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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79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3.01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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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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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현장 테스트 (1)

DUMMY

열흘 후







끼이이이이익-



한 으슥한 폐교 앞에 택시가 멈췄다.


택시에서 노란색 운동복을 입은 누군가가 내리자, 택시가 부리나케 자리를 뜬다.


"첫 현장부터 참 거지 같은 곳이 걸렸네..."


선아가 운동화 끈을 묶으며 궁시렁거렸다.


조원 견습생으로 뽑힌 그녀는 3명중 자신이 견습생인 것부터 맘에 안들었으나,


제 시간에 자신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는 사실이 매우 불만스러웠다.


"대체 여기 조는 리더가 누구길레 이 모양 이 꼴....!"


그때, 또 다른 택시가 오더니 선아의 앞에 섰다.


선아는 조원이든 리더이든 항의부터 할 생각으로 씩씩거리며 다가갔다.


"이봐요! 지금 시간이 몇신데..."


"어? 선배님!"


선아는 뭔가 픽 식어버리는 느낌이 들었다.


해맑게 웃으며 내리는 두번째 조원은 정민이었다.


처음에 선아는 정민이 같은 조라는 허망감이 들고 그 다음엔 분노가 치솟아 올랐다.


"아니 왜 네가 우리 조야....?"


"예? 모르죠?"


"아오!!!!!"


가장 피하고 싶던 멤버 중 한명인 정민이 같은 조인 것이 확정된 것이었다.


선아는 머리를 쥐어 뜯으며 진심으로 그냥 다시 돌아갈까 고민을 했다.


그러다 그녀는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잠깐, 설마 이 멤버면....."


또 다시 누군가 차를 몰고 오는 소리에 선아는 휙, 뒤돌아보았다.


이번엔 택시가 아닌 일반 승용차였다.


그녀는 긴장감(?)에 침을 꿀꺽 삼켰다.


차문이 열리며 정장 차림의 누군가가 기다란 가방을 들고 내렸다.


'정장? 좋았어! 그럼 걔는 아닐 확률이....'


"선배?"


2초라는 짧은 순간에 선아의 얼굴에서 기쁨과 허망이 동시에 오갔다.


"뭐야, 조원 중 한명이 선배였어요?"


리더는 역시나 2위인 우강이었다.


선아는 혼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


'염X.....'


"형! 형이 리더에요?"


털썩 주저 앉은 선아를 뒤로한채 정민이 반갑게 달려나갔다.


우강은 조원 모두가 아는 이들이란 사실에 내심 안도했다.


'다행히 다 아는 사람들끼리 조가 됐네. 이러면 편하지.'


선아는 머리를 부여잡은채 표정이 10년은 늙어졌다.


우수한 리더가 이끄는 팀의 등에 업혀가는 것을 기대한 그녀의 허황된 꿈은 산산조각이 나버렸다.


"감독관....감독관이라도.... 우리 조 감독관은 누구야...."


"아, 잠시만요."


우강은 다시 차에 머리를 들이밀며 운전석에 앉은 누군가와 잠시 대화를 나누더니 답했다.


"알거 없고 악몽이나 처리하래요."


선아는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


"안녕히계세요."


선아가 갑자기 손가락을 피고 뛸 준비를 하자, 우강이 황급히 붙잡았다.


"어, 어. 이제 막 와놓고 어딜 가려구요."


"이거 놔! 이럴바엔 차라리 그 흰머리 재수탱이한테 버스라도 받지! 남 앞길 망칠 작정이야?"


"잠, 잠깐 진정 좀 하고...."


"으아아아! 이거 놓으라고!"


그렇게 20분동안 선아를 진정시키며 밖에서 시간을 허비한 우강은

후에 실적 점검에서 시간지체로 감점을 당하게 되었다.






◇◇◇






우강이 손전등을 비추며 앞장서서 복도를 걷고 있다.


그 뒤엔 잔뜩 움츠린채 따라오고 있는 정민과 함께 여전히 구시렁 거리는 선아가 뒤따라오고 있었다.


우강은 교실들을 살펴보며 말했다.


"이번 악몽은 아무리 높아도 중급이래요. 그래서 그렇게 위험하진

않을 것 같긴 한데 혹시 모르니 일단 계속 붙어다니죠."


"예예. 리더말 따라야죠."


선아가 시큰둥하게 대답하며 교실들을 보았다.


낡았기만 할 뿐 기구들은 흐트러짐 없이 가지런하게 놓여있었다.


'악몽때문에 폐교가 된건 아닌 것 같은데...'


허나 건물 외벽이나 각종 기구들이 녹슬어 거의 부숴질 것 같은 지경인 수준으로 낡아보였기에, 분위기가 음산한건 마찬가지였다.


생쥐처럼 움츠려 있는 정민도 교실들을 보더니 말했다.


"영화에서 보면 항상 이쯤에서 한명이 사라지고...."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고 붙어있기나 해."


선아가 정민을 쥐어박으며 입을 가로막자, 정민이 뾰루퉁한 표정으로 입을 내밀었다.


"그나저나 무슨 악몽이래?"


"그냥 평범한 초~중급 악몽이라는데, 보아하니 아마 여기로 도망쳐

와서 숨어든 것 같아요."


"흠......"


선아는 왠지모르게 느낌이 찝찝했다.


"잠깐."


그때, 우강이 갑자기 손을 들었다.


선아가 우강의 어꺼너머를 보자, 복도 끝에 무언가가 보였다.


"키에...키에에..."


형태 자체로는 사람 같아보였다.


허나 우강이 손전등을 비추자, 머리털이 다 빠지고 얼굴이 축

늘어진 괴생명체가 교복차림으로 서있었다.


소름끼칠 정도로 기괴한 모습이었다.


"끄아아악!"


선아와 정민은 동시에 비명을 질렀지만, 우강은 유심히 괴생명체를 바라보았다.


'뭐지....?'


"악, 악몽이야? 저게 그 중급이라고?"


"잠시만요."


우강이 매고 있던 가방을 내려놓고 천천히 앞으로 나아갔다.


그러자 괴생명체가 이상한 소리를 내었다.


"그르르르."


허나 우강은 괴생명체의 바로 앞까지 다가갔다.


그는 한번 눈으로 위아래를 쓱 훓어보았다.


"이건...."


괴생명체도 우강을 노려보았다.


"....악몽이 아닌데."



후우우우웅-



그 순간, 괴생명체가 주먹을 휘둘렀다.


우강은 고개를 틀어 피했으나 곧바로 달려드는 소리가 들렸다.


"키에에에엑!"


"악몽이 아니면..."


우강은 주먹을 쥐었다.


"이래도 먹히겠지."



빠아아아아악!



우강은 괴생명체의 턱에 정확히 주먹을 꽃았다.


주먹에 맞은 괴생명체는 바닥을 구르며 저 멀리 나가떨어졌다.


한방에 쓰러진 괴생명체는 그대로 쓰러진채 일어나지 않았다.


이를 내려다보는 우강의 옆으로 선아가 다가왔다.


"선배도 눈치채셨죠?"


"...응."


우강은 주먹에 확실히 닿았던 감촉을 되새겼다.


"이상한 기운도 안흐르고, 악몽은 확실히 아니에요. 그러면 대체...."


선아는 손전등을 비추며 힘없이 쓰러져 있는 괴생명체에게 다가갔다.


어느새 괴생명체는 몸이 전부 녹아 해진 교복만 남아있었다.


".....잡령(雜靈)이네."


"잡령이요?"


"그냥 잔챙이 같은건데, 기운이 강한 악몽들 중에선 가끔 이런

잡령들을 소환하는 놈들도 있어. 그렇다면 이곳에..."


"우와아아악!"


선아와 우강은 정민 쪽을 돌아보며 손전등을 비추었다.


정민쪽 복도에서 교복차림의 잡령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키에에엑!"


잡령 하나가 정민에게 달려들자, 정민이 뒷걸음질을 쳤다.


잡령의 손이 정민의 목을 향해 거의 닿으려 했다.


"쾌속(快速)"



콰아아아아앙!



잡령의 손이 닿기 직전, 선아가 곧바로 뛰어들어 잡령에게 주먹을 날렸다.


잡령 하나가 나가 떨어지자, 나머지 잡령들이 달려들기 시작했다.


선아는 숨을 크게 한번 내쉬고 손가락 2개를 폈다.


그녀의 노란빛 기운이 몸 전체에 고르게 맴돌자, 선아는 팔다리에 힘을 주며 말했다.


"초속(超速)."



콰콰콰콰콰콰콰콰쾅!



선아가 기운을 두르고 돌진하자, 잡령들이 전부 창문과 벽에 곤두박질 치며 날라갔다.


대여섯명은 족히 축 늘어져있었다.


선아는 자세를 풀고 으쓱해하며 어깨를 잡고 팔을 한번 돌렸다.


'나도 나름 준비해왔다 이거야.'


그녀는 자신만만한 눈빛으로 뒤를 돌아보며 말했다.


"야, 이런건 리더가 해야하는 일....."


"예?"


선아는 말을 잇지 못했다.


반대편에 서있는 우강이 잡령의 머리를 쥔 손을 툭, 놓았다.


우강의 발밑에 쓰러진 잡령 뒤로 열명 가까이 되는 잡령들이 전부 벽에 박히고 땅에 늘어져 있었다.


허나 우강은 긁힌 상처 하나 없었다.


"정민이 괜찮죠?"


"어? 어...."


"전 괜찮아요 형!"


선아는 충격을 받은 얼굴을 감출 수가 없었다.


준비는 본인만 해온 것이 아니었던 것 같았다.


지금 우강의 분위기는 첫 만남때와는 차원이 달라져 있었다.


'열흘동안 뭘 했길레 더 미친놈이 되어서 온거야....?'


우강은 손을 털고 가방을 다시 들며 말했다.


"아무래도 만만하진 않은 중급 악몽인가 보네요. 잡령들을 이렇게

많이 소환하는걸 보면."


"으아아....이거 우리가 감당 할 수 있는건 맞아요?"


"뭐, 일단 보고 판단해야겠지."


우강은 다시 손전등을 꺼냈다.


선아도 손전등을 꺼내 정민과 함께 우강에게 다가갔다.


"느낌이 어째 쎄해. 왠지 보통 놈이 아닐 것 같은데...."


"그러게 말이........."



사아아아아아아아악-



그때, 옆 교실에서 짙은 기운이 바람에 섞여 불어왔다.


악몽이 교실 안에 있는 것 같진 않았다. 허나 기운이 희미하지만 느껴지고 있었다.


우강은 손전등을 교실에 비추며 들어갔다.


"여기 계세요."


우강은 조심스럽게 들어가며 손전등을 쭉 비춰보았다.


흐트러짐 없이 나열된 의자와 책상들은 아무런 터치도 없던 것 같았다.


허나 가까이서 보니 역시나 매우 심하게 낡아져 있었다.


우강은 책상 하나에 손을 쓱, 쓸어보았다.


"뭐야....?"


우강은 다른 책상에도 손을 쓸어보았다.


그는 뭔가 심히 잘못됐음을 느꼈다.


'먼지가 없어.....'


정민이 고개만 내민채 물었다.


"형, 왜 그래요?"


"이거.....왜 먼지가 하나도 없지?"


"예?"


"이 정도로 낡은거면 오래된 건물이니 먼지가 쌓여있어야 하는게..... 잠깐, 선배 어디갔어?"


"선배님이요? 제 뒤에..... 어라?"


우강은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것이 느껴졌다.


그는 황급히 교실에서 뛰쳐나와 손전등을 비추며 복도를 둘러보았다.


꼭 증발해버린 것처럼, 선아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선배! 선배!"


우강이 애타게 불러보았으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우강은 주먹을 터지듯 쥐었다.


'바보 같이..... 한눈을 팔아가지고...!'


완전히 자신의 불찰이었다. 멍청하게 조원들을 놔두고 혼자 움직이다니.


우강은 당장이라도 전부 뒤엎고 다니며 선아를 찾고 싶었지만, 일단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다.


우선 정민까지 눈앞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옆에 두어야 했다.


"정민아, 일단 내 옆에서...."


우강은 순간 몸이 굳어버렸다.


"형, 왜 그러세요?"



덥썩-



정민의 뒤에 있는 벽에서 기괴할만큼 기다란 손이 튀어나와 정민의 팔을 붙잡았다.


"안...!"


우강은 가방을 내팽겨치며 다급히 정민의 손을 잡으려 했다.


허나 기괴한 손은 정민이 비명조차 지르지 못할만큼 순식간에 팔을 잡아끌어, 벽 속으로 들어가버렸다.


정민의 손을 잡지 못한 우강의 손은 애처롭게 허공만 휘젓게 되었다.


".............."


한순간에 우강은 혼자가 되었다.


우강은 이번엔 주먹을 쥐지 않았다.


그저 속에서 들끓는 분노를 추스리며, 가만히 벽만 바라보고 있었다.


입술이 터지도록 깨물며.


'.......완벽한 내 실수다.'


첫 현장 경험인데다 리더라는 막중한 책임이 있었기에 실수가 없을거라 생각하진 않았다.


그러나 조원들의 목숨을 위험하게 만들 정도의 실수는 용납 할 수 없었다.


어떻게든 직접 책임지고 구해내야했다.


감정을 추스르는 듯, 아무 말 없이 잠시 벽만 응시하던 우강은 주머니에서 무전기를 꺼냈다.


그리고선 누군가와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예, 와주셔야 할 것 같아요."


무전기 너머의 누군가가 말을 하는 것이 들려왔다.


대답을 들은 우강은 가방 지퍼를 열며 말했다.


"아니요. 찾아서 안전만 확보해주세요."


그가 기다란 가방에서 꺼낸 것은 쇠파이프였다.


"......예."


우강이 쇠파이프를 꽉 쥐었다.


그는 쇠파이프를 들고 복도를 걸어가며, 살기어린 눈빛으로 말했다.







"악몽은 제가 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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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신규 처리원들 24.03.07 24 0 13쪽
20 변수 24.03.06 24 0 12쪽
19 현장 테스트 (fin) 24.03.05 25 0 12쪽
18 현장 테스트 (4) 24.03.04 29 0 10쪽
17 현장 테스트 (3) 24.03.03 36 0 12쪽
16 현장 테스트 (2) 24.03.02 30 0 11쪽
» 현장 테스트 (1) 24.03.01 33 0 12쪽
14 훈련 24.02.29 32 0 14쪽
13 내면의 존재 24.02.28 42 0 12쪽
12 능력 확인 불가 24.02.27 39 0 11쪽
11 결과 발표 24.02.26 47 1 11쪽
10 입단 테스트 (fin) +1 24.02.25 46 2 11쪽
9 입단 테스트 (4) 24.02.24 43 2 10쪽
8 입단 테스트 (3) 24.02.23 49 3 11쪽
7 입단 테스트 (2) 24.02.22 53 1 11쪽
6 입단 테스트(1) 24.02.21 80 1 10쪽
5 실현몽(實現夢) +1 24.02.20 135 3 13쪽
4 목소리 24.02.20 190 2 13쪽
3 죽음? 24.02.20 231 3 16쪽
2 악몽, 그리고 구원 24.02.20 333 5 11쪽
1 +1 24.02.20 48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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