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88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3.10 08:00
조회
21
추천
0
글자
12쪽

계단 (2)

DUMMY

콰아아아아아앙!





우강은 빠르게 날라온 주먹을 피하며 또 다시 쇠파이프를 올려쳤다.


이번에도 악몽의 팔에 쉽게 막혔으나, 우강은 흐름를 끊지 않고

곧바로 주먹을 내질렀다.



빠아아악!



무색하게도 기운도 없이 그저 맨손으로 내지른 우강의 주먹은 악몽에게 어떠한 타격도 줄 수 없었다.


악몽은 웃음에 가까워보일만큼 이빨을 드러내며 우강을 내려다보았다.


우강의 주먹이 내려가자 악몽은 또 다시 그를 내리치려 주먹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크워어어-"



빠아아아아악!



그 순간, 악몽은 우강의 주먹에 집중해 긴장을 늦추고 있던 탓에,


어느새 턱을 향해 날라온 쇠파이프에 반응하지 못하고 유효타를 허용하였다.


악몽의 턱이 들어올려지며 뒤로 주춤하자, 우강은 때를 놓치지 않고 곧바로 머리를 향해 쇠파이프를 내질렀다.


'이걸로 끝낸다..!'



콰장차아앙!



우강이 경험부족으로 인해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기물(氣物)이라는 것은 그저 기운이 흐르도록 통로가 뚫려있을뿐,


평범한 물건이기에 내구도가 상승은 하나 무한히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약한 악몽들부터 땅강아지 악몽과의 교전까지 쇠파이프를 휘둘러대었고,


그도 모르는 사이에 무기의 내구도는 바닥을 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입증하듯, 악몽의 머리에 가격하자 산산조각난 쇠파이프의 파편들이 우강의 눈앞에 휘날렸다.


우강은 순간 넊이 나간 표정으로 파편들이 허공으로 흩뿌려지는 것만 바라보았다.


"아......"



콰아아아아앙!



악몽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고 우강의 얼굴에 정통으로 주먹을 날렸다.


세상이 핑 도는 느낌이 들며 몸이 바람을 가르는 것이 느껴졌다.


얼마 걸리지 않아 나무와 등이 충돌하는 소리가 나며 우강은 나무가지들에 덮힌채 누워있었다.


"쿨럭."


우강의 입에서 피가 흘렀다.


정통으로 맞은 주먹은 고통이 배인 만큼 충격도 배였다.


머리는 어지러운 것을 넘어 뇌가 뒤틀린 기분이었다.


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것이 아드레날린이 빠지고 나니 체력

역시 바닥을 보인듯 했다.


"크르르르...."


악몽이 발톱을 세우며 우강에게 천천히 다가왔다.


우강은 어떻게든 움직이려 했으나 몸은 더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아무래도 너무 무방비한 상태로 공격을 허용한 것 같았다.


우강은 주위를 힐끗 살펴보았으나, 인현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이 모든걸 아직도 지켜만 보고 있는 건가.


"이래놓고 상급은 무슨...."


우강은 피를 뱉어내며 상체만이라도 힘겹게 일으켰다.


"하....."


우강은 바로 앞까지 다가온 악몽을 보고도 체념만 하며 아무런 대응도 할 수 없었다.


"난 아직도 글러먹었나...."


그의 머리를 향해 살벌한 발톱이 날아왔다.


우강은 피하는 시늉조차 할 수 없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그 순간, 뒤에서 선아의 발이 날라오며 체념한 우강의 눈앞에 노란빛이 다시 일었다.


기운을 두른 선아의 발에 가격당한 늑대 악몽은 타격이 있었는지 뒤로 물러났다.


그제서야 우강은 눈빛에 정신이 돌아오고 당황한 기색을 보이며 선아를 올려다보았다.


"또 이러고 있지. 그때처럼...."


그녀는 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가쁘게 숨을 내쉬고 있었으나,


눈빛만큼은 아직 꺾이지 않은 굳건한 투지가 남아있었다.


"또 그렇게 움츠려 있지 말라고, 거슬리게.....!"


선아는 자세를 잡으며 천천히 다시 일어나는 악몽과 대치하였다.


악몽은 짐승 그 자체인 눈을 보이며 그들에게 다가왔다.


"초....."


하지만 선아의 상태는 이제 무리였다.


손가락을 피며 기운을 다리에 집중시키려던 그녀는 얼마못가 주저앉고 말았다.


"내가 이래서 팔만 쓴거라고...."


선아는 다시 일어서지 못하고 그저 악몽이 다가오는 것을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사실상 시간만 늦췄을 뿐 공격 받는건 시간문제였다.


'망할......'


선아는 눈을 감고 이를 꽉 물었다.


'X나 아프겠네....'


"쿠어어어어어!"




.

.

.




너무나도 안일해있었다.


선아가 공격 받는 것을 눈앞에서 본 그는 냉정함을 잃고 본능에만

몸을 맡겨 싸우고 말았다.


변수를 고려하지 못한 결과는 현재 이 상황을 만들었다.


당당하게 상급 악몽과 싸웠던 그때의 모습은 어디가고 또 다시

초라해진 모습만 보일뿐이었다.


'.....했잖아.'


우강은 고개를 들어보았다.


마치 슬로우 모션처럼 선아의 머리를 향해 악몽의 발톱이 날아오고 있었다.



'저번처럼 다치는건 보기 싫어서요.'



우강은 땅을 짚고 비틀거리며 일어났다.


여전히 머리는 괭아리처럼 울려댔고 몸은 욱씬거렸다.


그러나, 이젠 아무래도 상관 없었다.



"...약속했잖아."



터어어어어어엉!



고통을 예상하고 눈을 질끈 감고 있던 선아의 귀에 무언가 부딫히는 소리가 들려오며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뭐지?'


선아가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우강이 선아를 등지고 서있었다.


푸른빛이 일렁이는 손으로 악몽의 주먹을 막아낸채.


"뭐야....너..."


쇠파이프에서만 나오던 기운은 이제는 그의 손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우강은 이를 악물고 악몽의 손을 쳐내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앙!



신념.


죽다 살아난 이후부터 다짐하게된 그의 신념은, 다시금 확고해질때마다 그에게 각성의 명분이 되어왔었다.


그리고 이번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크워어어어!"


분노에 가득찬 포효가 우강의 귀를 뚫고 들어왔다.


악몽은 금방이라도 찢어죽일 기세로 발톱을 세우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우강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의 손에서 푸른 기운이 강하게 발산되며 우강은 주먹을 쥐었다.


'손이 부숴지는 한이 있더라도 한 방은 먹인다.'


우강이 온힘을 다해 악몽을 향해 주먹을 내질렀다.


푸르른 빛과 어둠이 맞부딫히기 직전이었다.



사아아아아아아-



거대한 기운의 파장이 일어나기 직전의 그 순간, 새하얀 빛이 우강의 시야를 덮쳐왔다.


"됐어. 거기까지."


우강의 주먹은 악몽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악몽의 발톱 역시 우강에게 도달하지 못했다.


"바람직하다. 역시 내 제자야."


인현은 우강과 악몽의 주먹 사이에 손을 넣어 막고 있었다.


양쪽을 전부 막고 있음에도 그는 전혀 힘들어보이는 기색이 없었고, 시선도 우강을 보고 있었다.


오히려 악몽이 몸을 부들부들 떨며 눈빛에 살기가 가셨다.


"잘 들어라. 신우강."



터어어어엉!



인현이 한번의 손짓으로 악몽의 손을 쳐냈다.


그러자 악몽은 전과 달리 매우 경계하는 표정으로 뒤로 물러섰다.


"넌 아직 강하지 않아."


인현이 우강에게 다가가며 말했다.


"하지만 내가 너를 제자로 받은 것도, 상급으로 임명한 것도, 너가

그만큼 강하다고 생각해서 한게 아니야."


"그럼....."


"나는 네 안에 가능성을 보고 있는거라고. 아직 꿈틀거릴뿐이지만 날개를 달아줄 만한 가능성. 그리고 그 날개를 달기 위한 발판을...."


인현은 푸르게 빛나고 있는 우강의 손을 가르켰다.


"방금 만드는데 성공한거다. 네 스스로."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 하늘을 가리고 있던 나뭇잎들 사이로 햇빛

한 줄기가 그들을 비추었다.


금색 햇빛 틈에서 우강의 푸른빛 기운이 빛났다.


인현은 씨익 웃으며 우강과 선아를 번갈아 보았다.


"너희 둘 다 첫 테스트는 통과다. 끝까지 내 도움은 바라지 않고 버틴 것만으로 이미 기준 따위는 훌쩍 넘었어."


인현은 돌아서서 천천히 악몽에게 걸어갔다.


늑대인간 악몽은 긴장한 기색으로 고개를 위로 치켜올리며 한밤중에 울려퍼질 듯한 소리를 내었다.


"아우우우우우우-"


종소리처럼 숲에 울려퍼진 하울링은 신호탄이 되어 주위에

잠복 중이던 모든 악몽들을 깨웠다.


곧이어 일대가 흔들리는 소리가 나며 엄청난 수의 짐승 형태의

악몽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크워어어어어어!"


늑대인간 악몽은 목표물을 지정하는 듯 인현을 향해 포효를 내질렀다.


선아는 비틀거리며 우강에게 다가와 말했다.


"주변에 있던 놈들 다 오고 있는 것 같은데."


우강 역시 긴장한 기색으로 인현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인현은 둘의 걱정을 미소를 띄운 한마디로 잠재웠다.


"통과 기념으로....."


인현의 몸에서 은빛 기운이 흐르기 시작했다.


"좋은 구경 한번 시켜주지."


그에게서 거대한 무언가가 점점 나오려 하고있었다.


꼭 도시 전체를 휩쓸어버릴 쓰나미가 오기 직전 파도가 서서히

올라오는 것처럼.


그의 기운은 흘러나오는 것을 넘어 넘쳐흐르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우강과 선아는 그저 멍하니 지켜보고만 있었다.


'처음이다, 저 정도의 기운량은.....'


인현이 이내 손을 들고 엄지와 중지를 맞닿으며, 한 없이 깊은 목소리로 말했다.



"공간역전(空間易展)."



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시간이 정지된 것처럼 모든 것이 동작을 멈추며 인현을 중심으로

하얀 기운이 그의 주위를 새하얗게 물들이며 퍼져나갔다.


그가 딯고 있는 땅과 그를 둘러싸고 있던 나무와 풀들 전부

도화지 처럼 하얗게 변해버렸다.


인현은 눈을 감고 주변에서 느껴지는 짙은 기운들에 집중하였다.


세 발자국. 두 발자국. 한 발자국.


군단에 가까운 악몽들이 인현과 늑대인간 악몽을 중심으로

거의 다가온 것이 느껴졌다.


잠시동안 눈을 감은채 집중하던 그는 무언가 마무리된 듯 눈을 떴다.


백금빛으로 빛나는 눈동자와 다르게 그의 몸에서 여전히 흐르던

하얀 기운은 검은색이 돌기 시작했다.


새하얀 도화지을 먹물로 물들이며, 인현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암실(暗室)."



타악-



그가 손가락을 튕기자, 이번엔 검은 기운이 터져나오며 주변을 어둠으로 물들였다.


빛 한점 없는 방에 들어서는 듯 주변 악몽들을 제외한 모든 것이 칠흑으로 변하였다.


악몽들은 다시 몸이 제대로 움직여졌으나, 혼란스러운 기색을 감출 수 없었다.


그들의 시야엔 오직 깊고 숨막히는 어둠 외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곧이어, 소름끼치는 소리가 울려퍼지기 시작했다.



콰직! 콰지지직!



"키에에엑! 키에에엑!"


늑대인간 악몽은 소리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상황파악을 하려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여전히 시야에는 어둠 밖에 없었다.


"키에에엑!"


"키에에에!"


짐승 악몽들이 죽어가는 소리는 계속해서 검은 공간속에서 울려퍼졌고, 늑대인간 악몽은 공포에 휩싸였다.


"크워어어어!"


악몽은 애처롭게 팔을 휘저었으나, 무의미한 행동에 지나지 않았다.


허나 악몽은 팔을 휘젓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곧 자신의 차례임을 알아차렸기 때문이다.


미친듯이 팔을 휘젓던 악몽은 이내 행동을 멈추고 그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소리는 어느새 멈추어, 비명소리들의 원천이 바로 옆까지 다가온

것이 느껴졌다.


"역시...."


악몽은 죽음의 낫이 자신의 목을 겨누는 것을 알아차렸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마지막 발악의 비명을 지르는 것 뿐이었다.


"재미없다."


"키에에에에-"



콰드드드드드드드득!



늑대인간 악몽의 머리가 몸에서 뜯겨져나가는 동시에, 주위를 둘러싸던 검은 기운이 사라지며 다시 숲으로 돌아왔다.


우강과 선아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의 능력에 휩싸이지 않았던 둘은 어렴풋이 보았다.


검은 연기로 가득찬 장막 사이로,


인현이 여태껏 보지 못했던 살육자의 분위기를 풍기며 악몽들을

전부 무참히 죽인 모습을.


허나 그는 사라져가는 늑대인간 악몽의 머리를 든채 다시 평소 같은

웃음기를 띄웠다.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그는 걸어오며 말했다.


"오늘부터 너희 둘은...."


둘은 무자비한 살육자에서 영락없이 장난스러운 인간으로 돌아온

인현을 올려다보았다.







"내 걸작이 될거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계단 (2) 24.03.10 22 0 12쪽
23 계단 (1) 24.03.09 21 0 11쪽
22 난잡한 예비 소집 24.03.08 32 0 16쪽
21 신규 처리원들 24.03.07 24 0 13쪽
20 변수 24.03.06 24 0 12쪽
19 현장 테스트 (fin) 24.03.05 26 0 12쪽
18 현장 테스트 (4) 24.03.04 30 0 10쪽
17 현장 테스트 (3) 24.03.03 36 0 12쪽
16 현장 테스트 (2) 24.03.02 30 0 11쪽
15 현장 테스트 (1) 24.03.01 33 0 12쪽
14 훈련 24.02.29 32 0 14쪽
13 내면의 존재 24.02.28 42 0 12쪽
12 능력 확인 불가 24.02.27 40 0 11쪽
11 결과 발표 24.02.26 47 1 11쪽
10 입단 테스트 (fin) +1 24.02.25 47 2 11쪽
9 입단 테스트 (4) 24.02.24 43 2 10쪽
8 입단 테스트 (3) 24.02.23 50 3 11쪽
7 입단 테스트 (2) 24.02.22 54 1 11쪽
6 입단 테스트(1) 24.02.21 80 1 10쪽
5 실현몽(實現夢) +1 24.02.20 135 3 13쪽
4 목소리 24.02.20 191 2 13쪽
3 죽음? 24.02.20 231 3 16쪽
2 악몽, 그리고 구원 24.02.20 334 5 11쪽
1 +1 24.02.20 482 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