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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외톨이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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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8.04 14:26
최근연재일 :
2023.10.17 23:5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7,861
추천수 :
725
글자수 :
157,236

작성
23.10.05 13:07
조회
718
추천
17
글자
10쪽

24.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소설은 소설일 뿐 과몰입하지 말자!




DUMMY

다가오는 5월 중간고사.


무릇 시험이라는 것이 학생들에겐 피할 수 없는 숙명이었기에 축구부 부원들도 시험을 치르는 것은 당연했다.


"하아- 시험공부... 해야겠지."

"네가 그 말을 먼저 꺼낼것 같더라. 타이치."


미나미 공고와의 연습경기에서 승리하고 카네가와 유즈루의 가게에 모인 래오를 포함한 5인방은 그 시험이라는 문제 때문에 텐션이 떨어져버린 것이다.


특히 공부와 거리를 조금씩 두고 있는 이시다 타이치가 그랬다.


"평균을 넘지 못하면 낙제야. 게다가 보충수업도 들어야 할걸?"

"덤으로 여름 예선전에도 나가지 못함."

"예선전이 언제였지?"

"6월 바로 시작."

"끝나면 바로 7월 기말인가."

"으아아아- 그만해. 시험 이야기는 그만 해!"


머리를 부여잡는 타이치의 모습을 보고 옆에 있던 소우타와 겐고가 피식 웃었다. 여유라고 해야하나. 그런 모습에 타이치는 울컥하며.


"너희들은 걱정도 되지 않는 거냐!"


라고 목소리를 높여봤지만.


"솔직히 평균은 넘잖아 보통."


야마다 소우타는 꾸준히 공부를 해왔던 스타일이었고.


"못 넘으면 바보아님?"

"이런 배신자들! 공부 잘 하는 배신자들아!"

"뭔 소리야..."


겐고 이치도 중학교 때부터 공부를 썩 잘하던 스타일이라 문제는 없었다.


덥석-


"그렇다며 래오! 너만이 나의 희망이다!"


너는 나와 동료지? 라는 표정으로 래오를 바라보는 타이치. 어벙해 보이는 래오였으니 당연 공부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래오는 학교공부는 물론이고 학원까지 다니는데 평균은 넘겠지. 게다가 세토우치 고등학교에 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중학교 때 부터 공부는 문제 없었겠고."

"...설마."

"미, 미안..."

"래오 너까지!"


의외의 실력을 지닌 래오의 본모습을 알아버린 타이치는 좌절하며 서빙하고 있는 유즈루에게 달라 붙었다. 그런 녀석이 귀찮다는 듯 카네가와 유즈루는 놈을 떼어 놓으며 매도하듯 일갈해본다.


"도대체 너 어떻게 세토우치 고등학교에 온 거냐? 시험은 봤을 거 아냐."


세토우치 고등학교는 나름 공부쪽으로 명문인 고등학교였다. 단순히 살고 있는 곳과 가깝다고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입시 성적까지 반영해서 들어오는 곳이었으니까.


물론 특별한 경우도 있었다. 바로 야마다 소우타 처럼 세토우치 중학교를 졸업하는 것이었다. 같은 계열 학교였기에 추가 점수가 있어 쉽게 고등학교에 입학이 가능했다.


타이치의 경우는...


"벼락치기 했지... 뭐."

"그건 그거 나름대로 대단하다."

"이치 녀석하고 같이 다닐려고 벼락치기 했더니 붙었어. 정말 빡쎄게 집중해서 얻은 결과라고. 부모님도 의외라며 놀라시더라."

"따로 다닐 수 있는 기회였는데."

"섭섭하게 왜그래 이치! 우린 어렸을 때 부터 함께였잖아! 이치이치 콤비의 우정의 맹세를 잊은 거냐?"

"몰라 그런거."


아무튼. 울상을 짓는 타이치에게.


스윽-


"이거..."

"엉?"


밥을 다 먹은 래오가 자신의 가방에서 뭔가를 꺼내 그에게 건넨다.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친구들은 그 모습을 지켜봤는데, 놀랍게도 그것은...


"이, 이건..."

"과, 과목별로 중, 중요한 것... 저, 정리 했거든. 피, 필요하면 써."

"래오... 너... 너 이녀석... 훌쩍-"


시험범위에 들어가는 과목을 래오식으로 정리한 노트였다. 타이치가 펄럭이고 주변에 있는 다른 애들도 노트를 훔쳐보니 래오의 꼼꼼한 성격이 묻어나는 필기가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이거 훑어만 보아도 엄청난 노트잖아? 엄청 자세하게 해놨는데?"

"이걸로만 공부 해도 충분히 평균은 넘겠다."

"래오. 대단해."

"역시 래오! 넌 나의 베스트 프렌드야! 세상 좋은 녀석이라고! 젠장-! 흑흑흑 눈물이... 기쁨의 눈물이 멈추지 않아."

"자, 잠깐! 래오- '이런' 녀석에게 이 노트를 빌려줘도 되는 거야?"

"어허! 잠깐, '이런' 녀석이라니 무슨 말이냐 유즈루여!"


아깝다는 듯 유즈루가 타이치를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며 래오에게 묻자. 물을 한컵 벌컥 마신 래오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얼굴을 붉혔다.


자신이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무척이나 기분 좋았기에.


"응. 괜, 괜찮아. 치, 친구는 도, 돕는 거니까."

"그래도..."

"역시 베스트 프렌드! 고마움과 감동이 100배라고! 크흑-"


그런 래오의 행동에 모두가 뭔가 감동을 받았는데...


"나는... 다, 다- 외워서. 헤헤. 괘, 괜찮아!"

"아."

"앗."

"대박."


이어 나온 기만성 발언에 모두가 침묵 할 수밖에 없었다. 그건 야마다 소우타도 마찬가지였다.


"쓰읍. 래오... 방금 좀 재수없었을 지도..."

"어? 엇? 나, 나?"

"킥킥. 뭐, 본인은 모르고 있는 것 같지만. 말이야. 하하."

"재수 좀 없으면 어때? 베스트 프렌드가 중요하지!"

"얼씨구? 노트 받았다고 쉴드냐? 아무튼 래오가 빌려준 거니까 열심히 공부하라고 타이치."

"오케이! 맡겨달라고!"



#



<나, 나- 재, 재수 없었으려나...>


<아. 가게에서 한 말? 아냐아냐 장난이야. 킥킥. 래오가 너무 부러워서 배 아팠거든. 다 외웠다니- 그건 기만이라고 기만.>


<하지만 대단해. 대박.>


<그래그래. 너무 부러워서 장난으로 한 말이니까 신경쓰지 말아. 타이치 녀석은 기뻐서 엉덩이까지 흔들었잖아.>


<자, 장난이구나!>


<너무 진지하다니깐 래오는. 그게 매력이겠지만. 하하.>




'나... 친구들하고 농담도 했다.'


과거 친구들과 말을 섞지 않았던 래오였기에 오늘 같은 대화는 그에게 새롭게 다가왔다.


장난이라며 혹시 기분나빴으면 풀라고 다가와 안기는 친구들의 모습도, 오늘 패스가 너무 좋았다고 칭찬하는 모습도 모두 새롭게 말이다.


그래서 기뻤다.


학교생활이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물론... 학원갈 시간이 빠듯해 지긴 했지만. 그래도 좋아.'


그러니 래오는 친구들이 바라는, 축구부원들이 바라는 그 이상의 곳으로 함께 달려가고 싶었다.


'여름 지역예선.'


래오에게 낯선 단어.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들끓는 단어.


'더 힘 내야지.'


마음 속으로 힘을 내며 손에 힘을 꾹 줘본다. 그러던 그때.


딸랑-


"어?"

"아 앗-."


생각지 못한 의외의 인물이 래오 앞에 등장했다. 바로, 사복차림의 아이자와 유키. 손에 장바구니를 들고 마트에서 나온 것을 보니 장을 본듯 했다.


"래오? 이렇게 늦게 집으로 가는 거야? 어째서?"

"앗- 으- 아... 그, 그게-"


분홍 니트가 퍽 잘 어울리는 그녀가 도도도 다가와 래오에게 물으니 래오는 두 눈을 끔뻑이며 사정을 설명했다.


오늘 멋진 경기를 보였던 야마다 소우타가 카네가와 유즈루네 가게에서 한턱 낸것, 시험때문에 모두가 절망했던 것 등등.


그 이야기에.


"으아! 부, 부러워! 나도 근처로 지나갔는데-"

'소우타와 같이 식사를 할 수 없었다는 것이 분했구나.'


무척이나 아쉬어 하는 유키의 모습에 래오는 속으로 빙긋 웃었다. 그녀가 소우타를 짝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으니까.


"그나저나 시험이라."

"응, 응. 시험... 평균 넘지 못하면 안 되니까."

"넘지 못하면 낙제지. 게다가 예선에도 나갈 수 없고. 그런데 매니저도 포함 되려나?"


얼떨결에.


두 사람은 같은 방향으로 나아갔다. 오늘은 집을 들리지 않고 래오가 가는 학원 위치랑 그녀의 본가랑 방향이 같았으니 말이다.


무척이나 자연스러운 흐름에 래오는 얼떨떨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의 이야기를 풀었다.


"친구들이랑 같이 세토우치 고등학교 입학시험을 봤었거든. 그런데 나만 붙어버린 것 있지."

"아."

"원래는 니시카와 고등학교도 생각했었는데... 부모님도 세토우치를 더 원하시고 그래서..."

"그, 그랬구나."

"응. 거기엔 같은 중학교 친구들도 많아서. 처음엔 세토우치가 불만이었어. 그런데... 지금은 아냐."


생글생글 웃으며 아이자와 유키는 야마다 소우타, 혼다 메구미를 만났던 일을 설명했고 래오는 그 이야기를 묵묵히 들어주었다.


"아. 오늘 골 축하해. 어떻게 보면 래오에게 첫 골이지?"

"아! 으, 응!"

"그럴것 같더라. 나도 깜짝 놀랐다니깐?"


첫 골. 그것을 처음 언급한 것이 아이자와 유키라는 사실에 래오는 놀랄 뿐이었다. 함께 가게에서 식사를 했던 친구들도 그 말은 하지 않았었으니까.


그리고 래오에겐 확실히 의미가 깊었다. 그 첫 골이라는 것 자체가 말이다.


"앞으로도 힘내. 매니저로서 많이 도울 테니까."

"그- 그으-!"

"응?"

"경기 때. 응원- 고, 고마웠어!"


래오도 기억했다. 아이자와 유키가 큰 목소리로 먼저 응원을 해줬던 것 말이다. 물론 본인이 그랬던가? 싶을 정도로 인상깊지 않았던 장면이었지만, 래오는 확실히 기억했다.


"힘. 났어."

"아..."

"그래서 예선, 더 잘 하고 싶어. 모두와 같이."


쑥스러워서 얼굴을 붉히며 각오를 뱉는다. 떨리지만 올곧은 눈빛. 그 모습에 아이자와 유키는 괜스레 심장이 조여왔다.


목표를 위해 정진하려고 하는 마음가짐. 그만큼 멋져보이는 것도 없으니까. 래오에게 저런 면도 있구나 싶어서, 그녀는 살짝 입을 벌려본다.


"우, 우승... 하, 하고 싶네..."


머리를 긁적이는 그 모습에 다시금 안도의 한숨을 내쉰 유키는 허리를 깊고 웃으며 래오에게 주먹을 내밀었다.


"응원 할게! 물론, 미안하게도 야마다의 응원이 먼저겠지만. 짝사랑 소녀의 마음도 이해해줘."

"으, 응!"


그리고 그런 소녀의 주먹에 자신의 주먹을 조심히 내밀어 부딪혀 보는 래오였다.


"아, 여기서 갈라지는 길. 난 집으로 갈게."

"아... 응. 자, 잘가."

"래오도 학원 잘가! 바이바이."


아이자와 유키가 멀어져가고 래오는 이내 깊은 숨을 들이 마시며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잘 하고 싶다.'


학원 공부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지만.


'축구 잘 하고 싶어.'


래오의 축구에 대한 깊은 애정은 더더욱 깊어져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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