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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리치 사냥꾼 박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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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s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01.06 17:08
최근연재일 :
2023.02.11 21:50
연재수 :
3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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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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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99,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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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3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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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5화.

DUMMY

25화.


경찰이 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있는 직업이라면.

군인은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적을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직업이다.

떄문에 총기류를 제외해고도 상대를 죽일 수 있는 여러 가지 전투기술을 배운다.

각종 격투 기술 및 단검을 다루는 것도 그중에 하나였고.


기술을 배우고 써먹을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았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급소만 노려 공격하는 기술들인데.


“다룰 수 있는 거 맞나?”


그런 공격들을 여유롭게 피하거나 흘리면서 하품까지 하는 드뷔에르.

이쪽은 진짜 죽일 듯이 공격하고 있건만.

방어하는 입장에선 지루해 죽겠다는 표정이다.


‘괴물...’


하체 훈련 때도 그랬지만 진짜 괴물 그 자체.

대부분 공격이 허공을 찌르다가도 한 번쯤 맞겠구나 싶을 땐 두부나 푸딩 같은 젤리를 찌르는 것처럼 물컹하고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 손을 타고 전해진다.

훈련이 아니었다면 허무한 감각에 다른 방법을 찾았겠지만.

그럼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채 어떻게든 유효타를 내기 위해 집요하게 급소를 찔러나갔다.


하체 훈련을 통해 마나 제어하는 법을 어느 정도 익혔으니 손에도 그 감각을 익힐 필요가 있었다.

체내의 마나를 활성화하면서 실탄을 주먹으로 잡을 때의 드뷔에르처럼 공격의 끝 지점에 마나를 불어넣기도, 처음부터 마나의 힘을 이용해 내려찍기도 해가면서 그 감각을 몸에 익혔다.


“그래도 배우는 속도 하나만큼은 상급 기사감일세 허허허!”


드뷔에르도 박중사의 합을 받는 것이 즐거웠는지 칭찬을 섞어가며 여유롭게 피하거나 받아쳐 냈다.

비교군이 없으니 드뷔에르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겠지.

그런 생각을 하며 유효타의 불쾌한 감각보단 마나를 다루는 감각을 몸에 익히는 것에만 집중했다.


처음엔 여유롭게 받아치던 드뷔에르도 점차 익숙해져가는 박중사의 공격에 이제는 진지한 얼굴로 훈련에 임했다.

처음에 노려보라는 듯 빈틈을 주던 드뷔에르.

그 간격도 점차 늘어지면서 이제는 거의 모든 공격들이 굳이 빈틈을 만들지 않아도 될 만큼 위협적으로 변해갔다.


‘할 수 있다.’


허공을 가르던 공격이 이제는 흘리거나 받아칠 정도로 날카롭게 들어가는 것을 보면서.

시간이 갈수록 그 생각이 머릿속에 들어왔다.

단 한 번.

그 단 한 번의 유효타만 먹혀들어 가도 성공이다.


그런 생각으로 공격을 이어가던 순간.


보인다.

일부러 틈을 내준 것이 아님에도 드러난 약간의 빈틈.

양손을 번갈아 가며 단검을 쥐고 공격하던 상황에서.

왼손으로 드뷔에르의 시야각을 살짝 가린 채.일격에 죽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사선으로 그의 목을 향해 오른손의 단검을 뻗었다.


“헛!”


-팡!


날카로운 공격과 함께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성공이다!’


비록 목단검이긴 하지만 처음으로 베는 느낌이 손을 타고 전해졌다.

그 짧은 순간에도 몸을 비틀어 공격을 흘려낸 드뷔에르였지만.

쇄골에서부터 귀까지 사선으로 베인 자국에서 핏방울이 맺힌다.

그 공격을 피하느라 원 밖으로 벗어난 드뷔에르의 한쪽 발까지.


상대를 죽일 때까진 공격을 멈추지 말 것.

그것을 기억하며 바로 다음 공격을 이어가려던 순간.

드뷔에르가 그 공격을 막아낸 채 호통을 쳤다.


“이게 무슨 짓인가!”


뜬금없는 호통에 잠시 벙쪄있는 사이 드뷔에르가 말을 이었다.


“자네 팔을 보게.”


팔?

그 말에 빈틈만을 찾아다니던 시선을 돌려 팔을 바라보자.

보라색 피부가 된 채 부풀어 오른 오른팔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리 심취했다고 해도 자기 몸 상태 하나 신경 쓰지 못하다니...”


뭐야 이거 왜 이래.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멍해져 있던 사이.

극심한 고통이 오른팔을 타고 전해져왔다.


“끄악!”


오른팔이 불타오르는 듯한 고통.

그대로 주저앉아 팔을 감싸 쥔 채 비명을 삼켰다.


“가만히 있어!”


드뷔에르가 팔목을 잡자 느껴지는 고통에 순간 움찔거리자 나온 호통.

이를 꽉 깨문 채 고통을 참자 그의 손에서 푸른 기운이 뻗어 나와 오른팔을 타고 올라간다.


“무식하게 몸이 버티지도 못할 마나를 쓰면 어떻게 하나!”

“죄... 끅!”


사과하려다가도 밀려오는 통증에 말문이 막힌다.


“공격 자체는 날카로웠다만 이렇게 했다간 몸이 버티질 못해. 기사들도 서로 칼을 맞대면 일격 필살보다는 상대를 갉아먹는 데에 주력한다네. 왜 그런지 알겠나?”


잘 알 것 같다.

한방에 모든 걸 쏟아붓기엔 이런 리스크가 존재했으니까.

고통을 참은 채 고개를 끄덕이자 드뷔에르가 설명을 이어갔다.


“지금 자네는 어른의 몸을 뒤집어쓴 어린아이와 같네. 몸의 크기조차 익숙하지 않아 이리저리 부딪히는. 그 몸을 다루는 과정일 뿐이었는데 이렇게까지 기분 낼 필요는 없잖은가.”

“그래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꾸역꾸역 꺼낸 말에 드뷔에르가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피식 웃어 보였다.


“그렇게 죽이고 싶었나?”

“어차피 피할... 걸 알고 한 공격입니다.”

“나조차도 헛바람을 삼킬 정도로 살기가 가득 찬 공격을?”

“안... 죽으셨잖습니까.”

“허허... 맞는 말이라서 뭐라 할 수도 없고.”


팔을 타고 올라오는 기운이 서서히 고통을 완화시켜주면서 말문이 트인다.

피부색과 붓기가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도 보였다.


“마나를 통한 회복은 임시방편일 뿐일세. 자네의 수명을 갉아먹는 일이야. 앞으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힘 조절 좀 하게.”

“예.”

“그래도 기초는 어느 정도 다져놨으니 회복하면서 다른 걸 설명해줘야겠구만. 밀튼? 얼마나 지난 건가?”

“전부 해서 두 시간 반이나 투닥거리셨습니다.”

“허허 배우는 속도가 빠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겠구만.”


벌써 그만큼 시간이 흘렀나?

배우면서 익숙해지는 몸놀림과 발전하는 감각들에 신나있었는지.

나도 그만큼 시간이 흐른 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타고 흐르는 마나를 잘 느껴보게.”


눈을 감고 감각에 집중하자 마나가 팔을 타고 올라와 목을 통과해 눈까지 흘러들어오는 것이 느껴졌다.

그 이질적인 감각에 눈을 뜨자 갑자기 확대된 시야가 확 들어온다.


“이런 편법도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니 지금은 느끼기만 하게.”


마나가 타고 흐르는 감각 기관마다 몇 배는 발달한 것이 느껴진다.

들리지 않던 풀벌레 소리, 저 멀리서 흘러들어오는 나무 수액의 달달한 냄새.


“상대적으로 적은 마나를 가진 내가 살아남은 방식일세. 최소한의 힘으로 지속적인 싸움에서 마나 고갈이 되지 않게 이런 섬세한 조절을 발달시켰지. 순간순간 사용할 수 있도록.”


사용할 수 있는 마나가 적었기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지가 생존의 관건이었던 드뷔에르.

만약 내가 이 섬세한 감각을 잘 발달시킬 수만 있다면 순간순간이 아니라 원래의 내 감각처럼 상시로 사용할 수도 있을 좋은 수단이었다.


“지금 당장 훈련하기는 더 어려워 보이니 일단 치료는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들어가지. 지금 익힌 감각들을 잘 복기해보게. 기초적인 것들이지만 기초가 탄탄해야 발전할 수 있는 법.”

“그럼 내일은...”

“내 마나 활용법도 기초에 의해 순간순간 사용하는 법을 발전시킨 것이니 훈련 내용은 크게 달라질 것이 없네. 그래도 배우겠나?”

“예. 그 드워프님이 오기 전까지는 가르침을 받는 게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 테니까요.”


대답이 만족스러웠는지 드뷔에르가 크게 웃었다.


“오랜만에 밀튼같은 녀석을 보는구만. 질투할 만큼 성장은 빠르지만.”

“그렇게 긁으셔봐야 소용없습니다.”

“그런 녀석이 눈두덩이를 발발발 떠나?”

“이건...”


밀튼과 드뷔에르가 농담을 주고받으며 주변을 정리하고 있을 때.


“크하하하! 어디 숨어있나 했는데 여기 있었구만!”


수풀 사이로 호탕한 웃음과 함께 등장한 드워프.

저 드워프가 드뷔에르가 말한 손 으로만든명품 인 듯 했다.

허리까지 오는 키와 바위같이 단단해 보이는 몸.

얼굴을 덮는데도 관리를 했는지 깔끔해 보이는 수염과, 나시와 같은 가벼운 면 옷 사이로 얼굴만 한 팔뚝이 제일 먼저 눈에 띄었다.


“어서 오게. 예상보다 빠르구만.”

“아니 작업하고 있는데 화약촉 쓰는 소리가 들려서 말이지. 드디어 관심을 좀 보이나 싶어서... 누구신가?”


둘만의 대화도 잠시.

드워프가 박중사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 그 화약촉 소리 말이지. 그거 자네 것이 아니야.”

“뭐? 내 것이 아니면 자네 같은 무식쟁이가 내 걸 개조해서 뭐라도 만들었다는 건가?”


내 정체보단 그쪽이 더 관심이 있었는지 바로 주제를 바꾸는 드워프.

드뷔에르가 피식 웃으면서 설명했다.


“아니 그게 아니고 자네 것보다 훨씬 더 좋게 개량된 마도구일세.”

“뭐? 그게 뭔데.”

“저 청년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지.”


호기심 어린 시선이 박중사 쪽으로 옮겨갔다.


“박중사입니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손 으로만든명품님..”

“크흠. 인사치레는 됐고 물건부터 좀 보여주게.”


마도구에 관심이 많다더니 거의 광기에 가까운 모습.

이 정도면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드워프가 스스로 나서서 도와줄 것 같았다.


“오오...”


홀스터에서 권총을 꺼내 들자 짧은 감탄사를 흘리는 드워프.

탄창을 제거하고 슬라이드를 당겨 장전된 실탄을 빼고 권총의 몸체를 넘겨주었다.


“이게 그 개량된 화약촉이란 말인가?”

“제가 손 으로만든명품님의 화약촉을 보진 못했지만 드뷔에르님께 들은 구조만 들어볼 때 비슷할 겁니다. 혹시 볼 수 있겠습니까?”

“이런! 내 정신이 팔려서 잠시 잊고 있었네 그럼! 물론이지! 피드백도 환영이라네.”


드워프가 등 뒤에서 화약촉을 꺼내 보여주었다.

모양은 박물관에서나 봤던 조선의 신기전과 비슷해 보였다.

석궁과 같은 모양에 화살이 들어갈 자리에 열고 닫을 수 있는 뚜껑.

뚜껑을 열자 장전되있는 한 발의 화살이 보였다.

화살촉이 있어야 할 부분 대신 두꺼운 원통 모양의 화약통이 보이고.

그 위로 얇게 박아넣은 화살촉 여러 개가 눈에 띄었다.


이 정도라면 그냥 화살이 좀 더 잘 날아갈 수 있게 화약통을 묶어놓은 정도.

그렇다고 해서 실망할 것은 아니었다.

화약을 다룰 줄 안다는 것만으로도 실탄 보급에 희망이 생겼으니까.


“이거 혹시 분해해 봐도 되겠나?”

“여기서요?”

“마침 어느 정도 회복도 된 것 같으니 안으로 들어가지.”


넓은 초원에서 부품 하나라도 잃어버리는 순간 마나 조금 배운 민간인으로 변한다.

해도 점점 지고 있어 훈련을 지속할 수 없다 판단한 드뷔에르가.


“자네도 그만하고 따라와.”


흥분한 드워프의 뒷덜미를 붙잡고 오두막으로 끌고 올라갔다.

남은 한 손으로 목에 난 상처를 만지던 드뷔에르.

상처가 아물면서 생긴 피딱지를 툭툭 털어내면서 그때의 아찔한 순간을 되짚었다.


‘이거... 어쩌면 괜히 잠들어있던 괴물을 내 손으로 깨운 걸지도 모르겠군.’


*


“호오... 흐음...”


오두막에 들어가자마자 자리를 잡은 채 이리저리 권총을 만져보던 드워프.

혹시라도 망가질까 봐 총기 수입 겸 직접 분해해 부품들을 하나씩 내려놓을 때마다 귀한 보석을 보듯이 이리저리 살펴보기를 반복했다.


“기본적인 부품은 이 정도고 세부 내용물을 보려면 장비가 따로 필요합니다.”

“장비? 말만 하게. 드워프 아닌가!”


당장 세부 분해를 안 하면 죽일 것만 같은 광기 어린 눈빛.

나는 드뷔에르에게 종이와 깃펜을 받아 드라이버의 모양을 그렸다.


“이 부분을 고정하고 있는 이것이 나사라는건데 이걸 풀기 위해서 이런 모양의 도구가 필요합니다.”

“음... 이정도라면 잠깐만 기다리게.”


드워프가 드뷔에르에게 나무토막을 빌린 뒤 여러 도구를 꺼내 깎아내기 시작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편은 아니었지만 금방 그 용도를 눈치챈 듯 나사의 홈 모양에 맞춰 끝을 섬세하게 깎아낸 뒤.

몇 번의 손길을 거치자 순수하게 나무로 만든 드라이버가 뚝딱 만들어졌다.


“이거... 혹시 내가 풀어봐도 되겠나?”

“예. 끼워 넣고 오른쪽으로 돌리시면 됩니다.”


혹시라도 망가질까 봐 부들거리는 손으로 조심스럽게 나사를 해체하는 드워프.

나사를 풀고 핀을 뽑아 분해하자 반으로 쪼개진 총기 하부의 구조물이 드러났다.


“이게 드워프 님께서...”

“손 아저씨라 부르게.”

“예? 어... 그래도 되겠습니까?”

“안될 게 뭐가 있나? 귀족 나부랭이들도 네 글자가 넘어가면 줄이던데. 정 없지 않나. 부르기도 힘들고.”

“알겠습니다. 이게 손 아저씨가 가져오신 화약촉의 탄 부분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탄피와 함께 실탄 하나를 꺼내 총기의 원리에 대해 설명했다.

긴 설명이 끝이 나자 권총과 박중사를 번갈아 보던 손 으로만든명품.


“자네... 혹시 드래곤인가?”


예상치 못한 말에 당황한 박중사와 웃음을 참지 못한 두 사람의 피식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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