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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300년 만에 입학하여 실눈캐리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퓨전

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2.02.21 10:45
최근연재일 :
2022.07.25 21:41
연재수 :
77 회
조회수 :
114,028
추천수 :
3,177
글자수 :
519,239

작성
22.03.02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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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글자
18쪽

10.마지막 시험(2).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DUMMY

10.마지막 시험(2).



루이즈 스렐라 교수.


통칭 루이즈는 독특한 인물이었다. 30대지만 동안외모에 키도 작아 상당히 어려보이기도 했고, 뛰어난 마법실력도 그랬지만 가장 특특한 것은 뭔가 인간으로서 많은 것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었다.


천재성.


단지 그것 뿐.


<너 같은 괴물이··· 내 배에서 나왔다는 게 끔찍해!>


“······.”


스쳐가는 기억의 편린. 루이즈는 살짝 입술을 깨물며 현란하게 전투를 하는 입시생들의 모습을 보았다.


‘무슨 의미.’


지금 이 시험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아카데미에 입학해서 무엇을 하려고 저렇게 애쓰는 걸까?


‘어차피 모든 것은 공허하고 의미··· 없어.’


신동, 천재. 어릴 때부터 세상의 이론적인 모든 것을 통달하고 꿰뚫어본 이. 그녀가 가지는 공허함은 일반적인 사람들과 달랐다.


많은 것을 알기에.


그래서 살아가는 것이 허무했다.


그나마 아카데미의 교수로 있는 것은 황제의 명령 때문이었다. 사실 뛰어난 인물이기에 영웅적인 서사를 그려 뭔가 큰 업적을 이룰 수도 있는 위치였지만.


<······.>


<휴우···. 마탑에서도 그대를 감당하지 못하니, 세피아 아카데미 교수를 하며 후학을 양성해주시게. 그렇게만 한다면 원하는 연구에 필요한 비용은 모두 황실에서 부담하겠네.>


그녀가 가지고 있는 무력감은 황제도 쉬이 움직이질 못했다. 그나마 다른 제국으로 국적을 바꾸지 않고 얌전히 오브제국에 남아 있는 것이 용할 정도랄까? 물론 그것도 그녀의 가문이 오브제국에 있기 때문이었지만 말이다.


그녀가 그렇게 짧은 과거를 떠올리던 그때.


우드득-!


“끄아아악!”

“?”


눈앞에 보이는 광경에 살짝 이체를 띄기 시작했다.


커다란 덩치를 가진 입시생의 손가락을 자신의 손으로 잡아 단숨에 꺾어버리는 인물. 호리호리한 외형에 구릿빛 피부를 지닌 실눈의 입시생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상하다.’


그녀가 눈동자를 굴리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방금 두 사람의 차이 때문이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마나의 차이 말이다.


덩치가 좋은 인물은 단전에 마나를 제법 단단히 채운 인물이었다. 복장이나 몸의 발달된 근육의 상태로 보자면 귀족. 상당히 체계적인 교육을 받고 입학시험을 위해 찾아온 인물 같았다.


그런 인물이.


‘심장에 서클은··· 하나인데’

“아무리 강해도 손가락을 꺾으면 아픈거군요?”

“노, 놓아라! 내가 감히 누군 줄 알고!!”

“아쉽지만, 시험에 신분은 필요 없지 않겠습니까? 귀족나으리?”


우두둑-


“끄으아악!!!”

“너무 걱정은 마세요. 뒤에 대마법사님이 계시니 잘리지 않는 이상 낫게 해주실 겁니다.”

“젠장! 아파! 아프다구우!! 끄으으-”


단순히 서클이 하나인, 쉽게 말해 1서클의 마법사에게 당하고 있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온 것이었다. 결국 손가락이 완벽히 뒤로 뒤집혀버린 인물. 엄청난 고통에 눈물을 머금고 뒤로 밀려나는데 그것을 봐줄 수 없다는 듯 실눈의 입시생, 니로는 주먹으로 얼굴을 후려쳤다.


뻐억!


“아픔아 날아가라~”

“······”

“이제 조용하네요. 후후.”


뻐억! 하는 소리와 함께 콧잔등이 뭉개졌고 이윽고 바닥에 쓰러져 쿵! 소리까지 나자 주변에 몰려있던 다른 입시생들이 핏기가 가신 표정으로 니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웅성웅성-


“뭐, 뭐야 저녀석-”

“1, 1서클 마법사 아니었냐고! 마법사가 어째서 마법이 아닌 체술을 써?”

“어째서 우리 쪽에서 당하는 거냐고!”


체술, 대부분 기사를 희망하는 이들이 배우는 육체적 단련법이다. 그런데 그런 동작을 호리호리한 마법사가 쓰고 있으니 다들 당황하며 뒷걸음질을 했다.


그리고.


저벅-


“자, 그건 제가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제게 차례대로 쓰러지는 이유 말이죠.”


그런 그들에게 니로는 어깨를 으쓱거리며 설명을 하기 시작했고 루이즈 교수는 그 모습을 꽤 흥미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첫째, 제가 1서클 마법사라는 것을 알고 크게 방심을 하고 달려왔다는 거죠. 설마 교수님이 무기까지 꺼내줬는데 그것도 신경 안 쓰고 제게 맨손으로 달려들 줄은 몰랐거든요. 하하.”

“크윽-”

“둘째, 단순히 제 가슴에 배지가 많다는 이유로 성큼 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제 배지가 많은 것, 그만큼 제가 만만치 않은 상대라는 것을 인지하셨어야죠.”

“1, 1서클 주제에!!!”


당당하게 말하는 니로를 향해 누군가 소리쳤다. 그리고 교수 루이즈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래봤자 1서클. 누군가 다시 무장을 하고 달려들면 격차는 벌어질 것이라 믿었으니까.


하지만.


“쯧쯧쯧.”


실눈의 니로는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답했다. 그리고 그 답이 루이즈 스렐라 교수의 심장을 꿰뚫었다.


“세상에 마나, 즉 서클이 전부라면 무슨 재미와 의미가 있겠어요? 그 이상을 탐구하는 것, 그것이 저 같은 마법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러니 1서클로 모든 것을 단정 짓는 멍청한 소린 마세요. 미지의 마법적 연구, 탐구라는 건 말이죠.”

“!”

“그것은 시간이 지나도 끝이 없는 탐미(耽味)거든요.”


작게 자신의 입술을 혀로 살짝 할짝이며 황금빛 눈동자를 보이는 그. 그의 모습에 루이즈는 묘한 기분을 느낀다. 뭐랄까··· 아까까지만 해도 느꼈던 공허함에 조금은 만족감이 쌓이는 듯한 그런 기분이랄까?


‘흥미···.’


루이즈 교수는 그 마음으로 니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는 가볍게 가드를 올리는 자세를 취하며 다른 이들을 도발하듯 손가락을 까딱거렸다.


“자, 들어오시죠. 아직 시험은 10분 남았습니다.”

“무기 들어!”

“쪽팔리게 뒤로 물러날 수도 없다고!”


쓰러진 몇 명을 제외하고 다시금 니로에게 도전하기 위해 무기를 집어 드는 이들. 그 모습에 니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호오, 다섯 이라. 나머진 다른 곳으로 가셨고···.”

“여유롭게 웃는 것도 지금 뿐이야!”

“쳐!”

“이야아앗!”


무기를 든 이들이 빠르게 니로를 향해 달려갔고 그에 대해 흥미를 느낀 루이즈 두 눈을 때지 못했다.


중얼-


“그리스(Grease).”

“허억!”


순식간에 미끄러지는 한명. 마법사이기에 멀리서 공격을 하면 안된다는 고정관념 때문인지 달라붙으려 했던 것이 잘못이었다. 지면을 미끄럽게 하여 상대를 넘어뜨리는 간단한 기초 마법 그리스.


강렬함과 위협적이며 아름다운 주문들이 많은 이 시대에는 너무도 기초적이고 간단하며 멋없는 마법이었다.


하지만.


‘간단, 신속, 마나절약. 적은 마나로 효과적.’


마법을 통달한 루이즈 교수의 시선은 달랐다. 불리한 위치 그리고 지금의 다수의 싸움에선 화려한 마법보단. 간단하고 쿨타임이 짧은 마법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기에.


그리고 그것을 니로가 펼치고 있었다. 아주, 매끄럽게.


퍼억!


“일단 한분!”

“끄억!”


넘어진 인물의 얼굴을 발로 뻥- 하고 차버린 니로의 신속적인 공격에 맥을 못추고 한명이 나가떨어지자 의기롭게 무기를 들고 달려들었던 이들의 몸이 굳어졌다.


설마 이렇게 빨리 누군가가 당할 줄은 몰랐던 것이다. 상대는 단 한명이었으니까.


당황해 굳어진 그들의 모습을 본 니로는 속으로 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인마대전 선봉에서 나섰고 이미 실전 같은 전투를 많이 해왔던 나를 일반 꼬맹이와 같은 선상에 두면 안 되지. 좀 반칙 같아도.’

“오, 온다! 조심-”

“커억!”

“당했다!”

‘1서클이면 핸디캡은 충분한 거라 생각하렴.’


굳어진 입시생들에게 페스트 마법으로 달려가 그대로 손날로 목을 치고 이내 뒤돌려 차기로 다른 이의 얼굴을 후려친다. 정신 차린 이가 다급히 목검을 휘둘러보는데-


“이야압!”

“라이트.”


팟-!


“아악- 내 눈!!”


번쩍이는 섬광에 시력을 잠시 잃어버리고 말자 검로가 뒤틀리고 빈틈이 생겨버렸다. 그 꿀같은 상황을 두고 볼 리 없는 니로는 가볍게 주먹을 말아 쥐곤 복싱의 간장치기를 시도했다.


“꾸에엑-”


상대는 니로보다 체격조건이 좋고 마나도 월등했지만, 시력을 잃으니 모든 것이 당황으로 바뀌게 되었고 덕분에 몸을 지키는 마나도 풀어져버린 상태. 그런 상태에서 인간의 약점을 노린 펀치 한방은 상대의 입가에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들었다.


그 후는 말을 하지 않아도.


뚝!


“좀 쉬시죠.”


털썩-


상황은 나왔다. 손날로 목을 치니 어이 없이 쓰러지는 이. 그리고 순식간에 종료된 일대 다의 전투. 니로는 가볍게 어깨의 먼지를 털어냈고 그 모습에 주변에 있던 몇몇 입시생들은 마른침을 꿀꺽 삼키며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뭐, 뭐냐고···.”

“저 녀석은 아, 안 되겠다. 다른 애들을 노리자!”

“덤벼!!!!!”

“이, 이 자식- 갑자기!!”


그리곤 니로를 놔두고 자기들끼리 배지 쟁탈전을 시도한다. 그 모습에 니로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어이없어 했다.


‘실전이 이래서 중요한 거지.’

“매직미사일(Magic missile)!”

‘그래도 아직 포기 하지 않는 녀석이 있다는 것은 칭찬할 만 하지만.’


콰앙-!


순식간에 날아온 마법. 이제는 마법사들이 집중적으로 니로를 노리기 시작한 것이다.


“원거리로 끝내!”

“파이어 볼(Fire ball)!”


1서클의 마법이지만 마나를 많이 사용하는 마법이기도 한 두 개의 공격 마법. 하지만 니로는 여유롭게 그것을 피해냈다. 아니, 애초에 사거리가 너무 길어서 맞지도 않았다.


‘앞선 전투를 보고 쉽게 다가오기 힘드니 거리를 가늠 못하는 거지.’


공격 마법의 사거리는 존재하는 법이다. 사거리가 없다면 어디서든 마법으로 암살시도를 했을 게 뻔하니 게임사가 마련한 밸런스패치 같은 것이다.


물론 이 세계에서는 그저 마법적 한계로 통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니로였다.


그리고 당연히 마법사의 약점도 알고 있었다.


“페스트.”

“앗!”

“다, 다가온-”

“요즘 이론도 안 배우셨습니까? 마법사도 육체단련은 필수죠.”

“!!”


순식간에 그들에게 다가간 니로. 그대로 주먹으로 턱을 노리니 당황한 이들은 제대로 마법도 못 써보고 자리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아이고- 아파···.”

“으아아···.”

“······.”


덕분에 니로가 있던 자리엔 끙끙 앓으며 바닥을 구르는 입시생들이 즐비했고.


‘에고고. 너무 기분을 내버리고 말았네요. 애들이랑 이게 무슨 짓인지··· 아이고 민망해라. 주책이네요 저도.’


냉정하게 하려 했지만 살짝 달아올랐던 자신에게 조금 민망해져버린 니로는 멋쩍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거렸다.


그러던 그때.


촤악-!


“오호.”

“······.”


순식간에 뻗어온 검로.


그 하나의 길이 니로의 뺨을 스칠 뻔했다. 정말 종이 한 장의 차이로 피해버린 니로. 그리고 그때. 검을 뻗어온 이와 시선이 부딪힌다.


황금빛 머리칼을 흩날리며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는 푸른 눈동자의 미소녀.


그녀가 지닌 특유의 검의 자세는 니로에게도 꽤 낯이 익다.


‘바르위겐 검법이군.’

“···너. 뭐야?”

“저 말입니까? 니로입니다만.”

“이름을 묻는 게 아니야.”


검을 들고 있는 아멜리아 바르위겐. 이미 가슴에 여섯 개의 배지를 가지고 있는 그녀를 보니 많은 이들이 그녀에게 덤볐다가 무너진 모양이었다.


“정체. 그것을 알고 싶어. 1서클이 어떻게 이렇게 많은 입시생들을 쓰러뜨릴 수 있지?”

“1서클을 무시하시는 건가요? 아가씨?”

“···그건 아니지만. 아무튼··· 너하고 싸우고 싶어.”

“······.”


니로에게 검을 들이미는 아멜리아 바르위겐. 그리고 그때 작은 기억이 니로의 머릿속을 스쳤다.


‘잠깐, 원래는 주인공하고 한판 붙는데···.’


스토리대로라면 본래 그녀는 주인공인 데미안과 승부를 한다. 그리고 데미안에게 져서 묘한 질투, 라이벌의 감정을 얻게 된다.


그런데 원작의 스토리와 지금의 상황은 크게 뒤틀리고 말았다.


‘나 때문일까?’


덕분에 조금 혼란스러운 니로.


“이미··· 그, 배지가 많으신데···. 우리가 서로 싸울 필요가 있을까요? 하하하.”

“있어. 여기서··· 내가 제일 강해야 하니까. 그래야 하니까···. 그러니 널 쓰러뜨리고 저 녀석에게도 갈 거야.”

‘저 녀석이라면 데미안을 말하는 거로군.’


데미안에게 시선을 주는 그녀의 모습에 난감한 표정을 짓는 니로.


“그러니, 덤벼!”

“그- 저는 말이죠.”

“덤비지 않으면 내가 먼저 가겠어!”


쒜에엑!


“!”


다시금 날카로운 섬광이 니로의 심장을 노렸다. 인간의 약점을 노리는 무자비한 그녀의 검. 그녀는 진심이었고 그에 니로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쉬며 그녀의 검을 피하곤 자세를 잡았다.


‘이런이런. 귀찮게 되었네. 뭔가 이겨버리면 호감도도 떨어질 것 같고 말이지.’

“이야아압!!!!!!”


다른 이들과는 다른. 더 섬세하고 날카로운 검법. 과거 전장에서 마주했던 그 검법을.


니로는 다시금 마주해야 했다.


‘뭐, 적당히 시간만 끌면 되겠지. 이제 곧 시험도 끝나니.’






쿵!


“······.”

“후우- 겨우 모았네.”


목검으로 상대를 쓰러뜨리곤 손에 쥔 네 개의 배지를 만지작거리며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는 데미안. 겨우라고 말 했지만 데미안을 노리고 다가온 입시생들은 뼈도 못 추리고 그의 검에 당해 바닥을 기고 있었다.


“니로는 잘 하고 있으려나?”


순간 잊고 있었던 친구. 그의 모습을 확인하고자 고개를 돌리던 그때.


휙! 휙!


“뭐, 뭐야! 저 움직임은?”

“아멜리아 바르위겐의 검을 다 피하고 있어!”

“미친! 마법사라며!!”

“마치 검로를 다 꿰뚫고 있는 것 같잖아?!”

“······엥?”


자웅을 겨루어야 하는 시험인데도 모여서 웅성거리고 있는 이들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화제의 인물 아멜리아 바르위겐과.


“니로?”


그녀의 검을 재빠르게 피하며 미소를 짓고 있는 니로의 모습이 데미안의 시선에 꽂혔다.


휙! 휘리릭!


“합! 이얍!”

“······.”


보기만 해도 무시무시하게 빠른 쾌검. 날렵한 그녀의 검로는 데미안이 보기에도 무척이나 위협적이었다. 게다가 노리는 수 전부가 살초. 쉽게 말해 급소를 노리고 공격하는 잔혹성도 보였다.


하지만.


‘맞지 않아?’


아슬아슬한 모습이긴 했지만 니로는 그녀의 검을 모조리 피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에 왠지.


사아아-


‘나도 저런 결투를··· 해보고 싶다.’


주인공의 본능이 꿈틀댔다. 강자와 마주하고 싶은 그런 감정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데미안과 아멜리아의 싸움. 그렇기에 데미안은 가만히 서서 그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한편.


헉- 헉-


‘어째서?’


아멜리아 바르위겐은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열심히 검을 뻗고 있고 아슬아슬한 상황까지 왔음에도 눈앞에 있는 니로에게 닿지 않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급소를 노리면 뭐하는가? 닿지 않으면··· 무용지물. 체력을 유지하기 위해 마나가 팽팽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었지만, 결국 닿지 않으니 소용이 없었다.


마치.


‘의미 없이 허공에 검을 찌르고 있는 기분. 젠장!’


덕분에 아멜리아 바르위겐의 얼굴은 창백해져만 갔고.


쉭! 쉬쉬쉭!


‘느려. 선대 용사에 비하면 말이지.’


이미 용사 아서의 검을 마주해 보았던 ‘진짜’ 장본인. 속으로 하품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300년 전에 미리 봤던 검이기도 했고. 그 강함에 검로를 연구하던 나날도 있었던 니로였다.


덕분에.


‘게다가 미묘하게 검법이 달라. 가문에서 검법이 실전이라도 된 건가? 게임에선 이런 것 까진 자세히 알려주지 않으니까···.’


묘하게 뒤틀린 검법을 그녀가 사용하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수십 번 검이 뻗어나오기를 반복되고 니로가 피하는 횟수가 반복되자···.


“그만.”

“······.”

“크윽-”


결국 시험 시간이 끝나버렸다.


땀을 뻘뻘 흘리며 창백한 표정으로 검을 내리곤 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멜리아 바르위겐 그리고 적당히 흘린 땀을 닦으며 안도의 숨을 내쉬는 니로의 모습은 참으로 대조적이었다. 비록 두 사람이 승부는 나지 않았지만.


그 대조되는 모습만 보더라도.


웅성웅성-


“닿지도 못하면 결국 진거나 다름없지 않나?”

“생각보다 별로네. 아멜리아 바르위겐.”

“1서클 마법사도 이기는 검술이라는 건가?”

“그래도 평범한 1서클은 아니더라. 쟤가 쓰러뜨린 입시생이 얼만데.”


승부가 어느 쪽으로 기울었는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었다. 사실 시간만 끌고 마무리를 지으려 했던 니로였는데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아멜리아 바르위겐의 표정이 굳어지는 것을 확인하자 결국 그도 당황하고 말았다.


[아멜리아의 당신에 대한 호감도가 소폭 하락합니다.]


“······.”

‘이, 이게 아닌데?’


더불어 떨어진 호감도와.


띠링!


[아멜리아는 당신을 라이벌로 정했습니다.]

[칭호, ‘아멜리아의 라이벌’을 얻습니다.]

[놀랍습니다. 생각지 못한 서브퀘스트를 완료했습니다.]

[보상:잊혀진 기억조각, 미묘한 질투의 흐름]


이상하게 많이 뜨는 반투명한 창들. 덕분에 니로의 눈꼬리가 묘하게 부들부들 댔고.


화악!


“두고 봐!! 다음에는··· 다음에는 지지 않을 테니까!”

“아, 아니- 이 승부는 무승부···.”

“시끄러워!”


아멜리아 바르위겐은 수치심에 얼굴을 붉히며 자신의 배지중 하나를 손으로 우악스럽게 뜯어내 니로에게 내던져버렸다. 그걸 또 눈치 없이 니로가 자연스럽게 손으로 잡아버려 ‘아차’하는 모습이 퍽 흥미롭다. 그 상황을 바라보다 이내 달려온 데미안은 니로에게 다가와 어깰 토닥였다.


툭툭.


“저기··· 그, 힘내.”

“······.”

“아무래도 니로, 저 귀족 아가씨에게 거하게 찍힌 것 같아.”

“···하아. 저도 그 정돈 압니다. 데미안.”


설마 순수덩어리 데미안에게 위로를 받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는 니로는 작게 한숨을 푹푹 쉬며 아멜리아의 배지를 만지작거렸다.


작가의말

더 쓰려고 지웠다가 다시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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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바르위겐가의 비밀(1). +2 22.03.21 1,923 52 17쪽
21 21.뭐가 자꾸 진행이 된다? +6 22.03.19 1,959 58 16쪽
20 20.라이벌에게. +6 22.03.18 1,982 55 12쪽
19 19.원작과는 달라(2). +3 22.03.17 2,042 64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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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17.산체스와의 결투. +3 22.03.12 2,134 58 19쪽
16 16.마족은 아카데미에서 적응중입니다?(1).(수정) +4 22.03.09 2,269 55 23쪽
15 15.마족은 아카데미에 적응중입니다(2). +5 22.03.08 2,214 66 16쪽
14 14.마족은 아카데미에 적응중입니다(1).(수정) +3 22.03.07 2,335 67 20쪽
13 13.저가요··· 있잖아요(1). +5 22.03.05 2,542 70 25쪽
12 12.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니로는 일한다. 그것이 마족이니까. +7 22.03.04 2,640 72 26쪽
11 11.어째선지 주목을 받게 되어버렸습니다만? +7 22.03.03 2,729 66 20쪽
» 10.마지막 시험(2). +8 22.03.02 2,693 70 18쪽
9 9.마지막 시험(1). +9 22.03.01 2,740 73 18쪽
8 8.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3). +3 22.02.28 2,836 72 17쪽
7 7.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2). +3 22.02.26 2,883 73 18쪽
6 6.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1). +5 22.02.25 3,063 72 20쪽
5 5.인간 아카데미로 간 마왕 간부. +4 22.02.24 3,556 71 15쪽
4 4.300년 만에 명령을 받다. +3 22.02.23 4,117 84 15쪽
3 3.마왕의 진심. +6 22.02.22 4,569 89 15쪽
2 2.현마왕. +4 22.02.21 5,174 96 15쪽
1 1.마왕군 간부 니로. +11 22.02.21 7,451 1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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