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힘든 일이 많았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이라고 상큼한 동원훈련 입영통지서도 저를 찾았지요.
다가올 화요일 재입대를 앞둔 제 심정은 대한민국 모든 예비군들이 느끼는 그 감정과 동일합니다. (먼산...)
저는 공연예술계통에서 종사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잠시 무대 위를 떠나있지만... 빠른 시일내에 복귀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시작한게 글쓰기였습니다.
집중할게 필요했고 미치지 않으려면 무엇이든 해야했으니까요.
아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멀쩡히 잘 하던일을 못하게되면 그 정신적 스트레스는 정말로 상상을 초월합니다.
게임, 운동, 일 등등 할것은 많았지만 하필 손에 잡힌게 글쓰기라서 글을 쓰게 되었지요.
향수병이라 하지요? 최근 그것이 도졌습니다.
송충이는 솔잎을 먹어야 한다고... 다시 무대를 그리워하는 욕망이 저를 괴롭혔고 저는 저는 이를 악물고 글에 집중했죠.
결과는 나름대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글을 쓰는 입장에서는 항상 자기글은 불만족스러운것이 당연한데 최근에 저는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습니다. 심리적인 요인이겠지요.
하지만... 뭔가 점점 스스로를 깎아먹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배터리가 닳아 없어지는것처럼, 마모가 되는것처럼 제 자신이 소모되는 기분이 들어요.
‘그작 그따위 글을 써놓고 그런 기분을 느껴?’ 라고 손가락질하신다면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겠지만 지금 제 역량이 그정도이니 어쩔 수 없지 않겠습니까. 하하.
그러던 도중 해외에 계신 독자님께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장문의 이메일을 보낸 그 독자분께서는 독일에서 유학을 하고 계시는 음악가라 하셨습니다. 제 팬임을 자처하며(어이쿠! 부끄럽고 민망했습니다) 제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기 위하여 댓글이 아닌 장문의 이메일로서 제게 고마움을 표시하셨어요.
메일 전문을 공개할 수 없지만 살짝 발췌하여 말씀드려 보자면,
재미있는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며 힐링이되고 타지생활에 지쳐있던 저에게 활력이 생기는것을 느끼면서 감사하는 마음에 이 쪽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 작가님의 소설로 유학생활의 에너지를 얻었어요!! 감사합니다!! 작가님 화이팅!! " 이말을 가장 하고싶었습니다~^^
이런 내용이였습니다.
갑자기 불끈 힘이 솟아오르는것을 느꼈습니다.
글을 쓰고 내보인다는것은 결국에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고 관심을 받기 위함임은 당연합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내보일 이유가 없겠지요.
관심과 사랑은 글쓴이에게 훌륭한 단백질 채찍질이자 에너지드링크입니다.
무협소설에서 나오는 만년설삼, 만년하수오보다 더 큰 위안과 힘이 된답니다.
비평과 지적도 좋지만... 가끔은 애정어린 격려와 칭찬이 필요한 법입니다.
오늘 하루쯤은 좋아하는 작가님들의 서재에 들려 방명록을 작성하거나 장문의 댓글로 애정을 표현해보는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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