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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외톨이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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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8.04 14:26
최근연재일 :
2023.10.17 23:5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6,696
추천수 :
710
글자수 :
157,236

작성
23.09.2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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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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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1쪽

20.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소설은 소설일 뿐 과몰입하지 말자!




DUMMY

20.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뻥-!


깡!


“와아아아아!”

“겁나 아까워!”

“으아아아 이번에도 안 들어가냐고!”


전반 초, 세토우치 고교의 흐름이 나쁘지 않았다. 연속으로 슈팅찬스를 얻은 야마다 소우타가 이번엔 상대팀 골포스트를 때렸으니까.


비껴나간 공은 우측 골라인을 넘어가 버렸고 벤치에 있던 세토우치 축구부원들은 아쉬움에 머리를 부여잡고 탄성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하아- 하아-”

“아쉽네 야마다-”

“그래도 계속 기회를 잡아가는 중이니까 힘내라고!”

“···네.”


2학년 선배들의 말에 아쉬운 찬스를 놓친 야마다 소우타는 입맛을 다시며 숨을 몰아쉰다. 2번의 기회. 그리고 그 기회를 전부 날려버린 상황.


‘방금은 넣었어야 하는 찬스인데···.’


스스로도 아쉬움에 속이 끓을 수밖에 없었다. 표면적으로 냉정해 보이는 야마다였지만 사실 그의 마음은 바다에 흘러들어간 작은 배처럼 위태롭기 그지없었으니 말이다.


<소우타. 누누이 말했지만, 넌 축구에 재능이 없어.>


형. 야마다 타케루가 했던 비수 같은 말이 가슴속에 아직도 박혔기 때문이었다. 그의 형은 소우타를 위해, 그리고 조언이랍시고 던진 말이었지만··· 그 말 한마디가 오늘 소우타의 심리적인 상태를 불안정하게 만들어버렸다.


그 결과 좋았던 찬스 두 번을 날려버렸으니까.


땀을 훔치고, 야마다 소우타는 집중하려 노력했다.


‘흔들리면 안 되는데···.’


스스로도 알고 있었다. 형이 했던 말에 흔들려 지금 치루고 있는 경기를 망칠 수 없다고. 하지만 그것을 홀로 떨쳐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거다.


그런 성장통을 현재 야마다 소우타는 겪고 있는 중이었다.






‘아쉽다!’


골포스트를 맞고 나가버린 슈팅을 본 래오는 후방에서 작게 입을 벌리며 야마다를 바라보았다. 조금은 힘겨워 하는 표정. 그 모습에 래오는 입술을 우물거리며 ‘생각’을 해본다.


‘제대로 들어간 슈팅인데 뭐가 부족했을까?’


사실 심리적인 요인이었지만, 그 사실을 래오가 알리 만무했다. 그랬기에 다른 쪽으로 사고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좀 더 움직여야겠어.’


좀 더 나은 기회를 창출해 보자고 말이다.


‘결국··· 골이 들어가야 분위기가 살아나니까.’


밖에서는 어리벙벙하기 그지없는 인물인데, 경기장만 들어오면 정말 딴사람이다. 뛰어서 열이 올라 그런 것인지 몸의 긴장감이 풀려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래오의 머릿속은 그 어느 때보다 팽팽 돌아갔다.


<넌 말이야 너무 이타적이야.>


<만약 좋은 찬스가 나오면 슈팅을 해라.>


경기가 시작되기 전 조언을 주었던 사이토 요시키 감독의 목소리가 그의 머릿속에 아른거렸다.


‘찬스. 찬스란 말이지.’


이내 숨을 들이 마신 래오는 부풀어진 폐의 감각을 한껏 만끽하다 이내 길게 내쉬며 자리를 찾아 돌아갔다.


뻥-!


“다시 가!”

“우위를 점해!”


상대팀 미나미 고등학교의 골킥. 포물선을 그리며 높게 날아간 공이 세토우치의 후방 쪽으로 떨어진다.


“에잇!”

“흡!”


상대방의 위치에선 우측. 래오의 위치에선 좌측.


생각보다 강한 압박과 연이어 막혀버리는 미들싸움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롱볼. 이른바 킥엔러시전술을 시도해 보려는 미나미 공고의 움직임은 래오의 도약으로 막혀버렸다.


퉁!


‘또!’

‘최후방으로 뚫리는 것만큼은 막아야 해!’

“나이스.”


래오의 머리에 맞아 힘이 떨어진 공이 이번에 같이 경기 선발로 참여된 1학년이자 새로 사귄 친구인 겐고 이치에게 닿았다.


짧고 굵게. 나이스를 외친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가볍게 공을 받은 녀석은 단숨에 2선에 위치한 라이트 윙, 아오키 유우타에게 공을 패스했다.


텅-!


“선배.”

“좋아 겐고!”


덥석 공을 받은 아오키는 다가오는 미나미 공고 선수의 압박을 뚫기 위해 한번. 헛다리를 짚은 다음 가볍게 패스를 찔러본다.


‘야마다- 받아랏!’


그런데.


“헉!”

‘아차!’


미스.


순간적으로 있으리라 판단하고 준 패스였지만 서로의 호흡이 맞지 않았는지 공이 야마다 소우타에게 닿지 않았고 최전방에 위치하며 1선 2선의 위치를 돌아다니던 주장, 아오야마 렌야도 생각지 못했던 일에 당황하며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찬스를 날렸다고 그러는 거냐고?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심각한 일이었다.


왜냐 하면 그 패스줄기 끝에.


탓-


“잡았-”


미나미 공고 선수가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기 때문에. 그가 공을 잡고 뿌리기만 한다면 단숨에 상대에게 역습의 기회가 나올 테니 모두가 식겁한 표정을 지은 것이다.


그리고 그것 역시 상대도 알고 있는 상황이었고.


하지만.


다닷-!


텁!


“!!”

“-패스!”

“아, 아!”


이윽고 달려와 다시금 아오키에게 패스를 리턴해준 인물이 있었으니.


‘래오!’

‘저 녀석 언제··· 어느 틈에 여기에?’

“···잘했어 래오!”


바로 한 탬포 ‘위치’해 있었던 래오였다. 경험해본 선수들도 놀랄 정도로 정확한 위치선정이었지만 래오는 덤덤하게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 부지런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더 편하게···.’


지금의 플레이 상황을 더더욱 매끄럽게 만들어주기 위해서 말이다.






‘큭. 방금 보인 고급스러운 플레이를 누가, 얼마나 알까?’


사이토 감독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방금 전 상황을 머릿속에서 떠올렸다. 머리로 공중볼 사움에서 우위를 점한 다음. 이내 주변을 바라보며 움직여 위치를 찾아 이동했다.


삼각형.


이익을 볼 수 있는 그 구도를 어린 래오는 다시금 생각했고 몸소 부지런히 움직인 것이다.


‘머리로는 알지만, 행동으로 쉽게 나서지 못하는 일. 누구보다 헌신적으로 부지런해야 하는 일이다.’


자신의 위치와는 좀 더 떨어진 곳이었지만, 그곳을 벗어났다고 해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었다. 현재 공이 있는 공간과 팀의 흐름을 유지할 수 있다면 말이다.


래오는 그 모든 것을 지키기 위해 직접 몸을 움직였고 덕분에 야마다 소우타, 아오키 유우타의 플레이가 ‘편해’졌다.


‘저건 골을 넣는 것 보다 어려운 일이지.’


래오에게 다시금 공을 받은 아오키. 선택지가 많아진 삼각 구도 덕분에 밑으로 내려온 미나미 공고 선수들 사이에 공간을 발견할 수 있었고.


텅-!


“렌야!”

“!”


라인 사이에 위태롭게 끼여 있던 주장 아오야마 렌야를 발견하고 스루패스를 찔러주었다. 데구르르 깔끔하게 들어가는 그 절묘함에.


와아아아아!


“됐다!”

“저건 됐다!”


벤치에 있던 세토우치 축구부는 몸이 달아올랐고 사이토 감독 역시 흥분했는지 팔짱을 낀 팔에 힘을 꽈악 주며 그라운드를 노려보았다.


‘패스가 박스 안까지 절묘하게 들어갔다! 그렇지! 달려라 아오야마!’


탓-


“흐읍- 후읍!”


박스 안에서 펼쳐지는.


“마, 막아!”

“젠장! 달려!”


다닷-


공을 앗아가기 위한 혈투. 상대 수비수들은 어떻게 해서든 공을 앗아가기 위해 이를 악물었고.


텁-


“흐읍-!”


공을 드디어 터치한 주장은 세밀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온 몸에 집중 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 얌전하고 허허로웠던 보살, 아오야마 렌야가 날카로운 표정을 지었으니 말 다하지 않았던가.


그 덕에.


“이, 이익!”


상대 골키퍼와 마주하게 되는 1:1 찬스.


‘사이드 왼쪽? 오른쪽? 젠자아앙!’

‘동요하고 있다.’

“으아아아아!”

‘그렇다면 가볍게 가자. 힘을 너무 줘도··· 잘 들어가지 않더라.’


텅!


“!”


영리한 세토우치 고교의 주장은 일부러 강력한 슈팅을 때리지 않았다. 공간만 확인하고 툭! 가볍지만 쉽게 잡지 못할 슈팅에 자세를 잡고 미끄러지던 미나미 공고의 골키퍼가 억 소리를 내며 자신의 반대쪽으로 스쳐간 공을 바라보며 우측으로 우당탕 넘어졌다.


이윽고 보이는···.


철렁-!


새하얀 골망의 출렁임. 그 모습 하나에 벤치에 있던 모든 이들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


와아아아-!


“고, 고오오올!”

“와아아! 역시 캡틴!”

“드디어 넣었다!”


첫 골.


전반 11에 터진 첫 번째 선제골의 주인공은 세토우치의 아오야마 렌야가 되었다. 그리고 그 기점은.


“후아-”


적당히 이마에 흐른 땀을 손으로 훔치곤, 저 멀리 주변 동료들과 골의 기쁨을 만끽하는 캡틴의 모습에 만족한다는 듯 소심히 박수를 짝짝 보내는 ‘래오’였다.


“···잘됐다.”


방긋 미소를 짓는 그를 대부분 사람들은 의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골을 넣은 주인공과 그 골을 만들 때 패스를 찔러 주었던 인물에게 시선을 모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는 사람은 알고 있었다.


“나이스.”

“아. 이, 이치.”

“좋은 기점.”

“으, 응. 고, 고마워.”


그랬기에 래오는 불평도 불만도 갖지 않았다. ‘만들어 가는 것’자체에. ‘축구’라는 것 자체가 행복했기에.


한편.


‘아···.’


조금은 불안한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못 넣어서··· 캡틴에게 패스를 준 것일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입술에 힘을 주는 야마다 소우타가 그랬다. 분명 야마다에게도 선택지가 있었다. 앞에 미나미 공고 선수들이 있어서 개인기로 뿌리쳐야 가능했겠지만.


패스를 준다면 야마다도 뭔가를 보였을 거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스루패스와 아오야마 렌야의 한번의 슈팅이 선제골을 만들어 냈기에 야마다는 아무 말 하지 못했다.


자책. 또 자책.


‘찬스가 왔었을 때 넣어야 했는데···.’


부정적인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흔들었다. 다시금 형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 했다.


그러던 그때.


“소, 소우타!”

“!”


상념을 깨우는 떨리는 목소리. 그에 시선을 돌렸고 그곳엔 한쪽 머리칼에 눈이 가려진, 어색한 행동과 눈치까지 보는 한 소년이 마주하고 있었다. 함께 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자신도 입부를 권유했던 ‘래오’.


재능이 있는···.


“다, 다시 차, 찬스 있을 거야! 그, 그땐 소우타가 넣었으면 조, 좋겠··· 어!”

“!”


흔들렸던 머릿속이 조금은··· 멈춘다.


“내, 내가 더, 더 열심히 해볼게.”

“래오···.”

“부, 부지런히 뛰면 또··· 기회는 오니까.”

“······.”


부정적이었던 검은 감정이 눈앞에 있는 소년 덕에 흐릿해졌다. 정화되었다고 해야 하나? 야마다 소우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그렇기에.


씨익-


“부탁할게.”

“으, 응!”

“오늘 이기면, 유즈루네 가게로 가자. 곱빼기 계란볶음밥을 먹는 거야.”

“아.”

“괜찮지?”

“아- 으, 응! 무, 물론!”

“하하. 알았어. 래오만 믿을게.”


미소년은 웃는다. 그리고 그런 소우타를 바라보던 래오도 부탁한다는 말을 듣고 조금 흥분 했는지 두 주먹에 살짝 힘을 줬다.


‘부탁··· 한다고 했어!’


부탁.


‘믿는 다고도 했어!’


믿음.


누군가는 쉽게 받는 것이지만 래오에겐 없었던 단어. 그 말 한마디가 래오의 심장을 고동치게 만들었다.


‘주장은 주장의 방법이 있고, 소우타는 소우타만의 방법이 있으니까. 그러니, 우리는 해낼 수 있을 거야. 그렇게 만들 거야.’



[세토우치 고등학교 축구부 1:0 미나미 공고 축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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