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100p넘게 써가면서 제 글이 폭력적이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한번도 의심을 해본적이 없었습니다. 제 두 누님도 읽으시고는 별 말씀이 없으셨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어머니께서 슬쩍 읽으시고는 어떻게 이렇게 잔인한 내용을 쓸 수 있냐고, 충격적인 얼굴로 절 바라보시더군요.
근데 이번에 폭력성과 선정성 논란이 일면서, 제 글에 대한 심각한 고찰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했습니다.
제 글엔 지그니터라는 외계인이 등장합니다. 호기를 중시하는 종족이라서 칼을 씁니다. 힘과 신장이 인간보다 월등한데다 칼도 일반 칼이 아니라서 일단 살짝 치면 갈립니다. 그리고 칼 전투 묘사의 특성상 잔인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화약 총으로 놈들의 머리통을 날리고, 놈들이 쏜 무기에 우리의 신체 일부분이 분해되어 날아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정작 이런 묘사를 볼 때, 또 쓸 때, 우리들은 내성이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전 이 글 쓰면서 이상한 점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문피아는 전체 이용가 사이트입니다. 그 중엔 물론 12세 이하 어린이도 있을 것이고, 간단한 살인 묘사에도 큰 충격을 받을 나이대도 있을 것입니다.
대체 예술과 외설은 어디서부터 갈리는 것일까요? 예술과 스너프 필름은?
지그니터가 정녕 작품을 위해 사람을 썰어 죽였는지, 아니면 제가 흥미를 더하기 위해 그렇게 묘사한 것인지 따져봅니다. 결론은 그런 장면이 없다면 작품의 색이 없어진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장면이 없다고 정녕 작품성이 떨어지느냐. 하는 것에는 답할 수가 없겠군요.
필수적인 폭력과 폭력의 남용 사이에서 갈등하는 메탈리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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