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1. 사물의 옳고 그름, 아름다움과 추함 따위를 분석하여 가치를 논함.
2. 남의 잘못을 드러내어 이러쿵저러쿵 좋지 아니하게 말하여 퍼뜨림.
과연 문피아의 비평란의 ‘비평’이라는 단어는 어떤 의미일까요? 적어도 후자는 아닐 겁니다. 옳고 그름 즉, 장단점을 따지는 걸 의미하겠죠. 그래서 저는 항상 비평을 할 때 단점 외에도 장점을 반드시 언급합니다. 예를 들자면 용어를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점이 있겠네요. 그런데 독자들은 이런 심각한 오류가 있더라도 신경쓰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그럼 특정 용어가 다른 의미로 쓰이고 있다는 걸 아는 사람은 바보가 되는 걸까요?
그리고 비평을 받은 작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작가가 고집이 세고 완벽하게 생각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더군요. 근데 중요한 건 사실에 입각한 비평을 받앗는데 작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작가가 문제가 있는 게 맞겠죠. 그럼 사실과 무관한 비평이라면? 그러면 작가는 해명도 없이 받아들이면 되는 걸까요?
최근에 제가 비평을 받았습니다. 그것도 뜬금없이요. 제가 특정 작품에 고증 오류를 언급하자 공격하더군요. 솔직히 지적 받은 게 고증 오류가 맞았다면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고증과는 무관한 지적이 대부분이었죠.
첫째는 연도 예측이 고증 오류라는 점... 제가 예언가입니까? 애초에 연도 예측이 고증이 아니라 연도 예측에 대한 논리가 고증인데요? 그리고 아무리 고증을 반영한들 연도 예측의 정확성은 반드시 0으로 수렴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는 미래에 무슨 일이 날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즉, 너무나도 변수가 많다는 겁니다. 그런데 연도 예측이 고증 오류라고요?
두번째는 구축함이 어떻게 전함을 이기냐... 그러니 고증 오류다. 그럼 이순신은 존재 자체가 고증 오류인가요? 이순신께서는 현대로 비유하면 구축함 정도 밖에 안 되는 판옥선 12척으로 수백 척으로 구성된 대 함대를 물리쳤죠. 전술에는 정석이 있을 지언정 고증은 없습니다. 뭐, 손자병법이 고증이라면 고증일 수도 있겠지만, 특정 전술을 가지고 고증오류라고 하는 건 어폐에 맞지 않습니다.
이런 비평이었습니다. 그럼 저는 이걸 ‘감사합니다.’하고 받으면 되는 건가요? 그리고 보통 비평을 보면 비평이 아닌 비난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비평마다 단점은 상세하게 설명하지만, 장점은 언급조차하지 않더군요. 물론 이게 올바른 비평과 어느 정도의 비율을 이루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비평의 본질인 장단점을 논하는 것조차 없는데 비평의 자격이 있을까요? 물론 강하게 말하는 것도 조금이나마 문제가 있겠죠. 그런데 그거보다 장점조차 언급하지 않고 단점도 작가의 스토리적 장치를 고려조차하지 않는데 과연 비평의 자격이 있을까요? 그렇다고 고증을 완벽에 가깝게 고려한들 너무 어려운 작품이라고 또다시 비난할 건데 말입니다.
게다가 장점은 언급조차하지 않고 단점을 늘어놓기만 해서 작가의 멘탈을 완전히 깨부셔놓고 ‘작가가 문제인 거다.’라고 하는 건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만을 위한 법을 세워놓고선 ‘이걸 어기면 범죄자다.’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 걸까요? 물론 비평은 단점만을 늘어놓아도 사실에 입각한 비평이라면 잘못된 비평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좋은 비평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작가가 어떻게 받아들일 지 고려하는 건 정상 아닌가요? 충분히 작가의 멘탈에 금이 가지 않도록 비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그 중에서도 쉬운 방법이 장점을 언급하는 것이겠구요.
저는 지금까지 3번의 비평을 해봤고 제 잘못이라면 2번째 비평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네요. 확실히 저도 비평을 할 때 필터없이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장점은 반드시 언급해주죠.
비평하시는 분들은 한 번 생각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비평을 하면서 작가를 칭찬한 적이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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