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다원의 모두가 원하는 세상

효자무신록

웹소설 > 작가연재 > 무협

공모전참가작

다원.
작품등록일 :
2024.06.02 22:08
최근연재일 :
2024.06.25 19:00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31,206
추천수 :
1,091
글자수 :
164,546

작성
24.06.17 16:13
조회
915
추천
29
글자
12쪽

효자무신록-백귀추살대

DUMMY

백귀추살대




선우휘가 내상 치료를 위한 요상결을 익히고, 우씨 사 남매도 본격적으로 수련에 들어갔다.

지금까지 수련이 몸을 건강하게 하는 심신수양에 목적을 두었다면 이제부터는 강해지는 것에 목적을 두었다. 목적이 바뀐 것만으로 수련의 강도는 몇 배나 올라갔다.

다행이라면 우명과 우주가 잘 따라온다는 점이었다. 요즘 한창 불만이 많았던 우명이나 어려서 걱정했던 우주도 전과 다르게 잘 따라왔다.

그건 아마도 우정과 우선이 이번에 무림에 나가 겪었던 일을 들었을 때문일 터.


우정과 우선이 어쩌지 못할 정도의 고수가 날뛰었고, 선우휘가 내상을 입고 돌아왔다는 말을 들은 그들의 반응이 달라졌다. 특히 우주가 아주 눈에 불을 켜고 무공 수련에 임하고 있었다.


가뜩이나 우씨 사 남매 중에 가장 많은 내력을 보유했던 우주가 작정하고 수련에 임하는 모습에 다른 이들도 경각심을 가지고 수련에 임하는 중이었다.


선우상이 그렇게 가르치는 중에 소위랑이 돌아왔다.

아직 선우휘의 내상이 완치되기도 전에 돌아온 것을 보면 잠을 줄여가면서 다녀왔다는 이야기였다.


선우상은 그렇게 찾아온 소위랑과 따로 만났다. 소위랑은 선우상에게 비급을 세 권 내밀었다.


“장백검문의 속가제자들이 배울 수 있는 장백중검(長白重劍), 운중칠보(雲中七步), 천지운행공(天地雲行功)입니다.”


장백검문의 속가제자들이 배울 수 있는 무공인만큼 비전이라고 부를 만한 비급은 아니지만, 쉽게 건네줄 물건은 아니었다. 그만큼 절박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선우상은 그것들을 받아서 말없이 살펴보았다.

하나하나 살펴본 선우상은 잠시 눈을 감고 그것들의 내용을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


“상승의 무학이군.”


소위랑은 앞에 앉아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꾸준히 익히고 정련한다면 이것만으로 충분히 고수가 될 수 있겠어.”


선우상은 고개를 들어 소위랑을 바라보았다.


“그런데도 내 가르침을 받고 싶다는 건가?”

“예!”


소위랑은 선우상이 어떤 내력도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은 내력이 없음에도 그의 가르침을 받은 이들이 경지에 이른 것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고작 열 살. 아무리 일찍 무공을 배우기 시작했고, 기연을 몇 번이나 얻었다고 해도 그 나이에 심중검립에 이른 고수를 키웠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였다.

그렇기에 소백두도 허락하고 보낸 것이었다.

선우상은 비급들을 내려놓고는 말을 이었다.


“나는 영단을 내줄 수 없네. 그렇다고 지금까지 쌓아온 내공을 포기하라고도 할 생각이 없네.”


소위랑은 이미 서른의 나이였다. 지금 다시 내공을 쌓는다는 것은 그가 생각하기에도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무공을 다듬어 줄 수는 있겠지. 심중검립의 수준까지는 올려줄 수 있을 것 같군.”


소위랑은 그 대답에 눈을 번뜩였다. 연이화의 호위조차 포기하고 가르침을 받으러 왔다. 심중검립은 아버지조차 이르지 못한 경지.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선우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같은 종류의 무공만 익힌 우 씨 사 남매가 성장하는 데는 강호 경험이 풍부한 소위랑이라는 상대가 있는 것이 여러모로 이득이었다.

그리고 소위랑은 삼령연가의 고수였다. 그를 키우는 것만으로 연소소의 걱정이 줄어들 터였다.


소위랑은 그 말에 눈을 빛냈다.

진정한 기연은 뛰어난 스승이다.





선우상은 수련에 매진한 이들의 자세를 교정해주고는 편히 자리를 잡고 앉아서 생각에 잠겼다.

삼령연가의 태상 가주 연문소가 괴인을 만나 무공서를 받은 것이 십 년 전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시기가 자신이 광마혼에게서 벗어나 우가촌에 들어온 시기와 겹친다.

차이가 조금 있기는 하지만 그즈음이라는 것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이것이 단순한 우연일까?


그런데 백귀혼이라는 것. 십 년을 수련했는데 고작 심중검립에 이르는 정도라면 광마혼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능력이었다. 백 개로 쪼개졌기에 약해진 것일까?

그러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삼십 년 전. 강북칠흉을 움직여 선우세가를 멸문으로 몰아넣었던 자.

그자가 백귀혼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있을 거로 생각하자 가문에 봉인되어 있던 십대금공 중 하나인 광혈마공에까지 생각이 미쳤다.


멸문당한 가문의 가주 전용 밀실에서 광혈마공을 찾아냈었다.

그런데 그런 마공서가 왜 정도 십이가의 하나인 선우세가에 있단 말인가? 외부에 알려졌다면 어떤 식으로든 피바람이 불었을 마공서였다.


그 마공서는 과연 어떻게 구한 것일까?


이번에 백귀혼을 만들기 위해서 무공서를 뿌리고 있는 자가 그것에도 연관이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던 선우상은 갑작스럽게 느껴지는 통증에 자기도 모르게 몸을 수그렸다. 단전에서 뭔가 꿈틀거리는 느낌이었는데 그 느낌은 너무나 익숙한 것이었다.


십 년 동안 느끼지 못했지만, 그건 광마혼의 기운이었다.


선우상의 미간이 단번에 굳어졌다. 통증이 문제가 아니었다. 봉인되었던 광마혼이 어떤 이유에선지 움직였다는 것이 문제였다.

금강혼이 나서서 봉인해 두었던 것이 왜 움직였는지 모르겠지만, 이게 깨어나는 순간 우가촌은 사라진다. 우가촌만이 아니라 광마혼이 차지한 이 몸으로 무슨 짓을 벌일지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다.


내력 한 점 다루지 못하는 몸이었지만, 지금 이 몸은 뭔가 특별했다. 경력을 다루지 못하지만, 절정 고수조차 때려잡을 수 있었으니까.


“사부님. 어디 편찮으세요?”


처음에 전해진 격통에 몸을 수그렸다가 다시 일어났지만, 깊은 생각에 빠져 있느라 미간이 찌푸려져 있는 것을 보고 눈치 빠른 우선이 다가와 물었다.

선우상은 그 물음에 고개를 내저었다.


“아니다. 그보다 수련 중에 막히는 부분은 없느냐?”

“아직은요.”

“좋아. 그럼 더 수련하고 있거라. 잠시 쉬고 있을 테니.”


우선이 돌아가자 선우상은 바위에 앉아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저 아래 보이는 우가촌을 눈에 담았다.

십 년을 가꿔온 우가촌이었다. 의형제를 맺었고, 아들을 키운 곳.

저곳을 자신의 손으로 무너트릴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자 식은땀이 절로 났다.


“그럴 수야 없지.”





심양의 모용세가.

그중에서도 가주가 머무는 가주전에 사람들이 모였다.

외부에는 따로 알리지 않았지만, 이들은 관외에서 가장 힘이 있는 이들이었다.


장백검문의 장문인이었다가 이번에 그 자리에서 물러난 장백검선 중덕문.


삼령연가의 태상가주 연문소.


그리고 모용세가의 태상가주 모용연백과 가주 모용취가 한자리에 모였다.


모용세가는 관외 정도가 아니라 전 무림을 통틀어서도 누구나 알 정도로 강력한 무력을 지닌 가문이었다. 그렇기에 오늘 이 자리도 모용세가의 주도하에 열렸던 것.

먼저 입을 연 것은 모용취였다.


“먼 길 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중덕문이 그 말에 손을 내젓고는 답했다.


“그런 말을 듣자고 온 것이 아니오. 가주.”


모용연백이 그 말투에 혀를 차며 답했다.


“쯧쯧. 자네는 그 나이를 먹고도 달라진 것이 없나?”

“선배. 같이 늙어가는 처지이니 알지 않소? 우리에게는 저런 잡답할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을.”

“틀린 말은 아니군.”


모용연백이 고개를 끄덕이자 모용취가 말을 이었다.


“장백검문에 난입했던 괴인에 대해서는 밝혀냈습니다. 흑령귀마(黑鈴鬼魔)라는 자입니다. 다만 십 년 전 무림에서 사라졌었는데 지금 다시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흑령귀마?”

“예. 십 년전 사라질 때까지만 해도 일류에 이른 마인이었다고 합니다.”


중덕문의 인상이 굳어졌다.


“고작 십 년 만에 심중검립에 올랐다고? 아니지. 정확히는 그 이상이라고 봐야겠지. 그 귀기. 제대로 된 것은 아니나 비틀린 심상을 품었어.”

“허허. 정말인가?”


모용연백이 놀라 묻는 물음에 중덕문이 고개를 끄덕였다.


“단순히 마음에 검을 품은 자였다면 내 검이 부러졌겠소?”


모용연백은 그 말에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중덕문의 실력은 그가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아무리 나이를 먹었다고 해도 쉬이 당할 이는 아니라는 것을.


모용취가 설명을 이었다.


“그리고 장백검문에서 일을 벌였던 자는 묘수선생이라는 자로 본가의 식객으로 있던 자입니다. 다만 그자의 무위는 우리가 예상했던 것을 아득히 넘어섰더군요. 머리를 빌리던 자였는데 그 무위가 절정의 경지에 이르렀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흐음. 그렇게 말로 넘어갈 생각은 아닐 거로 생각하네만.”

“물론입니다. 선배님.”


모용취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을 이었다.


“도의상 전각을 다시 세우는데 드는 모든 비용은 물론이고, 섭섭지 않게 챙겨드리겠습니다.”

“쯧쯧. 하여간 취도 가주가 되더니 뻔뻔함만 는 것 같군.”


모용세가 정도 되는 가문의 가주가 죄를 인정하는 것은 꽤 큰 문제다. 그것이 설령 장백문의 장문인에게 하는 것이라도.

어차피 중덕문도 더는 깊이 따질 마음이 없었다.


“그래. 들어보니 연 선배의 말처럼 백귀혼이라는 것들이 이번 일과 연관이 있는 것 같소. 묘수선생도 그렇고, 흑령귀마도 그렇고 모두 갑자기 무공이 늘었소. 그것도 십 년 전부터.”


연문소는 그 말에 의자에 등을 기댄 채 답했다.


“백귀혼이라고 하나 그만한 자들이 백이나 있을 수는 없을 것이오. 대충 서른 정도 된다고 하더이다.”

“서른이라도 과하군.”


모용연백이 나직이 중얼거리더니 모용취를 돌아보았다.


“이번 일은 우리 가문만 나선다고 될 일이 아닌 것 같구나.”

“정도맹에 연락을 취했습니다. 다만.”


모용취의 시선이 연문소를 향했다.


“삼령연가에 손을 쓴 것으로 미루어 어쩌면 그들은 정사마를 구분하지 않고 비급을 뿌린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파에서는 이 일에 대해서 함구할 것입니다.”

“그렇겠지. 그래도 연 노제처럼 주화입마를 당한 이들을 알아보거라. 아니면 갑자기 심중검립에 이른 고수를 찾는 것도 좋고.”

“예.”

“사파와 마인들은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이들을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군. 십 년 전을 기점으로 보는 것이 좋겠구나.”

“열심히 찾아보겠습니다.”

“다만 은밀히 진행해야 할 것이야.”

“물론입니다.”


모용취의 대답을 들은 모용연백이 다른 이들을 돌아보았다.


“정도맹에 일을 맡기기는 할 건데 아무래도 저들이 지금까지 벌인 일을 생각하면 정보가 새어 나갈 수도 있을 것 같군. 그래서 말인데 저놈들을 쫓고, 추살할 이들을 모았으면 하는데. 어찌들 생각하나?”


그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중덕문이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그 일은 내가 맡겠소.”

“자네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데?”


모용연백의 말에 중덕문이 미간을 찌푸렸다. 지금은 각 가문의 태상가주가 되거나 문파의 장문인이 되었지만 젊었을 적에는 자주 엮였던 이들이다. 같이 사선을 넘은 적도 있었고, 함께 술을 마시며 밤을 새웠던 적도 있었다.

그러니 이리 격식 없이 얘기하는 것이나 지금 이 자리는 그들만 있는 것도 아니었다.


“아직 정정하오. 그리고 이 일을 맡기 위해서 장문인 자리도 물려주고 나온 길이오.”


중덕문이 다른 둘을 보며 물었다.


“두 분께서는 그럴 수 없지 않소?”


모용연백은 고개를 내저었고, 연문소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 둘이 눈빛을 교환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자네가 맡아주게.”

“믿을만한 이들로 맡기지. 그런데 이름은 뭐로 짓겠는가?”


중덕문이 둘의 협조에 미소를 지었다.


“백귀추살대(百鬼追殺隊)라 하겠소.”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효자무신록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죄송합니다! +2 24.06.26 364 0 -
30 효자무신록-재회 +2 24.06.25 658 26 12쪽
29 효자무신록-석수영 +4 24.06.24 673 31 11쪽
28 효자무신록-석산중 +4 24.06.23 797 36 13쪽
27 효자무신록-석가장 +2 24.06.22 866 32 13쪽
26 효자무신록-초대 +2 24.06.21 832 36 13쪽
25 효자무신록-합류 +2 24.06.20 826 36 12쪽
24 효자무신록-귀가 +2 24.06.19 844 36 11쪽
23 효자무신록-칠 년 +1 24.06.18 886 36 12쪽
» 효자무신록-백귀추살대 +2 24.06.17 916 29 12쪽
21 효자무신록-진심 +5 24.06.16 953 38 12쪽
20 효자무신록-귀향 +3 24.06.15 925 37 13쪽
19 효자무신록-태상가주 +2 24.06.14 943 36 12쪽
18 효자무신록-삼령연가 +2 24.06.14 933 37 12쪽
17 효자무신록-하산 +2 24.06.13 960 37 11쪽
16 효자무신록-백검 +2 24.06.12 973 35 12쪽
15 효자무신록-괴인 +2 24.06.11 975 36 13쪽
14 효자무신록-귀기 +2 24.06.11 981 37 13쪽
13 효자무신록-소백두 +3 24.06.10 999 38 12쪽
12 효자무신록-인연 +3 24.06.09 1,034 40 14쪽
11 효자무신록-방문자 +2 24.06.08 1,065 34 12쪽
10 효자무신록-복수 +2 24.06.07 1,092 36 12쪽
9 효자무신록-사람 +2 24.06.06 1,089 34 14쪽
8 효자무신록-설마? +2 24.06.06 1,145 37 12쪽
7 효자무신록-떡 +2 24.06.05 1,132 35 12쪽
6 효자무신록-꿈 +3 24.06.05 1,178 38 12쪽
5 효자무신록-사연 +2 24.06.04 1,223 39 11쪽
4 효자무신록-의형제 +2 24.06.03 1,280 41 14쪽
3 효자무신록-우가촌 +4 24.06.02 1,483 40 14쪽
2 효자무신록-살자 +4 24.06.02 1,638 41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