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가짜금, 종이화폐)가 양화(실제 금)을 구축한다"
양판소 대본소 책들을 초등도 아니고 국민학교 시절 부터 읽어 오던 내가, 지금 그러한 장르의 소설을 쓰고 있습니다.
대본소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이것은 땅이 비좁게 사는 나라들의 특성일 수 있습니다. 미국 호주 같은 나라들은 책을 사서 보는 이유가 물론 법적인 이유가 많습니다만 땅 덩어리가 워낙 커서 한국 처럼 매일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며 정말 싼 값에 잠시만 빌려 보는 일이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기름값이 더 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정도 까지는 아니지만, 실제 그런 곳도 꽤 됨)
한국 대본소에서 소설이 800원이나 1천원 정도 라고 했을 때 만약 10권의 책을 읽고 싶다면 1권의 책 값으로 (서점 판매용 1만원일 때) 열권을 읽을 수 있는 다독(多讀) 스타일의 독서를 할 수 있습니다.
정독과 다독에서 어느 것이 좋으냐 하면, 이건 정답이 없습니다. 무조건 많이 읽다 보면 정독만을 고집한 경우 보다 높은 수준에 이르게도 합니다.
또 수준이라는 것도 매우 상대적입니다. 나는 어려운 전문 서적 또한 누구 못지 않게 많이 읽었지만 장르 소설 외에 일반 소설은 돈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시간이 아까워서 읽지 않습니다. 내 수준에서 볼 때는 너무 수준들이 낮으니까요.
그럼에도 장르 소설을 읽는 것은 재미로 읽기 때문이죠. 재미에다 마치 지금의 인터넷 환경이 없었을 때 검색이 용이하지 않은 시절 다양한 상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다독의 이점이 크게 기여를 했습니다.
정통소설이라 불리는 작들? 나의 수준에서 보면 정말 지적 허영에, "재미도 없으면서 그리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다른 고급 철학이나 종교적 관점을 보고 배워서 대단한 것이나 되는 것처럼 또는 자기 주장인 것 처럼 떠 벌리는 그런 류가 너무 많습니다. 물론 내 수준에서 볼 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입니다.
지금 걱정 되고 있는 장르 문학의 미래에 대해서 고민들이 많으신데 고민할 필요가 없습니다. 매우 바람직한 방향으로 양과 질을 수준별로 높여가고 있으니까요.
수능세대 이후로 학교에서 글짓기가 중요 학습 요인이 된 이후로 요즘 고등학생들도 엄청난 수준의 필력들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내 또래의 그 시절에는 절대로 가능하지 않은 수준들이 태반입니다. 물론 정보통신의 발달의 측면도 많지만요. 이러한 정보통신 강국이 또 맞물려서 수 많은 작가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고 이것은 세계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한국적 상황입니다.
시장 규모가 작아도 스토리만 팔아서 외국 영화판에 거액의 돈을 받게 되는 유일한 나라가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도 많은 수의 작가들이요. 사실 지금 부터 그렇게 시작되고 있지 않나요? 내가 보기에는 벌써 그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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