를 구매하는 곳에서 만나자고 한 건가?”

“예. 그쪽도 이 정도면 대답이 됐습니까?”


그들에게 이 돈은 적진 않지만 크지도 않은 돈이다.

금화라면 이렇게 큰돈을 아무렇지 않게 꺼내는 것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었겠지.


영주와 동행하지 않고 굳이 줄을 서 기다린 뒤 검문소를 통과해야 하는 말단 사람들.

갑자기 나타난 외부인이 돈을 쥐여주는 것에 경계심이 드는 건 당연했지만.

드워프가 있다 없다 정도의 정보는 굳이 이 텐트가 아니더라도 확인할 수 있었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릴 뿐이지 아쉬울 게 없는 건 박중사쪽.

비록 은화 두 개라 해도 그들에겐 공돈.

리더의 반응이 오히려 현명하다 할 수 있었다.


“사람이 성의를 무시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야. 입 다물고 있을 건가?”


리더의 말투에 협박이 묻어나온다.

정보를 알고 있는 구릿빛의 남자도 더 이상 뺄 이유가 없다.

이유도 들었고 입을 다물어서 그들과의 관계를 깰 고급 정보도 아니니까.


“저희 영주님도 드워프 경매 때문에 베르톨로미움에 오셨습니다.”


다행히 다른 쪽으로 옮길 필요 없어졌다.


“그런가요? 헛걸음할 필요는 없어서 좋네요.”


그 말과 함께 손에 쥐고 있던 은화를 놓자 재빠르게 자신의 손으로 받은 리더.


“그럼! 피곤하게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도 없고 좋지!”


영양가는 없지만 어떻게든 분위기를 띄워보려 큰소리치는 리더.

은화 두 개를 손에 쥔 리더가 그중 한 개를 구릿빛 남자에게 건네주었다.

하나를 받았음에도 별다른 반응이 없는 걸 봐선 리더에게 뭔가 잡혀 있나본데...


“분위기도 풀 겸 고급술이나 한 잔 더 하자고!”

“저는 이만 자러 가보겠습니다.”

“아니 왜! 한 잔 더 하지?”


이 사람아 속셈이 눈에 훤히 보인다.

돈 좀 있어 보이니까 길게 잡아둘수록 뭔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속셈.


드워프에 대한 정보도 얻었으니 굳이 이 자리에 더 머무를 필요도 없었다.

한사코 붙잡는 리더의 손을 뿌리치고 난 뒤, 텐트로 돌아와 몸을 눕혔다.


“내일 들어가기만 하면 되겠네. 며칠 좀 쉬어볼까?”


그 말에 스컬이 반응했다.


“돈 주고 고생할 거면 길드에서 정보를 사도 될 텐데.”

“고생? 딱히 한 것도 없는데 뭘... 그러고보니 길드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너 돈은 잘 안만져봤지?”

“... 그렇지? 필요하면 다 해주니까.”


역시 그럴 줄 알았다.

평생 마법 연구에만 몰두해 살고, 필요한 건 지원해주니 알 필요도 없었겠지.


“길드에서 이런 정보 하나 사는데 금화 두 개까지 달라고 할 걸?”

“금화 두 개?”

“처음 리치에 대한 정보 얻을 때도 게시판이랑 용병들이 떠드는 거 엿들어서 뭐가 없었지. 정보 사는 사람들 보니까 별거 아닌 거에도 금화 한두 개는 기본이던데?”


은화 열 개에 금화 한 개.

20배에 달하는 금액을 아껴서 얻은 정보다.


“거기에 은화 하나랑 술로 리치일지도 모르는 정보도 얻었잖아.”

“고급술이라면서. 그건 좀 비쌌을 텐데?”

“건네주기 전까진 가치를 모르던 술이야. 드뷔에르님이 사치를 부리는 사람은 아니니 비싸봤자 저들한테만 비쌀 뿐이지.”


술의 가치를 알았다면 굳이 꺼내 들진 않았겠지만.

그렇다고 먹지도 않을 걸 굳이 들고 다닐 필요도 없고, 아무리 덥석 쥐어진 선물이라고 해도 팔아먹는 건 예의가 아니다.

적재적소에 써먹고 그만한 가치를 해줬으니.


“그리고 여기 없었으면 굳이 국경 왔다 갔다 할 일도 없이 넘어가면 그만이잖아. 은화 세 개랑 술 한 병이면 그 값은 충분히 하고도 남았네.”


그동안 쓸 일이 없어 모아두기만 했던 금화가 40개.

돌아다니면서 썼던 금화가 8개라 여윳돈은 충분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언제 어디서 큰 지출이 생길지 모르는 일이다.


아낄 수 있을 땐 아끼는 게 최고지.

경매에서 드워프를 빼내는 데 얼마나 쓸 진 몰라도.

다른 방식으로 아낄 수 있지 않을까 방법을 구상하면서 잠에 들었다.


*


다음 날 아침.

검문소가 열리기도 전 분주한 사람들 움직임 때문에 눈이 떠졌다.

텐트에서 짐을 정리하고 줄을 서자 잠시 후 검문소가 열리고 사람들이 들어간다.


‘이번에도 뇌물이군.’


아무것도 없는 사람은 한세월이 걸렸고.

무언가 슬쩍 쥐여주는 사람은 거의 보는 둥 마는 둥 통과시킨다.

그들도 그걸 알기에 뇌물이 없는 사람들은 최대한 빨리 통과하기 위해 짐을 거의 풀어헤친 채 검문소로 향했고, 나머지는 손에 은화, 혹은 금화를 들고 있었다.

저번 리에니언트의 검문소에서도 밀튼이 사람을 시켜 들여보내 주는 게 아니었으면 뇌물을 건네줬어야 했다.


아무래도 은화 몇 개보단 금화 한 개가 더 빠를 테니 순서가 되자마자 문지기에게 슬쩍 금화 하나를 찔러넣어 주었다.


“신기한 복장이군. 사냥꾼인가?”

“예. 가죽이랑 의뢰받은 것들입니다.”


역시 금화의 힘인가.

말과 함께 군장을 가볍게 살펴본 문지기가 별말 없이 검문소를 통과시켰다.


리에니언트와는 다르게 북적이는 베르톨로미움.

노예시장까지 열리는 국경이니 그 정도에 차이가 있을 거란 생각은 들었지만.

이른 아침부터 번화가의 먹자골목을 떠올릴 정도로 사람들이 바삐 움직인다.


피로도 풀 겸 제법 좋아 보이는 숙소에 짐을 푼 뒤.

노예 시장이 열리기까지 충분히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젠 마나를 배운 몸이라지만 훈련도 그렇고 3일 동안 말 타고 달려오느라 조금의 피곤은 있었으니까.


“스컬.”

“왜?”

“아무래도 노예 시장에 이 복장은 눈에 띄겠지?”

“그렇지.”


그것도 보통 노예가 아닌 경매에 올라가는 드워프니.

사냥꾼처럼 보였다간 무시당할 게 뻔했다.

심하면 입구 컷 될지도 모르고.


“전에도 그랬지만 복장을 가릴만한 게 필요한 것 같네.”


경매에 참여할 수준처럼 보이게 부티 나면서도 군복을 가릴만한 무언가.


“뭐 좋은 거 없냐?”

“글쎄다. 교단이나 귀족 복장 말곤 딱히 생각나는 게 없네.”

“귀족은 알겠는데 교단? 교단은 왜?”


이후에 사냥꾼 신분으로 다니지 않기 위해 필요한 것이긴 했지만.

당장 노예 시장에 들어가기 위한 복장에 교단이라니.


“교단이라고 노예 시장에 가지 말란 법 있어?”

“어... 그렇네.”


내가 살던 세계로만 생각했나.

교단의 신도들이 얼마나 다양한지 몰랐지만 신앙심을 가진 사람들이 노예 시장까지 자유롭게 드나드는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니 매달 시장까지 열릴 정도로 자유롭다면 그리 이상하게 볼 건 아니지.


“마법사나 기사는 좀 그런가?”

“기사? 갑옷이라도 입고 다니게?”

“아니. 기사도 평상복 정돈 있을 거 아냐.”

“기사를 구분하는 복장은 갑옷 말곤 없어. 마법사야 워낙 특이하고 소수에다 부리는 사람도 많으니 복장에 신경 쓰지도 않고. 기사도 사람 부리는 건 마찬가지고.”

“그래. 지금 당장 명패를 만들게 아니면 교단 말고는 방법이 없겠네.”


신분을 증명하는 가문의 상징이나 명패 등의 물건이 없으면.

귀족, 기사, 마법사보단 교단의 신도 행세가 나아 보였다.


“그 회색 로브 입은 사람들이 신도들이지?”


바깥에 돌아다니면서 봤던 회색 로브의 사람들.

스컬이 두개골을 끄덕였다.


군복도 가릴 수 있으니 신도 행세가 제일 나을 것 같긴 하네.


“그럼 복장도 살 겸 길드에나 좀 들러볼까.”

“길드? 여기 경매에 드워프가 나오는 건 확인했잖아.”

“시간이랑 장소를 정확하게 아는 것도 아니고 확실하게 여기가 맞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잖아. 그리고 그 붉은 곰에 대한 것도.”


자신이 모시는 영주가 드워프 경매 때문에 왔다는 것만으로 확정이나 다름없지만.

갑자기 추가된 또 다른 드워프가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곳에 온 목적이 드워프인 만큼 ‘흙 속에서철을뽑는’이 맞는지 확실하게 해둬서 나쁠 건 없었다.

겸사겸사 붉은 곰에 대한 다른 정보도 얻으면 좋고.


“그러고 보니까 스컬. 붉은 곰에 대해선 아는 게 없나 봐?”


평소 같았으면 자기 아는 정보랑 취합해서 알려줄 법했는데.

아무런 말도 없었다.


“리치랑 관련된 것 같긴 한데. 나도 처음 듣는 이야기라.”


거대한 붉은 곰이 새끼.

가죽을 뒤집어쓴 채 뼈만 남은 어미.


비정상적으로 거대해진 붉은 곰에 대해서만 들었다면 그냥 돌연변이라 넘길 수 있었다.

드물게 나타나는 마물들처럼 마나에 노출되 변이를 일으켰다 정도로 생각할 수 있었으니까.

뼈만 남은 채 가죽을 뒤집어쓴 어미의 존재.

그건 마물이라고 하기에 누군가의 손길로 인한 영향의 가능성이 다분했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는 몰랐지만 기사들이 죽었고, 금화를 건 토벌 인원 모집까지 하는 걸 보면.

리치의 작품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고.


“이상하지 않아? 영지에 피해가 있는데도 저런 포상금을 걸고 토벌 인원을 모집한다는 게.”

“평범한 건 아니지.”


영지에 직접적인 피해가 있다면 자기 휘하의 기사들을 시켜 토벌하면 그만이다.

굳이 중급 기사 연봉에 해당하는 금액까지 포상금을 걸면서 토벌 인원을 모집한다?


아마 죽은 기사가 영주의 휘하 기사였고, 남은 인원들이 그만한 실력이 없다고 판단됐거나.

다른 사람의 손을 거쳐야만 하는 이유가 있겠지.

풍겨오는 구린 냄새로 보기에 후자의 가능성이 높았다.


길드 게시판에 관련된 공고문과 정보를 얻기 위해 숙소를 나선 박중사.

제일 먼저 군복을 가릴 회색 로브를 구매한 뒤 광장으로 나와 길드를 찾았다.


베르톨로미움에는 두 개의 대형 길드 사무소가 있었다.

어차피 정보를 얻기 위해선 두 곳 다 둘러볼 생각이었기에 가까운 쪽으로 먼저 발걸음을 옮겼다.


대형 길드답게 넓은 내부 공간.

1층에서부터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게시판 쪽으로 시선을 옮기던 중.


‘저 사람은...’


텐트에서 존재감이 적었던 남자가 용병들과 섞여 있었다.

용병이었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게시판 쪽으로 발을 옮기는데.

남자가 박중사를 발견하고 가벼운 눈웃음을 보냈다.

다른 목적이 있었기에 가볍게 목례로 대신하고 게시판 쪽으로 가려는데...


눈인사로 끝낼 줄 알았는데 왜 다가오는 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리치 사냥꾼 박중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연재 중단 공지 23.02.12 26 0 -
공지 매일 오후 9시 50분에 연재됩니다. 23.01.11 68 0 -
36 36화. 23.02.11 32 0 13쪽
35 35화. 23.02.10 37 0 12쪽
34 34화. 23.02.09 36 1 12쪽
33 33화. 23.02.08 41 0 12쪽
» 32화. 23.02.07 39 0 12쪽
31 31화. 23.02.06 39 0 11쪽
30 30화. 23.02.05 39 0 13쪽
29 29화. 23.02.04 40 0 12쪽
28 28화. 23.02.03 38 0 12쪽
27 27화. 23.02.02 42 0 12쪽
26 26화. 23.02.01 38 0 14쪽
25 25화. 23.01.31 38 0 13쪽
24 24화. 23.01.30 44 0 13쪽
23 23화. +1 23.01.29 54 1 12쪽
22 22화. 23.01.28 62 0 12쪽
21 21화. +1 23.01.27 72 0 12쪽
20 20화. +1 23.01.26 75 0 13쪽
19 19화. +1 23.01.25 73 0 12쪽
18 18화. +1 23.01.24 78 0 12쪽
17 17화. +1 23.01.23 77 0 12쪽
16 16화. +1 23.01.22 85 0 12쪽
15 15화. +1 23.01.21 90 0 11쪽
14 14화. +1 23.01.20 82 0 11쪽
13 13화. +1 23.01.19 88 0 14쪽
12 12화. +1 23.01.18 94 0 12쪽
11 11화. +1 23.01.17 95 1 13쪽
10 10화. +1 23.01.16 112 1 12쪽
9 9화. +1 23.01.15 132 2 14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