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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외톨이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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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8.04 14:26
최근연재일 :
2023.10.17 23:5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7,857
추천수 :
725
글자수 :
157,236

작성
23.10.01 00:04
조회
877
추천
18
글자
10쪽

22.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소설은 소설일 뿐 과몰입하지 말자!




DUMMY

22.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방금 봤어?”

“어, 어어···.”


짜릿한 득점의 맛을 보고 자리에 앉은 세토우치 축구부 1학년 학생들은 다시금 머릿속에서 스쳐갔던 장면에 얼떨떨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주장인 아오야마 렌야의 원터치 어시스트?


아니면 극적인 골을 넣은 야마다 소우타의 슈팅?


아니. 모두 다 아니었다. 그들이 그런 표정을 짓게 만든 인물은 지금 유유히 자신의 위치, 3선 왼쪽 자리로 돌아가 상대 미나미 공고의 킥오프를 지켜보고 있었으니까.


“순식간에 패인팅 동작··· 심플하지만 멋졌지.”

“어. 게다가 야마다에게 주는 노룩패스··· 설마 그게 야마다에게 닿을 줄이야.”

“래오··· 생각보다 축구 잘 하는 구나.”

“저렇게 잘 하는 줄은 몰랐어···.”


래오의 재능이나 천재성을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면 절로 웃음이 터져 나올 법한 말이었지만 벤치에 앉아 있던 대부분의 1학년 학생들은 그런 사정을 전혀 몰랐었기에 당혹스러운 표정만 짓고 있었다.


사실 래오는 성격상 훈련을 할 때도 남들 보다 나대거나 번뜩이는 장면을 보이지 않았으니까. 그래서 유독 평범해 보였고, 어째서 사이토 감독이 그를 주전으로 넣었는지 이해를 하지 못하는 동급생도 많았었다.


때문에 질투도 하는 애도 있었고 인정하지 못한다며 속으로 화를 내던 애도 있었었다. 하지만 방금 플레이를 본이들은 그런 마음이 싹 정리되는 것 같았다.


골의 기점.


“새, 생각해 보면 말이야··· 첫 번째 골도 기점이 래오 아니었어?”

“아··· 그러고 보니.”


축구에서 대부분 골을 만드는 것은 앞 선에 있는 공격라인이다. 하지만 그들만 있다고 해서 골이 만들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누군가의 희생. 누군가의 터치. 누군가의 압박··· 모든 것이 맞아 떨어져야만 골이 나올 수 있었다.


골의 기점.


그곳에 래오가 있었다.


‘순식간에 흐름을 바꿔버렸어. 게다가 위치를 찾는 능력도 탁월하고.’


상대팀 감독인 사카모토 류우타 감독역시 자신의 입술을 잘근거리며 래오에 대해 속으로 감탄하고 있었다.


‘아직 팀에 완벽하게 스며들지는 않은 것 같지만··· 세토우치 고교, 무섭구만.’


저런 번뜩이는 재능을 가진 선수가 참 드무니 말이다. 게다가 축구계에서도 가뭄인 홀딩 미드필더로서의 자질로서도 충분해 보였으니 상대 감독은 부러워 배가 아플 지경이었다.


‘저런 선수가 우리 축구부에 있었다면.’


피지컬적인 면으로 우위를 점하는 것에 능숙한 미나미 공고 스타일엔 세밀함이 부족했으니까.


하지만 그 부러운 것만 바라볼 순 없는 법.


삐익- 삐-


“모여라!”


전반이 끝나고 난 뒤, 사카모토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 전술적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한다.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승리를 가져올 궁리를 해보는 것이었다.


한편.


전반이 끝나고 난 뒤, 그 어느 때 보다 산뜻한 표정을 지으며 라인 밖으로 벗어나 벤치 쪽으로 다가가는 세토우치 고교 축구부 선수들의 발걸음은 가벼웠다.


2:0.


스코어 적으로 상대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었으니까. 특히 지난 일 년 전 아슬아슬하게 져버린 기억을 가지고 있는 2학년이 더 그랬다.


“뭔가 지난번이랑 느낌이 다르네.”

“그러게. 고전했던 지난번이랑 다르게 오늘 경기는 수월하게 풀리는 기분이야.”

“주장인 렌야가 득점을 한 것도 의미가 크고.”


매니저가 나누어 주는 생수를 벌컥벌컥 마셔대며 갈증을 해소하는 목소리를 들었던 것일까?


“이놈들! 아직 경기는 끝나지 않았다!”

“헉!”

“!”


세토우치의 감독 사이토 요시키는 강렬한 워딩으로 일갈장전하자 움찔한 선수들은 두 눈을 끔뻑이며 감독을 바라보곤 마른입술에 침을 적셔댔다.


“미치오카! 좌측 후방이 너무 쉽게 뚫린다. 집중하지 못 하나?”

“아, 알겠습니다! 집중하겠습니다!”

“요시다, 래오가 압박하고 있으면 공간을 염두에 두어두면서 주변을 살펴야지 멍하니 한곳만 바라보면 어쩌냐! 정신 안 차리냐!”

“네, 네! 죄송합니다!”

“겐고! 넌 패스 미스가 잦아! 후반전엔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도록!”

“죄송합니다. 나아지겠습니다.”

“래오- 기회가 있을 때 슈팅하라고 했을 텐데? 분명 내가 보기엔 한번 있었단 말이야. 감독의 말을 뭐라 생각하는 거냐!”

“죄, 죄- 죄, 죄-”

“알면 됐고! 야마다! 뭔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전반 초엔 움직임이 보기 안 좋았다. 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것을 보니 후반전은 괜찮겠지?”

“네! 물론입니다!”


쏟아지는 속사포 공격에 모두가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모든 선수들이 부족했던 면을 어찌 그리 쏙쏙 잘 짚어내는 지 벤치에 있던 후보 선수들은 마치 자신들이 그 지적을 받는 것 같아 심장이 벌렁벌렁 거렸다.


‘무, 무섭네.’

‘역시 감독님은 호랑이야.’

“하아······.”


모든 것을 쏟아낸 감독이 이내 깊은 숨을 몰아쉬곤.


"뭐."


선수들 모두를 바라보며 속 깊은 한 마디를 던졌다.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모두 잘 싸워줬다.”

“······.”

“······.”


평소 쉽게 들려오지 않는 사이토 감독 칭찬에 전반전에 뛰었던 선수들 모두가 환하게 웃음을 띠었고 그 안에 함께 있던 래오도 살짝 주먹에 힘을 주며 두 눈을 초롱초롱 빛냈다.


“미나미 공고 축구부는 훌륭한 팀이다. 우리와 달리 3학년이 포함되어있기에 조직적으로도 더 훌륭하고 피지컬도 위다. 그런 상대팀을 상대로 2득점을 먼저 하다니 대단한 일이지.”


자랑스럽다는 듯 말을 하던 감독은 가슴에 힘을 주며 하고자 하는 말을 토해냈다.


“하지만 후반은 쉽지 않을 거야. 저들은 실점한 만큼 더욱 강하게 압박을 할 것이고 연습경기인 만큼 교체도 준비할 테니까.”

“아···.”

“우리는 일단 후반 초까지는 교체를 하지 않는다. 이대로 진행하되 상대의 압박을 잘 풀어내려 해보자. 매니저!”


감독의 목소리에 저 멀리 선수들 뒤에 서서 야마다 소우타를 힐끔힐끔 쳐다보던 아이자와 유키가 화들짝 놀라 ‘네, 네!’라고 대답하며 자신에 손에 들려있던 보드판을 허겁지겁 요란하게 가져왔다.


“잘 봐라.”


자석으로 부착되어 있는 22개의 동그라미들. 그것을 이리저리 만진 감독은 선수들에게 설명을 시작했다.


내용은 간단했다.


상대의 강한 압박을 생각하고 좀 더 수비적인 라인을 구축한다는 것.


“패스의 템포를 올려라. 한 박자가 느려서 전반에도 빼앗기는 일이 잦았어.”


스윽-


“그러기 위해서는 너희들이 부지런하게 움직여야만 한다. 원래 우리 팀이 추구 하고 있는 포메이션이 많은 활동량이 필요한 법이거든.”


그의 손가락으로 자연스레 내려앉는 라인.


“실점으로 인해 미나미 공고는 계속 공격해 들어올 거다. 우리는 철저히 방어하면서 한 번의 찬스를 노린다. 거기서 중요한 게. 래오.”

“!”


모두의 시선이 래오에게 쏠렸다.


전반전에 비상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래오. 선수들이 바라보는 래오의 눈빛이 달라져 있었고 그것을 래오 본인도 느꼈는지 긴장된 표정으로 마른침을 꼴깍 삼켜댔다.


“네가 중요하다 래오.”

“!”






삐익-


다시금 시작된 경기.


후반전은 전반전과 다르게 미나미 공고 선수들의 교체가 있었다. 실점으로 끌려가는 상황을 타개하고자 공격적인 선수들로 교체를 구성한 사카모토 류우타 감독의 용병술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흡!”

“!”


텅!


쿵-


“으윽!”

“후우!”


삐익!


꽤 먹혀들고 있는 것 같았다.


“와- 압박 엄청나네.”

“저건 심리적으로 정말 엄청날 거야. 자신보다 커더란 사람들이 달려오니 위축될 수도 있고.”

“그래도 우리 선수들, 잘 버티고 있어.”


강력한 압박 그리고 공격 축구에 세토우치 선수들이 실제로 힘겨워 하고 있었으니까. 후방에 수비를 거의 두지 않고 라인 앞으로 끌어올려 공격을 퍼붓는 미나미 공고의 공격은 그만큼 대단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세토우치 고교 축구부 선수들의 표정이 엉망이라는 것은 아니었다.


“하아- 하아-”

‘뭐냐··· 이 녀석들···.’

‘우리 압박이 무섭지도 않나?’

‘방금 넘어졌는데도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일어나네?’


이유는 있었다.


예상했던 일이었으니까.


‘감독님이 압박이 심할 거라고 이야기 했었는데.’

‘사실이었어···.’

“다들 정신 똑바로 차리는 거다!!”

“네!”


오키타 코우지의 목소리에 결연한 표정으로 소리를 지르는 세토우치 선수들의 모습을 보고 오히려 연속으로 공격을 퍼붓는 미나미 공고 선수들의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


자신들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흐름이 흘러갔으니까.


‘이런 공격이 올 줄 알고 있었나 보군. 최대한 막아본다. 그건가? 이대로 시간을 끌겠다는 건가?’


미나미 공고의 사마카모 류우타 감독의 눈꼬리가 움찔댔다. 설마 전반전 까지 대등한 모습을 보였던 세토우치 고교가 후방으로 내려앉을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마치 약팀이 강팀을 상대하는 법 같지 않나.


세토우치 고교는 절대 약팀이 아니었다.


까득-


‘능구렁이 같은 감독이야. 최대한 우리 애들 힘을 빼버리겠다는 심산이겠지.’


강하게 이를 간 그는 라인 끝까지 다가가 목소리를 높였다. 집중해서 부딪히라고. 결국 두드리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텁-


“!”

“!”


단 한 번의 실수가.


‘왔다.’


터엉---------


미나미 공고의 화려한 후반전 비상의지를 꺾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래오!”

“래오오!”

“후웁-”


다름 아닌 래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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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아이고 바쁘네요. 바빠.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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