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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의 모두가 원하는 세상

효자무신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다원.
작품등록일 :
2024.06.02 22:08
최근연재일 :
2024.06.25 19:00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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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388
추천수 :
1,058
글자수 :
164,546

작성
24.06.21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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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효자무신록-초대

DUMMY

초대




백귀혼의 존재가 무림에 알려진 것은 칠 년 전.

그들이 벌인 일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은 장백검문을 습격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 외에도 중원 무림에서 몇 가지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인되었거나 아직 그 정확한 용도를 파악하지 못한 물건들을 무력을 이용하거나 아니면 몰래 훔쳐갔는데 그것들이 신령기라는 것이 밝혀졌다.


신령기를 노리기 시작한 자들의 행보를 추적하던 중에 교전이 벌어졌고 정도맹의 정예들이 떼 몰살을 당했다. 아무리 그들의 수준을 경시했다고 하지만 정예 무인들이 그렇게 죽어 나갈지는 몰랐다.


그런 상황에서 관외에서 결성된 백귀추살대가 그들을 추적해서 죽였다.


심중검립에 든 절정의 고수는 각 문파에서도 핵심 전력. 그만한 무인을 죽을 수도 있는 자리에 내보내는 경우는 드물었던 만큼 그들은 정보를 구해서 백귀추살대를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세 명의 백귀혼을 죽인 만큼 이제는 아예 그들에게 맡기고 있었다.


지금 산해관에 대기하고 있는 이는 정도맹의 정보를 담당하는 흑조단(黑鳥團)의 인물이었다. 정도맹에서 따로 편성한 흑조단의 단주 비조기협(翡鳥奇俠) 가진구가 머무는 객잔 앞으로 한 무리의 무인들이 들어섰다.

그 선두에 선 이가 장백검선 중덕문인 것을 확인한 가진구가 얼른 일어나 그에게 다가갔다.


“노 선배님. 먼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가 단주. 오랜만일세. 어쩐 일로 단주가 직접 온 건가?”

“이번에 쫓는 자가 흑령귀마이다 보니 제가 직접 왔습니다. 아무래도 노 선배님이 가장 관심을 보일 놈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기는 하지.”


장백검문을 직접 찾아와 습격했던 자. 그자로 인해서 장백검선 중덕문이 직접 움직이게 됐다. 그런 만큼 중덕문도 이번에 발견한 흑령귀마에 대해서는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녀석이 이제야 모습을 드러낸 것이 의외이기는 하군.”

“신령기라는 것을 조사하다 보니 석가장에서 신령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 정보가 세어 나간 것인지 흑령귀마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정보가 세어나가?”


중덕문이 미간을 찌푸린 채 가진구를 바라보았다.


“흑조단이 그렇게 일을 허술하게 할 리는 없으니 미끼를 던진 건가?”

“아하하하. 역시 노 선배님은 못 속이겠습니다.”


중덕문이 눈을 가늘게 뜨고 가진구를 바라보았다.


“일단 앉지. 자세히 듣고 싶군.”

“알겠습니다. 여기 상을 봐다오.”

“넉넉히 주문하지.”

“그러시죠. 그런데 이번에는 인원이 얼마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인원도 얼마되지···.”


가진구는 말을 하다 말고 안으로 들어서는 이들을 바라보다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 대검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아 장백검문의 검사로 보였는데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그가 품고 있는 기도만 보아도 알 수 있었다.


심중검립에 이른 절정 고수.

아직 중년이라기에는 이른 나이. 일대 제자 수준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저만한 경지에 든 고수가 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가진구의 시선을 느낀 것인지 중덕문이 환한 미소를 지은 채 손짓했다.


“이리 오게. 정도맹 흑조단의 단주 가 단주일세.”

“삼령연가의 소위랑이라고 합니다.”

“어허. 그리 설명하면 오해하지 않겠나? 본문의 장백중검을 익힌 속가제자일세.”

“속가제자요?”


가진구가 중덕문을 놀라서 돌아보았다가 곧 정신을 차리고 포권을 취했다.


“정도맹 흑조단의 단주 가진구라고 하오.”

“앞으로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가 대협.”

“응? 하하하하. 그런 말 마시오. 백귀추살대는 지금 중원에서도 그 이름이 높소. 각 문파의 중진들도 어떻게든 들고 싶어 하는 곳이라오.”


가진구가 웃으며 말을 이었다.


“다만 문파의 전력이 약하될 것을 걱정해서 허락하지 않을 뿐.”


다들 자리에 앉자 가진구가 주위를 살피다가 입을 열었다.


“석가장에서 신령기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신령기의 연구를 위해 정도맹이 비밀리에 연락을 취했지만, 모두 거절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석가장의 식객 중에는 절정의 고수가 둘이나 있는 만큼 백귀혼에 대한 소식을 들었음에도 무시했습니다.”

“석가장주라면 그럴 수도 있겠지. 천하제일인은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천하제일부는 이미 정해져 있으니.”

“그래서 문제입니다. 전혀 협조를 하지 않아서요.”


그사이 식사가 나와 탁자 위를 채우자 선우휘가 손을 들어 물었다.


“대주님. 먹어도 될까요?”

“물론이다. 얼른 먹으렴.”


선우휘와 우명이 서로를 바라보며 음식을 먹는 동안 중덕문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말이야. 단순히 협조를 구하지 않는다고 미끼로 썼을 리는 없고. 맹주는 석가장을 길들일 생각인가?”


중덕문의 물음에 가진구가 어색하게 웃어 보였다.


“그 부분은 제가 답을 드릴 수 없는 부분입니다.”

“쯧쯧.”


중덕문은 혀를 차고는 차를 한 모금 마시고는 답했다.


“흑령귀마는 일곱 째라고 했다. 백귀혼 중에서도 꽤 높은 지위에 있는 자가 모습을 드러냈다면 혼자일 리는 없을 터. 가벼이 볼 일은 아니야.”

“석가장의 식객이 둘에 백귀추살대가 더해지면 충분하다고 여겼는데 백귀추살대에 새로운 신성이 더해졌으니 반드시 놈을 죽일 수 있을 겁니다.”


중덕문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만만히 보아서는 안 될 일이겠지. 무엇보다 석가장주가 우리의 도움을 받을 생각이 있어야 하는 거니까.”

“그 부분이 가장 문제이기는 합니다. 그래도 저도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정도맹의 정식 요청도 무시하는 인간인데 우리의 도움을 받으려나 할지 모르겠군.”

“그래서 말인데 일단 석가장 인근으로 이동한 후에 근처에 있다가 일이 벌어지면 돕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별로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지. 나야 흑령귀마 그 놈만 죽이면 되니까.”


놈들은 장백검문의 문주전을 박살 냈다. 이건 절대로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게다가 이번에 합류한 이들을 생각하면 백귀혼이 얼마가 오든 충분히 다 잡아 죽일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좋아. 그럼 석가장주는 안 만나도 된다는 거지?”

“물론입니다. 석가장주는 저희의 도움을 거절했으니까요.”

“알겠네. 그리하지.”


가진구는 소위랑과 함께 앉아 식사하는 젊은이들을 보고는 물었다.


“그런데 못 보던 얼굴들이 꽤 되는군요.”

“차차 알아가게나. 자네도 석가장에 함께 갈 것 아닌가?”

“그렇죠.”


가진구는 거의 묘기를 보이듯 오리 구이를 발라먹는 청년을 보며 헛웃음을 삼켰다. 실력은 모르겠지만, 정말 복스럽게 먹는 솜씨가 일품이었다.





하북성의 석가장까지 내려가는 동안 가진구는 주머니가 홀쭉해지는 것을 느꼈다.

백귀추살대의 지원을 정도맹에서 하는 것 자체에는 부담이 없었다. 그런데 다른 것도 아니고 먹는 데만 이렇게 많은 돈을 쓸 줄은 몰랐다.

백귀추살대의 위명이 올라가서 그들의 접대비가 높게 책정되었음에도 이렇게 식비가 많이 든 것은 서글서글하게 눈웃음 짓는 한 사내 때문이었다.

인원은 고작 열 명인데 한 번 먹었다 하면 사십 인분은 먹어치우니 전낭이 남아나질 않았다.

그렇다고 싫은 소리를 할 수도 없는 것이 백귀추살대에 또 한 명의 절정 고수가 합류했기 때문이었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석가장에 도착했다.


궁궐은 연상케 할 정도로 넓은 석가장은 천하제일부라 불리는 석가장주가 머무는 곳이니 당연했다. 높은 담벼락만 해도 쉬이 접근할 수 없는 위엄이 느껴졌다.

그런 석가장이다 보니 그들과 거래하러 오는 이들 모두 천하에서 주름잡는 상단들. 그런 이들도 석가장에 들어가려면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기에 이 근방은 무지막지하게 비싸고 대신 최고급 객잔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석가장에서 가까울수록 비싸기에 적당히 떨어진 거리의 객잔의 별원을 정도맹의 이름으로 빌릴 수 있었던 것이 다행이었다.

가진구의 안내를 받아 별원에 들어선 이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다.


“완전 별천지네.”

“그러게요. 복숭아 나무를 이렇게 많이 심어 놓으니 도화원이라 부를 만 하네요.”


선우휘와 우명이 서로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가진구는 쓴웃음을 지었다.


“정도맹이니 이 정도 별원을 구한 것일세. 이 근방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곳이지.”

“이런 곳이 다섯 곳이나 있다고요?”


선우휘가 놀라서 묻자 가진구가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이곳에 머무는 이들 또한 각자의 성에서는 패자인 경우가 대부분이네. 그러다 보니 그들이 머무는 곳도 이렇게 좋을 수밖에 없지. 짧게는 칠 일에서 길게는 몇 년씩 석가장과 연을 맺으러 기다리는 이들이거든. 당연히 좋은 곳에 머무르려 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지.”

“몇 년 씩이나 기다린다고요?”

“물론일세. 그렇게라도 만나면 다행인 일이지. 보통은 석가장주는 커녕 다섯 명의 총관들 중 하나만 만나도 다행인 일이니.”

“그 위세가 대단하네요.”


선우휘가 솔직히 감탄해 중얼거리자 가진구는 이 강호초출에게 인심 쓰듯 알려줬다.


“무림에는 구존이 있어 서로 경쟁하는 만큼 누가 가장 뛰어난 지는 알 수 없으나 최고의 부호가 석가장주라는 것은 반론의 여지가 없으니 당연한 일일세. 이곳에서 석가장의 다섯 총관 중 한 명과 연을 맺는 것만으로 상단의 입지 자체가 달라진다네.”


선우휘는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어 물었다.


“유직상단이라는 곳은 어떤가요?”

“유직상단?”


가진구가 잠시 고민해보더니 답했다.


“신흥 상단으로 성장성은 기대 되지만, 하남 십대 상단에도 들지 못하는 곳이니 지금은 논할 가치가 없지. 석가장과 연을 맺으려면 각 성의 십대상단에는 들어야 할 테니.”


선우휘는 가진구가 유직 상단을 알고 있다는 것을 신기해하면서도 하남 십대 상단에도 들지 못한다는 말에는 살짝 충격을 받았다.

촌장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일 년에 한 번은 꼭 찾아오는 우직과 우유였는데 그들이 가지고 오는 생필품만 해도 우가촌이 일 년을 지내는데 전혀 무리가 없는 정도였으니까.

그런 곳이 하남 십대상단에도 들지 못하다는 것을 보니 그들의 재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이런 별원이면 요리도 대단하겠는데요?”


가진구의 안색이 살짝 변했다. 이곳은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객잔인 만큼 별의별 요리가 다 나오지만, 가격은 눈이 튀어나올 정도로 비쌌다.


“물론이지. 일단 씻고 나서 식사를 시작할까?”

“예!”


선우휘는 배정된 방으로 들어가 살펴보며 감탄했다. 방 하나가 선우휘의 집보다 넓었다. 감탄하며 돌아보던 선우휘의 방문 밖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휘야.”


선우휘가 얼른 나와 문을 열었다. 문 앞에 서 있던 우정과 우명, 소위랑이 모두 안으로 들어섰다. 선우휘는 그들에게 자리를 권해주고는 준비된 차를 따라줬다.

선우휘도 자리에 앉자 우정이 입을 열었다.


“이번 일은 미끼를 던진 것인 만큼 백귀혼도 여럿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그들을 만나기 전에 우리끼리도 무엇을 우선으로 해야 할지 정해야 할 것 같아 이리 모였다.”


선우휘는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당연히 우리의 안전이 우선이죠.”


우명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대의와 협 이런 것을 얘기할 줄 알았는데?”

“그건 우리의 안전이 확보된 다음이죠.”


선우휘가 차를 따라주며 말을 이었다.


“백귀혼과의 싸움을 금하는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적어도 제 근처에서 싸우세요.”


우정이 선우휘를 바라보다가 물었다.


“그거면 되는 거냐?”

“제가 곁에 있다면 지켜드릴 수 있어요.”


우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칠 년 동안 선우휘는 야산의 정상에서 따로 수련했는데 그들과 손을 섞은 적은 없었다. 백부께서 그리 정했다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터.


“그리하마. 백귀추살대로서의 임무에 집중하되 서로의 안전을 챙길 수 있는 거리를 유지하자꾸나.”

“그래요. 그런데 손님이 왔나 봐요.”

“손님?”


선우휘는 자리에서 일어나 방의 창문을 열었다. 저 멀리 다가오는 이가 있었다. 금색 비단 장포를 걸친 사내와 검을 품에 안은 무인을 데리고 별원에 들어서는 이가 있었다.

선우휘는 사내를 본 순간 자기도 모르게 가슴에 손을 얹었다. 백귀혼을 만났을 때처럼 격렬하지는 않지만, 가슴이 반응했다.


또 다른 혼을 품은 사내다. 사내도 그 먼 거리에서 정확히 선우휘를 발견해 시선을 마주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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