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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외톨이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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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8.04 14:26
최근연재일 :
2023.10.17 23:5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6,688
추천수 :
710
글자수 :
157,236

작성
23.08.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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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글자
11쪽

4.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소설은 소설일 뿐 과몰입하지 말자!




DUMMY

4.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래오의 학교생활은 평범했다.


누구보다 일찍 등교.


수업을 열심히 듣고 점심도 혼자 야무지게 해결한다.


학교수업을 모두 마친 후엔 얌전히 집으로 돌아가 등록한 학원에서 추가 공부. 집으로 돌아와 저녁식사, 이후 내일 수업에 대한 예습복습을 한 후 꿈나라로 직행.


누가 보아도 성실한 학교생활을 하고 있었다.


물론··· 다른 학생들과 차이를 찾자면···.


“오늘도 친구··· 없었네.”


공허할 정도로 주변에 친구가 없었다는 것이다.


수업 중에 말을 거는 친구도 없었고 혼자 도시락을 먹을 때도 마찬가지였으며 학원에 가서도 공부에만 매진했던 강래오.


워낙 소심하고 말주변도 없으며 그 고착화된 생활패턴을 수년 동안 지켜오다 보니 이번에도 외톨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그가 이런 패턴을 벗어나려 노력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반 친구들과 소통해 보려고 인기 드라마 줄거리를 외우고 간 적도 있었고, 축구에 관련된 잡지를 들고 애들 주변을 서성인 적도, 말을 붙여보려고 달달달 떨리는 마음으로 다가가 손을 뻗은 적도 있었다.


하지만 모두 실패.


말을 걸어도 떨려서 발음이 뭉개지거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때론.


<뭐라고?>


<아.>


그런 거 있잖은가 뭔가 민망할 정도로 정적인 상황으로 변하는 그 분위기 말이다. 그런 것이 계속 발생해서 실패로 이어졌다.


일본 사회에서는 ‘분위기를 읽는’ 것이 참 중요한데. 그런 것이 래오와 잘 안 맞아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어쩌면 너무 분위기를 의식해서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으나.


‘내일은 꼭···.’


침대에 잠에 들 때면, 항상 래오는 생각했다. 내일은 꼭 친구 한 명 제대로 사귀어 보자고. 아니 그것도 바라지 않는다. 말이라도 제대로 붙여보자고.


그런 생각을 하며 눈을 감는다.


그것이 강래오의 하루 일과의 마무리였다.


남들이 보면 뭘 그런 것 까지 생각하느냐, 그냥 누구든 붙잡고 말이나 붙이고 서로 이야기가 통하면 친구라도 되는 것 아니냐-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쉽게 되는 사람도 있으면 세상엔 쉽게 되지 않는 사람도 있는 법이다.


‘그러고 보니 어제부터 부활동 홍보기간이었지··· 부럽네··· 용기내서 뭔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아이자와 유키입니다!”

“헤에. 매니저 지원?”

“네, 네!”

“반가워. 아이자와. 난 아오자이 사쿠라. 3학년이야.”


긴 생머리. 잘 어울리는 사각의 안경, 여성스러운 이미지의 선배에 아이자와 유키는 숨을 크게 들이마실 수밖에 없었다.


‘예쁘다!’


그녀가 빼어난 외모를 지니고 있는 미인이었으니까. 그리고 그런 여성을 자연스레 호감 갖고 동경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유키가 그랬다.


“나도 1학년 때부터 축구부 매니저를 해왔어. 아이자와는 운이 좋네. 마침 딱 매니저 인수인계 시점이었거든. 알잖아. 3학년이면 수험도 봐야하고.”

“여,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밝아서 좋네. 응응. 좋아.”


자신의 어깨를 톡톡 치며 기뻐하는 그녀의 말에 괜히 입꼬리가 실룩- 아이자와 유키는 여러모로 축구부 매니저에 지원하길 잘 했다 생각했다.


앞에 일어날 일을 생각지도 못 한 채.


“일단 이것부터 받으렴.”

“이건···.”

“이번 부활동 지원을 한 인원 명단이야.”

“헤에··· 축구부 엄청나게 인기가 많네요.”


그녀가 넘긴 종이를 받아든 아이자와 유키는 흥미로운 표정으로 어림잡아도 열 명은 넘어 보이는 지원 명단에 놀라했다.


“놀라긴, 다른 부엔 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려고 그래. 축구부는 적은 편이야.”

“그, 그렇군요.”

“···그 중에서 얼마나 살아남을지.”

“네?”

“뭐, 지켜보면 알거야. 자 나를 따라와.”

“아, 네! 아오자이 선배.”


아이자와는 축구에 대한 것은 완벽히 잘 몰랐다. 알아도 국가대항전을 보는 것 정도? 하지만 축구부에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멋진 선배가 있으니 가슴이 떨려왔다.


멋지고 아름다운 청춘의 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것 같았으니까.


<···그 중에서 얼마나 살아남을지.>


‘그건··· 무슨 말일까?’


맘에 걸리는 말을 들었긴 했지만 말이다.


어미닭을 따라다니는 병아리 마냥, 유키는 선배 아오자이 사쿠라를 뒤따라 운동장으로 나왔다. 4월의 운동장. 하교시간임에도 제법 햇볕이 따사롭다.


“매번 선크림, 잊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야외 활동이 잦으니까.”

“아! 네.”

“우선 고문이신 이시오다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자. 선생님!”


아오자이의 목소리에 이시오다라는 인물이 눈에 들어온다. 축구라고 해서 고문 선생님도 당연히 남자일 것이라 생각했던 유키였는데, 생각 외로 이시오다 선생님은 젊은 여선생님이었다.


“어머, 사쿠라짱. 안녕. 그런데 그 아이는···.”

“이번에 매니저를 지원한 아이자와양이에요.”

“아, 아이자와 유키입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반가워 아이자와. 난 축구부 고문을 맡고 있는 이시오다 유메라고 해. 처음은 어색하겠지만 선배인 아오자이가 있으니 잘 보고 배우렴.”

“네!”

“그나저나 아이자와는 축구, 좋아해?”


싱긋 웃는 이시오다 선생님은 어느 쪽으로 보아도 밝은 사람이었다. 청량감이 넘치는 레몬같다고 표현해야 할까? 그런 그녀의 물음에 아이자와 유키가 살짝 우물쭈물했다. 솔직히 축구를 좋아해서 이곳에 온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러자 그녀는 다 안다는 듯 킥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예전에 사쿠라짱 같네. 다른 목적이 있···.”

“···크흠. 그 말은 하지 말아주세요. 선생님.”

“아- 미안미안. 아무튼 뭐가 되었든 축구부에 들어왔으니 알게 될 거야. 스포츠 부활동, 제법 재밌거든. 어쩌면 관심 없는 축구에도 관심을 가지게 될 지도 모르지. 나처럼.”

“···네.”


뭔가 발가벗겨진 것 같은 기분에 살짝 얼굴이 붉어진 아이자와 유키. 그리고 그런 소녀를 마냥 귀엽다는 듯 또 흥미롭다는 듯 아오자이 사쿠라랑 번갈아보는 이시오다 선생님의 짓궂은 표정이 재밌다.


그러던 그때였다.


“끝까지 간다! 이것도 따라오지 못하면 어떡하나! 신입들!”


삑-


“헉- 헉-”

“으윽-”


운동장에서 요란하게 울려오는 호각소리에 자연스레 유키의 시선이 그쪽으로 옮겨졌다. 어느새 붉었던 얼굴은 사라지고 놀라움에 가득 찬 눈동자가 파르르 떨린다.


그도 그럴게 일정한 거리를 달리기로 왔다갔다 반복하는 축구부원들의 모습이 너무도 힘겹게 다가왔으니 말이다.


“지옥의 셔틀런 시작이네.”

“가입하고 며칠, 적응기간이 지났으니 오늘부터 시작이군요.”

“사이토 감독님. 열정이 대단해.”

“몇 명이나 떨어져 나갈까요?”


선배인 아오자이와 고문인 이시오다의 말에 유키는 깨달았다는 듯 입술을 다물었다.


<···그 중에서 얼마나 살아남을지.>


‘그래서 그런 말을 한 거구나.’


아직 첫 페이지만 본 것 같은데도 훈련이 제법··· 빡세다. 덕분에 참여하고 있는 신입 축구부원들은 죽을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보통 신입이라고 하면 페이스에 맞춰주거나 봐주거나 그래야 하는 것 아닌가? 싶을 정도였으니까.


‘앗 야마다군!’


힘들어하고 있는 신입 축구부원들 중 유키가 짝사랑하는 야마다 쇼우타의 모습도 보였다. 숨을 헐떡이며 열심히 달려가는 그의 모습에 괜히 가슴이 찡해진다. 물론 다른 신입 부원 아이들 보다는 체력이 남아도는 것 같지만···.


덕분에 자연스레 이런 형벌 같은 훈련을 진행시키는 감독이 미워지는 유키였다.


찌릿-


‘뭐야 저 감독. 너무한 거 아냐?’


수염이 적잖게 나있는, 제법 관록이 보이는 중년의 남자. 운동복 차림에 손에 호각소리를 내는 기기를 들고 삑삑- 울리며 선수들을 조련하고 있는 그의 모습은 유키에겐 지옥에서 온 악마처럼 보였다.


물론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축구 부원들 모두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사이토 요시키 감독님. 우리 축구부원을 담당하는 감독님이셔.”

“네···.”

“뭔가 가혹할 정도로 굴린다-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실 일부러 그러시는 거야.”

“네!?”


일부러란 선생님의 말에 고개를 돌리는 유키. 그에 이시오다 선생님은 피식 웃으며 말을 덧붙인다.


“세토우치 고등학교 축구부는 사이타마현 내에서도 제법 강호로 불리는 축구부야. 과거엔 인터하이 우승도 하고 그랬다고 하던데··· 아무튼 이름값이 있어. 그래서 제법 축구를 하는 친구들이 일부러 세토우치 축구부에 오기 위해 이 학교를 선택하기도 하고 말이야.”

“아.”


그제야 뭔가 깨달았다는 듯 유키가 두 눈을 끔뻑였다.


‘그러고 보니 야마다군도 축구를 해왔다고 했었지.’

“감독님이 신입생들에게 저러는 이유는 축구에 흥미를 가지고 근성있게 계속 할 수 있는 학생과 그냥 단순히 구색에 맞춰 끌려온 학생을 구분 짓기 위해서야.”

“그렇··· 군요.”

“그러니 궁금해. 올해는 과연 몇 명이나 떨어질까?”

“······.”


그녀의 말에 아이자와는 마른침을 삼키며 셔틀런을 마치고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헐떡이는 신입 부원들의 모습을 안쓰러운 듯 바라보았다.


그리고 다음 날이 되자.


“네? 10명이 그만 둬요?”

“응. 13명 중에 10명이 빠졌으니 3명이 남았네.”


아이자와 유키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 많던 신입 부원들이 대부분 축구부를 관두었다는 이야기를 말이다.


“생각보다 많이 떨어져 나갔어··· 이거 좀 위험한데?”

“그, 그런 건가요?”

“뭐. 감독님은 근성이 없다 뭐다 하고 있긴 한데··· 이러면 다음 년도에도 축구부가 계속 이어질지도 의문이야. 물론 감독님이 알아서 조율 하겠지만···.”

“그, 그런···.”


인원수가 부족하면 자연스레 폐부가 되는 것은 당연했다. 인원수가 안 되면 축구도 못하고 대회도 나가지 못하니까. 학생회에서 지원금이 나오는 이유가 그런 거다.


아직 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일이지만 그 문제가 자연스레 야마다 소우타에게 이어진다고 생각하니 어린마음에 아이자와 유키는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이 새파래졌다.


콩깍지가 씌어도 단단히 쓰인 것 같았다.


“여기서 아이자와에게 미션을 줄게.”

“미, 미션이요?”

“응. 주변에 괜찮은 1학년 남학생들 있으면 입부권유를 좀 해줘. 아직 인수인계단계라 축구부일에 아이자와가 할 일은 딱히 없으니 시간은 충분할거야.”


선배의 말에 살짝 놀랐지만 가슴 안에 있는 러브파워 덕분일까?


“네!”


자신도 놀랄 정도로 목소리를 크게 내보는 아이자와 유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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