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지거나 이미 묻혀있는 우리네 할머니 할아버님께서 들려주시던
옛날이야기(민담)나 전설이나 신화 같은 판타지적 요소가 있는 재미있는 혹은 교훈적인 이야기 거리를 찾아서 정보를 나누는 작가 또는 독자들이 함께하는 공간 혹은 시간대를 가져보는 기회를 마련 해 주셨으면 합니다만...(경제적 사정으로 힘 들려나...^^;;)
일단은 시도 해본다는 의미에서 여기에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 하나를 올려 봅니다.^^;;
제목: 탁탁지 무성이요~(~하니,~ 했는데도 탁탁 소리가 나지 않다)**천자문의 뒤풀이 이야기라네요...***
저 역시 정확한 제목을 알지 못한 관계로 내용중 일부를 제목으로 정했습니다.
옛날 어느 진사 집에 말썽꾸러기 외아들이 무던히도 부모님의 속을 썩이고 있었습니다.
하여 아비가 이를 탄식하던 도중 학식이 깊은 선비 한 분이 아비의 탄식을 듣고 그 집을 방문하여 그 연유를 물었습니다.
하여 아비가 수치를 참고 대답하길
"본인이 죄가 많아 불혹을 넘겨 아들하나를 얻었는데 서책을 멀리하고 어른보기를 안하무인라 이리 근심을 하고 있습니다."
라고 하였다.
이에 선비가 아비의 사정이 하도 딱해 보여 한가지 꾀를 내주기로 마음먹고 이르기를..
"글을 모르면 근본을 알아도 안것이 아니니 일단은 글 공부에 전념하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하여 본인이 졸렬하나마 한가지 꾀를 알려 드림이니 결코 자식에게 이를 들켜서는 아니 될것 입니다."
하며 한가지 방도를 알려 주니 그 내용이 이러하였다.
"우선 아드님을 거짓으로 속여함에 아비의 도리를 왜면하시는 것 같더라도 모두가 아드님의 장래를 위한것이니 이를 위안으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일단 아드님의 경우 말썽이 많다 함은 그 호기심이 지나쳐 스스로가 알고자 하다 일어난 일이 대부분일터 이 호기심을 자극하는 방법이니 집에 혹 천자문이 있는 지요?"
"이제나 저제나 글만이라도 깨우치길 바라는 마음에 준비 한것이 있습니다."
"허면 그 천자문을 아드님에게 건네주며 이렇게 말을 건네싶시오"
*천지현황 삼천독 하면 탁탁지 유성이라...(하늘천 따(땅)지 검을현 누르황 을 삼천번을 읽게 되면 서책에서 '탁탁'소리가 들린다.)*
가만히 선비의 방법을 생각하며 자식의 아직은 우둔함을 상기하며 아비가 자신의 무릎을 탁치며 탄성을 지르며 말하길..
"호! 기가막힌 방법입니다. 내 선비님의 조언을 따라 그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하였다.
다음날 선비가 기원을 하며 떠나자 아비는 즉시 아들을 불러 선비가 알려준 방법대로 천자문을 내어주면 그리 일렀다.
허나 우든 한 아들 일지라도 아비의 말에서 묘한 거부감 같은 것을 본능적으로 감지 하기는 하였으나 일단 아비가 시키는 일이고 또 한 책속에서 소리가 저절로 난다고 하니 호기심도 들었기에 '속는 척'따르기로 하고 이후 더 이상 자신의 행사에 제약을 두지 말아 달라는 약조를 조건으로 걸었다.
아들의 시건방진 조건에 울화가 치밀었으니 아비는 이를 애써 꾹 눌러 참고는 '그러마'하고 승낙을 하였다. 대신 아비도 아들에게 조건을 거니
천지현황 삼천독을 하루 한번식 일년을 해야 할것을 명시 하였다. 이에 아들은 얄팍한 생각으로 일년을 투자하여 남은 인생을 구속없이 살수있다는 판단을 하고는 역시 승낙을 하였다.
그 후 하루하루 일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천지현황'비록 넉자에 불과 한 글이지만 이를 읽는 소리가 하루도 끊이질 않았다.
그리고 어느덧 일년이라는 약속된 시간이 다 되어 아들이 아비를 찾아 말씀을 올리니
*천지현황 삼천독하고도 탁탁지 무성이요, 언재호야 따라 삼천독 해보았으나 역시 무성이옵니다.*
라고 하자 아비의 입이 함지박 만하게 벌어지며 아들에게 되묻기를
"언재호야 는 어찌 알았느냐?"
하자 아들이 답하기를
"천지현황만 삼천독하니 자연 이치를 알게 되어 그리 되었습니다"
라고 답하였다. 하여 아비가 크게 기뻐하며 자신의 무릎을 '탁탁'두번을 치니 아들이 그 모습을 묘하게 바라보더니 이내 자리에서 일어나 아비에게 큰절을 올리며 자신의 아둔함과 무지를 일깨워주신 아비의 지혜에 크게 감복하였다.
***언재호야(이끼언 이끼재 온호 이끼야) 이 네글자는 천자문의
맨 마지막에 나오는 어조사임***
*교훈: 소년은 이노하고 난학성하니 일촌광음이라도 불가경하라 미각지당에 춘초몽인데 계전오엽이 이추성이라(해설:소년은 늙기 쉽고 학문은 이루기 어려우니 짧은 시간이라도 가벼이 여기지 말라 아직 못가의 봄 풀은 꿈에서 깨어나지 못했는데 어느덧 세월은 허탄하게 빨리 흘러 섬돌 앞의 오동나무는 벌써 가을소리를 내는 구나)
'명심보감'의 '권학편'에 나오는 구절로 이를 쉽게 풀이하여 학문을 널리 보급하기 위해 선조들께서 위와 같은 내용의 이야기를 지어낸듯 한 민담으로 학문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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