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에 만백하고
청풍에 홍진드니
고월하 적심인들
흑야에 휘할런가
본문을 짜집기 한 추천글입니다.
제 실력으로는 이 작품을 뭐라 설명 할 길이 없으니...
이렇게라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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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
"노이라고 하옵니다."
한백호의 시작을 같이한 소녀.
초패왕.
무릎을 꿇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아 한백호 앞에 절을 올렸다.
더할 나위 없이 진중한 자세, 조금 전까지의 망동을 부린 아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절도였다.
배운 것 없이 스스로 만들어 내는 예의였다.
"소인 장 운, 스승을 평생 아비처럼 모시겠나이다!"
대사형 장 운.
그 둘을 가리켜 한백호가 한마디 하자니.
"예는 몰라도 용은 있고, 용은 없어도 예가 있구나. 재미있는 고장이로다."
문지기의 아들.
"멈추지 말고 곧장 북관으로 가!"
"뒤돌아보지 마!"
말없이 붕대를 싸맨 장두생의 얼굴은 새하얗게 질려있었다. 어디 부러진 게 없는 것은 다행이었지만 장두생은 예리하게 잘린 나무막대의 중동을 붙잡은 채 멍하니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부러진 데는 없으니 다행이네."
"부러지더라고 버텼어야 하는 건데."
나이에 걸맞지 않은 소년의 독백.
스승과 사형에 대한 예의가 깍듯한 이사형 장두생.
상단 이가보의 도련님.
"학관에 다니고 싶습니다."
"이름도 쓸 수 있고 글자도 알고, 숫자도 적을 줄 알지 않느냐."
"듣자 하니 아침과 오후엔 글을 가르치고 미시부터는 무예를 가르친다 하옵니다. 제가 무예를 따로 배워도 돈이 들거니와, 후일 표사를 구한다 하더라고 그를 보는 안목은 필요한 법이니
적은 돈으로 세가지 일을 한꺼번에 얻을 수 있다면 당연히 취해야 하지 않습니까?"
현명한 아이 이일청.
묵수의 삼망팔(三忘八)
"내가 호견이오. 저 놈이 호구고. 나이는 열 둘이오."
"누가 너희 이름을 그렇게 지었느냐?"
"이 묵수현의 잘난 것들이지."
"나와 같이 학관에 가자꾸나."
"우리 이야기를 들었으니 온 거 아냐? 개새끼 두 마리를 데려다가 뭐하게? 집 지키는데 쓰려고?"
"너희는 사람이지 개가 아니다. 나는 제자들을 얻으러 온 것이니."
"우린 개요."
울상이 되어버린 동생을 향해 한백호가 걸어가자 옆에 있던형이 네 발로 기더니 동생을 품에 안고 한백호를 쳐다보았다. 독기서린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혀 있었다.
"형제간에 우애가 있으면 인의가 있는 법, 누가 감히 개라 부르랴."
중년은 아이들을 내려다보며 조용히 읊조렸다.
"너흰 사람이니, 평생 사람답게 살게 하리라."
북관의 두형제 의원, 의종 형재.
장두생의 짝사랑.
"사내만 공부를 하라는 법이 어디 있사옵니까?
그냥 머리 긴 사내와 마찬가지인 백양화.
사건의 발단.
"전 학문에 대한 생각이 없습니다."
"뭐라?"
"소녀 나이 이미 열한 살이옵니다. 뭐가 옳은지 그른지는 알 지 않겠습니까?"
"어찌 세상을 막힌 담 사이로 보면서 사리판단을 할 나이 운운하는 것이냐? 알지 못하고 겪지 못한 것을 고집 하나로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사방 천화가 네게는 묵수현이로구나."
백양화의 단짝 고집센 소녀 장소소.
땅거지 구손.
"구손이라 하느냐? 사람을 괴롭혀 물건을 얻지 말아라. 내 여기 당호호를 놔 둘 터이니 이걸 가져가거라."
그 다음 날 밤에는 만두를 내려놓았다. 사흘째 되는 날은 소면에 그릇과 젓가락까지 정갈히 갖추어서 놔 두었다.
그러던 어느날 아침. 학관의 문 앞에서 묘한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구겨진 종이 위에 죽순이 놓여있었다. 흙이 묻어있는 것이 누군가 캐 온 것이 분명했다.
"짐승이 아니지 않으냐."
짐승이 아닌 북관의 마지막 제자.
"내 너를 제자로 삼아 글과 무예를 가르쳐, 너로 하여금 사람의 본을 깨닫고 지나간 길을 없애려 한다. 그리하여 인연이 끊기고 사람이 사라져도 인의지도를 가슴에 새겨 홀로 떳떳한 장부로 살게 하고자 하니 이 길을 따라 오겠느냐?"
"오늘부터 너의 이름은 예(禮)라고 할 것이다."
서사의 아들.
"글을 배워 무엇을 하려느냐?"
"몸을 닦고 집을 일으킨 뒤에 천하를 평정하겠습니다."
"그럼 수신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더냐?"
"자신의 약한 것이 무언지 알고, 자신의 악한 것이 무언지 알고 극복하는 것입니다!"
"영특하구나. 그렇다면 너는 네 약한 것과 악한 것을 알고 있다는 말이냐?"
"전 몸도 약하고 겁도 많습니다."
"천하에 가장 어려운 길을 이미 알고 있으니 내 아는 바는 적지만 힘닿는 데까지 네 수신을 돕도록 하마."
눈에 총기가 번득이는 아이 모개용.
숨은 진주.
"문은 사람의 정기를 가다듬고, 무는 사람의 신체를 강건히 하여 올바르게 살도록 돕는 것이니, 이것을 학이라 하는 것이다. 왜, 배우고 싶지 않으냐?"
"저...... 전 사람 때리는 일은 별로 하고 싶지 않은데요."
"맞는 일은 재미있고?"
모개용의 좋은 단짝 조경보.
이들 열 명의 눈물짓게 만드는 이야기.
견마지로님의 흑야에 휘할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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