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처음 연재를 시작한 지 이제서야 스토리가 궤도에 올랐습니다.
온갖 비밀들이 이제서야 밝혀지기 시작했지요.
시대적인 상황과 배경을 먼저 구축하는 일이
쓰는 저도 힘들고, 읽는 독자분들도 힘들겠지만
조선의 실체를 너무 찌그러뜨려놓기만 한 현실 탓에,
꼭 필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해의 그림자를 쓰는 주제는 조선의 정체와 힘입니다.
왜란과 호란으로 너무 위축되는 바람에
외세의 침입을 막기 위해 요새화한답시고
조선은 수레가 다니지도 못할 만큼 길이 구불구불하고 좁게 변했습니다.
그리고 조선은 건국조부터 신하들은 신라를 이은 나라라고 생각했고
세종은 고구려와 백제까지, 삼국을 이은 나라라고 생각했죠.
세종이 창제하고 중시한 언문에서 그 비밀이 나타납니다.
또한 세종이 발전시킨 산학과 천문, 음악, 의술, 군사력까지 곳곳에서.
그리고 3백년이 가까이 흘러서야
그 비밀을 알게 된 숙종과 숙종의 사람들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분명히 합니다.
상상력을 가미하여 쓰는 중이지만,
제 소설은, 언문과 천문을 연구하여 후세에까지 그 비밀을 전한 최석정과
또한 언문을 국서로까지 칭하여 수호하려 나선 중궁과 김만중,
조선의 정체된 화약을 개발하기 위해 온몸을 던진 김지남,
효종 이래 위축된 침술을 되살린 백광현,
조선의 무예를 되살리려 애쓴 김체건까지
언문과 관련 있는 천문과 의술, 음악, 산학, 무예, 무기 같은
숙종의 사람들이 실제로 이루어낸 업적을 토대로 쓰는 중입니다.
그 사람들이 갈망한 힘의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조선 왕실은 대대로 무언가를 수호해왔고
숙종 이후로도, 영조, 정조가 그 뜻을 이었지만,
특히나 숙종을 뛰어넘어 발전시킨 정조였지만,
정조의 때이른 죽음 이후 조선이 그대로 쇠락한 사실이 아깝습니다.
아주 대단한 조선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저는 조선의 신하들을 무릎꿇려 결국 살아서 존호를 받아낸 숙종과,
그 숙종이 중용했던 최석정, 백광현, 김지남 같은 사람들의 업적을 쓰고 싶습니다.
그 와중에 파란만장한 정치싸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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