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이라는 것이 원래 즐기려고 하는 거잖아? 안 그래? 그래서 나는 게임을 마음껏 즐겼을 뿐이야. 근데 왜 그게 문제가 되냐고?”“게임? 게임이라고? 그럼 넌 이 모든 것이 단지 즐기기 위한 게임이란 말이냐?”
“그래.”
“웃기지 마라! 네놈! 아니 너희같은 이방인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네놈 말처럼 잠깐 즐기고 마는 게임일지 몰라도 나한테는 희로애락이 배어 있는 진짜 인생이다! 그리고 내 진짜 인생은 네놈의 그 시답지 않은 유희에 산산이 깨졌단 말이다!”
“어이, 입이 삐뚤어 졌어도 말은 똑바로 하라고 했다고, 그게 어떻게 내 잘못이야? 애초에 잘못을 저지른 것은 바로 너잖아! 난 그걸 바로 잡았을 뿐이라고! 잘못은 네가 저질러 놓고 왜 나한테 이렇게 화풀이는 하는 거야?”
“웃기지마라! 네놈이! 네놈만 가만히 있었으면 그 일을 절대... 어쨌든 난 네놈 때문에 사랑도 잃었고, 명예도 잃었다. 그리고 가문에서 버림받고 마지막 남아있던 자존심마저 네놈에게 복수하겠다는 마음으로 처참하게 짓밟혔다. 이제 내게 남은 것 네놈에 대한 원한밖에 없다! 설사 이 세계가 멸망한다고 해도 네놈만큼은 절대 용서할 수 없다!”
“멈춰라!!”
“뭐냐? 네놈들은? 설마 이 드라고스 녀석의 동료냐?”
“동료? 웃기지마라! 우리가 어떻게 저 딴 놈의 동료가 될 수 있단 말이냐!”
“그럼 뭐냐? 동료도 아닌 놈들이 나를 방해하다니? 설마, 어설픈 정의감에 불탄 나머지 나를 방해하려고 한 것은 아니겠지?”
“헛소리는 집어치워라! 우린 그저 저 간악한 드라고스 놈의 목을 우리 손으로 직접 따기 위해서 온 것이다!”
“엥? 내...목을? 아니 누구신데 내 목을...”
“으드득. 네 이놈! 감히 우리를 모르는 척 하는 것이냐?! 우리다! 우리!”
“저기 그러니까 누구신데요. 저기 저 보그트 녀석은 알아도 그쪽 분들은 전혀 안면이 없는데...”
“이자식이! 우리라고 우리! 네놈에게 당했던 오광형제라고!!”
“오...광? 쓰읍, 전혀 모르겠는데...”
“으으- 저놈이!!”
긁적 긁적
“오광형제? 진짜 누군지 모르겠는데...”
“오오! 형제님! 여기 계셨구먼! 한참 찾아 다녔네.”
“어라? 키호테 대사제님? 이거 혹시 ‘드라고스를 찾아라.’ 이벤트 중인가? 오늘따라 왜 이렇게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
“형제님! 드디어, 드디어 왔네!”
“예? 누가 왔는데요?”
“누구긴 누구야! 마왕이지! 내가 예전에 말했던 바로 그 마왕이 이 세상에 강림했다네.”
“예에? 그, 그게 정말입니까? 이상하다? 마왕이 강림했다는 공지사항은 없었는데...”
“아닐세. 분명 마왕이 확실하네! 이방인으로 위장하고 있지만 나는 알 수가 있네. 그자는 분명 마왕이 확실하네!”
“마왕이 유저, 아니 이방인 이라고요? 그럼 그 이방인 이름이 뭔데요?”
“마왕이네.”
“예?”
“그러니까 마왕의 이름이 마왕이라고.”
“예에? 자자자잠깐만요. 그러니까 지금 대사제님 말씀은 유저의 캐릭터 명이 마왕이라서 그 사람이 마왕이라고 생각한다?”
끄덕 끄덕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겁니까?”
“마왕이니까, 자기 이름을 마왕이라고 지은 것 아니겠나? 여기서 이렇게 입씨름 할 시간이 없네. 언제 어디로 숨어버릴지 모르니 나와함께 가서 마왕을 퇴치하세. 그러면 자네와 나는 마왕을 물리친 대 영웅으로 역사에 길이 남을 것이네. 꾸물거릴 시간이 없네. 어서 가세 형제님!”
“아 놔!”
그렇지 않아도 고래 심줄보다 더 질긴 보그트 때문에 골치가 아파죽겠는데, 거기에 듣도 보도 못한 오광인지 뭔지 하는 놈들에, 이제는 하다하다 맛이 살짝 간 키호테 대사제까지.
골치가 아프다 못해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았다.
“그래. 이렇게 머리 아픈 날에는 ‘유토피아’를 보자.”
두통에 ‘유토피아’
※책임은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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