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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국뽕 안 하면 죽음.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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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그림/삽화
Dall-E
작품등록일 :
2024.06.18 19:17
최근연재일 :
2024.07.0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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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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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
글자수 :
96,539

작성
24.06.28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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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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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빌런이 있으면 히어로도 있는 법이지.

DUMMY

홍준기는 떨리는 손으로 휴대폰을 확인했다.


‘1차 서류 전형 합격’이라는 메시지에 그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기 시작했다.

숨이 가빠지고 온몸에 전율이 흘렀다.


“됐다! 정말 됐어!”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메시지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문자 메시지에는 2차 면접 일정까지 적혀있었다.


홍준기는 흥분을 가라앉히려 심호흡을 했지만, 얼굴에 번진 미소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면접 당일, 홍준기는 아침 일찍 헌터 협회 본부로 향하였다.


웅장한 건물 앞에 서자 그의 다리가 후들거렸다.


“와, 저기 봐. 저분 ‘밤의 황제’ 진동민 아니야?”


옆에 있던 헌터가 속삭였다.

홍준기는 고개를 돌렸다.


정말 그랬다.

한국 10대 랭커 중 한 명인 진동민이 서 있었다.


300만 너튜버이기도 했기에 홍준기도 쉽게 진동민의 얼굴을 알아봤다.


‘서, 설마 저분도 교관을 지원하려는 건가?’


당혹스러웠다.

10대 랭커쯤 되는 거물이 교관직에 지원하다니.


마치 오면 안 될 곳을 온 거 같은 기분이었다.


“저 사람은 미친개 박종우 헌터잖아.”


홍준기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유명 랭커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미친개 박종우부터, 얼음 마녀 한소연, 바람의 검사 이준호 등 쟁쟁한 인물들이 모여 있었다.


“헉! 저기 외국인도 있네. 저 헌터는 러시아 랭커인 크리스티나잖아!”

“독일의 카이저도 왔는데?”


정말 세계 각국의 유명 헌터들이 모여 있었다.

홍준기는 자신이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괜히 온 게 아닐까.’


다시금 후회하면서도, 그는 계속 자리를 지켰다.

그렇게 가만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헌터들이 작은 목소리로 이와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들었어? 교관 월급이 천만 원이래.”

“정말? 하루 4시간 근무라며?”

“응, 주 20시간만 일한대. 심지어 아카데미 개교까지는 그냥 검기 배우면서 돈 받는 거야.”

“와. 천국이네. 게다가 김진우 협회장한테 직접 배울 거 아니야?”

“맞아,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지.”


홍준기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들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자 그의 가슴이 다시금 뛰었다.


마침내 그의 차례가 왔다.

그의 우상인 김진우를 볼 생각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면접실에 들어서자 김진우가 앉아있는 모습이 보였다.


“홍준기 헌터, 반갑습니다.”


김진우의 목소리는 부드러웠다.

홍준기는 긴장한 기색으로 겨우 인사를 했다.


“대격변 이후로 어떤 일을 하셨습니까?”


김진우가 물었다.

홍준기는 긴장된 목소리로 답했다.


“저는 대격변 이후로 헌터로서 살아갔습니다. 비록 E랭크 헌터이긴 하지만, 던전 공략을 꾸준히 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헌터가 된 이후 범죄를 하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 적은 없었습니까?”

“아닙니다. 저는 오직 제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생각뿐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럼 특성 스킬을 주로 어디에서 사용하셨습니까?”


홍준기는 차분히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다.


“저는 주로 던전에서 몬스터를 처치하고, 약한 헌터들을 돕는 데 저의 특성 스킬을 사용했습니다.”


홍준기는 최선을 다해 대답했다.

그의 특성이 약하다는 것, 그래서 주로 1성급 던전만 다녔다는 것, 하지만 한 번도 능력을 악용한 적은 없다는 것을.


그때 김진우가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났다.


“혹시 진맥을 좀 봐도 될까요?”


홍준기는 놀랐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김진우가 그의 손목을 잡자 따뜻한 기운이 전해졌다.


‘이것이···. 김진우 헌터님의 마력인가?’


그때, 김진우가 무엇을 느꼈는지 눈을 크게 떴다.


“호오···.”


그가 감탄하는 걸 본 홍준기는 의아한 기분을 느꼈다.


면접이 끝나고 홍준기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그리고 며칠 후,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축하드립니다. 귀하는 헌터 아카데미 교관으로 최종 선발되셨습니다.


홍준기는 울컥했다.

눈물이 그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해냈다. 정말 해냈어!”


그는 방방 뛰며 기쁨의 함성을 질렀다.

이제 그의 인생이 180도 바뀔 것이다.


그토록 동경하던 김진우의 곁에서 일하게 될 것이고, 모두가 배우고 싶어 하는 검기를 가장 먼저 배우게 될 것이다.

홍준기는 창밖을 바라보았다.


세상이 달라 보였다.

이제 그는 단순한 ‘쓰레기 특성’을 가진 E랭크 헌터가 아니었다.


그는 오늘부터 10대 랭커조차 되고 싶어 하는 헌터 아카데미의 교관이었다.


“감사합니다, 김진우 협회장님. 이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


이소희는 긴장한 표정으로 진우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입을 열었다.


“대장님, 솔직히 말씀드리면, 좀 부담스러워요.”


진우가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았다.


“갑자기 뭐가 부담스럽다는 거야?”


이소희는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너무 많은 관심을 받는 것 같아서요. 아카데미 교관 지원자가 천여 명이나 되고, 그중 랭커만 몇십 명이에요. 대장님, 제가 과연 그들을 잘 통제할 수 있을까요?”


그녀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


“밤의 황제 진동민. 미친개 박종우, 바람의 검사 이준호, 심지어 러시아 랭커인 크리스티나 피메노바까지. 저 혼자 통제하기에는 너무 거물들이 많아요.”


진우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괜찮아. 넌 충분히 재능 있어. 게다가 남들보다 먼저 검기를 배웠잖아. 무조건 다른 사람들을 압도할 거야. 네가 밀릴 건 하나도 없어.”


그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덧붙였다.


“무엇보다 우리가 가장 고층에 있잖아. 탑 선발대로서의 이점은 앞으로 더 커질 거야.”

“그럴까요.”


이소희의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었다.


“그런데 대장님, E랭크 헌터나 F랭크 헌터는 왜 뽑으신 거예요? 특성도 별로고, 경력이 화려한 것도 아니에요. 그렇다고 육체적 능력이나 겉으로 증명된 다른 무언가가 대단한 것도 아닌데···.”


진우는 간단하게 대답했다.


“재능이 뛰어났거든.”

“재능이요?”


이소희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 그릇이 넓어. 단전이라고도 하지.”


진우가 설명했다.


“그리고 혈도가 잘 뚫려 있어. 마력을 다루기에 적합하다는 의미야.”


이소희는 뒤늦게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진맥을 보는 것만으로 그런 것까지 확인이 가능하군요.”

“그래서 믿을 수 없는 자에게 손목을 내주면 안 돼.”


잠시 침묵이 흐르고, 이소희가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런데 대장님, 요즘 새로운 취미가 생기신 것 같던데···. 혹시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그런 취미를 갖게 된 이유를.”


진우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협회장으로서 쓰레기가 눈에 보이는데 안 치우고 있을 수 없잖아?”


이소희는 그의 말뜻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아무 생각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진우가 무언가 더 큰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직감했지만, 그것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다.


***


헌터 협회가 설립된 이후, 한국 사회는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헌터들의 대우가 크게 개선되었고, 그들의 사회적 지위도 상승했다.


정부의 지원과 함께 헌터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러나 모든 변화가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었다.


일부 사람들이 우려했던 대로, 헌터들의 범죄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정부와 경찰이 헌터들을 엄격하게 관리했지만, 헌터 협회의 설립으로 그 통제가 느슨해졌다.


협회는 헌터들을 억압하던 여러 규제를 완화했고, 그에 따라 경찰의 감시도 줄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헌터들은 자신들이 특권 계층이 된 것처럼 행동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법을 무시하고, 자신의 능력을 남용하여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


서울의 한 고층 빌딩 옥상에서, 진우는 이 모든 상황을 내려다보며 혀를 찼다.

그의 표정은 한눈에 봐도 복잡해 보였다.


“결국 빌런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군.”


진우의 잘못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원 역사에서도 헌터의 능력을 악용하는 범죄자 즉, 빌런은 머지않아 등장하였다.


지금까지는 헌터의 능력이 약하여 함부로 범죄를 저지를 생각을 하지 못했었다.

군인은커녕 경찰만 나타나도 제압이 되는 수준이었으니까.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헌터의 능력은 비약적으로 향상하였다.

아이템부터 각종 영약, 그리고 스킬까지.


헌터의 능력을 극대화할 여러 수단이 생기게 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이 모든 게 나 때문이라고 하겠지.’


사실 그가 아니었으면 빌런이 아니었을 사람조차 빌런이 되었을 것이다.

사회가 나를 범죄자로 몬다면 대부분은 진짜 범죄자가 되어버리는 게 낫다고 생각할 테니.


이전의 한국은 모든 헌터를 잠재적 범죄자로 모는 그런 나라였다.

그러니 헌터의 힘이 강해졌을 때 ‘빌런의 시대’라고 부를 정도로 빌런이 급증하였던 것이다.


하지만 진우가 헌터 협회를 세우면서 헌터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무척 좋아졌다.

어지간히 심성이 나쁘지 않은 한, 빌런의 길을 선택하는 헌터는 극히 드물 것이다.


‘즉, 지금 범죄를 저지르는 저놈들은 어지간히 심성이 나쁜 부류에 속한 놈이라는 뜻이지.’


진우는 주머니에서 복면을 꺼내 자기 얼굴에 뒤집어썼다.

검은 호랑이 무늬가 새겨진 복면이었다.


그는 복면을 쓴 채 옥상을 뛰어내려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그가 다시 모습을 드러낸 장소는 으슥한 골목이었다.


그곳에서는 한 남자가 여자에게 위협을 가하고 있었다.

딱 봐도 여자를 강제로 범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남자는 평범한 범죄자가 아니었다.

그의 손에서 불꽃이 일어나는 것을 보고, 진우는 그가 불꽃을 다루는 능력을 가진 헌터임을 알아차렸다.


“제발···, 놓아주세요.”


여자의 떨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히 해. 안 그러면 불태워버릴 거야.”

“멈춰라.”


진우가 어둠 속에서 나타나며 말했다.

남자는 다급히 뒤를 돌아보더니 이내 한 명뿐인 진우를 보고 비웃었다.


“뭐냐? 이거 웃기는 놈이네? 정의의 히어로 흉내라도 낼 생각이냐?”


진우는 냉정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적어도 그 같잖은 능력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것보단 낫지 않아?”

“같잖은 능력이라고? 하. 같잖은 게 누군지 두고 보자고!”


남자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바로 공격을 시작했다.

그의 손에서 불꽃이 일어났고, 사내는 그 불꽃을 진우에게 집어 던졌다.


하지만 진우의 손에서 검기가 뿜어져 나왔고, 남자가 날린 불꽃을 반으로 갈랐다.

그리고 순식간에 그의 앞으로 다가가 남자의 복부를 가격하였다.


“컥!”


배를 부여잡으며 뒤로 물러나던 남자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로 말했다.


“검기라니, 설마···.”

“나는 블랙 타이거다.”

“뭔 개소리세요. 김진우잖아, 당신!”

“블랙 타이거라고.”


진우가 아무런 감정이 담겨있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남자는 마지막으로 발악하며 불꽃을 최대한으로 키워 진우에게 던졌다.


하지만 진우는 그 불꽃을 손쉽게 막아냈다.

그리고 한 방에 남자를 제압했다.


남자는 바닥에 쓰러졌고, 더 이상 움직이지 못했다.

진우는 그를 바라보며 냉정하게 말했다.


“헌터라는 이름을 더럽히지 마라.”


여자는 두려움에 떨며 진우를 바라보았다.

진우는 그녀에게 다가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제 안전합니다. 경찰에 신고하겠습니다.”


진우는 그녀를 안심시키며 경찰에 연락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경찰이 도착했고, 남자는 체포되었다.


진우는 경찰에게 간단히 상황을 설명하고 자리를 떠났다.

경찰이 다급히 그를 붙잡으려 했지만, 이미 그는 사라진 이후였다.


***


진우가 ‘블랙 타이거’라는 별명으로 히어로 활동을 시작하자 전국이 떠들썩하였다.


[뭐지? 누가 봐도 김진우 아님?]

[에이 ㅋ 설마 ㅋ]


[블랙 타이거 = 김진우인 이유.]

대놓고 검기를 썼다던데? 김진우 말고 검기 쓸 줄 아는 사람 없지 않음?


-그냥 다른 특성 아님? 김진우가 왜 그런 짓 하고 다님?

-근데 김진우면 존나 잼긴 함. 정의의 히어로라니 ㅋㅋㅋ

-미국인들이 존나 좋아할 듯


가면을 쓰고 활동했는데도 이미 사람들은 블랙 타이거의 정체를 진우로 추측하고 있었다.

워낙 압도적인 전투 능력을 선보였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였다.


하지만 진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진우가 가면을 쓰고 활동한 이유는 어디까지나 그에게 범죄를 진압할 권한이 없기 때문이었다.


즉, 경찰이 아니라서 어쩔 수 없이 가면을 쓸 수밖에 없었다.

영화 속 히어로와 달리 현실의 히어로는 법의 제약을 받는 법이었으니 말이다.


‘내가 내 입으로 블랙 타이거가 나라고 밝히지만 않는다면 경찰도 나를 어찌할 수는 없겠지.’


진우는 이미 이 나라의 거물이 되었다.

경찰이 진우를 수사하려면 반드시 유죄 추정의 원칙에 의해 영장을 발부해야 했다.


그렇기에 진우는 사람들이 블랙 타이거의 정체를 알아보는 상황에서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 쓸데없는 것을 걱정하는 대신, 자신의 히어로 활동으로 얻은 성과에 대해 생각하였다.


“드디어 레벨이 올랐다.”


회귀하고 100일 정도가 지난 지금.

마침내 그의 전력도 한층 더 강해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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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 안 하면 죽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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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반드시 응징해주마. NEW 4시간 전 52 2 12쪽
16 일본의 계략. 24.07.01 102 3 15쪽
15 목표는 30층. 24.06.30 147 3 13쪽
14 국력이 강해지다. 24.06.29 162 3 13쪽
» 빌런이 있으면 히어로도 있는 법이지. +1 24.06.28 168 5 13쪽
12 빌런의 탄생. 24.06.27 181 5 13쪽
11 일본에서 1위? 나는 세계 1위야. 24.06.26 189 6 13쪽
10 헌터 협회의 협회장입니다. 24.06.25 197 6 13쪽
9 정부의 굴욕. 24.06.24 216 6 14쪽
8 나를 추월하겠다고? 24.06.23 222 6 13쪽
7 헌터 협회. 24.06.22 230 6 13쪽
6 오성 바이오. 24.06.21 257 8 12쪽
5 이제는 내가 갑이야. +2 24.06.20 271 8 14쪽
4 검기라고 들어봤어? 24.06.19 263 6 13쪽
3 그가 돌아왔다. 24.06.18 275 6 14쪽
2 내가 퇴물이라고? +1 24.06.18 307 8 14쪽
1 프롤로그. 24.06.18 334 7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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