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션안 님의 서재입니다.

죽기 직전 꾼 꿈이 나에게 능력을 줬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션안
그림/삽화
션안
작품등록일 :
2024.02.20 21:36
최근연재일 :
2024.05.05 21:10
연재수 :
82 회
조회수 :
2,684
추천수 :
32
글자수 :
450,701

작성
24.02.23 10:52
조회
49
추천
3
글자
11쪽

입단 테스트 (3)

DUMMY

"다시는 그 후회를 반복하지 않는 것..... 그게 저의 책임입니다."






선아는 잠시 멍하니 우강을 바라보았다.


살면서 저리 맑고 투명히 빛나는 눈은 처음 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정신을 차리며 우강의 손을 놓았다.


"다짜고짜 무슨 소리야. 후회하지 않도록 한다고?"


".....그게 제 책임인 것 같아요. 제 주변 사람들이 다시 죽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


선아는 잠시 고개를 숙인채 최대한 자신의 얼굴을 가렸다.


'뭔 개소리야 저게...? 진짜 대체 어쩌다 저런 미친놈이...'


"제가 도와드릴게요. 악몽 잡는거."


선아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뭐..?"


"도와드린다구요. 빚은 갚아야죠."


"아니...뭐...딱히 빚까진.."


"그쪽이 절 미끼로 쓰려했든 뭐든 상관 없으니깐, 도와드릴게요. 점수 같은 것도 상관 없으니."


선아는 당황스러웠다. 이쯤되면 다중인격인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미친놈처럼 달려들다가, 주저 앉아서 떨다가, 갑자기 얼굴이 죽상이 되더니 또 이제 와선 자신을 돕겠다니.


정말 데리고 다녀도 괜찮은 상태인건가?


"그리고...."


우강은 주먹을 굳게 쥐었다.


"이젠 겁먹을 일 없어요."


"아니아니, 그런 문제가 아니라-"


선아는 손을 휘젓다가 순간 팔에서 느껴진 고통에 얼굴을 찡그리며 말을 멈추었다.


선아는 팔을 살포시 잡아보았다.


'.....확실히 지금 상태론 혼자서 무리긴 해. 진짜로....도움 받아야되나....?'


선아는 고개를 제대로 들고 우강의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그의 눈에서 여전히 푸른 빛이 은은하게 맴돌고 있었다.


선아가 잠시 멈칫했던 이유도 그 때문이었다.


무엇인진 모르겠으나 어째 확고해 보이는 저 눈. 저 눈이 문제였다.


"하....."


선아는 이내 한숨을 쉬며 우강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엔 진짜다?"


우강은 망설임 없이 선아의 손을 잡았다.


"잘 해보죠."





◇◇◇





"....제발 여길 이딴식으로 쓸거면 미리 얘기라도 하고 와라."


걸레질을 하고 있는 인현 옆에 검은 정장을 입은 젊은 남자가 인상을 찌푸린채 가죽의자에 앉아있었다.


그의 금색 명찰엔 이름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팀장 정우빈]



"에이. 거 오랜만에 봐놓고 대접이 참 서운하네."


인현은 여전히 능글맞은 태도로 걸레자루로 커피 얼룩을 닦고 있었다.


옆에서 비서로 보이는 여자가 안절부절하고 있자, 우빈이 손짓을 하며 말했다.


"그러고 있지 말고 나가봐요. 퇴근하고 싶으면 하시고."


여자가 우물쭈물하다가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나가자, 인현은 걸레질을 마친 듯 허리를 피며 말했다.


"아휴. 이제 슬슬 나이가 드나. 허리가 쑤신단 말이지."


"꼴값 떨지 말고, 앞으로 또 사무실 엉망으로 해놓고 튀면 이제 진짜 출입금지다. 알겠어?"


"예~ 어련하시겠어요."


인현이 소파의자에 털썩 앉자, 우빈이 바로 물었다.


"여긴 대체 왜 왔던거야?"


인현이 손으로 턱을 괸채 능글맞은 웃음을 거두고 잠시 고민을 하는 듯 하더니 답했다.


"....괜찮은 애를 하나 건졌거든."


"또 신입 한명 데려왔나보네. 어디서 구했는데?"


"어제 학교에서 터졌던 상급악몽 현장에서. 정확히는 하림이가 데려왔지만."


"이하림이 갔다고? 상급이었다며."


"그것도 관해서 말할게 있는데 말이지."


인현은 사뭇 진지한 태도로 말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둘의 대화는 길게 이어졌다.


대화가 끝난 후엔 따라놓았던 커피가 어느새 차갑게 식어있었다.


".....너, 그거 확실한거야?"


우빈이 놀란 듯한 표정으로 인현에게 물었다.


인현은 여전히 턱을 괸채 답했다.


"응. 이번 건으로 확실해졌어."


"하. 아니 무슨..."


"이거 말이야...."


인현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우려했던게 앞당겨질지도 모르겠다."





◇◇◇





우강과 선아는 숲을 다시 걷고 있었다.


둘 다 아무말도 하지 않으며 걷던 와중, 우강이 먼저 침묵을 깼다.


"아까 저 보고 준비 안했냐고 물었었잖아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말 그대로지. 이번 입단 테스트 준비."


"그런걸 따로 준비하는 곳이 있어요?"


"여러군데 있어. 그러고 보니 넌 그럼 진짜 아무것도 모른채 온거야?"


"그냥 어떤분이 큰 건물로 들어가라길레 갔더니 직원분께서 여기로 안내해주길레...그럼 뭘 준비해서 오는건가요."


"보통은 입단테스트에서 무엇을 하는지 파악하고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한 전략을 세우지. 점수를 얼마나 받느냐에 따라 정식으로 채용되는 속도가 달라지니깐."


"이 테스트가 끝이 아니에요?"


"당연하지. 이건 말 그대로 그냥 입단 테스트야. 그러니 여기서 점수를 잘 받아야 후에 다른 테스트에서도 유리해지니 하루빨리 정규직이 되고 싶으면 스타트를 잘 끊어야지."


우강은 자유자제로 강력한 능력을 쓰던 하림이 떠올랐다.


'그럼 그 사람도 이런걸 거쳐온건가.'


"문제는 이렇게 뻥 뚫린 공간에선 악몽을 안정적으로 잡기 쉽지 않아. 이렇게 널널한 공간일수록 악몽의 기운이 널리 퍼져서 먼저 찾는다 해도 주변에서 기운을 감지하고 경쟁자가 끼어들 위험도 있거든."


"그러면 어떻게 해야되는거죠?"


"보통은 최대한 빨리 선수를 치던지, 아니면 좀 추잡해도 남이 다 잡아 놓은걸 가로채던지, 아니면....."


"끄아아아아아악!"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우강과 선아는 뒤를 돌아보았다.



쿠구구구구구구궁-



"사...살려줘요!"


웬 검은머리의 소년이 마구 비명을 지르며 우강과 선아를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그의 뒤에선 아까 지네만큼은 아니지만 충분히 거대하다고 할만한 벌레형태의 악몽이 쫓아오고 있었다.


선아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저런 놈을 미끼로 쓰던지."


"저기요! 제발 이것 좀 떼어줘요!"


소년이 완전히 울상이 된 표정으로 달려오자, 우강이 말했다.


"저거 구해줘야 할 것 같은데요."


선아는 전속력으로 쫓아오는 벌레악몽을 유심히 보며 답했다.


"그러지 뭐. 겸사겸사 점수도 벌겸. 근데 문제는 내가 지금 이 상태로저렇게 달려오는 상태에서 능력을 썼다간 다른 쪽 팔도 못쓰게 돼. 멈출 방법이..."


"멈추기만 하면 되는거죠?"


우강은 잠시 주변을 살피더니 말했다.


"준비하고 있어요."


그는 무언가를 확신한 듯 주저없이 벌레악몽을 향해 뛰어가기 시작했다.


"어, 야! 어쩌려고!"


우강은 당황한 선아의 부름을 무시한채 달려나가며 옆을 돌아보았다.


커다란 바위 하나가 있었다.


우강은 바위 쪽으로 가 서둘러 주위의 흙을 흩뿌려 바위 위에 충분히 쌓일만큼 뿌려놓았다.


그러고선 다시 벌레악몽 쪽을 다시 돌아보았다.


슬슬 우강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소년은 여전히 눈물콧물을 다 짜내며 뛰고 있었고 벌레악몽도 지친기색 없이 여전히 돌진 중이었다.


우강은 돌을 줍고 잠시 기다리더니 근접해진 순간 박차고 튀어나가 소년의 옆에서 나란히 뛰며 빠르게 말했다.


"잘 들어. 내가 셋까지 세면 바로 오른쪽으로 방향 틀어서 뛰어. 알겠어?"


"예??"


"하나."


벌레는 생각보다 근접한 거리를 유지한채 돌진 중이었다.


아슬아슬할 것 같았다.


"둘"


하지만 우강은 왜인지 모르게 이번엔 불안하지 않았다.


확신이 가득 차 있었다.


"셋!"


우강이 신호를 외치자, 소년과 우강이 동시에 양옆으로 방향을 틀었다.


갑작스럽게 앞서 쫓던 두명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도망치자 벌레는 순간적으로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우강은 그걸 놓치지 않고 약간 속도를 늦춘채 달리며 돌을 벌레에게 던졌다.



팍!



꽤나 세게 던져서인지 벌레는 날라온 돌에 머리를 가격 당하자 비틀거렸다.


우강은 곧바로 두번째 돌을 던져 이번엔 벌레의 등껍질을 맞췄다.


등껍질에 맞은 돌은 흠집도 내지 못한채 부숴져 버렸으나 벌레의 신경을 건드리기엔 충분했다.


"크워어어어어!"


벌레는 분노한 듯 포효하며 타겟을 바꿔 우강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우강은 이를 예상한 듯 바로 다시 속도를 내어 이번엔 바위를 향해 달렸다.


벌레는 점점 속도를 높이고 있었고 우강 역시 전속력으로 뛰었다.


바위 바로 앞까지 도달하자 우강은 뒤를 돌아 벌레와의 거리를 확인하더니 곧바로 바위 앞에서 벌레와 대치했다.


벌레는 잡았다고 생각한듯 더욱 속도를 올려 돌진해왔다.


10미터, 7미터, 5미터, 3미터. 어느새 벌레는 우강을 거의 들이받기 직전까지 왔다.


이대로면 우강은 전신의 뼈가 산산조각나며 날라갈 것 같았다.



촤아아아아아악!



그 순간, 우강은 곧바로 옆쪽 풀더미로 뛰어들며 가까스로 벌레와의 충돌을 피했다.


그리고 뒤이어 벌레가 돌에 들이박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콰아아아아앙!



우강이 덮어둔 흙 때문에 충돌지점이 돌가루와 흙먼지가 뒤섞여 주변이 온통 뿌예졌다.


우강은 숨을 고르며 서둘러 몸을 일으켜 앉았다.


그는 손을 휘저으며 시야를 확보해 벌레의 상태를 확인하려 했으나 먼지가 걷히지 않아 잘보이지 않았다.


그때, 기분나쁜 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그르르르르..."


먼지가 약간 걷히며 벌레악몽의 모습이 드러났다.


애석하게도 산산조각이 나버린 돌조각들에 덮힌채 멀쩡한 모습이었다.


벌레악몽은 등껍질에서 돌조각들을 털어내며 우강을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돌진해올 것 같은 기세였다.


허나 우강은 슬며시 웃으며 중얼거렸다.


"....걸렸다."



우우우우우웅-



우강의 말이 끝나자마자 벌레악몽 뒤에서 노란 빛이 자욱한 흙먼지를 뚫고 새어나오기 시작했다.


"키엑?"


벌레악몽이 황급히 뒤를 돌아보자, 선아가 노란 빛의 기운을 발산하며 서있었다.


그녀는 한손으론 주먹을 쥐고 한손으론 손가락 3개를 핀채 자세를 잡고 벌레를 노려보고 있었다.


'취약한 부분은 머리..... 그렇다면 몸 전체가 아니라 한곳에 기운을 집중 시킨채로 방출시키면 약점에 직격으로 공격이 꽃힌다..'


선아의 몸 전체에서 발산되던 노란빛이 서서히 주먹으로 모이더니,


어느새 선아의 주먹 테두리가 기운이 덮힌채 밝게 빛났다.


선아는 낮은 목소리로 나지막히 말했다.


".....초강속(超强速)"



퍼어어어어어어어엉!



불빛이 일며 선아의 기운을 감싼 주먹이 벌레악몽의 머리에 정확히 꽂혔다.


벌레가 바위와 충돌했을때보다 더 큰 굉음이 울려퍼졌다.


곧이어 노란 빛이 터져나오며, 주변을 광활하게 비추었다.


우강은 눈을 손으로 가리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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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계단 (1) 24.03.09 21 0 11쪽
22 난잡한 예비 소집 24.03.08 32 0 16쪽
21 신규 처리원들 24.03.07 24 0 13쪽
20 변수 24.03.06 24 0 12쪽
19 현장 테스트 (fin) 24.03.05 26 0 12쪽
18 현장 테스트 (4) 24.03.04 29 0 10쪽
17 현장 테스트 (3) 24.03.03 36 0 12쪽
16 현장 테스트 (2) 24.03.02 30 0 11쪽
15 현장 테스트 (1) 24.03.01 33 0 12쪽
14 훈련 24.02.29 32 0 14쪽
13 내면의 존재 24.02.28 42 0 12쪽
12 능력 확인 불가 24.02.27 40 0 11쪽
11 결과 발표 24.02.26 47 1 11쪽
10 입단 테스트 (fin) +1 24.02.25 47 2 11쪽
9 입단 테스트 (4) 24.02.24 43 2 10쪽
» 입단 테스트 (3) 24.02.23 50 3 11쪽
7 입단 테스트 (2) 24.02.22 54 1 11쪽
6 입단 테스트(1) 24.02.21 80 1 10쪽
5 실현몽(實現夢) +1 24.02.20 135 3 13쪽
4 목소리 24.02.20 190 2 13쪽
3 죽음? 24.02.20 231 3 16쪽
2 악몽, 그리고 구원 24.02.20 333 5 11쪽
1 +1 24.02.20 48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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