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생존시대’입니다.
라만차의 전차를 쓰고 계시는 핵지뢰님(생존시대는 핵지뢰가 아니라 백광호라는 작가명으로 출간이 되었습니다만)의 과거작인데 저는 네이버에서 이북으로 구입해서 봤네요. 1권부터 5권까지인데 읽는 내내 대단히 방대한 지식을 알기 좋게 쏙쏙 흡입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제 밤을 새워서 10시간 동안 다 읽어버렸네요.
생존시대를 추천해드리는 이유는 이 글이 대단히 개연성 높으면서도 수준이 높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냉정한 이해와 따뜻한 시선을 놓지 않은 글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작중의 인물들은 악해지기 쉬운 구조(사회의 멸망)에서 대체로 악한 선택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생적인 선한 이들과 선한 집단도 탄생하지요. 이 비율이라든지 전개가 상당히 그럴듯해서 저는 감탄하면서 읽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현실에 기반을 둔 풍부한 상상과, 주인공의 영웅적인 서사 또한 계속 유지되어 읽는 재미가 상당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5권에서 갑자기 급격한 전개가 된다 싶더니, 그 전까지는 어떤 작은 상황에 대해서도 신들린 듯 개연성 있는 설명을 부가하던 작가님께서 작중 중요한 거점이 되는 전남이나 전주, 익산 등의 상황에 대한 개연성 있는 설명도 생략하시고, 대단히 빠른 전개와 더불어 마지막에는 엄청난 도약과 전개의 생략..으로 완결을 지으신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봐도 급격한 조기종결인데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적어도 8권 정도는 되어야 처음에 기획했던 얘기들을 다 마무리할 것 같은데, 5권의 말미에 가서는 7~8권쯤 나올 것 같은 장면들이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같은 호흡으로(급격하긴 하지만 그래도 빠른 전개로 볼 수 있는 호흡) 2 장면 삽입되고 끝납니다. 그 사이의 얘기들은 생략이 되어버린 느낌인데, 언제고 원래 작가님이 구상하셨던 전개를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너무 재밌었어서 고무림 시절부터 지금까지 10년쯤 된 말 없던 독자가 처음으로 추천글 남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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