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두번째 글이 되겠네요.
저번엔 소설쟝르에서 "잘못된" 도입부에 대해서 제 생각을 말했다면 소설의 제목을 짓는 것에 대해서 이번에 말해보려 합니다.
문창과를 나오신 분이나 다니시는 분은 알겠지만 "제목 짓기"는 창작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입니다. 흔히 제목을 짓는 것을 창작의 절반, 글의 화룡정점 이라고도 말합니다. 이는 소설뿐만이 아니라 창작 전반에 있어서 "제목"이란 화두는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어 집니다만, 자연란의 많은 소설들이 제목에 대해서 상당히 무성의 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도 많고 뭐랄까 제목은 대충지어도 내용이 좋으면...이라는 태도를 취하는 글들이 상당한것 같습니다.
제목은 사람의 이름처럼 그냥 불리워지는 고유명사로 볼 수 없습니다. 작품을 호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작품자체를 "함축해서 나타내어주는" 것이 되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어머니" 라는 제목의 창작물들이 소설뿐만이 아니라 다른 문학에 걸쳐서 얼마나 많은 작품이 있을지 생각해 보셨습니까? 아마 수도 없이 많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 작품이 동일한 제목으로 나오는데도 오늘날 까지도 그 제목을 쓰는 작품이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요? 창작이란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일일텐데 왜 저런 제목의 글이 수만편씩 지구상에 존재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제목은 단 하나뿐인 존재를 호명하기 위한 아주 특별한 호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제목이란것은 작품의 구조, 주제 혹은 소재, 분위기, 이미지, 모티브, 주인공...등등등을 적절하게 표현 할 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자 예를 들어볼까요? 전세계적으로 히트쳤던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을 생각해 봅시다. 책의 제목을 보고 책뒷편의 책에대한 소개글을 조금만 봤다면, 아! 이 책은 "해리포터"라는 주인공이 "비밀의 방"이라는 것에 얽힌 판타지 물이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만약 롤링이 이런 제목을 짓지 않고 "나 쫌 특이하고 뭔가 있어보이고 희안한 제목 짓고 싶어!" 라고 해서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수많은 주문중 좀 특이하다 싶은 "익스펙토 페트로늄" 이라고 제목을 붙였다고 상상해 봅시다. 즉 해리포터 시리즈는 "힉스펙토 페트로늄 시리즈"로 죽도록 작가가 제목을 우겼다고 칩시다. 어디 누가 출판이나 해주었을까요? 제가 출판사라면 제목만 보고서도 내 팽개쳤을 겁니다. 단 한글자도 읽지 않고요.
너무나 교과서 적인 이야기지만 "제목이란 잘 지어야 합니다." 그럼 어떻게 지어야하느냐? 라고 묻는다면 평범하게 잘 지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목을 지을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것은 "진부함" 과 "보편적인것"을 구분을 못한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한 "어머니"는 보편적인 것입니다.
헌데 누가 이런제목을 쓴다고 합시다. "반지의 황제", "반지의 왕자" ,"반지의 공주", "반지의 황제할애비"....혹은 "팔찌의 제왕", "목걸이의 제왕", "귀걸이의 제왕","비녀의 제왕", "발찌의 제왕"....이건 진부한 것입니다. 진부하다는 말은 "유행"이라는 말과 어느정도 밀접합니다만. 아무튼 소설의 제목이 "진부하다"라고 느끼게 되면 당연히 그 소설의 내용을 단 한글자도 읽지 않더라도 이렇게 받아들여 집니다.
"소설 제목 꼬락서니를 보아하니 내용도 진부하겠구나" 소위 말하는 양판소설이 됩니다. 설사 정말 양판소설이 아닌데!! 오해일뿐인데!! 라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보편적인 단어로 글을 잘 표현한것. 즉 평범하지만 잘 지어진 제목이 좋은 제목입니다. 하지만 그 평범함이 작품의 구조, 주제 혹은 소재, 분위기, 이미지, 모티브, 주인공...등등등을 적절하게 표현되었을때 좋은 제목이라는 것이지요.
약간 제목이 난해하다 싶으면 책의 뒷편에 쓰인 책 소개로 우리는 이런 제목이 되었는지 책에 대한 대략적인 정보를 입수하게 됩니다.
김진명 장편소설 그시절 대 흥행한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제목만 봐서는 도저히 잘 모릅니다. 책소개를 보면 알수 있지요. 아! 무궁화 꽃이 우리나라를 말하는 구나! 핵을 소제로 우리나라의 흥망에 관련된 무엇인가를 암시하는 제목이구나! 우리나라가 활짝 피는 이야기인가? 민족주의 소설이겠구나. 이렇게 작품을 대략적으로 상상하게 만듭니다.
(제목과 책소개는 보완적인 관계로 대중문학에서 이 둘은 매우 중요한 역활을 합니다. 혹여 자연란에 작품을 쓰는데 자신의 글소개가 없다면 꼭 쓰시길 바랍니다.)
하지만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만 두고보면 이 제목은 겉멋이 들어있지 않습니다. 매우 보편적으로 우리가 들어왔던 말들이지요. 흔하면서도 쉬운 단어의 조합. 그리고 어릴쩍 한번씩은 해보았던 놀이 이 보편성이 특수한 상황아래서 어떤글의 제목으로 떡 하니 있으면 우리는 흥미를 느끼게 됩니다. 사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제목은 정말 무섭도록 잘 지어진 제목입니다.
자연란의 소설제목의 태반을 보면 (특히 판타지) 진부하거나. 되더않는 겉멋을 부리거나. 이상하게 작품을 예측할 수 조차 없는 제목을 붙이고서 자신의 글 소개가 없는 작품이 태반입니다. 죄송합니다만 그런글에 마우스가 가진 않습니다. 제목이 무성의 하거나 창작의 시작이자 화룡점정이라는 제목에 무심한 글이라면 솔직히 기대조차 할 수 없습니다.
좋은 제목은 보편적인 단어의 조합으로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서 자신의 작품을 "함축하는" 제목입니다. 같은 빈도로 흔히 쓰이는 단어라도 "진부한 단어"가 있고 "보편적인 단어"가 있습니다. 그 차이를 알지 못하면 많은 사람들이 단 한편이라도 읽기도 전에
"하! 또 양판소 글이겠군!" 하고 지나가 버리게 됩니다.
물론 양판소 글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래서 아예 작정하고 양판소 스타일을 쓴 사람이라면 과감하게 양판소적인 제목을 붙이세요. 그만큼 작품의 성격을 잘 말해 줄 만한 제목 짓는법도 없을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자신이 양판소와 다른 개성있는 글을쓰는데 다른 양판소 스러운 제목짓기를 했다면 그 스스로가 자신의 글을 진흙속에 쳐 박아 넣고 발로 꾹꾹다져주기까지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몇몇의 정말 진부하고 몰개성적이며 무심하기 짝이없는 제목의 몇몇 글을 억지로 읽어보았는데 그중의 다수는 역시 양판소. 하지만 그중의 또 몇은 개성있는 글인데 잘못된 제목으로 글이 묻혀 있는 글도 봤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글을 단 한편이라도 읽어준후에 평한다고 생각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많은 사람은 제목에서 글의 첫인상을 느끼고 많은것을 유추합니다. 대형서점에가서 책을 고를때 그 많은 책들의 책을 다 떠들어 보고 구입합니까? 아닙니다. 우선 제목을 보고 제목이 맘에 들어야 떠들어 보기라도 하는것입니다.
작가 자신이 서점에 가서 하는일을 인터넷에서도 독자들이 하고 있어요. 한편씩 읽어보는게 아니라 우선 제목부터 보고 그나마도 한편이라도 읽어볼까 말까를 결정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글에 걸맞는 제목을 짓도록 고심을 하고 자신이 습작하는 작가라면 자신의 글을 소개하는 글을 꼭 쓰도록하세요. 그게 책 내용전반을 네타하라는 말이 아닙니다. 대충 왜 이제목을 쓰게 되었는지 알정도의 정보는 쓰라는 말입니다. 많은 대중소설의 제목을 보면 어느정도 까지! 책소개를 하는지에 대한 마지노선을 잘 알것입니다. 거기에 작가 자신이 이 글에서 피력하고 싶은것. 시험해보고 싶은 작법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면 더 좋겠지요.
자신의 글이 양판소와 다르다면 제대로된 제목을 지어주세요. 그것이 그 글의 얼굴이 됩니다.
겉멋이 잔뜩들어간 프롤로그 혹은 서막이 글의 얼굴이 아닙니다. 제목이 그 글의 얼굴이고 프롤로그나 서막따위는 단 한글자도 안쓰고서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은 얼마든지 있습니다.
되더않는 프롤로그에 신경쓸 노력의 절반만이라도 소설의 제목에 신경을 쓴다면 적어도지금보다도 조회수는 더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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