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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님의 서재입니다.

국뽕 안 하면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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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일치
그림/삽화
Dall-E
작품등록일 :
2024.06.18 19:17
최근연재일 :
2024.06.30 15:15
연재수 :
1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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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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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글자수 :
84,075

작성
24.06.22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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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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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3쪽

헌터 협회.

DUMMY

진우는 이소희와 단둘이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있었다.

실용적인 그의 성격을 반영하듯, 사무실에는 딱 필요한 것만 놓여 있었다.


물론 진우는 사무실 자체를 잘 이용하지 않아 이마저도 불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말이다.


“대장, 지금 여론이 아주 좋은 거 같아요.”

“뭐 그렇겠지. 최초로 19층을 공략했으니까.”

“인터넷 댓글을 조금 읽어드릴게요. 돌아온 캡틴 코리아, 우리들의 국민 영웅이 되살아났다, 김진우는 신이야, 충신 이소희···.”

“오글거리는데?”


이소희가 끝도 없이 진우를 향한 찬사 글을 읽으려 하자, 진우가 손을 들어 그녀의 입을 막았다.


“여기 기사 제목들을 보세요. 전부 대장님의 복귀를 환영하고 있어요. 댓글들도 전부 긍정적인 댓글밖에 없고요.”


진우는 그런 이소희를 보고 픽 웃었다.


“내가 미국으로 갈까 봐 이러는 거야?”

“···저는 대장님이 어떤 선택을 해도 이해할 거예요. 그냥 단지, 여론이 바뀌었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사실상 진우의 유일한 측근인 그녀조차 진우가 무엇을 계획하는지 알지 못하였다.

그러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으리라.


진우가 갑자기 한국을 떠나버릴 거 같았으니 말이다.


“걱정하지 마. 지금 당장 한국을 떠날 생각은 없으니까.”

“저, 정말요?”

“그보다 내 아이템을 사겠다고 연락한 길드는 없었어?”

“없다니요. 지금 이 순간에도 연락하고 있는데요. 일단 블랙팬텀 길드와, 백호 길드, 포레스트 길드 등이 연락했어요. 블랙팬텀 길드는 대장님이 획득한 아이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고, 포레스트 길드에서는 랜덤 스킬북에 대해 관심을 보였어요. 백호 길드는 주로 정보에 관심이 많은 거 같았고요.”

“그래?”

“물론 그 외에도 여러 길드에서 다양한 이유로 문의하고 있어요. 해외 길드에서도 메일을 보내고 있고요.”


진우는 예견된 결과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포레스트 길드라. 그곳의 길드장이 김세아였지?’


길드 이름은 낯설게 느껴졌지만, 김세아라는 이름은 그에게 무척 익숙하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최후의 공략대에 속한 멤버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포레스트 길드에게 답장 보내. 내일 보자고 말이야.”

“···포레스트 길드요? 알겠어요.”


이소희는 마치 비서라도 된 것처럼 그의 지시를 메모장에 적었다.

진우는 말렸지만, 본인이 비서 일을 자처하였기에 그냥 편하게 생각하는 중이었다.


띵동.


그때 갑자기 사무실의 벨이 울렸다.


“또 기자들인가?”

“기자들은 로비에서 막았을 거예요.”

“그럼 정부 인사겠어.”


아니나 다를까.

문을 열자, 헌터 관리부 장관인 최경호가 보였다.


최경호는 왠지 모르게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진우를 향해 인사하였다.


“김진우 헌터, 이번에 아주 큰 일을 해내셨습니다.”

“여긴 어쩐 일로 오셨습니까, 장관님.”


진우는 최경호를 반기지 않았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었다.


그를 미국으로 내몰았던 사람 중 한 명이 최경호였다.

최경호에게 좋은 감정이 남아있을 리 없었다.


진우의 차가운 반응에 최경호는 애써 웃는 얼굴로 말하였다.


“지금 시간 좀 내주실 수 있겠습니까? 나라의 일과 관련하여 김진우 헌터와 중요한 얘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그러자 진우는 단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죄송하지만 지금 선약이 있습니다.”

“이 시간에 선약이라니요. 지난 일 가지고 이렇게 섭섭하게 구는 겁니까?”


그는 진우가 핑계를 대며 만남을 피하려 한다고 착각하였다.

본인도 진우에게 어떤 잘못을 했는지 알기에 저런 착각을 하는 것이었다.


진우는 그런 최경호를 향해 무표정한 얼굴로 말하였다.


“미국 대사를 만날 예정입니다.”


최경호는 당황하며 얼굴이 굳어졌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미국 대사를 만난다니, 무척 의미심장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김진우 헌터, 지금 당장 한국을 떠나시려는 건 아니겠지요? 김진우 헌터가 한국에 남아주셔야 나라가 안정됩니다. 국민들도 김진우 헌터에게 의지하고 있지 않습니까.”


진우는 무표정하게 최경호를 바라보며 말했다.


“언론에 밝혔던 대로, 지금 당장은 어떤 결정도 내릴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습니다.”


그러자 최경호의 얼굴이 초조하게 바뀌었다.


“김진우 헌터, 대통령님께서도 김진우 헌터를 무척 아끼고 있습니다. 제가 김진우 헌터를 찾은 것도 정부 차원에서 최대한의 지원을 약속하기 위함입니다. 그러니 부디 다시 한번 고려해 주십시오.”

“다음에 다시 이야기하시죠, 장관님.”


진우의 단호한 축객령에 최경호는 입술을 질끈 깨물더니 이내 고개를 숙이고 물러났다.


“대장님, 정부가 드디어 정신을 차린 모양이네요. 최경호 장관의 태도만 봐도, 갑과 을이 확실히 바뀐 거 같아요.”


진우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제는 우리가 주도권을 잡을 때야.”


그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사실 주도권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었다.

국가는 그의 것이라는 특성 이름처럼, 한국을 그의 것으로 만들려면 주도권이 아니라, 지배권을 가져야 했으니 말이다.


‘대안이 나밖에 없다면 정부든, 국민이든 나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겠지.’


***


미국 대사인 스티븐 잭슨과의 회담은 큰 소득 없이 끝이 났다.

진우는 미국이 한 모든 제안을 거절하였고, 스티븐 잭슨은 빈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진우는 미국 대사와의 회담이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미국이 그를 원한다는 걸 보여준 것만으로 유의미한 성과라고 볼 수 있으리라.


미국 대사와의 회담을 마친 다음 날.

오전부터 최경호가 그의 사무실을 다시 방문하였다.


이번에는 혼자서 오지 않았다.

대통령 비서실장인 정현우와 함께 그를 찾아왔다.


“국민 영웅, 김진우 헌터를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대통령실 비서실장, 정현우라고 합니다.”

“예.”


최경호는 여전히 뻣뻣한 태도를 보였지만, 정현우는 대단히 공손하게 행동했다.

두 사람의 태도 차이는 눈에 띌 정도였다.


하지만 진우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그들을 차갑게 맞이하였다.

정현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김진우 헌터님. 실례가 안 된다면, 미국 대사와 어떤 대화를 나누셨는지 여쭤봐도 되겠습니까?”


진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이 대답했다.


“미국 대사가 50조를 제안하더군요. 미국으로 오기만 하면 그 즉시 일시불로 준다고 하였습니다.”

“5, 50조!”


이 말을 듣고 최경호와 정현우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한국 제일의 부자가 가진 자산보다 거의 3배 많은 돈이었다.


그저 미국으로 가기만 하면 전 세계에서 50위 안에 드는 부자가 되는 것이었다.


“50조라니···. 이, 이게 말이 됩니까?”


최경호가 정현우를 향해 작게 속삭였다.

마치 진우가 허세를 부리는 게 아닌지 의심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정현우는 그런 최경호를 무시하고 진우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혹시, 김진우 헌터께서 어떤 답변을 하셨는지···.”

“확답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그 말에 정현우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야 할지, 심각한 표정을 지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였다.


“김진우 헌터님은 한국의 영웅이십니다. 캡틴 코리아라는 별명이 괜히 붙은 게 아니죠. 우리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한국에 남아주셔야 합니다.”

“캡틴 코리아라.”


진우는 냉소적인 미소를 지었다.


“글쎄요, 정부든 국민이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 이소희가 캡처해둔 지난 기록들을 보여주었다.


“이런 댓글들도 있었고, 이런 뉴스 기사들도 있었습니다. 세상에 어떤 국민 영웅이 국민들로부터 이런 소리를 듣는단 말입니까?”

“그, 그건···.”


정현우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더듬거렸다.


“그리고 비서실장께서 이런 말을 하니 우습습니다. 정부가 저에게 했던 일을 잊으신 겁니까?”


정부는 대놓고 진우를 핍박하였었다.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략을 강행하라 한다던가, 탑의 재화(카르마)를 일정치 정부에 나누라고 강요한다던가.


그 외에 세무조사를 벌이기도 했고, 진우의 부하가 사소한 실수라도 하면 헌터라는 이유로 정도 이상의 엄벌을 가하기도 하였다.

진우의 공략대가 해산된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정부의 핍박이 컸다.


“김진우 헌터! 오해입니다.”

“그렇습니다. 정부는 어디까지나 원칙을 중요시했을 뿐, 사사로운 감정으로 김진우 헌터를 핍박한 것은 아닙니다.”


진우는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됐습니다. 절 설득하려면 그럴듯한 제안을 하셔야죠. 이미 저는 이 나라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 했습니다. 이 이상 나라를 위해 뭔가를 더 해야 합니까?”


정현우는 당황하며 여러 가지 제안을 내놓았다.


“무, 물론입니다. 정부에서도 이미 김진우 헌터가 만족할 만한 보상을 준비하였습니다. 우선, 19층을 돌파했을 때처럼, 다음에도 최초 공략을 이루신다면 보상으로 1,000억을 드리겠습니다. 또한, 공략을 위해 필요한 장비도 지원하겠습니다.”

“최초 공략이라는 전제를 두셨군요.”


진우는 코웃음쳤다.

사실 ‘고작 1,000억? 누구 코에 붙여?’라고 말하려는 것을 억지로 참았다.


치졸한 정부가 진우의 발언을 어떻게 왜곡하여 언론에 전할지 몰랐다.

하여 진우는 금전적인 보상이 적은 걸 지적하기보단 ‘최초 공략을 강요하는 것이냐?’라는 뉘앙스로 대답하였다.


“무, 물론 최초 공략이 아니어도 보상은 주어질 겁니다. 아직 논의한 바는 없지만 대략 100억 정도는···.”

“돈 이야기는 됐습니다.”

“예, 예?”

“어차피 아시지 않습니까. 돈으로는 미국을 상대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진우가 냉정하게 그리 말하자, 정현우는 고개를 푹 숙였다.

100억이건, 1,000억이건 미국에게 50조의 제안을 받은 시점에서 크게 의미는 없었다.


“저는 다른 것보다 특별한 법적 지위를 원합니다. 저뿐만이 아닌, 헌터라는 직군 전체의 법적 지위를 말입니다.”

“······!”


그의 입에서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오자, 정현우는 물론이고 최경호까지 매우 놀랐다.


“특별한 법적 지위라니, 그게 무슨 말입니까?”

“말 그대로입니다. 헌터에게 면책 특권 및 불체포 특권을 주십시오. 그래야 헌터들이 온전히 탑 공략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면책 특권에 불체포 특권이라니! 헌터가 국회의원도 아닌데, 그런 과도한 특권을 줄 수는 없는 일입니다!”


당혹스러워하던 정현우는 이내 단호한 목소리로 거절 의사를 밝혔다.

애초에 이는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도 아니었다.


반드시 의회의 협조를 받아야 했던 것.

그리고 의회까지 갈 것도 없이, 대통령부터 헌터에게 이런 막대한 특권을 주는 것에 찬성할 리가 없었다.


“일개 국회의원한테도 주는데 왜 헌터한테 주면 안 됩니까?”

“예?”


6년 뒤, 이 나라는 망한다.

하지만 헌터가 사라진다면 6년까지 갈 것도 없이 바로 올해 망하게 될 것이다.


그깟 정치인보다 몇십 배는 중요한 인력이란 뜻이었다.

그런데 정작 이 나라는 헌터의 소중함을 알지 못하였다.


그러니 강제로 군대에 끌고 가는 짓걸이도 하는 것이다.

술 먹다가 조금 행패를 부렸다고 바로 총부터 쏘기도 했고 말이다.


“아무튼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을 다 이야기했습니다. 이것들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저는 한국에 남아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차, 차라리 다른 요구를 하십시오. 대통령께서는 절대 이런 요구를 들어주시지 않을 겁니다.”

“다른 건 요구하고 싶은 게 없습니다.”


진우는 고개를 단호하게 저었다.

돈이야 그가 직접 벌면 그만이었다.


미래를 아는데 그깟 돈, 못 벌 게 뭐 있단 말인가.

탈모약만 수출해도 조 단위를 벌 수 있을 것이다.


‘돈보다는 헌터의 마음을 얻는 게 몇십 배는 더 중요하지.’


그가 앞으로 세운 계획을 이루기 위해서는 헌터 여론을 그의 편으로 만들어야 했다.

그 첫 시작이 헌터의 법적 지위를 강화하는 것이었고 말이다.


“···알겠습니다. 김진우 헌터님의 요구를 대통령께 잘 전하겠습니다.”


그렇게 정현우와 최경호는 똥 씹은 얼굴로 진우의 사무실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그날 오후.


<김진우, “헌터의 특권을 강화해야.” 발언 논란.>

<귀족이 되고 싶어 하는 ‘국민 영웅’.>


진우가 정부에게 요구했던 내용이 바로 언론에서 다뤄졌다.

기사를 본 진우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이 정도로 통제 안 하는 걸 보면 사실상 거절의 의미나 다름없겠어.’


단순히 거절하는 것을 넘어, 진우를 물 먹이려는 시도라고 봐야 했다.

당장 국민 여론만 봐도 다시 반전하려는 흐름이 생기려고 하였으니 말이다.


‘아무리 방해하려 해도 내가 협회를 세우는 것만큼은 막을 수 없을 거다.’


진우가 세운 계획은 바로 헌터 협회를 세워 협회의 회장 즉, 협회장이 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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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목표는 30층. NEW 1시간 전 29 1 13쪽
14 국력이 강해지다. 24.06.29 80 2 13쪽
13 빌런이 있으면 히어로도 있는 법이지. +1 24.06.28 92 3 13쪽
12 빌런의 탄생. 24.06.27 108 3 13쪽
11 일본에서 1위? 나는 세계 1위야. 24.06.26 117 3 13쪽
10 헌터 협회의 협회장입니다. 24.06.25 124 4 13쪽
9 정부의 굴욕. 24.06.24 143 4 14쪽
8 나를 추월하겠다고? 24.06.23 149 5 13쪽
» 헌터 협회. 24.06.22 156 5 13쪽
6 오성 바이오. 24.06.21 171 6 12쪽
5 이제는 내가 갑이야. +2 24.06.20 185 6 14쪽
4 검기라고 들어봤어? 24.06.19 181 5 13쪽
3 그가 돌아왔다. 24.06.18 191 5 14쪽
2 내가 퇴물이라고? +1 24.06.18 220 5 14쪽
1 프롤로그. 24.06.18 241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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