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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300년 만에 입학하여 실눈캐리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2.02.21 10:45
최근연재일 :
2022.07.25 21:41
연재수 :
7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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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034
추천수 :
3,177
글자수 :
519,239

작성
22.03.12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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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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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
글자
19쪽

17.산체스와의 결투.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DUMMY

17.산체스와의 결투.





 결투신청. 



 어떻게 보면, 니로에게 이런 자잘한 사건은 너무도 의미 없고 사소한 것이며 귀찮기도 하고 가소롭기도 한 것이었다. 솔직히 마음만 먹으면 그의 입장에선 산체스에게 백만 제니를 주고 돌아가라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니로의 성격이 그랬다. 특별한 사건이 없으면 얌전하고 제 일에만 몰두하는... 그런 성격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일이 되면 이야기는 달라졌다. 인마대전때도 자신의 일이 되었기에. 선봉으로 나섰고 싸웠으니까.


 지금도 그랬다. 데미안이 아닌 자신을 노렸고, 그랬기에 결투를 받아들인 것이다.


'잘하면 데미안의 호감도가 오를 수도 있고... 게다가 그녀가 관심을 갖는 것 같으니까.'


 그가 말하는 그녀는 아까부터 힐끔힐끔 시선을 주고 있던 아멜리아 바르위겐이었다. 아마, 훗날을 위해 니로의 싸움법을 제 두 눈에 담고 싶은 것이 분명해보였다. 아멜리아는 승부욕이 강하니 말이다.


'그리고 기억에도 없는 녀석이 왜 날 노렸는지 궁금하네.'

"···결투 시간은 오늘 수업이 끝나고 나서다. 장소는 운동장. 교수님에게 미리 말해 둘 테니 부디 부끄럽게 도망치는 일이 없도록." 


 자신을 진하게 노려본 산체스와 그 무리는 이내 식당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저 멀리 교수로 보이는 인물이 식당으로 다가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휴우···."

"니, 니로 미안···. 내가 넘어지는 바람에..."

"아니요. 녀석들이 원래 노린 것은 저라니까요."

"니로를?"

"네. 저에게 먼저 발을 내밀더라고요. 전 무사히 피했죠."

"···설마 식당에서 발을 내밀 줄은 난 몰랐지. 게다가 음식에 집중하고 있었단 말이야. 아까운 내 음식들···."

"지금 이 상황에도 음식을 찾는군요···."

"아까우니까! 그나저나 너무하네. 어째서 니로를 노린 거지?"

"글쎄요···."


 니로는 지금 식당에서 자신에게 보내고 있는 수많은 시선 중에서 제법 부정한 시선을 감지했다. 뭔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이내 발길을 돌리는 남학생 하나. 같은 학년인 것은 알겠으니 이름도 얼굴도 기억이 잘 안 나는 이였다.


'뭐, 아카데미에 오고 나서 다들 날 밉상으로 봐서 말이지.'

"그나저나 어쩔 거야? 상대는 2, 2학년이라고."

"그래도 어쩔 수 없잖아요. 녀석들은 피하려고 해도 피할 녀석들이 아니에요."

"니로···."



 데미안은 니로를 걱정하듯 말했지만, 니로는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어댄다. 그렇게 다시금 두 사람이 접시에 음식을 담고 자리로 가던 때···.


"흥, 너무 자만하는 것 아냐?"

"······."


 예상 밖의 목소리가 들려와 고개가 돌아간다. 홀로 식사를 마치고 자리에서 일어난 차가운 미소녀, 아멜리아 바르위겐의 목소리였다. 그녀는 살짝 빈정대듯 말했으나 반응없이 잔잔히 미소만 짓고 있는 니로의 모습에 살짝 얼굴을 구겼다.


"입학시험때와는 다를걸? 상대는 2학년, 그리고 주변 이야기를 들으니 제법 실력이 있는 모양이던데."

"저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그렇게 태평한 거야? 설마 이길 자신이라도 있다는 거야?"

"승산은 모르겠으나, 일단 결투를 받아들였으니까요."

"멍청하네."


 그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그녀가 살짝 입술을 깨물며 니로를 지나치려는 순간.


"걱정하시는 겁니까?"

"뭐어??"


 니로의 담담한 말에 제법 커다란 그녀의 목소리가 새어나와 주변을 집중시키게 만들었다. 그 광경에, 아멜리아는 살짝 얼굴을 붉히다 이내 몸을 부르르 떨더니 니로에게 손가락을 뻗으며 말했다.



"걱정이 아니라! 널 쓰러뜨리는 건 나이기 때문이야! 만약 네가 결투에서 진다면 주가는 떨어질 거고 그러면 그 다음에 내가 승리를 차지해도 영광은 없을 테니까!"

“······.”


 솔직히 말도 안 되는 궤변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제 말만 한 뒤 자리를 떠나버리고 말았다. 그에 니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고, 데미안은 '왜 저러지?'라고 말하며 어리둥절해 했다.


'역시 300년이 지나도 여자 마음은 잘 모르겠어.'


 어리게만 보이는 소녀의 말을 스스로 해석해보며 니로는 데미안과 식사를 마저 했다.






 방과 후.



웅성웅성-



"빨리 앉아!"


"분위기를 보니 곧 시작할 것 같아."


 제법 운동장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본래라면 개인 활동을 하거나 기숙사나 집으로 돌아가는 학생들이었지만, 오늘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기에 다들 쉽게 제 일을 하지 못하고 운동장에 모이고 말았다.


휘잉-


 날리는 모래바람. 넒은 운동장 한 가운데로 보이는 두 사람의 모습에 한 자리에 모인 학생들이 더 웅성대기 시작했다.


"2학년에 그 망나니 산체스 파브리노 하고 이번에 수석으로 들어온 1학년이 겨룬다지?"

"담당 교수를 대동한 결투···. 라는 내용이지만, 사실 일방적인 폭력 아니야? 아무리 수석으로 들어왔지만 1학년과 2학년의 실력은 큰 차이가 난다고."

"내 말이. 1학년만 불쌍하게 되었지. 산체스에게 찍혔으니 말이야. 걔하고 몰려다니는 애들이 얼마나 질이 안 좋은지 몰라."

"교수들이 뭐라 하지 못해?"

"당연히 뭐라 하지. 그리고 실력행사도 하고. 그런데, 저 산체스라는 애가 그냥 망나니가 아니더라. 저렇게 비행을 하고 다녀도 실기성적만큼은 좋거든."

"헐."

"그러니 산체스만큼은 제대로 손을 못 대. 비행을 저지른 만큼... 실력도 좋아서."

"하, 무슨 힘을 숨긴 천재라도 된다는 거야?"

"아마 이론도 제대로 공부했으면 작년 수석을 하지 않았을까?"

"에이 설마···."

"그나저나. 저 1학년은 떨리지도 않나?"


 학생들의 시선은 이내 산체스 앞에 서있는 실눈의 소년에게로 향했다. 키도 크고 덩치도 좋은 산체스와는 다르게 얇은 몸집에 그는 누가 보아도 검사학부보단 마법학부 학생이었다. 물론 마법이 약하다는 뜻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보이는 외견에서 힘의 차이가 느껴지니 자연스레 동정의 시선이 오가는 것.


'뭔가···. 비오는 날 길가에 버려진 강아지에게 주는··· 그련 아련한 시선 같네.'


 300년 전, 우는 마족도 뚝 그치게 만든다는 전설적 인물. 마왕군 직속 간부 니로의 체면이 참 말이 아니다.


'결투라는 이유로 인간 아가랑 이렇게 서있으니 말이야.


 산체스가 덩치가 좋으면 무엇 하는가. 니로에게는 그냥 핏덩이 일 뿐이었다. 그러니 다른 이들의 염려처럼 기죽지도 않았고 위축되지도 않았다.


저벅-


"도망치지 않았군. 꼴에 남자라고 말이야."

"그러는 선배도 도망치지 않았군요."

"······."

"딴에 남자라고 말이에요."

"제법 입을 놀릴 줄 아는 구나. 부디 실력도 그만큼 좋았으면 좋겠다."


 으르렁 대는 그의 모습에 니로는 어깨를 으쓱하며 주변을 둘러보았다. 운동장에 모인 사람들. 그리고 그 안에 걱정스러운 표정의 데미안이 눈에 들어온다. 니로는 자신을 노린다고 설명했지만, 어쩌면 자기가 넘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데미안. 그런 데미안의 순수함에 니로는 옅게 웃어보인다.


'니로···. 조심해. 위험하면 그냥 졌다고 하고!'

'엄청 걱정하는 군. 그나저나.'


스윽-


 그리고 데미안과 마찬가지로 니로를 진지하게 바라보는 한 시선. 그 시선의 끝에 금발의 미소녀가 보였다. 아멜리아 바르위겐. 그녀는 제 주먹에 힘을 주며 니로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니로··· 과연, 어떻게 싸울까? 알려진 실력만 본다면··· 그는 2학년 선배를 이길 수 없어.’

‘역시 에멜리아가 왔군.’


니로도 그런 그녀의 시선을 확인하곤, 이내 산체스에게 고개를 돌렸다.


“마지막 가는 길을 체크했나?”

“마지막이라뇨, 설마 절 죽일 생각을 하시는 건 아니겠죠?”

“물론. 하지만 아카데미 생활을 하면서 제대로 고갤 들고 다니질 못할 거다.”

“흥미롭네요.”

“언제까지 그 여유가 남아있을까. 궁금하군.”


그렇게 두 사람이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을 무렵.


저벅-


“결투를 신청한 것이 산체스 그리고 니로 이렇게 두 사람인가?”

“네.”

“···네.”


익숙한 얼굴의 인물이 걸어왔다. 새하얀 가운 그리고 강렬한 채찍.


촤악!


“결투라···. 게다가 산체스, 네가 관여된 것을 보니 간단한 일은 아닐 것 같은데.”


바로 제키 교수였다.


그녀는 산체스가 종종 아카데미 내에서 벌어지는 합법적인 결투로 종종 학생들을 굴복 시킨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묻는 것이었다.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교수님. 제가 결투를 해봤자 얼마나 했다고요. 지금 까지 합하면 총 3번입니다.”

“그 전에 모두가 네게 고개를 숙였다지.”

“······.”

“아슬아슬하게 교칙을 빠져나가 교수들이 널 제대로 잡지는 못하지만, 알아둬라 산체스. 만약 사고를 치게 된다면··· 아카데미에 머무를 수 없게 될 거야. 네 아버지가 얼마나 대단한지 몰라도 말이야.”

“······.”

“후우. 아무튼 결투를 시작했으니. 각자 개인 무구는 준비했니? 결투는 교수인 내가 직접 참관하니,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날붙이를 허용한다. 마나 역시 허용하고.”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교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두 사람. 하지만 정작 두 사람 손에 들려있는 무기는 없었다.


“마법사라 들었는데. 보조도구 정도는 괜찮지 않겠어? 아니면 날 무시하는 건가?”

“보조도구는 말 그대로 보조도구입니다. 전 괜찮아요. 그나저나 선배님은 괜찮으시겠어요? 맨손입니다만?”

“내가 왜 이곳에서도 망나니로 불리는 지 알아?”


퉤-


가볍게 침을 뱉는 그는 어깨를 껄렁대다 이내 포마드로 올린 머리를 매만지다 양손을 올려 자세를 잡는다. 마치 격투기 선수처럼 말이다.


“남들이 무기를 사용할 때. 이 맨몸으로 상대를 제압하기 때문이거든.”

‘호오.’


그 모습에 니로는 흥미로운 표정을 감출 수 없었다. 자신도 입학시험 때 맨몸으로 여럿 때려 눕혔던 전적이 있었으니 말이다.


“둘 다 이견은 없다는 걸로 봐도 되겠지? 상대가 기권하거나 더 이상 결투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 왔을 때 승패는 판가름 난다. 그리고 혹여 심각한 상황이 온다면 교수인 내가 직접 끼어들 것이다. 알았지?”

“네.”

“네.”

“그럼, 시작해라.”


제키 교수가 그 말을 하고 뒤로 빠지니, 이제 운동장은 두 사람의 무대가 되었다. 어떤 결과가 될까 궁금한 관중들은 흥미를 가지며 웅성댄다.


그렇게 수 초. 두 사람이 천천히 원을 그리며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팟!


“합!”

“!”


기선제압을 하듯 산체스의 발이 쭉 뻗어 니로의 턱을 노렸다. 장신이었기 때문인지 순식간에 올려 차버린 발차기는 단숨에 니로의 턱을 박살낼 정도로 힘 있게 뻗었지만, 니로는 여유롭게 핑그르 돌아 피해내며 자세를 잡았다.


부웅-


결국 허공에 발차기를 하고 만 산체스.


“호오. 피해?”

“······.”

“한가락 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실눈. 그런데, 몸놀림이 마법사 같지 않아.”

“그 이야기를 누구에게 들었을까요? 심히 궁금한데요?”

“···궁금하면 날 이기고 나서 물어보든지. 하압!”


이어지는 연속적인 움직임. 한 번에 두 번, 좌우로 앞차기를 하고 그 다음 화려하게 뒤 돌려차기를 보이는 산체스. 그 모습에 주변에서 와- 하고 탄성을 터뜨릴 수밖에 없었다.


파브리노가의 망나니. 아카데미의 사고뭉치. 그런 식으로 불리는 산체스였지만, 신장에 맞지 않는 날랜 몸놀림과 체술 실력은 이곳에 모인 모두를 깜짝 놀라게 할 수준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니로 역시 놀라고 있었다.


‘호오오. 이거 대단한데? 저 나이 인간의 몸으로 어떻게 저런 속도를 내지? 게다가 아직 마나를 사용하지도 않았어.’


300년을 살았던 인물. 그 대부분의 인생을 인간세상에서 보냈던 니로였다. 다양한 사람을 보았고 만났었다. 그런데 단순히 체술만으로 저런 몸놀림을 보인 인물은 산체스가 처음이었다.


기술 없이 오로지 실전잡기로 살아가는 베테랑 용병들도 저런 속도로 발을 뻗지 못하니 말이다.


쒜에엑-


‘빠르다! 이건 막아야 해!’


물론.


“페스트.”

“흡!”


파악!


가지고 있는 마법과 마족의 신체능력이라면 능히 따라갈 수 있기에, 니로는 그것을 막아냈지만 말이다.


찌릿-


‘묵직하군. 마치 돌덩이로 내리 찍은 것 같아.’

“내 발을 막아? 너, 역시 만만치 않구나!”


자신의 발을 양팔로 쳐낸 니로를 보곤 산체스는 묘한 표정을 짓다 이내 입꼬리를 씰룩였다. 마치 재밌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처럼.


“자, 덤벼.”


이내 발을 내리고 니로를 향해 손을 까딱 거리는 산체스. 그에 니로는 미소를 지으며 자세를 잡았다가···.


파앙!


“저도 갑니다!”

“!”


산체스를 향해 튀어나갔다. 빠른 속도. 그리고 그 속도에 맞춰 뻗어가는 주먹이 예사롭지 않다. 깔끔한 원투. 아마 일반적인 사람이었다면 그 주먹에 나가 떨어졌을 것이 분명했다.


‘빠르다!’


하지만 산체스는 달랐다. 그 주먹을 흔들거리는 몸놀림으로 피해냈고, 속으로 니로의 움직임에 경악했다.


‘분명 마법이다. 순간적으로 마나의 움직임이 느껴졌어. 하지만 주먹을 뻗는 순간 알았다. 녀석은 몸을 좀 쓴다.’

“어딜 보시는 거죠?”

“!”


쒜에엑-!


원투로 상대의 시선을 빼앗은 니로. 그리고 잠시 생각을 하던 산체스를 향해 로우킥을 시도했다. 설마 발차기 까지 할 줄은 몰랐는지 산체스도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팍!


“-!”

“후우.”


그의 다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반격을 하듯 공격받았던 다리가 발차기로 변해 앞으로 뻗어갔고 니로는 그것을 손으로 쳐내며 방어했다.


“너만 마나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야.”

“몸에··· 마나를 두른 것이군요.”

“왜? 내가 이런 것도 못 할 줄 알았냐?”

“아닙니다. 놀라서 그랬습니다. 신체활성은 안 하십니까?”

“할 수야 있지. 하지만 여물지도 않은 내가 해봤자 얼마나 강해지겠다고. 잔말 말고 덤벼.”

‘이거 물건인데?’


자리에서 물러난 니로는 생각보다 흥미로운 산체스의 모습에 순수하게 감탄했다. 무엇을 그리 놀라느냐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무기를 사용하는 지금의 시대 전사들에게 마나란 신체를 활성화 하여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게 하는 힘으로 쓰거나 벽을 넘어 무기에 기운을 맺는 것이 정석적인 것이었다.


입학시험 때도 마나로 신체를 활성화하여 니로에게 덤벼든 입시생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말이다. 그런데, 그 신체활성이라는 것이 참 양날의 검 같은 것이었다.


단련된 자신의 몸에 맞게 마나를 활용해서 자신의 한계를 끌어올리는 것은 충분히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으로 무리를 하게 되면 독이 되는 법이었다.


때문에 수준 높은 전사는 제자에게 마나로 힘을 키우는 것 보다 신체를 단련하고 무기에 조예를 깊이 하는 것에 중심을 두고 있었다.


훗날 거대한 마나가 몸을 활성화 시킬 때, 몸이 망가지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물론 그런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단기간에 강해지겠다고 무리를 하는 이들도 많았으니 말이다.


처음엔 니로는 산체스가 단순한 비행청소년, 양아치로 보였다. 하지만 결투를 하면서 그가 평범한 인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간다.


경이로운 신체능력, 니로의 빠른 공격을 바라보는 좋은 눈, 특히 마나를 절제하는 능력은 참 인상적이었다.


“후우···.”

‘물론 그렇다고 해서 틈이 없는 것은 아니야.’

“뭐해, 덤비지 않고!”

“···훗.”


탓-


니로는 산체스의 재촉에 뛰어나가 그대로 발을 뻗는다. 그에 산체스도 만족한 듯 같이 발을 뻗었고 두 사람은 주변의 모래바람을 피우며 서로를 쏘아갔다. 차고 피하고 때리고 피하고. 그 과정이 너무도 현란하고 빠르게 지나가니 주변에서 보고 있던 사람들도 무척이나 놀랄 수밖에 없었다.


“와, 산체스 날아다니는 거 봐. 역시 소문대로다.”

“지금 산체스가 문제가 아니야, 녀석이랑 붙는 저 1학년 대단한데? 마법사라며? 어째서 체술을 하는 건데?”

“몰라 나도. 하지만 뭔가··· 가슴이 웅장해진다.”

“그러게 무기를 쓰지 않는 맨몸승부라니··· 뭔가 끓어 오르는 게 있네.”

“산체스 같은 스타일은 찾기 힘드니까 말이지.”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데미안과 아멜리아도 마른입술을 침을 바르며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숨 막히는 접전. 아슬아슬하게 산체스의 공격을 피하며 반격하는 니로의 모습에 두 사람도 자못 놀랐다.


‘2학년과 동등하게 싸우다니··· 역시 니로야!’

‘말도 안 돼··· 저게 가능한 장면이야? 맨몸이라지만 상대는 2학년··· 게다가 저 속도, 내가 만약 상대했더라면···.’


둘의 마음속 감상은 달랐지만 말이다.


팽팽해 보이는 결투.


어떻게 보면 그렇게 보일 수도 있었지만, 자세한 속사정은 있는 법이었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산체스의 호흡이 갈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후욱- 후욱-”

‘확실히 상당한 재능이 있다. 하지만··· 몸 단련을 썩 열심히 한 스타일이 아니야. 게다가 뭘 했는지 숨이 급격하게 가빠지는군.’


덕분에.


뻐억!


“크윽!”


묵직한 니로의 발차기를 맞고 그대로 뒤로 몇 걸음 물러나 버리는 장면이 펼쳐지고 말았다. 그 모습에 주변에서 와! 하는 탄성이 터져 나왔고 니로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번엔 어디 한번··· 마법사처럼 해볼까?’


그리곤 재빠르게.


“라이트.”

“!”


번쩍-


순식간에 주변을 환하게 만들어 산체스의 시야를 가렸다.


“으윽-”


눈이 보이지 않게 된 산체스. 하지만 그는 여느 다른 이들과 달랐다. 처음엔 당황한 듯 했지만 이내 두 눈을 감고 자세를 잡으며 뻗어오는 니로의 주먹을 피했던 것이다.


붕-!


‘호오. 아무리 힘을 뺐다지만 피했다?’

“본격적으로 마법을 쓰려는 거냐! 좋다. 바라던 바다.”


쒜엑!


“휘우- 팔꿈치로 치다니··· 역시 절 죽일 작정이시군요?”

“지금 보이는 게 없거든. 뭐든 해봐야 하지 않겠어?”


한번 피하고 이내 공격하는 산체스의 모습을 보고 니로는 그가 타고난 신체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깨달았다. 방금 그 움직임도 귀가 밝았기에 보인 행동이었으니까.


‘이렇게 좋은 재능을 가진 이라면 게임에서도 나왔어야지 정상인데···. 산체스라···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야. 아무리 기억이 잘 안 난다고 하지만 말이야.’

“후우- 후우- 시야가, 돌아오는 군.”

“하지만 쉽지 않을 겁니닷!”


파밧!


“!”


순간적으로 뻗은 발 그리고 그것을 휘청거리며 피한 산체스는 제 눈앞에 펼쳐지는 광경에 화들짝 놀라 다급하게 양팔을 교차해 막았다. 도대체 무슨 장면을 봤기에 그러느냐고? 그것은 바로 니로가 뻗은 주먹 그리고 그 주먹에서 펼쳐지는···.


“매직 미사일.”

“미친!”


마법 때문이었다.


퍼엉--------!


작가의말

아프더라도 조금씩 썼습니다. 목이 너무 아프네요. 목소리도 변하고 기침도 잦아요.. 제때 올리지는 못해도 조금씩 서서 틈틈히 올리도록 해보겠습니다. 저도 빨리 낫고 싶어요.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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