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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82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3.05 08:00
조회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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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글자
12쪽

현장 테스트 (fin)

DUMMY

파아아아아아아아앙!







보랏빛 파장이 악몽의 손을 중심으로 퍼져나가며 하수도 전체에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


쓰나미 같이 밀려든 파장에 주변 잡령들은 또 한번 전부 쓸려나갔다.


잡령들과 대치 중이던 하림 역시 흠칫 할 정도였다.


심상치 않음을 느낀 하림은 악몽 쪽을 돌아보았다.


"신우강....."



파장에 휩쓸려 그대로 튕겨져 날아간 우강은 벽에 충돌했다.


곳곳에서 콘크리트 가루들이 먼지와 함께 피어오르며 시야가 뿌예졌다.


"윽....."


우강이 어깨를 붙잡으며 파여진 콘크리드 벽에서 일어났다.


쇠파이프로 파장 자체는 어느정도 막았으나, 날라간 후의 충격은 어찌할 수 없었다.


먼지가 걷히며, 악몽이 비틀거리는 다리로 일어나는 모습이 보였다.


"네놈....반드시....죽이겠다....!"


악몽이 바닥을 향해 손을 휘저었다. 이번에도 잡령을 소환하려는 듯 했다.


손짓을 하는 악몽의 뒤로 또 한번 엄청난 수의 잡령들이 땅에서 기어나왔다.


지금까지 본 것 중 가장 많은 수였다.


악몽이 쇳소리에 가까운 웃음소리를 내며 팔을 양쪽으로 벌렸다.


"네 놈들 전부....... 제물이..... 될 것이다......"


군단에 가까운 잡령들이 하나 둘 움직이기 시작했다.


결국 전세는 순식간에 악몽의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 보였다.


하림이 잡령들에게 쇠파이프를 휘두르기 전까진.


"참(斬)."



촤아아아아아아아앙!



모든 잡령들의 목에 정갈한 경계선이 그어짐과 동시에,


거대하면서도 예리한 참격이 날라오며 잡령들의 머리가 전부 달아났다.


오직 일격 한번으로, 그 많던 잡령들은 전부 전멸되었다.


"뭐냐.......네 X은......!"


한 순간에 자신의 병력을 전부 잃은 악몽이 분노하며 이번엔 하림에게 달려들었다.


그러자 우강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어쩌나."



사아아아아아아아-



"그쪽은 황천길일텐데."


"키엑!?"


그순간, 하림에게서 느껴지는 차원이 다른 살기에 악몽은 흠칫하며 뒷걸음질을 쳤다.


지금껏 우강이나 선아가 보여준 기운과는 달랐다.


악몽조차 본능적으로 죽음의 공포가 느껴지는 살기였다.


곧이어 하림이 쇠몽둥이를 들고 발도(拔刀) 자세를 취하며 깊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몽현(夢現)."



촤아아아아아악-



하림을 중심으로 청색 연기가 뿜어져나왔다.


청렴한 기운으로 물들여진 연기는 안개처럼 하림의 주위를 둘러쌌다.


동시의 그녀의 쇠파이프에서도 기운이 강하게 뿜어져 나오며, 더 날카롭고 정교한 검의 형상을 만들어냈다.


"키에....키에엑...!"


악몽이 목숨의 위협을 느끼고 다급하게 손을 위로 들어올렸다.


분명 무리지만 어떻게든 기운을 끌어모아 또 다시 파장을 일으킬

생각인 것 같았다.



타아아아아아아앙!



"키에에에엑!!"


허나 곧바로 푸른 기운을 두른 총알이 날라와 악몽의 손에 명중했다.


악몽이 손에 기운을 아직 완전히 두르지 않았기에 이번엔 총알이 제대로 박혀 타격을 주었다.


악몽이 분노에 가득 차 뒤돌아보자, 양손으로 권총을 들고 있는 우강의 얼굴에 미소가 띄어있었다.


"이런....건방진 놈이....!"


그 순간, 잠시 한눈이 팔려버린 악몽의 뒤로 기운의 집중을 마친 하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척살참(斥殺斬)"



애처롭게 손을 휘젓는 악몽의 눈앞에 천장까지 솟는 기다란 참격이 덮쳐왔다.


악몽을 정확히 반으로 나누는 경계선이 그려지며,


산을 뚫고 나오는 폭포수처럼 터져나온 참격의 기운이 악몽을 베어냈다.



촤아아아아아아앙!



반으로 갈라지는 악몽의 틈사이로 올곧은 자세의 하림의 모습이 보였다.


선아는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입을 벌리고 있었다.


'수준이 다르다....'


"키에에에엑......."


악몽은 처량하게 몸이 절반으로 나뉘어진 채 움찔거렸다.


곧이어 악몽의 형상은 먼지가 되어 공중으로 흩날려지며, 이내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끝났어."


하림이 기운을 거두고 쇠몽둥이를 내려놓았다.


우강도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총을 내렸다.


"진 빠지네...."


우강은 잠시 숨을 고른 후 곧바로 정민의 상태를 확인하러 갔다.


선아가 정민을 부축하고 있었다.


"기절만 한거야. 다친데는 없어."


"예, 악몽도 퇴치됐으니 아마 금방 일어날거에요."


우강은 정민의 상태를 보다가 선아를 돌아보며 말했다.


옷은 너덜너덜하고 얼굴엔 맞은 듯한 상처가 있었다.


"상태는 선배가 더 안좋아 보이는데요. 많이 다쳤어요?"


"괜.....괜찮아. 그냥 뼈만 조금..."


선아는 정민을 우강에게 넘겨주며 힘겹게 일어나려 했다.


허나 이내 힘이 풀리고 눈이 감기며 앞으로 넘어가려 했다.


다행히 우강이 이를 바로 알아차리고 선아를 붙잡았다.


".....수고했어요."


"더 느껴지는 기운은 없어. 처리는 이걸로 완전히 끝이야."


하림이 손을 털며 우강에게 다가왔다.


우강은 고개를 숙이며 하림에게 말했다.


"이번에도......감사합니다. 빚 여러번 지네요."


하림은 시큰둥하게 선아를 넘겨받아 부축하며 답했다.


"곧 있으면 정리반이랑 같이 인현 선배가 오실꺼야. 그때까지 좀 쉬어."


우강은 가만히 하림을 바라보았다.


본인보다도 더 항상 침착하고 능력 사용 또한 뛰어난 하림은 정말 강자 중에서도 강자였다.


그 많던 잡령들도 혼자 처리했던걸 보면.


우강은 어색하게 머리만 쓱쓱 만지며 물었다.


"저도..... 그정도로 강해질 수 있을까요?"


"뭐?"


"그냥.... 뭐랄까. 그만큼의 경지에 오를 수 있을지....."


하림은 캡모자를 벗고 머리를 넘기며 말했다.



"........나도 처음부터 이랬던건 아니야."



그렇겠지. 아마 피나는 노력을 했을 것이다.


그녀의 자세에선 항상 오랜 시간동안 균형을 맞추려 했던 노력이

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아마 저런 대답이 나온거겠지.


우강은 하림의 말이 나름의 격려라는 것을 알고 피식 웃었다.


"그래도....."


하림이 모자를 다시 쓰며 걸어나갔다.



"......나름 괜찮았어. 너도."





◇◇◇





10분 후, 정장을 입은 수많은 사람들이 하수도로 들이닥쳤다.


그들은 분주하게 움직이며 기운에 의해 벽과 바닥에 생긴 전투의

흔적들을 지우고, 부상자들을 인솔했다.


이런 일을 수없이 많이 해본 듯, 굉장히 일사불란하게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우강에게도 인솔을 하러 사람들이 왔으나, 우강은 크게 다친 곳은

없었기에 본인이 직접 걸어나갔다.


단지 조금 피곤할 뿐이었다.


"하루가 참 기네...."


우강은 걸어나가던 중 걸음을 멈추고 잠시 뒤를 돌아보았다.


악몽 대신 사람들로 가득 채워진 하수도는 이제 악의 기운이 전혀 남아있지 않았다.


허나 우강은 아직도 수많은 잡령들과 악몽을 대치하던 그 상황이 생생했다.


순간의 판단에 몸을 맡기며 무기를 손에 쥐고 싸우던 그 기분.


처음 느껴본 그 기분은 아마 앞으로도 잊기 힘들 것 같았다.


우강은 잠시 동안 하수도를 바라보고 다시 걸어나갔다.



탁!



그때, 누군가가 우강의 등짝을 치며 해맑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짜식, 해냈냐?"


역시나 인현이었다. 우강은 나름 반가웠으나 대답을 할 수 없었다.


"아윽...."


"뭐야, 왜 이래?"


"아까.....싸우다가 등....."


우강이 등을 어루만지며 벽을 짚었다. 눈물이 핑 돌았다.


"사내자식이 엄살은. 그래서, 처음으로 제대로 싸워보니 어떠냐?"


우강은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 끝에는 여전히 떨림이 미세하게 남아있었다.


허나 전처럼 공포로 인한 떨림이 아니었다.


"......어떠긴 뭐가 어때요. 목숨 걸고 싸운거지 그냥."


우강이 무심하게 대답하며 눈을 피했다.


인현은 그런 우강의 모습을 보며 속으로 조용히 박장대소했다.


'보아하니 엄청 신났구만. 아닌척은.'


"그래도 훈련이 헛짓은 아니었나보네요. 어느정도 훈련한대로 몸이

움직였으니."


"당연하지 임마, 누가 가르친건데. 왜, 이제야 좀 믿음이 가냐?"


"아니, 뭐. 실전으로 안 겪어보면 모르는거니깐요."


인현은 내심 뿌듯한 눈으로 우강을 바라보았다.


그는 장난스러운 말투를 약간 거두며 말했다.


"오늘 싸웠을때랑 전에 싸워봤을때랑 비교했을때, 어땠어?"


우강은 공포에 질려 몸이 굳었던 기억들이 머릿속에 스쳐지나갔다.


아직도 다시 생각해봐도 수치스러웠던 경험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그는 공포에 얽매이지 않고 열흘간 쌓았던 모든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


"뭔가.......오늘은 몸이 굳지 않았던 것 같네요."


인현은 우강의 심장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래. 그게 바로 네가 올라왔다는 증거야. 네 기운을 네가 직접 성장시킨거지. 하지만 아마 앞으로 오늘보다 더욱 힘들고 위험한 상대를 만날 수도 있게 될거야. 그리고 어쩌면....."


인현은 우강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누가 크게 다치거나 죽는 일이 생길 수도 있지. 그게 너가 될 수도

있고, 너의 동료가 될 수도 있고."


'동료가 다치는 일.......'


우강은 오늘 자신의 실수로 동료들의 목숨이 위험해질뻔 했던 것이 다시금 떠올랐다.


악몽만 처리하고 만족하던 것에 대한 후회가 밀려오기 시작했다.


우강이 표정이 굳자, 인현은 그의 어깨를 한번 토닥여주었다.


"그러니깐 그런 일 안 생기도록 해야지. 앞으로."


그는 이내 뒤돌아 정리되어가는 현장으로 들어가며 손을 휘저었다.


"계속 올라가야된다. 지금보다도 훨씬 더."


우강은 계단을 내려가는 인현의 뒷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오늘만큼은 한 건 이뤄낸건 맞지만, 아직 갈길이 멀다는 얘기였을 것이다.


같은 능력자든 악몽이든 아직 그보다 더 강한 이들은 널렸고, 그가

올라가야 할 계단은 수없이 많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우강은 전처럼 막막한 기분 따윈 들지 않았다.


오히려 뭔가 벅참에 가까운 느낌이 그의 가슴속을 채웠다.


'어떻게 보면......'


우강은 힘이 실린 발걸음으로 밖으로 향하는 복도를 걸어갔다.


복도 끝에서 희미하게 비춰지는 햇빛이 그를 반기는 듯 했다.





'.....올라갈 일만 남은건가.'





◇◇◇





어느새 현장의 정리가 거의 끝에 다다르고 있었다.


정리반 인원들은 하나둘씩 장비를 챙겨 나가며 마무리를 하는 중이었다.


그 가운데 분주하게 움직이는 정장인들 틈에서 하림이 악몽이 사라진 자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표정을 약간 찡그린채 내려다보고 있는 하림에게 인현이 조용히 다가왔다.


인현 역시 하림이 보고있는 자리를 같이 내려다보며 말을 꺼냈다.


"....아니었지? 중급."


하림은 여전히 시선을 바닥에 고정한채 답했다.


"본체는 약하지만...... 엄청난 수의 잡령들을 부리고, 말을 할만큼의 지성도 있었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하림은 짙은 기운의 흔적이 남아있는 바닥을 손으로 쓸어보았다.


"꽤나 정교했던 그 공간구현 능력....... 분명 중급은 아니에요."


"아마 최소 중상급 이상이었겠지. 능력 자체만 따진다면 네가 우강이랑 학교에서 마주쳤던 그 악몽과 동급 정도였을수도."


하림은 무언가 떠오른듯 흠칫하며 인현을 돌아보았다.


"그러고보니.... 그때도 분명 가기전에는 상급 하위정도라고...... 뭐죠. 오류라도 난건가요?"


인현이 분주하게 나가기 시작하는 정장인들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빛은 차갑게 얼어붙어 싸늘해져있었다.


".......아니."


인현이 정장인들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아무래도 쥐새끼가 숨어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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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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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신규 처리원들 24.03.07 24 0 13쪽
20 변수 24.03.06 24 0 12쪽
» 현장 테스트 (fin) 24.03.05 26 0 12쪽
18 현장 테스트 (4) 24.03.04 29 0 10쪽
17 현장 테스트 (3) 24.03.03 36 0 12쪽
16 현장 테스트 (2) 24.03.02 30 0 11쪽
15 현장 테스트 (1) 24.03.01 33 0 12쪽
14 훈련 24.02.29 32 0 14쪽
13 내면의 존재 24.02.28 42 0 12쪽
12 능력 확인 불가 24.02.27 40 0 11쪽
11 결과 발표 24.02.26 47 1 11쪽
10 입단 테스트 (fin) +1 24.02.25 46 2 11쪽
9 입단 테스트 (4) 24.02.24 43 2 10쪽
8 입단 테스트 (3) 24.02.23 49 3 11쪽
7 입단 테스트 (2) 24.02.22 54 1 11쪽
6 입단 테스트(1) 24.02.21 80 1 10쪽
5 실현몽(實現夢) +1 24.02.20 135 3 13쪽
4 목소리 24.02.20 190 2 13쪽
3 죽음? 24.02.20 231 3 16쪽
2 악몽, 그리고 구원 24.02.20 333 5 11쪽
1 +1 24.02.20 48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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