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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국뽕 안 하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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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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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ll-E
작품등록일 :
2024.06.18 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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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1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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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오성 바이오.

DUMMY

김진우가 기자들 앞에서 발표를 마치자, 곧바로 각종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랜덤 스킬북과 마석에 대한 반응은 상상 이상이었다.


“B급 랜덤 스킬북이라니! 이거 세계 최초 아니야?”

“그럴걸? SSS 달성해야지만, 얻을 수 있는 거잖아.”

“미쳤군! 그럼 김진우는 그렇게 귀한 걸 자기가 안 쓰고 팔려는 건가?”


김진우가 생각하는 B급 랜덤 스킬북의 가치와 랭커들이 생각하는 B급 랜덤 스킬북의 가치는 확연히 달랐다.

랜덤 스킬북은 말 그대로 모든 게 랜덤이었다.


심지어 등급조차 랜덤이라 B급 스킬북이면서 한참 낮은 등급인 D급 스킬이 뜰 수도 있었다.

물론 반대로 A급 스킬이 뜰 가능성도 대략 1% 정도 됐지만 말이다.


아무튼, 김진우로선 B급 스킬을 100%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랜덤으로 뽑아야 얻을 수 있는 B급 랜덤 스킬북 따위 그리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운이 그리 좋지 않다고 생각하기도 했으니 더더욱 그랬다.


하지만 현시점의 랭커 입장에선 B급 랜덤 스킬북은 수십억, 아니 수백억을 들여서라도 구해야 할 아이템이었다.

D급 스킬 하나만으로도 순위가 바뀌는 시점에서 B급 스킬을 얻는다?


게다가 운 좋게 A급 스킬을 얻기라도 한다면 그때는 진짜 게임 체인저였다.


“지금 당장 김진우에게 연락해! 던전이든, 아이템이든 필요한 건 전부 줄 테니 스킬북과 교환하자고 하란 말이야!”


백호 길드의 길드장이 목소리를 높이며 그렇게 주장하였다.

그리고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백호 길드의 경쟁 길드인 블랙팬덤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백호 놈들이 스킬북을 쥐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 50억을 불러서라도 스킬북을 사와!”

“50억으로 될까요?”

“안 되면 100억 불러! 아니다. 200억까지 쓰게 해줄 테니까, 무조건 가져와!”


이 시점에 B급 스킬을 얻을 수 있다면 그깟 200억이 대수겠는가?

200억이 아니라 두 배, 아니 세 배까지도 쓸 수 있었다.


그럴 자본력이 없어서 그러진 못하지만 말이다.

상황이 이리되자, 김진우에게 적대적이었던 헌터들도 급히 태도를 바꿨다.


“대, 대장. 지금 공략대의 분위기가 어수선합니다. 몇몇은 김진우의 사무실을 찾아간 것처럼 보입니다.”

“시발! 배신자 새끼들 같으니!”


김진우를 배신하고 박진수의 공략대로 이적했던 헌터들도 스리슬쩍 김진우의 공략대로 돌아가려는 낌새를 보였다.

두 공략대 간의 경쟁에서 승자는 누가 봐도 김진우였다.


사람들은 승자의 편에 서고 싶어 하지, 패자의 편에 서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한편, 김진우의 발표를 본 대기업들도 즉각 반응을 보였다.


“마석 수백 kg을 얻었다고? 반드시 우리 그룹에서 마석을 손에 넣어야 한다!”


대기업들은 곧바로 대책 회의를 열었다.

이건 재계 1위인 오성 그룹도 예외는 아니었다.


***


국내의 반응만 격렬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격변이 시작된 이후, 탑 공략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혔다.


탑 공략에서 도태된다?

단순히 약자 취급을 받고, 선발대와의 격차가 벌어지는 정도로 끝나는 것이 아니었다.


던전 브레이크가 발생하여, 해당 국가는 던전에서 튀어나오는 몬스터에 의해 초토화되었다.

이러니 도태란 죽음을 의미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진우 킴을 반드시 미국으로 데려와야 합니다! 어떤 조건을 제시해서라도 그를 데리고 오십시오! 우리 미국은 그의 정보가 필요합니다!”


안 그래도 김진우를 높이 평가하던 미국이었다.

그런 김진우가 기적과도 같은 성공을 거두었으니 미국의 움직임은 더욱 긴박해질 수밖에 없었다.


다른 나라라고 다르지 않았다.

200kg의 마석과 B급 랜덤 스킬북?


국가 단위로 볼 때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오히려 김진우라는 랭커 한 명이 더 중요하였다.


사실상 김진우 혼자서 19층 공략에 성공하였다.

그런 김진우에게 제대로 된 팀을 만들어준다면 그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미국은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 그리고 러시아, 독일 등등.

세계 각국에서 김진우를 영입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


서울 용산의 대통령실.

TV에서는 김진우가 기자들과 인터뷰 하는 장면이 계속해서 반복 재생되고 있었다.


-아직 어떤 것도 계획된 것이 없습니다. 물론 한국에서 계속 탑 공략을 이어갈지에 대해서도 말입니다.


대통령, 이민재의 표정은 한눈에 봐도 불편해 보였다.

그와 김진우 간의 관계를 생각하면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국가 차원에서 봤을 때는 분명 기뻐할 일이었다.

몇 달 동안 정체되었던 17층을 돌파하여 18층까지 도달한 것도 놀라운데 심지어 19층까지 최초로 공략했다지 않는가.


이제 한국은 던전 브레이크라는 공포에서 당분간 해방된 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사람의 감정이란 게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어떻게 된 겁니까?”


이민재는 자신의 측근들을 바라보며 싸늘한 음성으로 물었다.


“내가 지금 물었지 않습니까. 김진우가 어떻게 다시 탑으로 복귀한 거냐고!”


세계 최초로 19층을 돌파하고 20층에 도달하여 국민 영웅이 된 김진우.

하지만 그 김진우는 자신이 필요하다면 언제든 한국을 떠날 수 있다는 암시를 남겼다.


당연히 그의 발언은 엄청난 화제가 되었는데, 이 같은 화제는 대통령인 이민재에겐 명백한 악재였다.


비서실장 정현우가 조심스럽게 다가와 말했다.


“대통령님, 저희도 김진우가 이렇게 빨리 복귀할 줄은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저희 정보로는 김진우가 미국으로 이민 갈 줄 알았는데···.”

“이민 갈 줄 알았다니?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합니까?”


이민재는 계속해서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민정수석 비서관인 김태성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대통령님, 현재 여론은 김진우에게 매우 호의적입니다. 사실상 국민 영웅으로서의 이미지를 완전히 회복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김태성의 말에 이민재는 눈썹을 좁혔다.


“내가 그걸 모르겠습니까? 문제는 바로 그 김진우가 미국으로 떠날 수 있다, 협박하고 있는 거 아닙니까!”

“···국민 여론을 생각하면 그를 반드시 붙잡아야 합니다. 그가 미국으로 떠나면 국정 지지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김진우의 국민 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뀌었으니 어떤 식으로든 김진우와의 관계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렇지 않으면 진짜 미국이든 어디든 다른 나라로 이민 갈 수 있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사실을 이민재라고 모를 리 없었다.


“하지만 김진우, 그 사람은 이 나라의 대통령인 나를 무시하였습니다. 대다수 국민이 투표로 뽑아준 나를, 대통령으로서 인정하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엄밀히 따지면 김진우는 이민재를 무시한 적이 없었다.

탑 공략이 바빠, 그의 대선을 돕지 않았을 뿐이고, 마찬가지로 탑 공략이 바빠 그의 취임식에 참여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이민재는 자기 일에 몰두하는 김진우를 두고 자신의 권위를 무시한다고 생각하였다.

정현우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대통령님, 과거의 앙금은 잊으셔야 합니다. 이대로 두면 김진우는 미국으로 떠날 수도 있습니다.”

“미국의 반응이 엄청나다는 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정도로 심각합니까?”

“네, 대통령님. 미국 정부에서 김진우를 영입하기 위해 우리 돈으로 수십 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김진우가 그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민재는 그 말을 듣더니 헛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수십 조라니, 그게 말이 되는 소리입니까?”

“상대는 미국입니다.”

“······.”

“대통령님, 지금 중요한 것은 김진우를 잡아두는 것입니다. 미국이 제안한 금액을 상회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고작 헌터 따위에게 자존심을 굽혀야 한다니.

그것도 하필 가장 권력이 강력하다는 임기 초에 이런 일을 겪으니 더욱 불쾌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민재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김진우는 다시 국민 영웅으로 복귀하였고, 지금의 김진우는 대통령과 비교했을 때, 훨씬 더 국가에 필요한 존재였다.


결국, 이민재의 선택은 정해진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미국의 제안을 상회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게 과연 가능한 일인가?’


김진우를 영입하는 데 수십 조를 사용하겠다고 선포한 미국이었다.

어떤 혜택을 제공해야 그런 미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암담하기만 하였다.


***


서울 강남, 오성 그룹 본사의 접견실.


진우는 오성 그룹 회장인 박준형과 대화를 나누기 위해 이곳에 왔다.


“국민 영웅인 김진우 헌터를 이렇게 직접 만날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재계 1위의 오성 그룹 회장인데도 진우를 대하는 박준형의 태도는 공손하기 그지없었다.

진짜로 그가 진우를 국민 영웅으로서 존경하기에 그런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진우가 가진 여러 정보와 아이템을 원하기에 공손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었다.

20층에 도달한 사람이 진우밖에 없는 이상, 갑은 명백히 진우였으니 말이다.


“김진우 헌터님, 마석 200kg를 300억에 구매하고자 합니다.”

“300억이라.”


박준형은 단도직입적으로 제안을 내놓았다.

모든 마석을 시세보다 150% 높은 가격으로 구매 의사를 밝힌 것이다.


진우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조건이라면 거절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답과 동시에 진우는 자신의 아공간에서 마석을 꺼냈다.

박준형은 그 모습을 보고 놀라며 말했다.


“바로 주시는 겁니까?”

“네, 문제 될 게 있습니까? 회장님이 저를 속일 리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런 진우의 모습에 박준형은 연신 감탄하였다.


“감사합니다. 저희도 바로 헌터님의 계좌에 입금하겠습니다.”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뜬금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혹시 오성 바이오의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데 자리를 주선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박준형은 당황스러워하며 물었다.


“바이오 사장이요? 무슨 일로 그러십니까?”

“발모에 큰 효과가 있는 약을 20층에서 얻어냈습니다. 이 약을 연구하면 재미있는 게 나올 거 같습니다.”


그러자 박준형이 눈을 크게 떴다.


“재미있는 것이라면 설마 탈모약을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타, 탈모약이라니.”

“믿기 어려우실 테니, 일단 실험에 사용하실 수 있는 양을 넘겨 드리겠습니다.”


진우는 그리 말하다가, 박준형의 머리를 바라보았다.


“아니면 회장님이 직접 사용하셔도 좋을 거 같고요.”

“하, 하, 하.”


잠시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던 박준형은 이내 고개를 마구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약재를 넘겨주시면 바로 오성 바이오에 넘기겠습니다.”


진우는 아공간에서 마나벨라를 꺼낸 뒤, 박준형에게 건네며 말했다.


“제 말대로 탈모약을 만들 수 있게 된다면 매출의 10%를 저에게 주셔야 합니다.”

“매출의 10%라니···.”


박준형은 난처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렇게 많은 매출을 나눠주기는 어렵습니다. 연구비부터, 생산비와 유통비, 광고비 등등. 설령 탈모약 개발에 성공한다 해도 상품을 판매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갈 것입니다.”

“이 약재를 대량으로 납품할 수 있는 건 오직 저뿐입니다.”

“···즉, 독점 물품이라 이 말이군요.”


다른 공략대가 20층에 도달해도 마나벨라는 얼마 구하지 못할 것이다.

이를 재배하는 것도 현시점에서는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울 테고.


‘마나벨라를 재배할 수 있는 특수한 환경의 던전에다 재배지를 만들지 않는 한, 오직 나만 독점 생산할 수 있는 약재지.’


진우에겐 바로 그 ‘특수한 환경’을 가진 아공간이 존재하였다.

아공간의 특성을 이용한다면 마나벨라를 재배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았다.


‘마나벨라뿐만이 아니라, 영약들도 재배해야지.’


박준형은 깊은 고민에 빠진 표정으로 생각에 잠겼다.

그러다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탈모약의 원료를 김진우 헌터님만 독점으로 구하실 수 있다면 이 정도 조건은 받아들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두 사람은 손을 맞잡으며 협상을 마무리했다.

진우는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접견실에서 나와 오성 그룹 본사를 떠났다.


‘이제 슬슬 정부가 찾아오겠지? 과연 정부에서 어떤 패를 꺼내들지 궁금하군.’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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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목표는 30층. NEW 1시간 전 31 1 13쪽
14 국력이 강해지다. 24.06.29 80 2 13쪽
13 빌런이 있으면 히어로도 있는 법이지. +1 24.06.28 93 3 13쪽
12 빌런의 탄생. 24.06.27 108 3 13쪽
11 일본에서 1위? 나는 세계 1위야. 24.06.26 117 3 13쪽
10 헌터 협회의 협회장입니다. 24.06.25 124 4 13쪽
9 정부의 굴욕. 24.06.24 144 4 14쪽
8 나를 추월하겠다고? 24.06.23 150 5 13쪽
7 헌터 협회. 24.06.22 156 5 13쪽
» 오성 바이오. 24.06.21 172 6 12쪽
5 이제는 내가 갑이야. +2 24.06.20 186 6 14쪽
4 검기라고 들어봤어? 24.06.19 181 5 13쪽
3 그가 돌아왔다. 24.06.18 192 5 14쪽
2 내가 퇴물이라고? +1 24.06.18 220 5 14쪽
1 프롤로그. 24.06.18 241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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