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이런 종류의 글을 올려서 왠만하면 다시는 이런 글을 올리지 않으려 했는데, 또 올리게 되었네요. 정말 추잡하다고 스스로도 생각하고 있지만, 이 시간에 이르러서도 전혀 잠이 오지 않고 구토감이 몰려와 이렇게 컴퓨터 앞에 섰습니다.
사연은 이렇습니다.
얼마전 제 소설을 추천해 주신 분이 계셨습니다. 그리고 추천에 의해 다른 많은 사람들이 제 소설을 다시 읽어 주셨죠. 그중 특히 비평이 가득한 댓글에 또 다른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죠. 굳이 따지자면 '아 또 그런 댓글이겠구나' 싶었고 예상한대로의 결과였는지라 그렇게 넘어갔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죠.
헌데 그 분은 추천글에도 비추라는 딱지로 글을 올리셨더군요. 솔직히 추천글에 꼭 추천글만 올리라는 법은 없지만, 너무 적나라하게 비추를 붙혀 놓았기 때문에 사실상 기분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어찌 할수는 없으니 그냥 있었죠.
한분이 추천글에 말이 조금 심하시지 않느냐고 말했고, 또 다른 분도 비슷하게 이야기 하자.
그분은 추천글에 꼭 좋은 댓글을 남겨야 하냐고 하며 남이야 기분이 상하건 말건 이것은 자신의 자유의사라고 하며 오지랖을 기대하지 말라고 하더군요.
밑은 그에 대한 본 댓글입니다.
[저같이 댓글을 다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는것은 분명 호불호가 갈린다는 겁니다. 추천글이라고 댓글까지 좋은 말만 써야 한다는 법이 있습니까? 그리고 무례하다고 하시는데 그거야말로 님사정입니다. 기분이야 상하건말건 이또한 저의 자유의사표시고요. 그 오지랖 저에게까지 기대하지 말아주십시오.]
저는 사실 추천글이라고 해서 꼭 좋은 글만 달려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비평글이라고 해도 최소한의 예의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긴 합니다. 만약 이 댓글이 달리지 않았다면 저는 따로 글을 적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냥 넘기기에 제 감정은 저분에게 별로 좋은 감정을 가지지 않았고, 또 너무 타인에 대한 배려가 너무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 저도 댓글을 달았습니다.
사실 추천글을 써주신분은 굉장히 정성스레 써주셨기 때문에 제가 정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분은 재미가 너무 없었다고 할수 있었을지 몰라도, 재미있다고 하는 사람도 없는것은 아니기에, 그런 분들을 생각해서라도 조금 순화시켜서 말해주기를 원했죠. 다른 사람이 기분 나빠하지 않을 수준에서 개인적으로 재미가 없었다 정도로 어필해주는건 어땠는가? 하는 댓글을 적었습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남긴 댓글도 올리겠습니다만은,)
그에 대한 댓글은 지금까지 제가 봐왔던 어떤 댓글들보다 잔혹했던 댓글이었습니다. 그 댓글을 쓰신 분은 어떤 느낌으로 썼을지 몰라도 저는 진짜 아마 향후 10년동안은 잊혀지지 않을만큼 충격을 받았습니다.
만약 종이책이었다면 북북 찢어버렸을 거라더군요.
댓글의 본문입니다.
[자신이 좋아하고 자신이 쓴글이니 어떻게든 좋은 점만 골라보고 싶으신가 보군요... 그러시든가 말든가 좀더 적나라하게 한마디 더 드리자면..
종이책이었다면 북북 찢어갈겼을 겁니다.. 이런 정도의 분노를 느낀 독자도 있다는 사실만을 기억하시길~ 그리고 바로 위의 아이구름씨.. 초면에 3자를 반말에 비웃는 대사는 스스로를 찌질하게 격하시키는 불쌍한 행위입니다.. 님의 그 한줄 찌질 말이죠. 진정코 해당이 된단 말이죠..lol]
처음 보고는 저는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설마.. 했습니다. 남자인데도 그 순간 눈물이 핑 하고 돌았습니다. 순간 화보다도 처량함이 몰려오더군요. 그분이 제 글을 읽은것은 6화 분량. 10분이면 충분히 읽을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저는 딱히 출판을 바라지도 않고, 스스로에게 만족할만한 소설을 쓰면 그뿐이라고 생각하고 지금도 그렇게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때문에 인기가 없다고 해도 포기 하지 않고 지금까지 소설을 완결 짓기 위해서 쓰고 있었죠. 그게 쌓이고 쌓여서 3년반이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분은 좋은것만 보고 싶으신가 보군요? 하고 말했지만, 별로 좋은것만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습니다. 실제로 그분 바로 윗 댓글에는 제가 추천에 맞는 글이 아닐지라도, 타인이 불쾌함을 느낄 정도가 아니라면 비추천성의 글이어도 상관 없다고 말하는 댓글을 스스로 적어 두었습니다.
3년반. 아무리 제가 제 소설을 좋아한다고 해도 고생이 없었을리도 없었고, 상당히 힘들었을때도 많았습니다. 조회수가 높지 않으니 내가 이 짓을 왜 하고 있나? 하는 생각도 안해본건 아닙니다. 그래도 저는 계속해서 지었습니다. 혹여 제가 출판을 해서 그분이 돈을 내고 읽었다면 그 돈이 아까워서라고 이해 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출판을 하지도 않았고, 이분도 그저 문피아를 돌아다니다가 추천글을 보고 제 글을 보러 온것이었겠죠.
그리고 10분만에 제 3년 반이라는 시간을 북북 찢어 버릴 종이 쓰레기 취급 당했습니다. 속이 울렁거리고 가슴이 떨려서 지금도 잠을 이루질 못하고 있습니다. 글을 봤을때에는 구토가 몰려오더군요.
도대체 10분정도.. 많아도 20분 정도의 시간을 제 소설에 허비한게 뭐가 그렇게 분노를 느낄 사안일까요? 그게 심하다고 생각되는건 저뿐인걸까요?
저는 제 소설을 모두가 재밌다고 느끼는걸 바란건 아닙니다. 실제로 저분이 제 소설에 댓글을 남겼을때는 아무 느낌도 없었고요. 추천글에 어느정도 추천에 맞지 않는 댓글이 달려도 괜찮습니다. 나름대로 상대를 배려하는 글이라면 제 글을 까는 글이라고 해도 저는 상관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제 소설이 마음에 안든다고 해도 해서는 될말이 있고 안될말이 있는것 아닌지.. 참 씁쓸합니다. 정말 비통합니다.
제 소설은 출판될 소설도 아니고, 그것을 목표로 하는것도 아닙니다. 그저 한 소설에 애착을 가지고 완결을 지어보고 싶은것 뿐입니다. 그 와중에 인기를 얻을수 있으면 좋고, 그렇지 않아도 소수의 독자님들이 좋아해주신다면 저는 그것만으로도 좋았습니다. 그렇기에 어떤 힘든일이 있어도 완결만은 꼭 하겠다고 했는데, 오늘 지금 이 시간에 제 심정은 정말 다 때려 치우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3년 4년 5년 완결이 언제 날지는 모르지만, 언제 난다 하더라도 10분읽은 분에게 종이 쓰레기 취급을 받은 소설이라는게 제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을것 같네요.
그분은 개연성을 예로 들었지만, 개연성이라는게 도대체 뭔가요. 주인공이 대책 없을정도로 바보처럼 나약한게 개연성이 없는건지요? 저는 그렇게 설정해뒀을 뿐입니다. 한 평생을 그렇게 살아온 사람이 성장해 나가는 과정을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그런 사람이 세상에 없다고 생각하는건 너무 일방적인 논리에 가깝지 않습니까.. 혹 제가 설정한 그 성격때문에 인기가 없다면 저는 그것을 감수하고 소설을 쓰고 있을 뿐입니다.
문피아에는 정말 좋은 말이 있습니다. 상대방의 의견은 자신과 다릅니다. 틀린게 아니라는 것이죠. 저는 처음에 이 문구를 보고 정말 좋은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역지사지적인 생각이 정말 마음에 들었거든요.
자신에게는 이 글이 정말 더 말할수도 없을정도의 쓰레기라고 할지라도 상대방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보물일수 있는겁니다. 설사 정말 그런식으로 생각했다고 해도 그것을 생각으로 가지는것과 입밖으로 내는것은 천지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글을 끝으로 그분의 댓글만 지워 버리고 잊을수 있다면 잊어 버리고 싶습니다.
댓글을 다시는 독자님들에게 딱 한마디만 하고 싶습니다. 글을 쓰는 사람도 사람입니다. 댓글이라고 해서 모든게 용인되는것은 아닙니다. 저는 비평을 싫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합니다. 어딘가 틀린부분이 있으면 추후 고칠수 있어서 좋고, 제 실수를 자각할수 있어서 좋습니다. 댓글에 좋은말만 쓰라고 말하는게 아닙니다. 쓴 맛도 써주어야 합니다. 하지만 최소한도 그 말이 글쓴이에게 어떤식으로 다가올지 정도는 생각하고 쓰는것은 어떨까요?
말은 아가 다르고 어가 다릅니다. 같은 의미라 할지라도 기분이 상하지 않게 쓰는 방법이 있습니다. 비평은 쓰되 그 비평이 독하다고 해도 살이되고 뼈가 될만한 비평이라고 한다면 글쓴분이 싫어하실리 없을겁니다.
하지만 가끔 비평을 가장하면서 분명 비평이면서도 비평이라고 하기 애매한 댓글들이 있습니다. 제 소설에서는 대표적으로 주인공의 성격 때문에,, 라는 부분입니다.
물론 이부분도 처음 얼마간은 비평으로써 작용을 하기 때문에 필요하긴 합니다. 저도 초기에는 많은 공부를 했습니다. '다음 소설에서는 주인공의 성격을 조금 잘 잡아둬야지.' 라고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같은 댓글이 분명히 위에 있는데도 계속해서 마치 푸념을 하듯이 달립니다. 이런 경우는 난감하기 짝이 없습니다.
저는 이미 장기 연재로 주인공의 성격을 바꿀수도 없습니다. 아마 독자님들도 조금만 생각하면 아실수 있는 내용일겁니다. 그렇게 되면 독자님들이 저에게 그 댓글로 바라는게 무엇인지 알수 없게 되어 버립니다.
비평이라는것은 결국 그른 점을 고치도록 만들기 위한 수단인데, 그 시점에서 비평이 아니게 되어 버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하게 됩니다.
남는건 상처뿐이었죠.
독자 한분 한분이 빠져나가는것만으로도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사실상 충격이나 다름없습니다. 흔히 '하차합니다' 라는 댓글이 있습니다. 그런 댓글은 글쓴이에게 어떤 느낌으로 다가 올까요. 어떤 +효과도 없습니다. 그저 아쉬울 뿐입니다. 하차합니다라는 댓글이 나쁘다는건 아니지만, 그 댓글은 사실상 없는것만 못한 댓글이라는 이야기죠. 아무리 댓글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하차하겠습니다.'의 댓글을 좋아할 글쓰시는 분이 몇분이나 될까요.
똑같이 하차를 한다고 해도 '건필하세요.'후 하차와 '하차합니다'후 하차는 그 느낌이 확실히 다른 것이거든요.
개그콘서트 애정남에서 최효종이 하는 말이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암묵적인 약속이 있기에 세상이 아름다운 것이라구요. 작가와 독자는 일방 통행이 아닙니다. 서로간에 교류가 되는 쌍방향의 통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명 보이지는 않지만, 서로가 서로에 대해 존중해주고 조금만 더 생각하면서 행동한다면 더 좋은 문피아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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