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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300년 만에 입학하여 실눈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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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수정
작품등록일 :
2022.02.21 10:45
최근연재일 :
2022.07.25 21:41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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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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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0쪽

1.마왕군 간부 니로.

*리메이크된 작품입니다.




DUMMY

1.마왕군 간부 니로.



마왕군 소속 직속 간부, 니로 그것이 그의 소속과 이름이었다. 과거 인간과 마족의 전쟁, 인마대전을 통해 위명을 떨쳤던 인물이기도 했지만··· 어찌 보면 그것도 먼 ‘과거’의 일.


지금은 변방, 인간들이 사는 세상을 떠돌며 정보를 수집해 마계로 보내는 활동 일종의 게릴라 첩보활동을 주로 하고 있었다.


변방이라고 해도 마족 그리고 그들이 가진 무력과 흑마법에 대한 짙은 악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들 틈에서 활동한다는 결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노련한 그의 일 처리 능력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워커홀릭인가? 라고 묻는다면 꼭 그렇지도 않았다.


편하게 쉬기 위해서. 느긋함을 위해서.


그렇게 효율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깔끔한 일 처리를 하는 것뿐이었다. 그에게 시간은 금이니까.


“남는 시간에 흑마법 연구나 하고 말지.”


다분히 학자기질을 타고났기에, 뭔가를 연구하고 몰두하고 그런 것에 흥미를 느끼고 재미를 느끼는 성격.


긴 검은 머리칼을 뒤로 질끈 묶고 날카로운 선과 구릿빛 피부는 날렵하면서도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플라스크를 바라보는 얇은 실눈이 살짝 떠지며 보이는 황금빛 눈동자는 보통 인간과는 다른··· 이질감을 담고 있었다.


인간처럼 보였지만 그는 확실히 마족이다. 인간형마족. 마계에서도 조금은 드문 종족. 그러니 지금 백의를 입고 홀로 자신만의 연구를 진행하는 모습만 본다면 영락없이 인간계 의사나 아니면 전문가를 떠올리게 했다.


똑똑-


“아. 열렸으니 들어오세요.”


그렇게, 언제나처럼 홀로 집중하며 흑마법 연구에 몰두하던 그에게.


벌컥-


“니로 씨.”

“아. 반디 씨. 어서 오세요.”


누군가가 찾아온다. 나이를 먹은 중년의 인간 여인. 격식 없는 푸근한 옷차림으로 보아 확실한 평민. 그녀는 지금 니로가 지내고 있는 인간들의 세상, 그곳 한 여관을 운영하는 인물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시선엔, 가볍게 침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니로의 한가로운 모습이 두 눈에 담긴다.


적당히 면과 가죽을 이어 만든 평범한 모험가의 옷차림. 아까 입고 있었던 백의와 손에 들고 있던 플라스크는 그녀 눈에 보이지도 않았다.


아니 그 이전에, 그녀의 눈에는 그가 마족으로 느껴지지도 보이지 않는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녀가 들어오기 전 모든 것을 마법으로 숨겼기 때문이다. 보통 인간의 눈에는 그 감쪽같음에 속을 수밖에 없었다. 물론 숨기고 있는 힘까지도.


텁-


“무슨 일 있으신가요? 이번 달 방값은 드렸는데···.”

“어휴, 니로 씨가 철두철미한 것은 제가 다 알죠. 편지에요 편지. 니로 씨 이름으로 편지가 왔어요.”

“아하.”

“그럼 이만. 혹시 배고프시면 아래로 내려와요. 그렇게 책만 읽다간 눈 나빠져. 뭐, 까막눈인 나도 어디서 주워들은 말이지만. 호호호.”

“하하. 예, 알겠습니다.”


그녀가 떠나간다. 그리고 어느새 니로의 손에 있는 편지봉투. 특별한 인장이 찍혀져 있는 그 편지봉투를 보자마자 니로의 가느다란 실눈에 힘이 들어갔다. 순간 황금빛 눈동자가 일렁이고.


툭-


편지의 내용을 확인하더니.


“하아.”


그의 입가에서 작은 한숨이 쉬어 나온다.


그때.


똑똑-


벌컥!


“아참, 제가 깜빡했네요. 니로 씨! 전에-”


휘이잉-


“니로 씨?”


잊은 것이 있어 다시 찾아온 여관주인이 본 것은 텅 빈 방. 그리고 창문이 열려 바람 따라 휘날리는 커튼 자락뿐이었다.






그럴 듯하게.


마왕성.


이라는 이름이 딱 하고 나올법한 거대한 성이 절벽 위에 위태롭게 서 있었다. 게다가 주변은 정말 어둡다. 사기(死氣). 자연스럽게 이곳 땅에서 흘러나오는 죽음의 기운이 사방에 퍼져있는 것이다. 인간들이 사는 세상이 맑은 하늘에 아름다운 새들이 지저귀며 날아다닌다면.


까악-


이곳은 까마귀.


찌지직-


박쥐들이 요란하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그런 곳이 바로 마족들이 사는 세상, 마계였다. 대륙에서도 끝. 인간들은 쉽게 살 수 없는 그런 곳. 아니 들어오기조차 벅찬 곳.


“에휴. 시간이 지나도 변한 게 없군. 인간계 파란하늘만 보다가 중국발 미세먼지 잔뜩 낀 것 같은 이곳 하늘을 보니 기분만 꿀꿀하네.”


이 세상 사람들이라면 이해하지 못할 말을 뱉는 니로. 그는 위태롭게 서 있는 마왕성을 보며 다시금 한숨을 내쉬었다.


“조용히 남은 삶을 살고 마감하고 싶었건만.”


사실 니로에겐 숨겨진 비밀이 있었다.


바로 그는 이세계에서 건너온 인물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곳이 단순한 이세계가 아니라는 것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소녀아카데미]


그는 지구에서 유행했던 모바일게임. 그 안으로 들어온 한 청년이었으니까. 삐끗한 것이 있다면, 게임 스토리에 맞지 않게 300년 전, 쉽게 말해 게임 주인공들이 태어나기도 전에 먼저 마족으로 태어나 일생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러고 보니··· 이제 딱 그 시간 때일지도 모르겠다. 스토리에서 300년 전 인마대전을 언급하고 하니 말이야.”


주인공들이 태어나고 장성하여 스토리 무대가 되는 세피아 아케데미로 입학하는 그 시기 말이다.


“흐음. 그런데 날 불렀다라.”


그것도 ‘마왕’이.


사실 지난 인간계에 있었을 때 니로에게 왔던 편지는 바로 마왕이 직접 보낸 편지였다. 자신을 찾아오라는 명령. 300년 만에 받은 마왕의 명령.


“마왕이라면··· 충분히 나라는 인물을 부를 자격이 있지.”


니로는 턱을 쓸었다. 그리곤 마왕성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정지!”

“음?”

“멈춰라.”


성을 지니는 수문장들. 거대한 몸집을 자랑하는 사이클롭스 둘이 니로를 내려다보며 눈을 부라리고 있었다.


“이 앞은 마왕성. 그 누구도 함부로 들어올 수 없는 곳이다.”

“신원을 밝혀라.”

“아.”


니로는 잠깐 잊고 있었다. 시간이 꽤 많이 흘렀다는 것을.


‘이게 다 마족이 인간보다 오래 살아서 그래. 내가 이세계에서 300살 넘게 살 줄···.’

“킁킁. 분명 마족은 맞군. 마족의 기운이 느껴지니까. 하지만 인간냄새가 너무 짙게 나.”

“정체를 밝혀라!”

“······.”


당장이라도 정체를 밝히지 않으면 들고 있는 커다란 도끼로 머리를 쪼갤 것 같은 일갈에 니로는 가볍게 에휴하고 한숨을 내쉬며 품에 있던 인장과 편지를 꺼내 들었다.


“이거···.”

“그, 그것은!? 마왕님의 직인이 찍힌 편지!”

“그리고 마왕님의 친애를 받는 마족만 받을 수 있다는··· 이, 인장!”

“그렇죠.”


니로는 떨떠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과거. 300년 전이었다면 이런 대우는 없었을 것이다. 모두 니로의 모습을 보면 딱딱하게 굳어 벌벌 떨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저··· 실례지만 성함이.”

“마왕군 직속 간부, 니로입니다만.”

“예?”

“응? 마왕군 직속 간부 니로라니까요.”

“그··· 죄송하지만 직속 간부라는 것이 없어진 지 꽤 되어서···.”

“그러게···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어렴풋 들은 것 같아.”

“······.”

“바로 이름을 찾아보겠습니다! 어허허. 연배가 꽤 있으셨군요. 동안이시라 몰라 뵈었습니다.”

“······.”


사라진 직책.


그렇다면 지금까지 니로에게 찾아와 그런 사실을 알리지도 않았다는 것이고 니로 역시 지금껏 인간들의 정보를 아무렇지 않게 내어주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허어. 니로는 조금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어쩌면 많은 체계적 변화에 지금까지 보낸 정보 자체도 마왕의 귀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을지도 모를 일이었으니까.


‘이건 순전히 마계의 이들을 탓할 순 없어. 설마 300년 동안 내가 살아있을 줄은 그들도 몰랐겠지. 그나마 날 기억하는 것은 마왕뿐인가···. 씁, 결국 내가 저들에게 잊혀진 망령이 되어버린 거구나.’


멋지게 인장을 내밀고 이름을 말했지만 되돌아온 것은 조금은 민망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자. 저 멀리서 놀란 얼굴로 헐레벌떡 뛰어오는 수문장들의 모습이 두 눈에 들어왔다.


“죄, 죄송하게 되었습니다! 설마 인마대전의 선봉장을 맡으셨던 그 전설의-”

“알아줘서 고맙네요.”

“아닙니다! 신원 그리고 이곳으로 온 이유도 모두 확인이 되었습니다! 들어가시면 안내할 마족이 대기하고 있을 겁니다!”

“네. 고마워요.”

“네! 그, 그리고 말씀 편하게 하셔도 됩니다! 니로 님!”

“아아. 제 말투가 원래 이래서요.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편해요.”


커다란 덩치에 맞지 않게 딱딱하게 몸이 굳어진 녀석들을 뒤로 한 채 니로는 마왕성 안으로 들어갔다. 민망한 듯 얼굴을 쓸면서 말이다.


“우와··· 나 실제로 처음 봐. 고대 마족.”

“그나저나 아직 살아있었구나. 그것도 저런 얼굴로.”

“쉿, 들으실라.”

‘다 들린다.’


마족은 인간들보다 오래 산다. 그래도 드래곤처럼 혹은 엘프처럼 오래 사는 것은 절대로 아니었다. 하지만 특별하게 태어나거나, 강력한 힘을 지닌 마족. 쉽게 말해 상급마족은 아주 오랜 시간을 살 수 있다. 병으로 죽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그렇게 따지면 니로는 특별한 측에 들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는 300년을 살았다. 그것도 젊어 보이는 얼굴로! 홀로 추측해보건대, 아마 이세계를 넘어왔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다. 일종의 특전?


‘그거 아니면 달리 설명할 것이 없어. 물론 오랜 시간을 보낸 덕에 정신적인 면이 좀 올드해졌지만 말이야.’


니로는 조금은 씁쓸한 표정으로 안내역할 맡은 서큐버스를 따라 안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거대한 문이 열린 순간.


끼이이-


“어서 와라.”

“···마왕군 직속 간- 아니 신 니로, 마왕님을 뵙습니다.”


커다란 대전이 그 웅장함을 드러냈다. 상석에 앉아 조금은 권태로운 분위기로 니로를 내려다보는 인물이 눈에 들어왔다.


마왕.


현마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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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바르위겐가의 비밀(2). +3 22.03.22 1,826 52 14쪽
22 22.바르위겐가의 비밀(1). +2 22.03.21 1,923 52 17쪽
21 21.뭐가 자꾸 진행이 된다? +6 22.03.19 1,959 58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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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원작과는 달라(2). +3 22.03.17 2,042 64 17쪽
18 18.원작과는 달라(1). +3 22.03.15 2,079 57 16쪽
17 17.산체스와의 결투. +3 22.03.12 2,134 58 19쪽
16 16.마족은 아카데미에서 적응중입니다?(1).(수정) +4 22.03.09 2,269 55 23쪽
15 15.마족은 아카데미에 적응중입니다(2). +5 22.03.08 2,214 66 16쪽
14 14.마족은 아카데미에 적응중입니다(1).(수정) +3 22.03.07 2,335 67 20쪽
13 13.저가요··· 있잖아요(1). +5 22.03.05 2,542 70 25쪽
12 12.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니로는 일한다. 그것이 마족이니까. +7 22.03.04 2,640 72 26쪽
11 11.어째선지 주목을 받게 되어버렸습니다만? +7 22.03.03 2,729 66 20쪽
10 10.마지막 시험(2). +8 22.03.02 2,692 70 18쪽
9 9.마지막 시험(1). +9 22.03.01 2,740 73 18쪽
8 8.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3). +3 22.02.28 2,836 72 17쪽
7 7.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2). +3 22.02.26 2,883 73 18쪽
6 6.300년 만에 입학시험을 봅니다(1). +5 22.02.25 3,063 72 20쪽
5 5.인간 아카데미로 간 마왕 간부. +4 22.02.24 3,556 71 15쪽
4 4.300년 만에 명령을 받다. +3 22.02.23 4,117 84 15쪽
3 3.마왕의 진심. +6 22.02.22 4,569 89 15쪽
2 2.현마왕. +4 22.02.21 5,174 96 15쪽
» 1.마왕군 간부 니로. +11 22.02.21 7,451 1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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