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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국뽕 안 하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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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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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l-E
작품등록일 :
2024.06.18 19:17
최근연재일 :
2024.06.30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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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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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84,075

작성
24.06.23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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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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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나를 추월하겠다고?

DUMMY

이민재 대통령은 김진우의 역제안을 듣고 당황과 분노를 동시에 느꼈다.


“말도 안 돼! 헌터의 법적 지위 강화?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그는 서류를 내던지며 소리쳤다.


“대통령님, 진정하시죠. 일단 그의 요구를 신중히 검토해 보는 것이···.”


정현우 비서실장이 말했지만, 이민재는 이미 반쯤 이성을 잃은 상태였다.


“신중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이민재는 얼굴을 붉히며 책상을 쾅 내리쳤다.


그 순간, 뉴스 속보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김진우, 미국 대사와 회담···. 계약금으로만 50조를 제안받아.>


이미 알고 있었다.

미국이 김진우를 영입하기 위해 수십조를 동원할 거라는 사실을.


하지만 막상 ‘50조’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보자, 입이 떡 벌어졌다.


“지금 당장 미국 대사에게 항의하세요! 이는 우리 국권을 무시하는 일입니다!”

“···알겠습니다.”


물론 항의해봤자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으면서 왜 인제 와서 난리야?’


오히려 이런 반응을 보일 게 뻔하였다.

하지만 미국이 이렇게 노골적으로 나오는 데 가만히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김진우, 일본 대사와도 만나다.>

<러시아, 김진우 영입 위해 파격 제안!>


심지어 미국뿐만이 아니었다.

진우는 그 잠깐 사이 일본 대사까지 만났고 러시아 대사와도 약속을 잡았다.


두 나라는 미국 못지않게 엄청난 제안을 하였고, 또 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건 완전히 말도 안 돼. 각국이 일개 헌터를 두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니!”


이민재는 TV 화면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런 이민재를 향해 정현우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대통령님, 지금 여론이 점점 악화하고 있습니다. 김진우를 붙잡지 않으면 정부에 대한 신뢰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이민재는 분노를 억누르며 여론 반응을 확인했다.


[김진우, 제발 한국을 떠나지 말아줘요.]

[정부는 뭐 하고 있나? 이대로 국민 영웅을 놓칠 거야?]

[김진우가 가면 한국은 끝이다. 정부는 정신 차려라!]


국민 여론을 확인한 이민재는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대통령님, 김진우의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의 몸값은 계속해서 오를 겁니다.”

“···그럴 순 없습니다.”


정현우의 말에 이민재는 단호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다.

안 그래도 헌터들은 존재만으로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주었다.


영화 속에나 나오는 그런 초인적인 무력을 가진 존재들이었으니 당연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사이비 종교에서는 헌터를 신의 전사 따위로 묘사하기도 하였다.


헌터 본인이 사이비 종교를 세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그나마 아직 총기에 맞설 정도의 무력은 없었기에 헌터들이 법을 지키며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헌터들의 무력은 더 강해질 테고, 언제 선을 넘으려 들지 몰랐다.

이런 상황에서 헌터들에게 특권을 부여한다?


국민들은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인 이민재 역시 이를 용납할 수 없었고 말이다.


“국민께 알리세요. 우리 정부는 김진우 헌터를 붙잡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고. 하지만 김진우 헌터가 말도 안 되는 조건을 걸어 협상이 어려워졌다고 말이에요.”

“대변인을 통해 김진우 헌터와의 회담 내용을 공개하라는 말씀입니까?”

“굳이 대변인을 통하지 않아도 국민들께 알릴 방법은 많지 않습니까?”


소위 관제 언론을 통해 김진우가 어떤 조건을 걸었는지 알리라는 의미였다.


“···김진우 헌터와의 관계가 더 악화할 수도 있는데, 괜찮으시겠습니까?”

“나는 대한민국의 대통령입니다. 일개 헌터의 눈치를 보며 공정과 상식을 어길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단호한 이민재의 말에 정현우는 고개를 숙였다.


<김진우, “헌터의 특권을 강화해야.” 발언 논란.>

<귀족이 되고 싶어 하는 ‘국민 영웅’.>


그날 오후, 이민재의 의도대로 여론의 반향을 일으킬 기사가 여러 언론사를 통해 보도되기 시작하였다.


[미쳤네. 특권은 무슨 특권이야? 지들이 진짜 선택받은 자들인 줄 아는 건가?]

[선택받은 자들 맞는 거 아님? 우리는 구인류고, 헌터는 신인류인 거지.]

[ㅅㅂ 저딴 게 국민 영웅?]


인터넷 여론이 즉각 반응하였다.

아직 김진우를 옹호하는 여론이 더 많았으나, 그의 발언을 비난하는 여론이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하였던 것.


“박진수 헌터의 제2 공략대를 지원하여 이번 주 안에 17층 공략을 성공하게 시키도록 하세요.”

“알겠습니다.”


이민재는 여론을 환기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박진수의 공략대에게 파격적인 지원을 하기 시작하였다.

박진수가 활약해야 국민들도 김진우 말고 다른 대안이 있다는 걸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진우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포레스트 길드의 길드장 김세아를 기다리고 있었다.

유명한 여성 랭커이자, 대형 길드 중, 유일한 여성 길드장인 그녀가 이곳을 찾은 것은 진우에게서 얻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이었다.


김세아가 문을 열고 들어오자, 진우는 반갑게 인사를 하며 자리를 권했다.


“어서 오십시오, 김세아 길드장님.”


김세아는 조심스럽게 진우를 쳐다보며 자리에 앉았다.

그녀의 표정은 경계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랜덤 스킬북, 정말 당신은 안 배우셨나요?”

“안 배웠습니다.”

“왜요?”


진우는 대답 대신 서랍에서 스킬북을 꺼내 보여주었다.


“여기 있습니다.”


김세아는 눈을 크게 뜨며 스킬북을 바라보았다.


“정말이군요···. 세계 최강이라 불리는 당신이 이걸 사용하지 않았다니, 믿을 수가 없어요.”

“저는 제 운을 믿지 않습니다. 제가 이걸 사용해봤자, 쓸모없는 스킬이 뜰 겁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하지만 상층으로 올라갈수록 스킬의 필요성은 더 커질 텐데요?”


진우는 어깨를 으쓱하였다.

마치 스킬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의미처럼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본 김세아는 눈을 빛냈다.


“···하긴, 19층을 SSS로 돌파한 당신에게 스킬은 큰 의미가 없겠네요.”


김세아는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더니,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래서, 당신은 뭘 원하죠? 돈인가요?”

“돈은 아닙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김세아 길드장님의 영향력입니다.”

“영향력이라니요?”


진우의 말을 들은 김세아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진우는 비장미가 엿보이는 목소리로 말하였다.


“저는 헌터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더욱 안전하게 탑과 던전을 공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


김세아는 놀란 듯 눈을 부릅떴다.

감격스러워서 놀란 것은 아니었다.


진우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거라고는 전혀 상상하지 못했기에 놀란 것이었다.


“탑 공략 말고는 아무것에도 관심을 두지 않는 당신이, 우리 헌터들의 권익을 보호한다고요?”

“저는 이미 정부에게 요청하였습니다. 헌터의 특권을 인정해달라는 요청을 말입니다.”

“기사를 보기는 했는데, 그게 사실이었나요? 저는 기레기가 기레기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레기라는 말에 진우는 픽 웃더니, 다시 본론을 이야기하였다.


“아무튼, 저는 헌터 협회를 차릴 생각입니다. 김세아 길드장님은 포레스트 길드를 대표해서 제가 설립할 헌터 협회를 지원하고 지지해 주시길 바랍니다.”

“헌터 협회라니. 당신이 도대체 왜 그런 걸 만들려는 거죠?”

“저는 단순히 헌터들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고 싶은 거뿐입니다.”

“정치라도 할 생각인가요?”


김세아가 헛웃음을 지으며 그리 묻자 진우는 고개를 저었다.


“아직은 그럴 생각 없습니다.”

“아직이라. 좀 의미심장한 말이네요.”


그녀는 진우의 의도를 파악하려는 듯, 미간을 구긴 채 진우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았다.

하지만 무표정한 진우의 얼굴에서 알아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결국, 김세아는 한숨을 내쉬다가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뭔가 정부와 관계가 나빠질 거 같기는 한데, B급 랜덤 스킬북을 얻으려면 그 정도는 감수해야겠죠. 차라리 돈보단 이게 나은 거 같기도 하네요.”


진우는 흡족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함께 힘을 합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봅시다.”

“···부디 당신의 말이 모두 진심이었으면 좋겠네요.”

“진심입니다.”

“그렇다면 기대할게요. 당신이 세우게 될 헌터 협회를.”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세아 길드장님.”


***


진우는 포레스트 길드뿐만 아니라 다른 주요 길드들과도 접촉을 이어갔다.


“제가 헌터 협회를 세우려고 합니다. 백호 길드에서도 이를 지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는 각 길드의 길드장들과 만나 헌터 협회에 대한 지지를 요청했다.

말이 지지 요청이지, 사실상 강요에 가까웠다.


진우는 세계 최강의 헌터였고, 그에 걸맞은 장비와 정보, 자본력을 가지고 있었다.

제아무리 10대 길드라 해도 그의 요구를 거절하기는 쉽지 않았다.


심지어 진우는 달콤한 대가까지 제공하였다.

B급 또는 C급 랜덤 스킬북과 20층에 대한 정보, 그리고 현금 등을 대가로 제공한 것.


“···저희 백호 길드는 헌터 협회 설립 및 김진우 헌터님의 협회장 추대 건에 대해 지지를 표하는 바입니다.”


이런 진우의 노력으로 포레스트 길드 말고도 10대 길드 중 절반 이상이 진우에게 지지를 표하였다.

그 결과, 헌터 협회의 설립은 거의 기정사실처럼 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일반 헌터들의 지지를 얻는 건가.”


주요 길드의 지지를 받았다고 모든 게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길드에 속한 헌터보다 길드에 속하지 않은 헌터의 수가 더 많았다.


헌터 협회를 세우려면 이들의 지지도 받아야만 했다.

하지만 진우는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이미 헌터들의 여론을 보면, 진우에 대한 지지와 기대는 상당한 수준이었다.

진우가 정부에 어떤 요구를 했는지 기사가 나왔기 때문이다.


동료를 위한 그의 이타적인 행동은 많은 헌터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진우를 국회로!]

김진우 말이 맞음 ㅇㅇ 우리 헌터들은 목숨을 걸고 희생하는데 그에 걸맞은 보상이 따라야지.


-역시 갓진우. 다른 길드들 정부 눈치 살피느라 아닥할 때 혼자 투견처럼 싸우는 중 ㅋㅋ

-진짜 국회로 보내야 하는 거 아님?

-그 전에 일단 협회장으로 만들자. 헌터 협회 만들어지면 이제 정치인들도 우리 무시 못 함.


헌터들은 일제히 진우를 찬양했다.

그들은 진심으로 헌터 협회가 설립되면 자신에게도 이익이 될 거라고 생각하였다.


이렇게 헌터들의 지지까지 이어지자, 진우의 계획은 거의 완성된 거나 마찬가지였다.

이제 헌터 협회의 설립은 누구도 막을 수 없는 대세처럼 보였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진우의 행동을 고운 눈으로 지켜보지 않았다.

헌터 협회를 세우려는 이유가 뻔히 보이는데 이를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었던 것이다.


정부는 진우의 계획을 방해하고자, 박진수의 공략대를 대대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차세대 희망, 박진수! 17층에 도전!>

<헐크 박진수, 다시 국민의 영웅으로 떠오르나?>

<박진수, 헌터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을 위해 탑에 오르겠다.>


박진수의 공략대는 17층 공략을 선언하였고, 이는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정부는 이런 보도를 통해 진우 말고도 다른 대안이 있음을 알리고자 하였다.


“김진우는 같은 헌터를 위해 탑에 오르고, 박진수는 국민을 위해 탑에 오른다!”


박진수의 선언을 강조하여 진우와 박진수 간의 대립 구도를 만드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정작 여론은 이런 박진수의 선언에 대해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미국의 어벤져스도 성공했다! 기어코 19층 공략에 성공한 미국!>

<세계 랭킹 7위 존 클라크, “곧 한국을 추월할 것.” 선언!>

<뒤를 바짝 쫓는 미국, 한국도 방심은 금물.>


그도 그럴 것이, 박진수가 17층 공략을 선언한 그때, 미국에서 19층 공략에 성공하여 20층에 도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한국에 이어 미국까지 20층 대로 진출한 상황이니 당연히 17층을 공략하는 것 따위는 별 관심이 안 갈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이어진 진우의 행보는 더욱더 박진수의 존재감을 흐리게 하였다.


“한국의 헌터가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번 증명하겠습니다.”


진우는 그와 같이 선언하고는 마치 마실 나가듯 가볍게 탑으로 향하였다.

그리고 그날 바로 21층 공략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역시 SSS 달성이라는 전례 없는 성과를 이루며, 모두를 충격에 빠뜨렸다.


<김진우, 21층 단숨에 공략!>

<충격에 빠진 미국 공략대.>

<김진우의 대기록, 다시 한번 세상을 놀라게 하다!>


그의 압도적인 성과는 다시 한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여론을 확실하게 그의 편으로 만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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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 안 하면 죽음.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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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목표는 30층. NEW 1시간 전 31 1 13쪽
14 국력이 강해지다. 24.06.29 80 2 13쪽
13 빌런이 있으면 히어로도 있는 법이지. +1 24.06.28 93 3 13쪽
12 빌런의 탄생. 24.06.27 108 3 13쪽
11 일본에서 1위? 나는 세계 1위야. 24.06.26 117 3 13쪽
10 헌터 협회의 협회장입니다. 24.06.25 124 4 13쪽
9 정부의 굴욕. 24.06.24 143 4 14쪽
» 나를 추월하겠다고? 24.06.23 150 5 13쪽
7 헌터 협회. 24.06.22 156 5 13쪽
6 오성 바이오. 24.06.21 171 6 12쪽
5 이제는 내가 갑이야. +2 24.06.20 186 6 14쪽
4 검기라고 들어봤어? 24.06.19 181 5 13쪽
3 그가 돌아왔다. 24.06.18 192 5 14쪽
2 내가 퇴물이라고? +1 24.06.18 220 5 14쪽
1 프롤로그. 24.06.18 241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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