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 자랑스러운 습관은 아니지만 저는 베스트에 올라간 작품들만 봅니다. 간혹 예외가 있다면 선호작의 작가가 작가의 말에 추천하는 작품과, 예전 연담에 올라왔던 추천글이 되겠죠. 추천게시판이 따로 만들어진 지금은 추천글을 활용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그 시스템에 충분한 신뢰가 없어서고요.
아마 저 말고도 비슷한 소비행태를 보이는 독자들이 꽤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조금 더 생각을 해보니 이건 글에 국한된 소비행태가 아니더군요. 영화, 노래, 베스트셀러는 물론 일반 가전제품 역시 제 경우 어느 정도 검증된 제품을 소비하지 얼리어댑터처럼 모험을 하는 성격이 아닙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면 문피아가 특별히 얼리어댑터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닌 이상 과반수의 사람들은 저와 유사한 소비형태를 보일 것이라 생각이 되고요.
그렇다면 어느 정도 답이 나온다고 봅니다. 신뢰성을 가진 리뷰어가 필요해지는 것이죠. 뉴스도 지인들의 공유로 어느 정도 입맛에 맞는 뉴스만 보는 개인 큐레이팅 시대에 단순 노출보다는 리뷰가 중요할 것 같고, 그 리뷰를 충분히 공정할 수 있으며 쓴소리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 한다면 ‘리뷰를 받을 권한' 혹은 ’우선순위'를 획득하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노출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문피아가 신인작가들의 필력을 기르고 창작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방안 역시 어느 정도 가닥이 잡히는 셈이고요. 멘토가 멘티의 작품을 공개적으로 비평을 해준다거나, 연참대전과 유사한 형식으로 독자를 대상으로 한 독후감대전을 개최하거나 (선작 수가 적은 작품일수록 점수가 올라가는 형태) 하는 방식으로요. 특히 유료작품을 리뷰하는 ‘대회'를 개최하고 우승자에게는 리뷰에 소비된 금액을 전액 환불해주는 식으로 하면 여러가지 부가적인 효과도 있겠죠.
단, 쓴 소리를 했다고 해당 대회에서 손해를 보거나 하는 일이 없어야 독자들이 리뷰를 믿고 구매를 할 것이고, 이미 선작을 했거나 구매를 한 독자들을 대상으로 리뷰의 신뢰성을 판단을 하여 터무니없는 얘기가 나오지는 않도록 안전장치를 해야겠지만요.
문피아는 최우선적으로는 작가들을 위한 사이트입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벤트 역시 작가들만 대상으로 해야 작가들에게 이익이 돌아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여러가지로 세부적인 면에서 많은 고민을 거쳐야 하기는 하겠지만 독자들의 소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이벤트가 기획이 된다면 모두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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