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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의 모두가 원하는 세상

효자무신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다원.
작품등록일 :
2024.06.02 22:08
최근연재일 :
2024.06.25 19: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0,3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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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64,546

작성
24.06.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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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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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효자무신록-합류

DUMMY

합류




삼령연가에서 사흘을 머문 이들이 떠날 준비를 마쳤을 때 그들의 앞에는 연소소가 서 있었다. 선우휘가 그런 연소소를 바라보다 물었다.


“숙모님. 언제 가실 겁니까?”

“조금 더 머물다가 아버지랑 함께 가기로 했어.”

“태상 가주님이 우가촌에요?”

“그래. 시간 많은 아버지가 함게 해주신다고 하더구나.”


우수는 촌장으로 우가촌을 지켰다. 게다가 그곳을 지키는 우선과 우주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태상가주인 연문소가 움직이는 것이 편할 수도 있었다.


“숙모님의 호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네요.”

“그런 걱정은 말고, 그보다 조심하렴.”


연소소가 우정의 손을 꼭 잡아주었다.


“정아. 형제들을 잘 이끌어 다오.”

“그럼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럼 나중에 우가촌에서 보자꾸나.”

“일을 마치고 돌아가겠습니다.”


연소소와 인사를 나눈 일행은 삼령연가를 떠났다. 가주인 연상백이 내준 명마와 여행 경비를 챙긴 그들은 곧장 심양으로 향했다.

우정은 슬쩍 고개를 돌려 뒤따라 오는 선우휘와 우명을 바라보았다.


“어쩜 너희 둘은 그렇게 죽이 잘 맞냐?”


당과 장수의 당과를 탈탈 털어 양손에 당과를 든 채 먹으며 희희낙락하는 우명과 선우휘가 서로를 돌아보았다. 그리고는 작게 키득거렸다.


“이런 즐거움이라도 있어야죠.”


우명의 대꾸에 우정이 한숨을 내쉴 때 소위랑이 대화에 끼어들었다.


“백귀추살대와 합류하면 노상에서 지내는 시간이 훨씬 많을 겁니다. 그러니 이 정도는 이해해 주는 게 어떻겠습니까?”

“사제. 너무 풀어주면 안 되네.”


소위랑이 나이는 제일 많았지만, 선우상에게 가르침을 받은 것은 가장 늦었기에 그의 배분은 선우휘보다도 아래였다. 하지만 강호 경험은 그가 훨씬 많았기에 선우상은 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라 했었다.

소위랑은 강호 경험도 풍부했지만, 삼령연가의 부령주 중 하나로 사람들도 부려봤기에 그의 의견에 우정은 한마디 했지만, 더는 따지지 않았다.


“백귀추살대의 분위기는 어떨 것 같은가?”

“큰 잡음은 없을 겁니다. 아무래도 대주가 장백검문의 태상 문주이시니 잡음이 나기 어렵죠. 하지만 두 가문과 한 문파가 손을 잡았으니 경쟁은 있을 겁니다.”

“연가에서는 누가 나가 있다고 했나?”

“아버지에게 들으니 막 령주님이 휘하 청령검대(靑靈劍隊)의 정예를 이끌고 합류해 있다고 들었습니다.”

“모용세가에서는 어떤 이들이 나왔다고 하던가?”

“모용세가에서는 방계인 장로 모용일우가 휘하 백의검대(白衣劍隊)를 데리고 합류했다고 합니다.”

“그들 수준은?”

“아무래도 모용세가의 장로다 보니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죠.”


우정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빠르게 몰았다.


“그럼 우리 외가에 힘 좀 실어주러 갑시다.”


우정이 그리 말하고 먼저 말의 옆구리를 차자 일행이 모두 힘차게 말을 몰았다.





심양의 외곽에 있는 장원.

현판조차 제대로 걸려있지 않지만, 그곳에 모인 이들은 관외에서 내로라하는 이들이었다.

장백검문의 태상문주인 중덕문은 앞에 앉은 중년인들을 바라보다가 입을 열었다.


“연가에서 전서구가 왔는데 이번에 부령주였던 이 하나와 우 씨 형제 셋을 보내준다 하더군.”

“고작 네 명 오는데 뭐 그런 걸 전서구까지 보낸단 말입니까?”


모용세가의 장로 모용일우의 투덜거림에 중덕문이 그를 돌아보았다.


“운검이 얘기해주지 않았는가?”

“뭘 말입니까?”

“본문이 위험할 때 도움을 준 것이 그 우 씨 형제네.”

“흑령귀마를 쫓아냈다던 그자 말이오? 묘수선생을 죽였다는?”

“그래. 벌써 칠 년 전이니 얼마나 실력이 늘었는지 궁금하군.”


모용일우가 고개를 휘휘 내저었다.


“그런데 정말 그게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열 살에 심중검립에 들었다는 이야기는 구존 중에서도 없었던 것 같소만.”

“그럼 내가 농을 하는 것으로 보이는가?”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중덕문이 노려보자 모용일우가 슬쩍 시선을 피했다. 칠 년간 동고동락하다 보니 이제는 백귀추살대의 이름이 저 중원에도 널리 퍼졌다.

정도맹에서도 그들을 추격하고 있지만, 백귀혼은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었고, 그들의 무위는 어지간한 추격대로는 상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정도맹의 무인들이 번번이 죽었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으로 백귀혼을 확정지은 덕분에 백귀추살대가 그들을 쫓아 죽일 수 있었다.


백귀혼을 지닌 자들은 심중검립에 든 고수들.


그들의 압도적인 무력 앞에 그만한 고수들을 내줄 문파가 드물다 보니 오히려 정보를 내어주고 그들을 처리하는 것은 백귀추살대에게 맡기는 실정이었다.

이번에 발견된 자는 하북성에서 모습을 드러내서 위치를 특정하는 중이었다. 심양에서 출발하기 전에 날아든 전서구 덕분에 지금 이들은 잠시 기다리는 중이었다.


“절정의 고수가 한 명 더 는다면 적들을 상대하기 더 쉬워질 것이네.”


심중검립에 이른 절정의 고수 한 명의 이름값이 이렇게 크다.


“그런데 부령주라면 누가 오는 건가?”


모용일우의 물음에 청령검대의 령주인 막위산이 답했다.


“아마 랑이가 오지 않을까 싶소. 소 령주의 아들인데 수련을 떠났었거든. 우 씨 형제를 따라 갔다고 했으니 아마 백귀추살대에 합류한다면 그 아이일 것이오.”


그때 전각으로 들어온 이가 있었다.


“도착했습니다.”

“나가보세. 오늘 하루 쉬고 내일 나가야 하니.”


중덕문이 일어나자 다른 이들도 모두 따라 일어났다. 중덕문이 밖으로 나가니 연무장에 말에서 내린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헌앙한 그들을 바라보던 중덕문의 눈썹이 가늘게 떨렸다. 그런 그를 향해 우정이 먼저 포권을 취했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문주님.”


우정이 대표로 포권을 취하자 다들 따라 포권을 취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중덕문이 포권을 하여 인사를 받은 후에 물었다.


“막 령주. 저 아이가 이번에 온다고 하던 그 부령주인 건가?”

“예. 그런데···.”


모용일우가 그 말에 인상을 굳히고는 물었다.


“저 나이에 심중검립에 들었다고?”


모두 놀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했다. 소위랑의 기도는 잘 정련된 검과 같았으니.

특히나 놀란 것은 중덕문이었다. 문내의 누구보다도 제대로 된 장백검문의 중검을 품고 있었기에.

중덕문이 다가와 소위랑의 손을 잡았다.


“백두의 아들이구나. 본문의 검을 이었다는 건 알지만, 장백중검으로 어찌 심중검립에 이른 것이냐?”

“그 검의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길을 따르니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허허! 문파의 홍복이로다!”


중덕문이 기뻐할 때 막위산이 무슨 소리냐는 듯 말했다.


“무슨 소립니까? 랑이는 본가의 부령주입니다.”

“어허. 본문의 검의를 제대로 이은 아이가 아닌가?”


둘이서 떠드는 걸 구경하던 선우휘가 입을 열었다.


“저희 계속 여기 서 있어요?”


그 말에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몰렸다. 중덕문이 그를 알아보고는 환한 미소를 지었다.


“우 소협! 어서 오게.”


선우휘는 배를 만지며 말했다.


“배고파요.”

“그래. 여봐라! 상을 차려라!”


중덕문의 외침에 장원이 움직이자 그 모습을 지켜보던 모용일우가 물었다.


“대주님. 소개는 해주셔야지 않겠습니까?”

“해줘야지. 이쪽은 우 소협. 칠 년 전 흑령귀마를 물리쳤던 이네. 그런데 전과 그리 달라지진 않은 것 같은데?”


선우휘는 그 말에 미소를 지은 채 답했다.


“도움이 될 겁니다.”

“하하하하. 자네가 그리 말하니 기대가 되는군. 이리 오게. 백귀추살대가 하늘을 지붕 삼아 지내지만, 그래도 심양에 머무는 동안은 모용세가의 지원으로 넉넉하네. 가세.”


그렇게 대전에 모이니 음식이 한가득 차려졌다. 삼령연가에서도 제대로 대접을 받았지만, 이곳에서 나온 음식들의 수준도 만만치 않았다.

우명과 선우휘가 신나서 먹는 모습을 바라보던 모용일우가 입을 열었다.


“부령주까지 심중검립에 이르렀다면 그만한 고수가 둘이나 된단 말이오?”


모용일우가 보기에 다른 이들에게서는 절정의 경지에 이른 기도가 느껴지지 않았다. 그렇기에 묻자 소위랑이 우정을 돌아보았다.

그 시선을 따라 우정에게로 시선이 몰리자 그가 입을 열었다.


“백귀추살대에 합류하여 백귀를 상대해야 하니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모두 심중검립에 들었습니다.”

“뭐?”


모용일우가 황당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소위랑은 이해할 수 있었다. 그의 나이 이제 서른 중반을 넘어섰으니. 하지만 다른 이들은 서른도 되어 보이지 않았고, 특히 둘은 약관도 되어 보이지 않았다.


열 살에 심중검립에 들었다는 이야기를 중덕문이 했기에 어떻게든 믿어보려 했지만, 다른 이들도 모두 그 경지에 들었다니 믿기 힘들었다.


고작 넷이나 저 인원이 모두 심중검립에 이르렀다면 백귀추살대의 전력이 몇 배는 늘어난다는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백귀혼을 쥔 자를 몰아넣고, 차륜전에 이은 중덕문이 나서서 죽였었다.

그런데 백귀혼과 대적할 이들이 넷이나 늘어났다면 더욱 쉽게 적들을 상대할 수 있다.


“흐하하하하! 이거야말로 굴러들어온 복이로구나.”


모용일우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며 소리쳤다.


“내 그 말은 못 믿겠소! 본가의 소가주 조차 아직 그 경지에 못 이르렀거늘!”


명문세가의 장로에 있는 그는 지금까지 많은 이들을 만나왔다. 심중검립에 든 고수를 그간 얼마나 많이 보았던가?

그렇기에 소위랑을 보고 알아보았지만, 나머지 셋은 그 기도가 분명치 않았다. 그렇기에 바라보니 우명이 먹던 고기를 내려놓고는 삐딱한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선배. 지금 뭐라 하셨소?”


우명의 전신에서 일어나는 사납기 짝이 없는 예기. 그 기도가 장내를 단숨에 휘어잡았다.

그 날카로운 예기가 모용일우의 턱 끝을 겨눴다. 모용일우는 입을 꾹 다물었다. 지금 이 순간 잘못 반응했다가는 당장 목이 날아가도 이상하지 않다는 것을.

그제야 모용일우는 알았다. 이들은 자신의 기도조차 온전히 다룰 수 있는 완숙한 경지에 이르렀음을.


“지금 형이 거짓말이라도 하고 있다는 거요?”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은 곳에서 우정은 한숨을 푹 내쉬고는 입을 열었다.


“명아.”


우정의 나직한 한 마디에 우명은 군말 없이 기세를 거두었다. 삽시간에 기세를 거두니 마치 허상이었던 것처럼 예기가 사라졌다.

모용일우는 턱 끝까지 겨눠졌던 검이 치워진 것 같아 식은땀을 흘렸다.

드러내기 전까지는 그 기도가 잘 보이지 않는 이들. 그렇기에 더욱 위험한 칼들이다.


“죄송합니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여 그런 것이니 양해 바랍니다. 그리고 저희의 말에는 한 치의 거짓도 없습니다.”


우정은 정중하게 말했지만, 그 눈빛은 단단했다. 그 또한 은근히 내비치는 바람과도 같은 기도를 숨기지 않았다. 선우휘를 제외하고 모두 기도를 일으키자 모용일우는 이제 믿을 수밖에 없었다.

중덕문이 그런 모용일우를 돌아보며 가볍게 혀를 찼다.


“거 왜 애들 말을 안 믿어서. 설마 이런 거로 거짓말하겠나?”

“하도 믿기지 않아서 그랬습니다. 이제는 확실히 믿습니다.”

“자네들이 이해해 주게. 나이 먹으면 다들 눈으로 보고 나서야 믿으니. 쯧쯧.”


중덕문은 그리 말하면서 선우휘를 두 눈에 담았다. 이미 그가 심중검립의 경지에 든 것은 알고 있었지만, 저리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저 아이는 또 다른 경지에 올라선 것이 아닐까?

눈이 마주치니 선우휘가 눈을 부드럽게 휘며 양볼을 가득 부풀린 채 웃었다. 그 모습에 중덕문도 마찬가지로 따라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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