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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외톨이 축구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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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3.08.04 14:26
최근연재일 :
2023.10.17 23:55
연재수 :
28 회
조회수 :
37,858
추천수 :
725
글자수 :
157,236

작성
23.09.2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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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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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글자
11쪽

21.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소설은 소설일 뿐 과몰입하지 말자!




DUMMY

21.외톨이 축구천재(봇치 더 사커).




1:0.


생각지 못한 한방에 미나미 공고 선수들이 어리버리한 표정을 짓고 있을 때.


“뭐하는 거냐! 진지하게 임해!”

“!”

“!”


라인 밖 벤치에 있던 사카모토 류우타 감독이 쓴 소리를 뱉으며 짝 하고 손바닥과 손바닥을 마주치는 동작을 해 보인다. 강하게 압박하라는 시그널.


너희들이 잘 하는 것을 하라는 지시.


그 말에 정신을 차린 미나미 공고 선수들은 킥오프를 준비하며 두 눈에 힘을 줘본다.


‘쪽팔리게···.’

‘해보자고. 우리가 잘 하는 것을 말이야.’


한편, 선수들에게 강한 일갈을 날리긴 했지만 미나미 공고의 감독 사카모토는 식은땀을 흘리며 옆 벤치에 유유히 앉아 있는 사이토 요시키 감독을 훔쳐보았다.


‘작년엔 없었는데··· 올해는 좋은 선수가 들어온 모양이군요. 사이토 감독님.’


그리고 그와 더불어 유독 눈길이 가는 한 선수를 집중해서 노려보았다.


‘등번호 6번.’


그렇게 크지도 작지도 않은, 호리호리한 느낌의 유약해 보이는 선수였지만 미나미 공고 선수들에게도 쉽게 밀리지 않는 악바리.


패스길을 차단하고 시야도 좋으며 공간까지 잘 찾아가는 센스를 가진 선수.


‘저 선수 덕에 흐름이 깨지는 거야.’


래오.


그를 바라보며 사카모토 감독은 이를 까드득 갈았다. 보통 사람들 눈에 띄진 않지만, 얄밉게 잘해서.


‘아쉽지만 미나미 공고에선 중원싸움을 영리하게 잘 하는 미들이 부족하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만의 축구로 계속 해야 한다. 그래야 돌파구가 있다.’


단숨에 뭔가를 바꾼다면 밸런스가 엉망이 될 것을 사카모토 감독은 잘 알고 있었기에 끝까지 자신들의 축구를 유지하길 바랐다.


‘부딪혀 봐야지. 그리고 본능 적으로 뛰고 있는 녀석들도 알거야.’


그리고.


그의 생각대로였다.


텅-


“받았어!”

“좌측으로- 좌측으로-!”


우측으로 이동하면 풀리지 않는 다는 것을 판단한 미나미 공고 선수들은 자신들의 흐름을 좌측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다. 좌측 혹은 중앙 두 가지 선택으로 ‘래오’가 있는 공간에 스며들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벌떡-!


“작정했구나.”


입꼬리를 비틀어 올린 사이토 요시키 감독은 세토우치 방향으로는 우측으로 몰린 전체적인 선수들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눈빛에 불꽃을 가득 담았다.


“그리고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야.”


덕분에 텅 비어버린 좌측. 즉, 래오가 위치한 공간.


“상대도 래오 덕에 흐름이 막힌다는 것을 판단한 거야. 뛰는 선수들이 더 잘 알겠지.”


텅-!


“내보내!”

“큭-”


겨우겨우 막아내 우측라인 밖으로 공을 내보내는 세토우치 고등학교 선수들. 상대의 거친 압박이 벅찼는지 표정이 썩 좋지 못했다.


“허억- 허억-”

“꽤··· 거칠게 나오네.”

“그러니까 말이야. 후우-”

“그래도 이치가 잘 막아줬네. 나이스 이치!”

“넵.”


공을 내보낸 선수는 겐고 이치였다. 수비지향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이번만큼은 용케 잘 가담해 미나미 공고의 흐름을 끊어줬다.


하지만 다가오는 던지기 공격찬스.


붕-


“어이!”

“받았다!”

“그대로 뚫어-”


그리고 시작되는 공격폭풍에 세토우치 고등학교 수비수들은 오랜만에 휘청거릴 수밖에 없었다.


뻐엉-!


철렁-


아아아아!


기어코 상대에게 내준 슈팅-


“으아아-”

“위, 위험했어···.”

“여, 옆 그물을 때렸어.”

“저 미나미 공고 10번 선수 위험하네.”


탄력적인 움직임이었다. 피지컬을 바탕으로 세토우치의 수비수를 뚫고 달려가 그대로 박스 근처에서 슈팅! 사실 굴절이 되어 공이 어설프게 뒹굴었는데 그것을 본능적인 감각으로 그대로 발등에 대버린 마니미 공고의 공격수였다.


물론 그 공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아오! 아까비-”

“나이스- 슈팅! 요소라!”

“간발의 차이였어.”

“그래도 이제 감을 좀 잡겠어.”


사기(士氣).


그것이 미나미 공고에게 들끓기 시작한 것이다.






“뭐야 갑자기···.”


1:0.


먼저 골을 넣은 것 까지는 흐름이 좋았던 세토우치였다. 하지만 전반의 중반이 될 때까지 계속 해서 반집 축구를 하듯 미나미 공고에게 두들겨 맞고 있는 형국에 축구부 매니저 아이자와 유키의 표정이 일그러질 수밖에 없었다.


축구는 잘 모르지만.


‘이대로 가다간 골이 들어가는 거 아냐?’


불안한 기운이 감돈다는 것 정도는 눈치 챌 수 있었다.


“매니저!”

“히익! 네, 네!”

“캠코더 잘 찍어라. 흔들리잖냐.”

“아- 네!”


그녀의 떨림을 알아차렸던 걸까? 옆에 앉아 있던 사이토 감독의 강렬한 목소리에 유키의 떨림이 일순 멈춰버렸다. 그러다 문뜩.


‘감독님은 지금 상황이 불안하지도 않으신가?’


자못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그녀가 그의 모습을 힐끔거렸다. 그런데 웬걸?


씨익-


‘우, 웃는다?’


사이토 요시키 감독은 어째선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째서? 지금 위험한 상황 아닌가? 라고 생각하며 자연스레 그의 시선을 따라가는 그녀.


그러다.


“음?”


이윽고 감독의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 지 깨달아 버렸다.


‘래오···?’


탓-


“후우-”


바쁘게 움직이는 래오. 래오의 움직임을 감독은 쫓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중얼거리듯···.


중얼중얼-


“···한쪽으로 몰렸다는 것은 역으로 생각하면 반대 쪽 공간이 열렸다는 뜻.”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걸까?’


유키가 알지 못하는 말을 뱉어대던 그때였다.


덜컥!


“!”

“그렇지.”


미나미 공고의 압박축구로 공이 끊기고 흐름이 우측으로 몰아가던 그때, 겨우겨우 그 공을 틀어막은 세토우치 고교의 수비수 오키타 코우지의 모습에 전율하듯 사이토 감독이 자신의 무릎을 손바닥으로 탁! 쳤다.


“나이스 오키타!”

“잔말 말고 반대로 공 보내 코지마아아아아!”

“알아!”


터엉-------!


“!”


겨우겨우 흐름을 끊어버린 공. 그리고 그 공을 받은 센터백이 단숨에 미나미 공고 선수들이 몰려있는 공간의 반대를 바라보며 패스를 쏘아버렸다.


예쁜 그림을 그리듯, 약간의 곡선으로 날아가는 공이···.


텁-


“래오!”

“···후우.”


그에게 닿았다.


훤히 뚫려있는 공간을 바라보고 있는 래오에게 말이다.


“뛰엇!”


탓-!






축구는 혼자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라는 격언이 떠오를 정도야.’


그랬기에 래오는 혼자서 무언가를 할 수 없었다.


‘상대팀이 우측으로 계속 몰려가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


래오를 거치지 않고 반대쪽에서 경기의 흐름이 주도되었기 때문이다. 근처로 움직이며 공간을 점유해 보지만 공은 쉽게 오지 않았다.


고독한 상황.


‘그렇다고 자리를 완전히 비울 수도 없지.’


축구는 혼자 할 수 있는 게임이 아니다. 다시금 그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믿어야만 해.’


누구를 믿느냐고? 당연히 저 멀리 지금 미나미 공고와 열심히 대치중인 세토우치 고교 축구부 선수들을 말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믿음에.


텅-!


“래오!”

‘왔다.’


믿음에 대한 보상이 날아오고 있었다. 래오를 향해 뻗어오는 2학년 선배 코지마 히로타로의 패스 줄기를 바라보며 래오는 한걸음 두 걸음 물러나 가볍게.


툭-


트레핑에 성공했다. 부드럽고 매끄러운 터치동작. 가볍게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몸과 함께 돌려 툭툭 미끄러지며 래오는 천천히 속도를 끌어 올렸다.


“뛰엇!”


탓-!


경기장 안에서 들려오는 진한 목소리에 반대편에 있던 세토우치 선수들이 공의 위치를 확인하고 방향을 틀어 일제히 달려가기 시작했고 그 흐름을 두 눈으로 새기며 천천히 속도를 맞춰가는 레오는.


“어딜-!”

‘온다-’


멈칫!


“!”


자신에게 다가오는 미나미 공고 선수를 발견하고 멈칫 하며 다리를 들어 백패스를 하는 자세를 만들었다.


‘다시금 백패스인가! 그럼-’


그에 움찔한 미나미 공고 선수가 반대편으로 몸을 돌리려고 하자.


휘릭-


“헉!”

“-후웁! 훕!”

‘페, 페인팅동작···.’


이내 턴을 하여 다시금 원래 가고자 했던 전진적인 움직임을 ‘자연스럽게’ 해내버렸다. 그 모습에 상대 벤치에 있던 사카모토 료우타 감독은 새파랗게 질린 표정으로 눈살을 찌푸리며 입을 살짝 벌리는데.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듯.


“막아! 저 6번 막으라고!”

“젠장-!”

“······.”


툭-


“!”

“!”


다가오는 다른 미나미 공고 선수들 반대편으로 아무렇지 않게 패스를 찔러 넣어버렸다. 아무렇지 않게··· 그저 앞만 보고 옆으로 패스를 넣은 상황. 이른바 노룩패스.


두 번의 패인팅 동작에 미나미 공고 선수들은 전부 속아버렸고. 이윽고 공은.


데구루루- 텁!


“헉!”

“야마다!”


와아아아아아!


“후웁- 후욱-!”


래오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미친 듯 뛰어온 야마다 소우타에게 닿았다. 소우타는 공을 받아 단숨에 라인 근처에 걸쳐 있던 캡틴, 아오야마 렌야에게 공을 보냈고.


퉁-


‘다시 받아. 야마다군.’

‘선배-!’

‘꼭 넣어.’

‘알아요!’


다시금 돌아온 원투패스에 흔들린 미나미 공고 박스 안 상황을 꿰뚫고 그대로 자신의 왼발에 볼을 가져대 대본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출렁-!


“악!”

“······하아!”


골키퍼도 감을 잡지 못한 방향으로 골대 안으로 스르륵 들어가 버리는 공. 그 공에 야마다 소우타는 짜릿한 포효를 내지를 수밖에 없었다.


“으아아아아!”


삐익-!


와아아아아아!


“고, 골이다!”

“야마다 소우타의 골!”

“꺄아아악- 야마다구우우운!”

“드디어 넣었어!”

“캡틴과 야마다의 합작 골이야!”


스코어 2:0.


드디어 야마다 소우타가 자신 내면에 단단히 막혀있던 벽 하나를 무너뜨린 순간이었다.


‘그래, 형. 나는 재능이 없어. 형만큼 재능이 없어. 하지만···.’

“야마다!”


와락-!


“소우타! 드디어 넣었네! 축하해!”

“하하. 고마워- 선배도 고마워요!”

“잘 했어. 야마다! 믿고 있었다고!”


모두가 다가와 야마다의 머리를 손으로 힘차고 우악스럽게 매만졌다. 그럼에도 그는 기분이 좋다는 듯 환히 웃으며 지금의 기쁨을 만끽했다.


‘하지만 형··· 하나는 확실해. 난 축구할 때 무척 행복해.’


다가온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포옹을 하며 기뻐하던 야마다 소우타는 이윽고 쭈뼛쭈뼛 걸어오는 ‘래오’를 발견하고 입술에 힘을 줘본다.


“래오···.”

“미, 믿고··· 있었어! 소우타라면 꼭··· 넣을 거라고.”

“···응!”


경기 중에 했던 래오의 말이 떠올랐다. 기회가 올 거라고. 그땐 넣을 것이라고. 자신밖에 할 수 없다고. 덕분에 울컥해서 입술에 힘을 줄 수밖에 없었다. 고마워서.


그리고 인정 할 수밖에 없었다.


‘눈앞에 있는 래오는··· 재능이 있는 아이다. 저런 애를 진정한 천재라고 하는 구나.’


어색하게 웃는, 부끄럼을 타며 머리를 긁적이는 저 래오라는 인물이 진정한 천재라고. 그렇게 뭔가를 털고 나니 마음속이 후련해지면서 자연스레 손이 앞으로 뻗어 나왔다.


“어, 어어?”

“하이파이브야. 자, 손 올려봐.”

“아- 응!”


짜악-!


경기장을 울리는 양손 하이파이브. 그 짜릿한 소리에 세토우치 선수들 모두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세토우치 고등학교 축구부 2:0 미나미 공고 축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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